Cognitive Surplus

2010.08.05 08:25
사람은 참 변하지 않는다. 일년에도 몇번씩 새로 조합된 (주로) 마케팅 용어가 그럴듯한 설명과 함께 등장해서 우리들을 현혹시키지만, 정작 그 대상인 시장 혹은 사용자 집단 만큼은 수십년이 지나도록 크게 변한 적이 없다.

아래와 같은 용어가 유행하던 시절을 기억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 쌍방향 미디어. 멀티미디어.
  • 인터랙티비티(interactivity).
  • 프로슈머(prosumer).
  • 소셜네트워크. SNS.
  • Web 2.0
  • 크라우드소싱(crowd-sourcing).
  • 소셜게임(social game).
... 이런 주제들의 연결선 상에서, 아래 동영상을 보게 됐다.

Clay Shirky: How Cognitive Surplus will Change the World


요컨대, 매체를 소비하는 것뿐만 아니라 생산하고 공유하는 것도 좋아하는 대중들이, 남는 시간과 재능이라는 자원을 가지고, 쉽게 세상에 연결되는 인터넷 매체와 공유된 표준 기술을 통해 새로운 문화를 만들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 문화는 자발적이며, 자발적인 채로 건드리지 말아야 하고, 좀 더 세상에 도움이 되는 쪽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면 좋을 것이다...라는 이야기인 듯.

아직은 머릿속에서 정리가 되지 않아서 더 자세히 적어봐야 내용을 옮기는 정도만 될 것 같으니(게다가 원래의 웹페이지를 보면 자막과 관련 설명이 한글로 잘 번역되어 있다), 좀 더 곱씹어 볼만한 구절 몇가지만 적고 넘어가자.
  • Cognitive Surplus (잉여인지; 결국 '남는 머리'인데, 한글자막에 나온 인지잉여라는 표현은 문맥 맞추기가 힘들어서;;)
  • No one person knows what everybody knows. (모든 사람이 현실을 알고 있지만, 아무도 그 전체를 알지는 못한다.)
  • We were couch potatoes because that was the only opportunity given to us. (과거 TV가 바보상자였던 이유는 일방향적인 소비가 매체를 쓰는 유일한 방법이었기 때문이다.)
  • Intrinsic Motivation (자기가 하고 싶어서 하는 내적 동기는 보상에 의해서 주어지는 외적 동기보다 강하다)
  • Design for Generosity (사람들로 하여금 베풀 수 있도록 해주는 디자인)
  • Communal Value to Civic Value (보다 큰 사회적 가치를 추구해야)
그리고 구글해서 찾아낸, 발표 중 인상적이었던 실험결과 그래프 하나.


UX가 제품/서비스 개발 전반에 걸쳐 입을 떼지 않는 분야가 없기는 하지만, 사실 실무적인 측면에서는 사용자의 내면을 직시하는 이런 관점에 대해 그다지 신경쓰지 못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게임 업계에 있다보니 요새는 무슨 게임이든 소위 "소셜게임 요소"를 넣어서 홍보 효과라도 노려볼까 하는 경우도 꽤 자주 보는데, 사용자 인터페이스 설계든 게임 디자인이든 표면적으로 소셜네트워킹 서비스를 어떻게 엮어 보려고 하지 말고, 보다 근원적으로 위와 같은 대중의 잉여력을 활용할 수 있는 무언가를 생각해 본다면 어떨까.

사실 사용자가 직접 만든 UI 스킨이라든가, 플래시 UI라든가, Wiki 형식의 다양한 정보 사이트라든가, 블로그를 이용한 제품 체험단이라든가, 심지어 게임 하나당 수십개에 달하는 게임정보 게시판이라든가... 뭔가 잉여력을 모아서 뭔가에 활용하려는 노력은 이미 다양하게 드러나 있다. 단지 그 각각의 개념을 하나하나 좇는 사람은 이미 많으니, 한 발자욱 물러나 '잉여인지'의 관점에서 보면 또 다른 기회가 보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 것 뿐이다.

뭔가 새로운 용어가 나타날 때마다 무조건 덥썩덥썩 입에 담지 말고, 애당초 왜 그런 현상이 생기는 건지, 그 현상이 있게 된 인간사회의 본성은 무엇인지, 그리고 이전에는 그런 현상이 어떻게 다뤄졌으며, 그때와 뭐가 달라져서 다시 주목을 받게 됐고 바뀌지 않은 어떤 점은 또 무시되고 있는지... 뭐 그런 점들을 생각해 볼 수 있는 관점을 일깨우는 강의라고 생각해서 스크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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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tan1ey

Innocent Drinks: Website.

Innocent Drinks
언젠가 한번은 적어보고 싶었던 회사의 이야기다. 인터넷을 찾아보면 꽤 많은 블로그에 등장하는 이 <Innocent Drinks>라는 영국의 음료수 회사는, 장난스러운 웹사이트 구석구석에서 보이듯이 고객과의 새로운 관계를 모색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월급쟁이로 회사에 잘 다니다가 제대로 만든 스무디를 만들어서 제 값을 받고 팔 수 있을까를 고민한 끝에 대대적인 설문을 해보고나서 이 회사를 차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세한 설립배경은 웹사이트 한켠에 잘 설명되어 있다.

신선한 자연 재료로만 만든 좋은 음료수를 소비자에게 공급하겠다는, 사실상 모든 업체가 나불대고 있는 약속을 실제로 더할 수 없이 투명하게 이행하고 있다는 점도 충분히 감동적이고 언급할 만하지만, UX 관점에서 재미있는 점은 따로 있다. 저 홈페이지에서 보이는 친숙한 분위기가 제품 포장과 설명문구의 구석구석에까지 똑같이 적용되어 있다는 점이다. 매번 슈퍼마켓에서 포장만 들여다보면서 재미있어 하다가, 엊그제 기차여행에서 한 병을 사마시면서 포장 구석구석을 찾아 보았다.

