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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ice UI

Stupidest Call Contest

by Stan1ey 2008. 9. 2.
음성 입출력 시스템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가진 Nuance사가, <Can't Stop Stupid Calls>라는, 굉장히 이상한 공모전(?)의 접수를 며칠 전에 마쳤다. 웹사이트에 들어가서도 볼 수 있는 동영상은 아래와 같다.



콜센터라는 게 생긴 이후에 고객과 콜센터 간의 황당한(=stupid?) 통화 내용은 많은 우스개를 낳기는 했지만, 그걸 따로 모아서 뭘 어쩌려고? 게다가 Nuance는 IVR 시스템을 만드는, 말하자면 사람이 전화를 받아 고객을 응대하는 것을 자동화된 음성입출력 기술로 대화 시스템을 만들어 대체하려고 노력하는 회사다. 일단 회사에서 내세우고 있는 이 '공모전'의 취지는 다음과 같다.

Nuance is in the business of helping organizations better support, communicate with, and understand their customers. We realize however, that despite the best technology, and the best training, call center agents will sometimes deal with customers who call with situations, problems and questions that are, well, just stupid.

Nuance, through its comprehensive set of automated inbound, outbound, analytics and caller authentication solutions, helps with a lot of the world’s customer care interactions. In fact, we support over 8 billion around the world annual. Nuance help solve a lot of customer interaction challenges, but we just can’t stop the stupid calls.

Nuance's <Can't Stop Stupid Calls > Contest
흠... 양의 탈을 쓴 늑대같은 느낌이랄까. 사실은 콜센터에 근무하는 사람 수를 줄여서 예산을 낮출 수 있으면서도 표준화된 대화로 통화완성률을 높이겠다는 홍보자료를 배포하고 있으면서, 한쪽에서는 콜센터를 지원하는 회사인 것처럼 컨테스트를 열고 있는 거다. -_-a;;

게다가 이 공모전의 목적이라는 것도 사실 수상쩍다. 책임자의 공식적인 입장에 따르면 "누굴 바보 만들려는 게 아니고, 그냥 고객응대 담당자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장을 제공하려는 겁니다. 그리고 좀 재미있자는 거죠. 정말 그것 뿐입니다." 라고 엄청나게 부자연스럽게 말하고 있지만, 사실은 그게 더 수상하다. ㅎㅎ 갑자기 '없애고 싶은 대상인' 콜센터 자체를 지원하는 데에 관심이 생겼다기 보다, 자동화된 기계적인 대화로는 좀처럼 얻을 수 없는, 그야말로 상대방이 인간일 때만 가능한 야생의 대화를 수집하고 싶은 게 아닐까 싶다. 다른 이유라면 뉘앙스사에 대한 콜센터 직원들의 경계심이 좀 누그러질 거라는 생각이 아닐까? 공모전의 제목조차도 왠지 콜센터 직원들의 입장에서 이름지어 진 것 같고, 공모전을 통해 수여하는 3가지 상의 이름도 "You’ve Got to Be Kidding Me", "Sounds Like Fiction", "Vacation Day Earned" 라고 하니 뭐. ㅎㅎ
 
그래도 책임자의 말이 거짓말은 아닐테고, 사실 대화가 많이 수집될 거라고 생각되지도 않는다. 그래도 어떤 회사에서 저런 이벤트를 수행할 수 있는 여유가 있다는 것은 멋진 일이 아닌가! 게다가 Voice UI에 관심이 있는 사람으로서 그 결과가 궁금한 것도 사실이다. ... 결국 '사용자'인 '고객' 혹은 '전화 건 사람'을 "stupid"라고 하는 것에 대해선 좀 마음에 걸리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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