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티스토리 쓰면서, 글 쓰다가 날려본 건 처음이다. 새로 도입한 사진 여러장 넣기 기능에 이런 문제가 있을 줄이야. ㅡ_ㅡ;;; 역시 수시로 저장을 해야 했어.

아놔... 그냥 닥치고 사진이나 올리자. -_-

당기시오 픽토그램
미시오 픽토그램
문 모습





P.S. 도대체 무슨 소릴 하고 싶었는지는 사진과 제목으로 파악하기. 다시 입력하기는 귀찮다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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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을 기다릴 때마다 거슬리는 게 있는데, 바로 차가 들어올 때마다 나오는 안내방송이다. 목소리가 거슬리거나, 소리가 너무 크다거나 하는 게 아니다. 멘트 중에 딱 한 대목이 맘에 들지 않는다. UI 쟁이로서. (어쩌면 특히 Voice UI에 관심이 있는 사람으로서 일지도 모르겠다. =_=;; )

"... 안전선 밖으로 한걸음 물러서 주시기 바랍니다."

내가 원래 삐딱한 인간이긴 하지만, 아무리 그걸 감안하더라도 난 저 안팎의 구분이 이해가 가질 않는다. 일단 저 방송의 사용자인, 플랫폼에서 전철이 들어오기를 기다리는 승객들은 안전선의 어느 한쪽에 - 살고싶다면 선로의 반대편에 - 서 있을 것이다. 그 경우 '사용자 중심의 관점'이라면, 안전선 '안쪽으로' 물러서는 게 자연스럽지 않은가! 난 저 안내방송이 나올 때마다 아래 그림이 떠오르곤 한다.

Just Do It: 지하철 선로로 들어가지 말라는 경고문 아래에, 나이키의 Just Do It 광고가 붙어있다.

아마도, 그 안내방송은 그 공간에서 일하는 사람... 즉, 전철 운전기사(호칭을 잘 모른다;;;)의 관점에서 씌여진 것일게다. 자기가 몰고 들어가는 전철의 관점에서는 분명 안쪽이라는 것은 전철의 쪽이고, 그 바깥쪽으로 한걸음 물러서라는 거니까 얼마나 당연한가. ... 늘 이 '당연한' UI 설계가 사용성을 망치는 법이다. 무엇보다도, 이 방송이 나오는 순간 정작 그곳에는 없는 사람(설계자)의 관점에서 만들어졌으니, 결국 주어진 사용맥락에서는 아무도 있는 그대로는 내용을 이해할 수 없게 된다. 저, 안전선 "밖으로" 한걸음 물러났다가는 떨어져 죽는다고요... ㅡ_ㅡ;;;



십여년 동안이나 별탈없이 (그동안 '시키는대로' 안전선 밖으로 뛰어내린 사람은 아무도 없었을 것이다) 사용해온 딱 한마디의 방송멘트를 놓고 이러쿵 저러쿵 하는 게 새삼스럽고 유난스럽긴 하지만, 최근 설치되고 있는 스크린 도어에서 발견한 문구를 보고 그냥 넘어갈 수가 없었다.

안전선 내(안)에서 열차를 기다립시다.

"... 안전선 내(안)에서 열차를 기다립시다."

요컨대 누군가는 또 안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걸까. 그렇지만 기껏 유리문으로 막아놓고서 유리문이 없던 시절의 경고문을 제시하는 건 무슨 경우며, "내 안에 너 있다"도 아니고 "내(안)"이라는 표현은 또 누구의 기발한 고안인가. 혹시나 안전선을 무시하고 유리문에 달라붙어 있는 게 위험하다면 "안전선에서 한걸음 떨어져 주세요" 라든가 하는 식으로도 충분할 것이다. 혹은 안전선을 낮은 문턱처럼 만들어 본능적으로 거리를 두도록 유도하는 방법도 써볼만 할 것이다.

이외에도 너무 잦은 습관성 경고문이라든가 (모든 역은 차량과의 간격이 넓다 -_-;; 그럼 "우리 역은" 이라는 말을 빼란 말이지), 실로 다양한 오류의 variation을 보여주고 있는 방향지시 간판들이라든가, 정보를 전달하고자 하는 의지가 없는 주변 안내도라든가... 지하철 역 하나만으로도 하고싶은 이야기는 정말 많다. 환승역의 경우에는 보통 역보다 10배쯤 많을 것이다.