Smoothie Label from Innocent DrinksSmoothie Label from Innocent DrinksSmoothie Label from Innocent Drinks

언뜻 보면 일반 음료수병과 똑같은 내용이 눈에 띄지 않는 글꼴로 적혀있지만, 구석구석 숨어있는 이 회사의 구애를 찾아보는 것은 참 즐거운 일이다. 왼쪽 사진에서부터 하나씩 재미있는 부분은 다음과 같다.

An innocent promise
We promise that anything innocent will always taste good and do you good. We promise that we'll never use concentrates, preservatives, stabilisers, or any weird stuff in our drinks. And we promise to return our library books.

PLEASE KEEP ME COLD
This is a fresh product and must be kept refrigerated 0-5℃before and after opening. Once opened consume within 2 days. For use-by date see cap. Shake it up baby.

ENJOY BY(D)
30 JAN (04:17)

저 아무렇지도 않게 써있는 엉뚱한 문장이라니. ㅋㅋ -_-a;; 다른 부분에서는 점잖게 할 말만 하는 것 같다가 군데군데 이렇게 장난질을 쳐놨다.

웹사이트를 보나 제품포장의 설명을 보나, 이 회사는 정말 대량생산과 대량유통이 판을 치기 전, 동네에서 음료수를 만들어 팔던 장사와 동네 사람들 간의 친밀한 관계를 추구하고 있는 것 같다.



이노센트 제품들이 제공하는 이 경험은, 몇년 전에는 거의 모든 PC마다 깔려있던 WinAmp라는 프로그램을 떠올리게 한다. 한때 무료로 쓸 수 있는 대표적인 MP3 재생 소프트웨어였던 이 프로그램을 쓰다보면, 종종 재치있는 오류 메시지를 접하게 되곤 했다. 프로그래머가 도대체 누군지 궁금해질 정도였는데, 인터넷에는 의외로 여기에 대한 언급이 없다. 가까스로 찾아낸 화면은 딱 하나.

WinAmp Error Message

그리고 문구만 남아있는 오류메시지도 하나 찾았다.

Danger! Danger! The user interface did not load.
Oouch! What Should i do? Well, good luck!

ㅋㅎㅎ 이 메시지는 둘 다 종종 봤던 내용인데, 정말 아직도 이 프로그래머와는 한번 이야기해 보고 싶다. 어차피 모든 사용자가 짜증내거나, 대체로 무덤덤하게 넘어갈만한 특별할 거 없는 오류메시지임에도 불구하고, WinAmp은 단지 도구 이상으로, 그걸 만든 사람과 사용자 사이에 뭔가 개인적인 연관을 만들어 주었던 것이다.



하나는 과일쥬스, 하나는 소프트웨어... 전혀 다른 제품들이 주는 이런 느낌을 보면서, 제품... 혹은 브랜드... 혹은 어떤 사용자 경험에 대한 충성도나 선호도는 어쩌면 제품이 주는 기능이나 서비스가 얼마나 잘 만들어져 있는가에 대한 것보다, 그것이 사용자와 얼마나 적극적으로 개인적인 관계를 구축하는가에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2월 2일, 아래 girin님의 댓글을 보고 구글 크롬의 오류메시지를 검색했더니 재미있는게 많이 나온다.
Google Chrome Error Message: Korean 헉Google Chrome Error Message: Korean 앗 이런Google Chrome Error Message: Aw Snap
게다가 이 오류메시지를 다룬 블로거 분을 발견했는데, 몇가지 재미있는 오류메시지를 모아놓았다. 관심있으신 분들은 한번 방문해 보시기를. :)

2월 6일. 내친 김에 모아야 하나... 자꾸 눈에 띈다. 이번에는 Flickr의 서버가 바쁠 때 (아마도) 나오는 메시지. 플리커가 딸꾹질을 한단다. ㅡ_ㅡa;;;
Flickr.com Error Message - Hickup hu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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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tan1ey
관공서에 가는 것은 언제나 큰 도전이었다. 마치 어떻게 하면 사용자 중심 디자인에서 멀어질 수 있는가를 열심히 연구한 듯, 일단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행정용어'로 뭐라고 하는지 부터 알아야 어디로 발걸음을 옮겨야 할지 알겠는데, 사용하는 단어 하나하나가 모르는 한자어에 약자 투성이인데다가 '그것도 모르냐'는 고자세의 공무원들에게 압도되는 건 기본, 복잡한 서류 채우기를 진땀 흘리며 하다보면 내가 무슨 죄를 지어서 이런 벌을 받나 싶을 때도 있는 것이다.

이런 경험들은 영국에서도 마찬가지인지, 여기서 만들어진 이야기인 <Hitchhiker's Guide to the Galaxy>에서도 "은하계에서 가장 역겨운 종족"이라는 보곤족을 묘사하는 장면에서는 그런 모습을 속속들이 풍자하고 있다.

Bureaucracy in Hitchhiker's Guide to the GalaxyBureaucracy in Hitchhiker's Guide to the Galaxy

결국 그 날이 오고야 말았다. 이제 새 집을 구했으니 법적인 거주지로 등록하고 세금을 내겠다고 신고하러 가야 했던 거다. ㅎㄷㄷ.

그런데 정작 찾아간 시청 창구에는 우리나라처럼 뭔가 채워야할 양식이 잔뜩 있는 게 아니라 그냥 번호표만 뽑아서 기다리게 되어 있다. 기다리다가 가라는 창구로 가서 앉아보니 바로 옆에 눈에 확 띄는 안내문들이 붙어 있었다.

Accessibility for All, beside Administration Office Agent

왼쪽 위의 안내문은 눈이 안 좋거나 해서 글자가 크게 인쇄된 안내문이 필요하면 요청하라는 내용이고, 오른쪽의 것은 영어를 못할 경우 -_-;; 필요한 언어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면 전화통역사를 통해서 관공서 서비스를 할 수 있게 해주겠다는 내용이었다. (한국어는 왼쪽 맨 아래에 있다.) 여러가지로 신경을 쓴 흔적이 보인다.

게다가 뒤쪽의 기둥에 붙어있는 포스터들에는, 동성커플과 청각장애인을 위한 안내문까지도 붙어있었다.

Accessibility for All, beside Administration Office Agent

... 뭐 이런 걸 가지고 일일이 감동하기도 지쳤다. 이제 슬슬 오버라는 생각도 들고. 그러니 그냥 뭐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가려는데, 정작 나를 담당한 agent 아줌마가 이것저것을 물어보면서 자기가 서류를 작성하는 걸 보고 그만 감동해 버렸다. ;ㅁ; 공문서라는 게 내가 직접 작성하지 않아도 되는 거구나!!! 사실 나보다는 담당자가 훨씬 더 잘 알테고, 그럼 내가 나 편한대로 이야기하면 공무원이 형식에 맞게 채워넣는 게 효율적이라는 건 당연지사. 실제로 내가 주소를 이야기하니까 그게 공문서에서는 이렇게 적는 편이 더 정확하기 때문에 이렇게 바꿔 적습니다..라고 설명해 주기까지 했다.

신고절차를 마치자 내가 내야 할 세금이 얼마인지를 바로 계산기 두들겨가며 설명해주고, 어떻게 내는 방법들이 있는지를 설명한 후에 같은 내용을 우편으로 다시 보내기로 하고 돌려보낸다. 와... 한국에서는 내 돈을 내고 상담을 받을 때에도 이렇게 눈높이를 낮춰주는 '전문가'를 본 적이 없다. ㅡ_ㅡa;;;


창구 옆에 쌓여있길래 집어든 안내문도 이런 관점에서 아주 흥미롭다.

MONEYmadeclear leafletMONEYmadeclear leaflet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관공서에 쌓여있지만, 경고로 가득한 정책 설명이나 전문용어 투성이 법규의 나열도 아니고, 표지에 적혀있듯이 상품을 팔려는 홍보물도 아니다. 마치 초등학교 참고서마냥, 돈을 아끼는 방법을 쉬운 말로 조목조목 적고 있다.

이 문서를 만든 것은 FSA(Financial Services Authority)라는 회사인데, 분명히 .gov.uk 주소를 가지고 있으면서 스스로는 재무 서비스 기업으로부터 돈을 받는 회사라고 정의하고 있다. 뭐 이건 별로 상관없을 것 같으니 넘어가자. 위 소책자는 이 회사의 MONEYmadeclear 라는 홍보전략(?)의 일환인 듯 한데, 이 캠페인 웹사이트를 가보니 더 멋지다.

MONEYmadeclear website

단어 하나하나에 어찌나 공을 들였는지가 보이는 웹사이트다. IA나 GUI에 신경을 많이 쓰는 웹사이트는 많이 늘었지만 글로 적힌 내용에 이 정도 공을 들였다니 참 대단하다 싶다. 특히 저 위의 소책자에는 "from Financial Services Authority"라고 되어 있는 부제가, 웹사이트에는 "from the UK's financial watchdog (FSA)"란다. 자기 이름까지도 어려우면 쉽게 바꿔주는 센스. 다른 곳에서는 생전 찾아볼 수 없는 한자어로 복잡하게 만들어놓고 게다가 약자로 부르면서 그것도 모르냐는 어디의 누군가와는 달라도 너무 다르지 않은가. -_ㅜ

(참고로 위 웹사이트에서는 내가 집어온 것 외에도 다른 시리즈 소책자를 PDF로 제공하고 있다. 기껏 어렵게 찍어서 올렸으니 그냥 두련다. 자세한 내용은 다운로드할 수 있는 PDF 파일들을 참고하시길.)



물론, 우리나라도 많이 변했다. 이제 "구정도 서비스"라는 주장도 하고 있고 (하지만 여전히 구정 - 구 행정(?) - 이라는 자기만의 용어를 사용하면서), "대민 서비스"도 (대민 -_-; 어디서는 tax payer인데 어디서는 백성이다) 많이 개선하겠다고 하는가 하면, "민원 처리"(처리해야 할 민원? ;ㅁ; 떼쓰러 온 것 같잖아) 프로세스를 간략화 하겠다는 기사도 봤다. 하지만 뭐랄까 그런 말부터 속보이는 전시행정 말고, 진짜 성심껏 몸을 낮춰주는 이런 자세는 어떻게 배워갈 수 없을까? (배워 가겠다고 윗분들 우르르 놀러 오라는 뜻이 아니다. -_-=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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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tan1ey
Microsoft Windows OS에서 그 악명높은 "블루 스크린"과 함께 가장 나쁜 기억으로 꼽히는 게 있다면, 역시 Ctrl-Alt-Del 조합일 것이다. 원래 일반적인 사용상황에서는 우연히라도 나올 수 없는 키조합으로, 어떤 사용 상황에서도 시스템 관련 명령을 입력할 수 있는 일종의 'backdoor'로서 궁리해 낸 것이겠지만, 정작 그걸 사용해야 하는 상황은 이미 사용상황이 걷잡을 수 없게 되었을 때(뻗어버린 프로그램을 강제로 종료할 때)거나, 그 외엔 일반 사용자에게는 어차피 잘 사용하지 않는 상황(CPU 점유율을 보거나 비밀번호를 바꿀 때)이거나, 왜 굳이 이렇게 어렵게 써야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 상황(부팅 후 비밀번호 입력할 때) 뿐인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Ctrl-Alt-Del에 대한 우스개 소리도 많았고, 아예 아래 그림과 같이 키보드를 만들어버린 용자도 등장했다. 누가 만들어서 처음 인터넷에 올렸는지야 알 수가 없지만, 어쨌든 만일 저게 동작하는 거라면 재미있겠다 싶을 정도.