하지만 일단 가장 자잘한 문제 하나... 사진을 찍은 김에 적어두고 싶었다. 처음에 쓸데없이 '안'과 '밖'을 고민했을(?) 누군가 덕택에, 지하철에서는 안전선의 '안'과 '밖'에 대한 mental model이 여지껏 충돌하고 있는 중이다. 모든 창조적인 작업에 있어서의 소위 첫단추 신드롬이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P.S. 지하철에서의 촬영은 교대역에서 했다. 한잔 걸치고 오던 길이라 앵글 맞추고 어쩌고 그런 거 없었다. (이거 또 반전인건가 ㅡ_ㅡ;; )


[○] 5월 20일 추가된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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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tan1ey

오래간만에 시내에 -_-;;; 갔다가, 화장실에서 재미있는 물건을 발견했다.

Paper towel dispenser

화장실 입구에 걸려있는 종이타월 dispenser 인데, 일반적으로 채용되어 있는 옆쪽의 레버도 없고 외국에서 볼 수 있는 다이얼도 찾을 수 없어서 잠시 패닉. -0-;;;

그런데 한복판에 그려져 있는 그림은 또 이렇다.

Paper towel dispenser: Close up

.... 에? .... 아아아.... ㅡ_ㅡ;;; 팔꿈치 아래, 정확하게는 하완부로 레버를 내리면 종이타월이 안에서 나오는 방식이다. 오마이갓. 순간 엄청나게 많은 장면들이 눈 앞을 주마등처럼 스쳐갔다.


의욕이 넘치는 제품 디자이너, 보다 좋은 사용성을 제공하기 위해서 종이타월 dispenser를 사용하는 모습을 화장실 구석에서 눈을 반짝이며 관찰한다. 그 결과! 많은 사람들이 손이 젖어 있기 때문에 팔꿈치로 레버를 내리는 모습을 보고 무릎을 친다. 그리곤 회의에서 주장하는 것이다. "사용자들이 팔꿈치로 레버를 내릴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리하여 "사용자들이 팔꿈치로 레버를 내려야 하는" 물건이 생겨나고, 이 훌륭한 "디자인 의도"를 계몽하기 위해서 팔꿈치로 레버를 내리는 일러스트레이션이 추가된다. "이 제품을 실제 사용행태를 바탕으로 했기 때문에, 굳이 설명이 필요 없습니다" 라고 했을지도 모르는 노릇이고, 실제로 제품에는 한 구석의 회사 로고 외에 문자정보가 하나도 없다.

그리고, 시니컬한 시각을 가진 다른 UI 디자이너, 즉 내가 경험한 모습은 이렇다. (아래는 다른 화장실에서 찍은 모습이다)

Paper towel dispenser: Cynical Point of View

Paper towel dispenser: Cynical Point of View

사실 처음 봤을 때는 위의 사진에서처럼 타월이 나와있지 않았는데, 앞 사람이 나와있는 타월을 뜯어간 후에는 그게 일반적인 모습일 것이다. 저 벽에 붙어있는 물건은 종이타월을 줄까? 건조한 더운 바람을 줄까? 아니면 기저귀를 갈 수 있는 테이블을 줄까? 전혀 힌트가 없는 가운데, 짙은 남회색의 반투명 재질은 어두운 화장실에서 볼 때에 내부에 뭐가 있는지도 드러내지 않는다.