Ctrl-Alt-Del-ONLY PS/2 keyboard

그러더니, 예전에 한 모바일 기기의 홍보자료에 나온 한 문구를 보고 아주 기겁한 적이 있다. 물론 MS Windows OS를 사용한 기기였는데, Ctrl-Alt-Del 조합을 입력하기 위해서 아예 별도의 버튼을 할애한 것이다. 뜨헉... 하도 기가 막혀 홍보자료를 따로 보관해 두었을 정도니까. ㅡ_ㅡ;;;

Ctrl-Alt-Del button on a handheld device

이렇게 하나의 버튼으로 만들어 버리면, 애당초 "우연히라도 입력하기 어려운" 조합을 궁리해낸 사람은 얼마나 바보같은 기분이 들었을까.

하지만 사실 별도의 키보드가 없는 모바일 기기에서 이렇게라도 Ctrl-Alt-Del을 입력해야 MS Windows OS를 사용할 수 있으므로, 타블렛 컴퓨터에서는 결국 이 버튼이 거의 표준으로 자리잡은 듯 보인다. (도대체 왜... tablet edition에서만이라도 이 명령을 빼지 않은 건지 원. -_-=3 )

Buttons of Tablet PC (HP TC4200): 19 is Ctrl-Alt-Del

(19번 버튼이 Ctrl-Alt-Del 버튼임)


Ctrl-Alt-Del 명령에 대한 독창적인 불편함 -_- 은 UI 분야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하는 부분인지라, 이 분야에 꾸준한 관심을 보여주었던 (요즘은 잘 모르겠다 -_-;; ) 얼리어답터에서도 여기에 대한 코멘트가 나온 적이 있다.

Ctrl-Al-Del-ONLY keyboard, on Optimus Mini

저 Optimus Mini 키보드가 얼마짜린데, 저걸 보는 순간 "Ctrl-Alt-Del을 쉽게 입력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면 양손가락을 늘여 세 버튼을 동시에 눌러야 했던 필자의 아픈 기억이 얼마나 강렬했는지를 알 수 있겠다. ㅎㅎㅎ



굳이 이 Ctrl-Alt-Del 명령에 대한 오래된 콜렉션들을 끄집어 내기로 한 것은, 지난 달 HP에서 발표된, Comfort 560 이라는 무선 키보드/마우스 제품을 보고 나서다.
HP Wireless keyboard Comfort 560 - with Ctrl-Alt-Del key
Close up of Ctrl-Alt-Del key on HP Comfort 560
이 제품은 분명 데스크탑 컴퓨터를 위해서 만들어졌고, 일반적인 크기의 이상적인 키보드를 제공하고 있어서 Ctrl-Alt-Del 조합을 원래의 설계 의도대로 입력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른쪽 그림에서와 같이 (아직 출시된 제품이 아니라서, 제대로 된 확대사진을 구할 수 없었다. 눈을 부라리고 보시길;) 한 구석에 별도로 큼지막한 Ctrl-Alt-Del 키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이전까지의 사례들이야 어떤 것은 우스개로, 어떤 것은 어쩔 수 없던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지만, 위 제품에서의 Ctrl-Alt-Del 키는 애당초 이 명령이 얼마나 사용자에게는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는지를 아주 적절히 변론하고 있다.

이 정도라면, 이 Ctrl-Alt-Del 키 조합이 UI 역사상 길이 남을 최악의 명령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글머리에 말했듯이 처음의 의도가 어떤 "기술적" 필요에 의해서 피할 수 없다고 여겨졌는지는 대략 짐작할 수 있지만, 어떤 이유에도 불구하고 사용자에게 용납될 수 없는 UI는 결국 이렇게 노골적으로 내쳐지기 마련이다. 만일 이 UI를 만든 것이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마이크로소프트가 아니었다면 아마 이만큼 오래 살아남아 욕을 먹지도 않았겠지만.

모쪼록 다음 Windows 버전에서는 Ctrl-Alt-Del 조합이 사라지기를 매번 기대해 왔지만, 이번에는 어쩌면 진짜 그 기대를 이룰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Band named Ctrl-Alt-Defeat
10월 19일 추가. 그냥 이 그림 하나 덤으로 저장해 둔다. Ctrl-Alt-Defeat 라는 게 이 동네 밴드 이름인 듯 한데, 여하튼 이 글을 쓰고 나서 근처를 배회하다가 발견. 뭐 눈에는 뭐 만 보인다더니 그동안 이걸 왜 못 봤지...하며 찍어뒀다. 밴드 이름치고는 좀 특이하지만, 컴퓨터 음악을 하는 사람들일까나... 뭐 어쨌든 두면 언젠가 쓸 데가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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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tan1ey

이 독특하고 짧은 문장이 의외로 많은 곳에서 보인다. 마치 유행어 같은 느낌이기도 하지만 워낙들 당연한 듯이 쓰고 있어서 그런 것 같지도 않고... 그래서 사람들한테 물어봐도 딱이 그 뜻을 모르고 있었다. 의외로 Wikipedia에서도 그 문장 자체는 다루지 않고 있고. 해서 구글로 뒤져보니 Urban Dictionary라는 사이트에서 정의를 내려주고 있다.

the cake is a lie
Roughly translates to "your promised reward is merely a fictitious motivator". Popularized by the game "Portal" (found on Half-Life 2's "Orange Box" game release for PC, X-Box 360, and PS3). During the game, an electronic voice encourages you to solve intricate puzzles using cake as a motivating perk. When you have "broken out" of the game's initial testing phase (from threat of death), you find scrawls on walls of the innards of the testing center warning you that "the cake is a lie". 

The Cake is a Lie - in screenshot of video game <Portal>Portal - standalone boxThe Cake is a Lie - in screenshot of video game <Portal>

결국 "그럴싸해 보이는 결과가 구라로 밝혀졌을 때" 쓰는 말이라는 건데, 게임 속에서 나온 말이 이렇게까지 숙어처럼 쓰이고 있다는 게 솔직히 믿어지지 않는다. (게임 회사에 다니고 있기 때문에 주변에서 많이 듣는다는게 아니라, 온갖 웹사이트와 심지어 우리나라 디자이너로부터도 듣고 있으니 그렇다는 거다.) 흠...

위에서 언급된 <Portal>이라는 퍼즐게임은 예전에 플래쉬 버전으로는 해본 적이 있다. 이게 3차원 게임을 다시 만든 건 지도 몰랐는데, 알고보니 다른 게임들과 함께 번들(?)로 판매되었다가 그 독창적인 플레이 방식과 분위기 덕택에 꽤 주목을 받은 모양이다.



상당한 공간감을 요구하지만, 게임 자체도 상당히 재미있을 듯하다. 무엇보다 사람들에게 새로운 숙어를 받아들이고 아래 그림처럼 아예 티셔츠까지 만들어 파는 곳이 있을 정도라니 도대체 얼마나 충격적인 발언이었는지도 궁금하고.

T-Shirts saying, "the cake is a l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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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tan1ey

Once Bad, Forever Bad

2008.09.17 11:49

UI ... 혹은 UX를 디자인한다는 게 참 그렇다. 잘 만들면 소위 말하는 "투명한 transparent UI"가 되어 버려서 한 일이 참 표가 안 나고, 잘못 만들어도 "사용자들이 멍청해서" 하고 넘어가게 되기도 하고, 또 한번 그렇게 넘어가면 다음부터는 "사용자들이 익숙해 해서" 또 그게 좋은 UI가 되어서 그냥저냥 사용하게 된다. 이미 익숙해져 버린 잘못된 UI를 재설계한다는 것은 마치 늪에 빠져드는 것 같은 기분이 들 때도 있다. (특히 그 UI가 사내에서만 공유되어 익숙해졌을 경우에는 참 답답한 일을 겪는 경우도 많은 법이다. .. 그 이야기는 다음에 -_ㅜ; ) 어쨌든 그래서 UI라는 건 처음 설계가 무엇보다도 중요하고, 신경도 많이 쓰이고, 이제까지 부지기수로 망쳐먹은 게 무척이나 죄송스럽고 그렇다. (먼산 '-')y~oO

... 아, 이 글은 반성을 하려는 목적이 아니다. 나에 대한 반성보다는 남을 비판하는 게 더 재미있으니까!  o(>ㅁ<)o ... 아아, 디자이너란 얼마나 쉽게 타락하는지.

Usability Hazard of Korean Bus Transit

이전에 군시렁댔던 버스카드 환승할인의 "사용성 함정"이, 전형적인 잘못된 UI 재설계의 늪에 빠지고 있다. 이번에 광역버스 환승할인이 추가되면서, 환승할인을 하면서 2번째 탑승한 차에서 내릴 때 카드를 찍지 않으면 (즉, 이제까지 늘 그랬듯이 광역버스에서 카드를 찍지 않고 내리면) 최고 1,700원의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정신차리고 열심히 교통카드를 찍으면 환승할인이 적용된다는 것은 고마운 일이고, 환영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잘못된 것을 뻔히 알면서도 - 인터넷을 뒤져보면 여기에 대한 불평불만과 항의의 글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 그 방식 그대로 확대시행을 하는 것은 이해는 가지만 용납은 안 된달까. 특히나 이번에는 기본요금이 비싼 광역버스에 적용된 덕택에, 이 '함정'에 빠질 경우 손해보는 금액도 2~3배로 더 커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잘못된 UI는 되도록 빨리 뜯어 고쳐야 한다. 처음 한두번에 바로 잡지 못하면 그 UI는 바로 "익숙한(=좋은?) UI"가 되어 버려서 영영 초심자들을 바보로 만들 것이다. 우리는 오는 9월 20일, 그런 사례가 또 하나 탄생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차라리 이번 기회에 1,700원을 날려먹은 분노한 대중 public 들이 나서서 이 잘못된 UI를 뜯어고칠 수 있도록 담당자의 옆구리를 찔러 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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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tan1ey
구글에서 지난 2년간이나 비밀리에 개발해왔다는 웹브라우저, 크롬 Chrome 을 들고 나왔다. 어제 공개해서 좀 전에 다운로드를 시작했으니 2~3일만에 별도로 대단한 쇼도 없이 공개한 셈이다. 오오... 하는 기대감에 일단 하루 먼저 공개된 소개만화 -_- 부터 읽기 시작했는데, 읽으면 읽을수록 소름이 돋는 내용이 많았다. 무려 Scott McCloud가 그린 이 긴 소개만화는, 처음엔 "무슨 소프트웨어 소개를 수십장의 만화로 그렸대.."라는 생각으로 읽기 시작했지만 곧 "만화로, 그것도 Scott McCloud가 그리지 않았으면 이해하지 못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스콧 맥클라우드는 일전에도 잠깐 언급했던 <만화의 이해>와 그 후속작들(후속작들은 전작만큼 훌륭하지 못하지만, <만화의 이해>만큼은 그림을 그리고 보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추천하고픈 책이다)을 그린 사람이다.

Summary page from Google Chrome - the introductory cartoon by Scott McCloud
만화의 내용은 주로 소프트웨어 공학의 관점에서, 오늘날 인터넷의 활용경향 - 온라인 어플리케이션으로서의 - 에 대해서 얘기하면서 기존 웹브라우저들이 가지고 있는 태생적 한계와 구조적 문제점, 그리고 그로 인해서 온라인 어플리케이션으로 탈바꿈한 오늘날의 웹사이트 사용에 맞지 않는 점이 있음을 지적하는 것으로 시작하고 있다. 구글 크롬은 바로 이러한 문제점들을 지난 수년간 가능한 최적의 솔루션을 찾아 집적시킴으로써 만들어진 것이라고 하는데, 특히 안정성이나 보안 측면에서 많은 진보가 있다고 한다.