우선 아래에 손을 내봤지만 아무 동작(건조기를 예상했었다)의 기미가 없어서, 종이타월인가 하고 조작부를 찾았지만 쉽게 찾을 수 없었던 것이다. 눈 앞의 조작부를 찾지 못하는 바보가 나 뿐은 아니었는지, 이 경우엔 "사용시 이곳을 눌러주세요"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어떤 사용자는 실제로 저 그림을 버튼처럼 ㅡ_ㅡ;;; '누르고' 있었다! ) 결국 그림의 해독이 끝난 후에 - UI 종사자로서의 예의로 - 팔꿈치를 들어 레버를 내려보려는 순간, 레버에 물이 흥건한 것을 보고 참 난감한 생각이 들었다. 결국 많은 다른 사용자들은 레버를 찾자마자 이해하지 어려운 일러스트레이션을 해독하기를 포기하고 손으로 레버를 내린 것이고, 그렇게 물이 묻은 레버를 팔꿈치로 내렸다가는 옷이 젖게 되므로 다음 사람도 손을 선택하게 되는 거다.


... 이 제품을 디자인한 디자이너에게는, 특히 그 분이 실제로 위의 시나리오처럼 관찰기법 ethnography 을 정규적이든 우연히든 적용해서 디자인한 거라면 정말 박수를 쳐주고 싶다. 실제로 그런 상황을 잡아내는 디자이너도 많지 않을 뿐더러, 그걸 실제 디자인에 적용하는 사람은 더더욱 많지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게 현장 관찰에서 발견된 성과 역시 100%의 진리는 아니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됐다. "팔꿈치로 내리는" 장치가 아니라, "팔꿈치로 내려도 편한" 장치여야 했던 것이다. 이건 어떻게 보면 universal design 의 논점과도 비슷한데, 나이 많은 사용자를 위한 제품이라고 해서 "노인에게 편한"이 아니라 "노인이 써도 편한" 제품을 디자인해야 하는 것과 같다.

결국 ethnography 는 방법일 뿐이고, 결국 잘 design 한다는 것은 그것과 상관없이 여전히 어려운 과제인 것 같다. 좋은 디자이너는 나를 버리고 남을 받아들이되 내가 남을 받아들였다는 사실조차 버리고... 무슨 선종의 가르침 같지만 말이다. -_-


뭐 이래저래 군시렁 거리고는 있지만, 솔직히 이만큼 UI에 대해서 신경을 써준 좋은 디자인과 디자이너를 '만난' 날은 기분이 좋다고 하면 때늦은 변명이 되려나. ^^;


P.S. 참고로, 위 사진들은 종로 3가 단성사 건물의 3,4층 화장실에서 찍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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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블로그라고 하나 운영하다 보니, 쓰다가 포기한 글도 이제 열 꼭지 가까이 된다. 어떤 글은 쓰다보니 내가 재미가 없어서 관두고, 어떤 글은 필요한 자료가 결국은 구해지지 않아서 미루다가 잊혀져 버리고, ... 그런 글 중에서, 제일 아까운 글은 "버스카드 음모론"이라는 제목의 글이다.

지난 2004년 7월부터 도입되어 통상 '버스카드'라고 불리는 교통카드 시스템은, 간단한 RFID 카드 접촉을 통해서 복잡한 과금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게 만든 우리나라 교통 행정의 도전적인 시도이다. 시내버스와 지하철, 최근에는 택시까지도 포괄하는 등 모든 교통수단을 엮는 하나의 지불방식과 환승할인(?), 그리고 새로운 담당업체와 신용카드 회사를 포함한 새로운 산업 구도의 창출 등 긍정적인 면도 없지 않은 게 사실이고. (뭐 구리구리한 부분도 있겠지만, 그거야 이런 시도가 있어도 있고, 없어도 있는 거니까 패쓰 -_- )

2004년 7월 1일. 서울시 교통체제 개편 시작.

의미불명이지만, 명랑 교통문화라니 좋겠지 싶었다.


교통카드를 중심으로 한 대중교통 혁신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Voice UI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으로서 RFID 단말기에서 나오는 초기의 안내방송이 매우 잘못 만들어진 나레이션이었기 때문이었다. 그 뿐만 아니라 새로운 과금방식을 설명하는 스티커의 안내문 역시 오해를 불러일으키기 딱 좋았으며, 무엇보다 서로 논리적으로 상충되는 안내문들이 나란히 붙어있는 경우도 있었다. 요컨대 UI적인 관점으로는 말 그대로 "눈뜨고 봐줄 수 없는 상태"였던 거다. 그러다가, 이 방송멘트와 스티커 안내문이 점점 바뀌는 게 재미있게 보이기 시작했다. 처음엔 의미가 모호했던 것이 점차 나아졌고, 문장의 구조나 단어의 선택이 좀더 일관되기도 했다.

이렇듯 공공재의 UI 설계가 지속적으로, 일부는 조직에 의해서 (top-down), 일부는 사용자에 의해 (bottom-up) 개선되는 모습에서 소위 "Public UI" 라는 개념을 떠올렸고, 앞의 글들처럼 좀더 쉬운 주제부터 고민을 시작했던 것이다. Public UI 개념의 계기가 된 교통카드 시스템에 대해서는 2004년 9월부터 사진 등을 모으면서 교통카드 시스템을 만드는 T모사에 연락해 차내 멘트나 안내 스티커 등의 history를 요청한 적도 있었다. ... 참고로 담당자는 뭔가 논문이나 '좋은 공공 UI 사례가 될 수 있다'고 하니 긍정적으로 말하더니, 역시나 "윗분에게 알아보겠다" 이후로 아무 연락이 없다. ㅡ_ㅡ;;;

어쨋든,

그 잊혀진 글 - 버스카드 음모론 - 에서 말하고자 했던 사례들을 단편적으로(?) 말하자면 다음과 같다. (참고로 현재 적용되어 있는 교통카드 시스템의 잦은 질문들은 여기에 설명되어 있다. 얼마나 알고 있는지 한번 읽어보자!)


1. '환승할인'의 사용성 함정
하차 후 30분 이내에 다른 번호의 버스나 다른 호선의 지하철을 타면 "환승입니다" 라는 안내방송과 함께 0원, 즉 무료로 탑승할 수 있으며, 내릴 때 카드를 대면 탑승한 거리만큼의 금액이 지불된다. 환승은 2회까지 가능하다. 하지만, 지하철에서 지하철로의 환승(내렸다가 다시 타기)이나 같은 번호의 버스 간의 환승은 지원하지 않는데, 이는 시민들이 멀리 떨어진 목적지로 가기 위해서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고, 잠깐 다른 볼 일을 보고 돌아오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할 경우는 "본래의 취지"에 벗어나기 때문이라고 한다.

... 참 잘들 나셨다. -_-=3 UI를 하다보면 내가 생각한 시스템의 모델에 따라 사용자가 따라주지 않을 경우, 시스템에서 상정한 범위를 벗어나지 못하도록 온갖 "그러면 안 됩니다" 메시지를 띄워 막는 경우도 봤지만, 이 '환승할인'의 제약은 아예 사용자를 무슨 빈대 보듯이 하고 있는 거다. 사용자를 시스템의 굴레 안으로 몰아붙이는 것도 나쁜 UI의 전형일텐데, 이건 나쁜 UI가 아니라 못된 UI라고나 해야 할까. 우리나라 행정의 눈높이 라는 것이 참 참담한 수준이다. ㅡ_ㅜ;;;

게다가 애당초 이 환승할인이라는 것을 '구현'하기 위해서 취한 방법도 참 가관이다. 앞의 노선에서 하차할 때에 버스카드를 찍고, 다시 탈 때에 또 버스카드를 찍으면 그 사이의 간격이 30분 (야간은 1시간) 내라면 할인되는 방식이다. 이 당연해 보이는 방식을 가장 나쁘게 만들 수 있다면, 그건 모든 사람이 하차 시에 버스카드를 찍게 하고, 만일 찍지 않으면 벌금을 부과하는 것이 될 거다. 그럼으로써 사람들이 언제 어디서 내렸는지를 모두 알 수 있으니 다시 환승할 때에 환승여부를 알기가 쉽겠지. 그리고 그게 지금 구현된 방식이다. ㅠ_ㅠ;;;

환승 손님은 내릴 때마다 꼭 찍어주세요. (주의: 찍지 않으면 본인 부담이 됩니다)

물론 이것은 환승 승객에게만 해당된다. 하지만 30분 내로 다른 대중교통을 이용할 '가능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다들 환승할인의 유혹을 느낄 수 있기도 하고, 무엇보다 매일같이 사용하는 버스에서 내리면서:

 ① '다음에는 환승 계획이 있으니까 찍어야지',
 ② '이번엔 환승할 일이 없으니까 찍지 않아도 되겠구나',
 ③ '지금 환승해서 탄 거니까 다음에 환승하지 않아도 찍어야 하는구나'


... 라는 세가지 선택을 항상 고민하는 것도 못할 일인지라, 결국 아래와 같은 커스텀 안내문들도 등장했다.