... 솔직히 이 웹브라우저 자체와 그 성능에 대해서는 벌써 만 하루 가까이 전세계 블로거들이 떠들고 있으므로, 굳이 나까지 구구절절 토를 달 필요는 없겠다. 단지 구글 브라우저팀의 멤버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해서 설명해주는 방식을 보니 이 프로젝트에 대한 그들의 애정이 느껴졌고, 예전의 Scott McCloud의 잊혀진 팬으로서, 너무나도 Scott 스러운 그림체와 서술방식을 보게 되어 정말x100 반가왔다는 말만 해두자. (지난 몇년간 digital comic을 강조하는 Scott의 행보에 대해서 불만이 많아서 그렇다. -_-+ ) 오픈소스의 핑크빛 미래나 독립된 process로 관리되는 안정성 같은 것은 물론 UX 측면에선 향상된 점이겠지만, 결국은 당연히 되어야 할 것들이 이제서야 되는 것 뿐이다.

이 소개만화의 18쪽부터는, 잠시 소프트웨어 공학의 관점을 접어두고 UI가 논의되기 시작한다. 그 중 인상적인 장면을 몇대목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Excerpts from Google Chrome, the Cartoon - from page 18, 21, 24

위 그림들은 각각 18, 21, 24쪽에서 뽑아낸 그림들로, 첫번째 장면은 탭브라우징을 지원하면서 탭에 속한 주소창과 네비게이션 버튼들이 탭 위에 있는 이상한 기존 UI가 아니라 탭 아래에 두었음을 이야기하고 있고, 두번째 장면에서는 새로운 창[탭]을 띄웠을 때 무의미한 홈페이지나 빈 창을 띄우는 게 아니라 사용자가 가고싶어할 법한 페이지로의 링크를 띄우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으며, 세번째는 사용자가 브라우저의 UI를 무시하고 인터넷을 사용하는 데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고자 했다는 UI 디자인의 철학 같은 것을 언급하고 있다.

오매불망 기다리다가 잠을 미뤄가면서 설치해서 써봤다. 아래는 내가 만든 몇가지 구글 크롬의 스크린샷이다.

Screenshot of Google ChromeScreenshot of Google Chrome - New Tab
Screenshot of Google Chrome - Instant SearchScreenshot of Google Chrome - Secret Mode

일단 'user'만 입력했는데 내가 돌아다닌 페이지들 중에서 해당 단어가 있는 내용을 걸러내는 걸 보면, 확실히 그냥 단순한 웹브라우저는 아니다. -_-+ 왠지 Google Docs 같은 훌륭한 온라인 어플리케이션으로 MS Office의 아성을 넘봤지만 결국 MS Internet Explorer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되고, 게다가 IE8의 성공적인 출시와 강화된 보안기능이 걸림돌이 되자 그냥 확 공개해 버린 듯한 느낌도 좀 드는 것이, 아직은 구석구석 미완성인 것 같은 부분도 있고 (DOM 관련 스크립트가 동작하지 않는게 좀 눈에 띄었다) 무엇보다도 구글 툴바가 만들어져 있지 않은 거다! 구글 꺼 맞냐!!! -0-;;; 그럼에도 저 '시크릿모드'의 창은 귀여운 아이콘 외에도 설명도 깜찍하게 되어 있다. "스파이나 뒤에 있는 사람을 주의하세요"라니;;;


... 직접 설치해서 써보는 감탄의 시간이 "의외로 빨리" 끝나자, 결국 구글이 만든 웹 브라우저도 - 아무리 빨리 페이지가 로딩되건 말건 - UI 측면에서는 다른 회사의 것들과 크게 다른 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위 만화에선 몇가지 UI적인 내용을 언급하긴 했지만, 탭 위치를 바꾼 것 외에는 기존 IE나 Firefox의 기능에서 필요한 것만을 잘 정리한 정도이고, Firefox에서 잘 사용했던 Add-on 기능들이 좀더 정리되어 들어있는 게 (찾기 Ctrl-F) 좀 눈에 띄는 정도다. 뭔가 획기적이고 혁신적인 UI를 기대한 내가 의뭉스러운 걸까.

다른 점이 있다면 오직 군더더기가 없고, 이전 버전의 잔재가 없다는 정도? 이전 버전이야 원래 없으니 맨바닥에서 만들 수 있었겠고, 워낙 모든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다시피 하는 구글이다보니 괜시리 브라우저에 이것저것 붙여서 궁색하게 굴 필요도 없었겠다. 위 만화의 UI 부분에서 언급했듯이 그냥 브라우저는 있는 둥 마는 둥, 온라인 어플리케이션만 잘 사용할 수 있도록 하면 되는 거다.

이런 브라우저, 그동안 많은 사용자들이 바라긴 했지만, 결국은 큰 이익을 가지고 있으므로 작은 이익에 연연하지 않을 수 있는 구글만이 할 수 있었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결국 구글이 이 깔끔하고 군더더기없는 온라인 어플리케이션 플랫폼을 가지고 뭘 하려는 걸까. 글쎄, 어쩌면 아무것도 안 할지도 모르겠다. 온갖 상업주의의 잡동사니들로 뒤덮인 서비스에 염증을 느낀 사람들이 구글의 온라인 어플리케이션으로 몰려든 것처럼, 그냥 내버려 두기만 해도 모일 사람들은 모일 꺼고, 그 수는 적지 않을 테니까.

[O] 구글이 크롬으로 사용자 권익 침해? (다음날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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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tan1ey

Stupidest Call Contest

2008.09.02 13:31
음성 입출력 시스템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가진 Nuance사가, <Can't Stop Stupid Calls>라는, 굉장히 이상한 공모전(?)의 접수를 며칠 전에 마쳤다. 웹사이트에 들어가서도 볼 수 있는 동영상은 아래와 같다.



콜센터라는 게 생긴 이후에 고객과 콜센터 간의 황당한(=stupid?) 통화 내용은 많은 우스개를 낳기는 했지만, 그걸 따로 모아서 뭘 어쩌려고? 게다가 Nuance는 IVR 시스템을 만드는, 말하자면 사람이 전화를 받아 고객을 응대하는 것을 자동화된 음성입출력 기술로 대화 시스템을 만들어 대체하려고 노력하는 회사다. 일단 회사에서 내세우고 있는 이 '공모전'의 취지는 다음과 같다.