(환승할인을 받으시려면) 하차시에도 꼭 카드를 단말기에 접속해 주십시오.

(접촉시키지 않으면 불이익 당함)

이렇게까지 해서라도 하차 시에 교통카드를 찍는 것을 강조해야 하는 이유는, 앞서 말했듯이 환승 할인을 받은 승객이 하차 시에 카드를 찍어 이동 거리를 확인하지 않으면, 얼마나 이용했는지를 모르기 때문에 최대치 - 즉, 해당 교통수단의 기본 요금 - 를 다음 교통카드를 찍을 때에 합해서 부과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이다. 즉 환승해서 600원 마을버스를 타다가 내릴 때 카드를 찍지 않았다면 다음에 900원 버스를 탈 때에 1,500원이 찍히는 것이다. 카드를 찍지 않은 이유는 친구와 이야기를 하던 중이어서라든가, 전화통화를 하던 중이라든가, 출퇴근 길의 인파에 떠밀려서 라든가 하는 수많은 이유가 있을 수 있다. 아마 그 중에서 "종점까지 내내 퍼질러 앉아있는" 경우는 그야말로 하루에 손꼽힐 정도일 것이다. 게다가 내 기억이 맞다면, 처음에는 환승하지 않은 경우라도 내릴 때에 카드를 찍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추가 요금이 부가되는 방식으로 보다 '단순하고 이해하기 쉽게' 정해져 있었다. 누구에게 단순하고 누구에게 이해하기 쉬운 건지는 모르겠다만, 어쨋든 결국 최종적인 "안내 스티커"는 다음과 같이 귀결되었다.

갈아타신 분이나 갈아타실 분은 내릴 때마다, 특히 마지막 내릴 때에도 교통카드를 단말기에 꼭~ 찍어주세요!

스핑크스의 수수께끼에 버금가는 문구의 교통카드 사용 안내문


사용자(시민)를 그냥 바보로 보는 게 아니라 바보에 잠재적인 범죄자에 호구로 보지 않는 다음에야, 이런 식의 사용방식을 만들었다는 게 용납이 되지 않는다. 왜 그 많은 정보를 수집하고도, 최소한 그 사람이 종점까지 이동했을 때의 거리만큼만 요금으로 책정한다거나, 환승요금의 평균치를 매긴다거나 하는 식의 제스쳐조차 취하지 않는 걸까? 아니 그 이전에, 지하철-지하철 환승이나 같은 노선 버스 간의 환승을 막아야 할 정도로 그 "UI 설계 원칙"이 지켜져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


2. '다인승탑승'의 사용성 함정
이제 곧 지하철에서도 교통카드만 사용하고 일회용 승차권을 판매하지 않는다고 한다. 과연 변화의 IT 강국이다. 버스에서 교통카드 관련 차내방송을 할 때 한동안 빠지지 않던 것이, "1인 1카드"라는 표현이었다. 굳이 "1인 1카드"를 주장해야 하는 이유가 뭔지는 몰라도, 그것을 어겼을 경우의 페널티는 의외로 상당히 크다.

우선, 모두 아시다시피, 여러 명이 하나의 교통카드로 버스를 타려면 기사에게 "미리 말을 해야" 한다. 미리 말을 하면 기사가 조작 패널에서 버튼을 2번(다인승+숫자) 눌러 다인승 모드를 만들고, 그 후에 카드를 찍으면 "다인승입니다"라는 멘트가 나오며 여러 명에 대한 요금이 부과된다.

두 명의 사용자가 하나의 시스템을 공유하면서 사용해야 하는 이 사용 시나리오가, 얼마나 심각한 오류의 가능성이 있는지는 사실 모두 '경험에 의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교통카드가 적용된 이후 내가 가장 즐겨 앉는 자리는 기사 바로 뒷자리인데, 여기서 '다인승 탑승'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대략 80%의 사용자가 시스템을 잘못 이해하고 있어서 - 즉, 시스템이 사용자가 이해할 수 있도록 되어 있지 않아서 - 어떤 식으로든 '금전적인' 손해를 보고 있는 것을 본다.

대표적인 사례가, 기존에 시스템을 사용하던대로 자연스레 교통카드를 '대면서' 말하는 경우다. 사실 기껏 한가지 사용법을 가르쳐 주더니 아주 가끔 있는 어떤 경우엔 다른 순서로 사용하라는 것은 mode error를 논하기 이전에 아주 사용자를 혹사시키는 UI이다. 다인승 탑승을 자주 하지 않는 사용자는 반이상... 아니 대부분 이렇게 사용하지 않나 싶다. 이러한 사례가 얼마나 많은지는 익히 잘 알겠지만, 아래와 같이 다양한 커스텀 경고문을 봐서도 충분히 와 닿을 것이다.

여러명 탑승에 대한 안내문

다인승 탑승 시의 예외적인 사용순서에 대한 경고문들

 
이런 경고문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실수"를 했을 때, 즉 다인승이라고 말하기 전에 카드를 찍었을 때, 여기에 대한 기사의 반응은 크게 두가지이다.

① Power User
하나는 교육받은 사용방법을 잘 알고 있는 경우로, 대부분의 power user가 송사리적 생각을 못하고 novice를 무시하는 행태를 보인다. 즉, 화를 내는 거다. -_-;;; "아니 왜 미리 말하라고 되어 있는데 먼저 대요!!!" 라는 식인데, 승객에게 화풀이 하는 기사에게는 나도 화가 나지만, 솔직히 그 심정을 이해할 수는 있을 것 같다. 어쨋든 기사는 조작패널로 다인승 모드를 만들고 승객에게 "카드를 떼었다가 조금 있다가 다시 대세요"라는 지시를 내릴 수 밖에 없다. 그럼 비로서 사용자가 말한 수 만큼의 숫자가 찍히고, "다인승입니다"라는 행복한 평화가 찾아온다.

그렇지만, 개인적인 관찰에 따르면, 이때 앞서 찍어버린 1명 분의 요금을 빼주는 기사님은 한번도 본 적이 없다. 즉 사용자는 "평소 사용하던 시스템을 평소 사용하던 방식대로 사용한 죄로" 1명 분의 요금을 더 내게 되는 것이다. 사용성 평가라는 것이 이젠 학교 교육용이나 회사 보고용으로나 쓰인다는 걸 모르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조금만 관심을 갖고 현장에 나와보면 이런 모습을 못 보지 않았을텐데... 아니, 어쩌면 보고도 "이걸 이해를 못 하나... 설명문 좀 더 붙이자" 라고 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대부분의 오만한 UI 디자이너들이 그러는 것처럼. (ㅇㅋ 유죄 인정 -_- )

② Abuser
다른 하나의 반응은 사실 더 심각하다. 승객이 카드를 찍으면서 "2명이요"라고 하면, 기사는 조작패널을 누른다. 이때 단말기에는 "-2-" 라는 표시가 나오면서 "삐" 소리가 나는데, 이때 승객과 기사는 제대로 요금이 찍혔다고 생각하고 상황을 종료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다인승 모드'에 있는 단말기는 아무 것도 모르고 그 다음에 탄 승객(십중팔구 혼자 타는)에게 다인승 요금을 부과하는 것이다.

교통카드 시스템이 적용된 최초의 몇개월 동안은 "다인승입니다"라는 안내 멘트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이렇게 2인분의 요금이 찍히는 경우는 다인승 처리가 된 경우이거나, 아니면 위에서 말한 "'환승할인'의 사용성 함정"에 빠진 경우이다. 환승할인은 분명 "시민의 권익을 위한" 탈을 쓰고 있기 때문에 참 욕하기도 어려운 시스템이고, 내가 실수를 해도 어디 하소연할 데도 없다. 게다가 무엇보다, 어제 저녁 고된 퇴근길에 하차할 때 내가 매일 하던 하차태크를 까먹었는지 아닌지를 기억할 사람은 또 어디 있으랴. 결국 한번 갸우뚱하고 마는 게 보통이었다.