Nuance is in the business of helping organizations better support, communicate with, and understand their customers. We realize however, that despite the best technology, and the best training, call center agents will sometimes deal with customers who call with situations, problems and questions that are, well, just stupid.

Nuance, through its comprehensive set of automated inbound, outbound, analytics and caller authentication solutions, helps with a lot of the world’s customer care interactions. In fact, we support over 8 billion around the world annual. Nuance help solve a lot of customer interaction challenges, but we just can’t stop the stupid calls.

Nuance's <Can't Stop Stupid Calls > Contest
흠... 양의 탈을 쓴 늑대같은 느낌이랄까. 사실은 콜센터에 근무하는 사람 수를 줄여서 예산을 낮출 수 있으면서도 표준화된 대화로 통화완성률을 높이겠다는 홍보자료를 배포하고 있으면서, 한쪽에서는 콜센터를 지원하는 회사인 것처럼 컨테스트를 열고 있는 거다. -_-a;;

게다가 이 공모전의 목적이라는 것도 사실 수상쩍다. 책임자의 공식적인 입장에 따르면 "누굴 바보 만들려는 게 아니고, 그냥 고객응대 담당자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장을 제공하려는 겁니다. 그리고 좀 재미있자는 거죠. 정말 그것 뿐입니다." 라고 엄청나게 부자연스럽게 말하고 있지만, 사실은 그게 더 수상하다. ㅎㅎ 갑자기 '없애고 싶은 대상인' 콜센터 자체를 지원하는 데에 관심이 생겼다기 보다, 자동화된 기계적인 대화로는 좀처럼 얻을 수 없는, 그야말로 상대방이 인간일 때만 가능한 야생의 대화를 수집하고 싶은 게 아닐까 싶다. 다른 이유라면 뉘앙스사에 대한 콜센터 직원들의 경계심이 좀 누그러질 거라는 생각이 아닐까? 공모전의 제목조차도 왠지 콜센터 직원들의 입장에서 이름지어 진 것 같고, 공모전을 통해 수여하는 3가지 상의 이름도 "You’ve Got to Be Kidding Me", "Sounds Like Fiction", "Vacation Day Earned" 라고 하니 뭐. ㅎㅎ
 
그래도 책임자의 말이 거짓말은 아닐테고, 사실 대화가 많이 수집될 거라고 생각되지도 않는다. 그래도 어떤 회사에서 저런 이벤트를 수행할 수 있는 여유가 있다는 것은 멋진 일이 아닌가! 게다가 Voice UI에 관심이 있는 사람으로서 그 결과가 궁금한 것도 사실이다. ... 결국 '사용자'인 '고객' 혹은 '전화 건 사람'을 "stupid"라고 하는 것에 대해선 좀 마음에 걸리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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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tan1ey

Obey the Nature

2008.08.18 18:12
유명한 건축가 Frank Lloyd Wright는 그의 대표작이 된 <House over Waterfall> 이라는 건물을 지으면서 원래 있던 나무를 피해서 천정격자를 설계한 것으로 자연과 융합하는 .. 등등의 명성을 얻을 수 있었다. (아래 사진출처: FLW 관련 웹사이트)

Trellis built to Accommodate Tree - House over Waterfall, FLW

사실 이런 광경은 우리나라 사찰에 가면 자주 볼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이 정도의 배려에 열광하는 사람들이 이상하다 싶기는 하지만... 이 건축물에 대해서 '낙수장'이라는 마치 여관 같은 이름으로 공부하고 있을 때는 거기까지는 생각이 미치지 못했던 듯 하다.



어쨌든, 오늘 회사에 돌고 있는 한통의 우스운 그림 모음집이 이 자리 저 자리에 퍼지면서 웃음보를 터뜨리고 있길래 받아봤는데, ... 흠... 정말 sense of homour의 국제적 차이라는 것이 있구나 싶었다. 그 중에 한 그림.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이름모를 도로공사 채용의 일용직 노동자가 FLW보다 못하다고 누가 말할 수 있을까. FLW가 자연과 융합하는 교향곡을 지휘했다면, 이 사람은 한곡의 재즈를 연주했다고 할 수 있겠다.

모든 무명의 디자이너에게 박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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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tan1ey

아무래도 전혀 다른 문화권에 와서 살다보니, 여러가지 눈에 밟히는 자잘한 UI 상의 차이점들이 보인다. 워낙 일상에서 자주 보이는 장면들이라 지금에나 불편함을 느끼지 곧 익숙해지겠다 싶어서, 익숙해지기 전에 몇가지 정리해 두려고 한다.

1. TV 리모컨

TV remote controller with UK mental model
영국의 TV 리모컨이 모두 이런 방식인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우리나라에서는 TV 스크린에 비치는 영상이 TV이거나 셋탑박스거나 케이블이거나 외부영상이거나 하는, 어쨌든 TV와 다른 영상입력 방식이 대등한 그룹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하나의 버튼을 한번씩 누를때마다 순차적으로 입력이 바뀌는 반면에, 이 곳의 리모컨을 보니 TV 입력 버튼은 따로 있고, 별도의 "Source" 버튼을 누르면 TV 외의 외부입력들이 하나씩 순서대로 선택되도록 되어있다. 즉 TV는 따로 생각하고, 다른 외부입력들만이 대등한 그룹으로 묶여있는 것이다. (참고로 저 리모컨은 우리나라 S사의 것이다)

해외 시장을 위한 TV 리모컨 UI를 해본 적 없어서 이런 사실을 몰랐는데, 이만큼이나 다른 멘탈모델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있다니 리모컨 UI 디자인이라는 게 생각했던 것보다도 더 까다로울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 전구 소켓
Various light bulb sockets in UK
룸메이트 화장실의 전구가 나가서 새 걸로 바꿔 끼우려고 하는 걸 돕다보니, 전구 소켓의 모양이 내가 알고 있는 것과 많이 다르다. 다른 조명들을 뜯어보니 내가 알고 있는 나사 방식의 전구도 있지만, 화장실과 복도에는 저 (뭐라고 해야 하나.. 어쨌든) 맞춰끼우는 방식의 전구와 소켓을 사용하고 있었다. 특별히 무슨 차이점이 있거나 한 걸까? 처음 보는 형식의 전구 소켓도 재미있었지만, 무엇보다도 한 나라에서 두가지 방식으로 전구를 조립한다는 것도 신기해서 한번 찍어두었다.


3. 전원 플러그 스위치
UK switch, with ON label on Off side
집안에 있는 대부분의 On/Off 스위치가 비슷하게 생겼으니 아마도 무슨 잘 정리된 표준 같은 게 아닌가 싶은데, 유독 벽에 붙어 전원 플러그의 전원을 끄고 켜는 스위치는 "ON" 표시가 포함되어 있다. 좀 희한하다 싶은 것은 "ON" 표시가 사실은 "OFF"쪽에 인쇄되어 있어서, On 되어 있는 상태에서 "ON"이라는 표시가 보이는 것은 좋지만 자칫하면 그 쪽을 눌러 스위치를 "OFF" 시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되더라는 거다.

집안에 있는 모든 -_- 스위치를 보니 모두 아랫쪽을 누르면 ON으로 고정되어 있으므로 사실 사용자로선 그냥 무의식 중에 이해하고 쓸 수도 있겠다 싶지만, 정작 위 사진의 두 스위치 중에 어느 쪽이 "ON" 상태냐고 물어보면 조금은 당황하지 않을까.


4. 라디에이터 다이얼
Radiator dial with ambiguous pictogram
침실에 달린 라디에이터를 보고 꽤나 당황했다. 도대체 "○"는 뭐고 "●"는 뭐고 "▥"는 뭐냐! 고민하던 끝에, 화장실 라디에이터에 달린 다이얼을 보고 고민을 해결할 수 있었다.
Another example of radiator dial pictogram
결국 속이 빈 동그라미는 난방을 끄고, 채워진 동그라미는 켜고, 난방의 세기는 |→||→|||→|||| 순서대로 커지는 건데, 침실의 라디에이터는 무슨 이유에선지 강약조절하는 부분이 '대충' 표현되어 ●~"||||"으로만 되어 있고, 화장실의 것은 각 단계가 모두 표시되어 있다. 이건... 아무리 화장실 방식(?)에 익숙한 사용자래도 픽토그램을 무시하고 그냥 상식대로 - 시계 방향으로 돌리면 점점 커진다든가 - 써보고 나서야 파악할 수 있을 것 같다.


5. 보일러 전원과 온도조절장치
Pull-down boiler switch
Boiler dials with opposite mental models
이 집의 전체 온수와 난방은 중앙집중식을 이용하고 있으면서도, 유독 화장실에 붙어있는 샤워부쓰에는 별도의 전기 보일러가 붙어있다. 그런데 첫날 도착해보니 온수가 나오지 않고, 보일러에 불도 들어오지 않는 거다. 다음 날 시설관리자한테 물어보니, 왼쪽 사진과 같이 천정에 붙어있는 "스위치"를 켜야 보일러에 전원이 들어가고, 온수를 쓸 수 있다고 친절하게 알려 주었다. 저 "스위치"는 화장실 천정에, 그것도 샤워부쓰의 반대편에 붙어있었는데, 도대체 그걸 어떻게들 알아내서 살고 있는지 모를 일이다. (무엇보다, 이 나라에는 왜 전원스위치가 본체에서 떨어져 벽에 붙어있는 경우가 이리 많은 거냐고! -_-=3 )

기껏 전원이 들어온 보일러에 붙어있는 두 개의 다이얼도 참 난감한 UI인 것이, 큰 다이얼은 시계반대방향으로 돌려서 물을 켜는 장치로 점점 돌릴수록 물 온도가 온수→냉수로 바뀌게 되어 있는 것이고, (물의 양을 조절하는 장치는 없었다 -_- ) 작은 다이얼은 시계방향으로 돌려서 물 온도를 냉수→온수로 바꾸게 되어 있다. 일반적인 다이얼에 대한 조작 멘탈모델(시계방향으로 돌릴 수록 증가)을 물이 나오도록 켜는 조작개념이나 물 온도를 높이는 조작개념에 맞춰봐도, 온통 반대로 되어 있는 훌륭한 UI 오류사례라고 생각한다. 이 보일러만큼은 아무리 오래 써도 익숙해지지 않을 듯. ㅡ_ㅡa;;;


6. 변기 물내림 버튼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집만 그런 줄 알았더니, 회사 화장실도 왠만한 공중 화장실도 사진과 같은 이중 버튼을 사용하고 있었다. 작은 버튼을 누르면 '소변용'으로 물이 조금만 내려가서 물을 절약할 수 있고, 큰 버튼을 (혹은 두 버튼을 함께?) 누르면 ... 뭐 물이 많이 쏟아진다.

한동안 우리나라에서도 '경우'에 따라 물내림의 양을 조절하는 레버나 버튼이 유행한 적이 있는데, 영국에서는 이게 일종의 표준으로 자리잡아 버린 듯 하다.





... 적고 나서 보니 역시 참, 자잘하다. ㅡ_ㅡa;; 나중에 읽어보면 스스로도 "뭘 이런 걸 가지고 주절거렸다냐..."라는 생각이 들지 모르겠지만, 어쩌면 그게 이 글의 목적이 될 수도 있겠다. 그냥 언젠가는 손과 눈이 익숙해져서 뭐가 문제인지 모르게 될 것 같아서, 5일 정도 겪어본 일상의 UI를 지금의 때묻지 않은(?) 눈으로 스크랩해 두는 데에 의의를 두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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