그럼 이 문제가 현재 적용되어 있는 "다인승입니다" 안내 멘트로 해결이 되었을까? 물론 의도는 그랬겠으나, 이것 또한 잘못된 UI 설계의 대표적인 사례일 뿐이다. GUI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머릿속에 넣고 있을 "Fatal Error" 팝업 메시지와 같이, 이미 오류는 저질러 졌고 되돌릴 수도 없으며 시스템으로선 사용자에게 "왜 시키는 대로 안 했니"라고 힐난하는 듯한... 누구 놀리는 것도 아니고 말이지. -_-=3

'다인승탑승'의 사용성 함정은 '환승할인'과 더해지면서 더욱 심각해진다. 역시 당국의 설명에 따르면, 다인승 탑승을 한 후에 동승자까지 모두 함께 환승할인을 받으려면, 다음 탑승 시에 기사에게 같은 방식으로 몇명인지를 "미리 말해야" 한다. -_-;; 귀찮으니 상상에 맡기고 통과. 하지만 다인승탑승 후 원래의 인원수가 아닌 인원(즉, 혼자나 일부 등) 혹은 신분(성인/학생... 이게 신분이었나 -_-;;; )으로 환승할 경우, 환승할인을 받을 수 없다.

다인승 탑승에 대한 당국의 안내문

요컨대 하지 말라는 거다. -_-;;;


최소한 1인분에 대해서라도 환승을 해줘야 당연한 거 아닌가? 기왕이면 원래의 인원보다 적으면 그만큼만 환승할인하고, 원래의 인원보다 많으면 추가된 인원만큼만 전체 요금을 매길 수도 있을텐데. 오직 틀에서 벗어난다는 이유로 딱 한가지 조건만 다인승탑승과 환승할인을 함께 이용할 수 있고, 그 외의 경우에는 결국 추가 요금을 내야 하는 경우를 만든 것은 도대체 무슨 경우인지 모르겠다.

아놔. 글이 길어지고 있다. -_-a;; 이럴 생각은 아니었는데...


3. '카드인식기'의 사용성 함정
(이건 그냥 간단히만 써보자. -_- ) RFID를 이용한 방식은 사실 매우 빨리 정산이 이루어질 수 있는 방식이고, 실제로 효과도 뛰어나다. 예전에 현금으로 요금을 받던 시절, 버스에 탈 때마다 한명 한명의 거스름돈을 줘야 했던 것을 기억해 보면, 이 RFID 카드 인식기를 이용하게 된 것이 사용자들의 승차 시간을 얼마나 크게 단축시켰는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 "승차 시간"만큼은 말이지. ㅡ_ㅡ;;;

반대로, 예전처럼 버스에서 그냥 내리면 되는 것이 아니라 한 명씩 카드를 찍고 내려야 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아무리 효율적인 방식이래도 없어도 되는 곳에 박아 넣으면 이렇게까지 불편해 질 수 있구나..라는 감탄마저 하게 된다.

아직도 많이 남아있는 차내의 안내 스티커 문구를 보면, 다음과 같은 문구들이 "적혀"있거나 "붙어"있는 것을 종종 볼 수가 있다.

미리 찍어주세요... 라는 안내문구

한편, 아래의 안내문구도 많이 보던 내용일 거다.

미리 접촉하시면 부정승차...라는 안내문구

도대체 어느 장단에 춤을 추라는 건지... ㅡ_ㅡ;;; 사실 이 문제는 '환승할인'의 그림자 같은 거다. "환승했을 때에는 이동한 거리만큼" 지불하는 방식이므로, 역시 이동 거리를 줄임으로써 단돈 100원이라도 아낄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그걸 대중이 모르고 넘어갈리가 없으니까.

결국 "환승할인"을 설계자의 의도대로 적용하자면 하차 시에 교통카드를 찍게 해야 하지만, 모든 승객이 하차 시에 교통카드를 찍으면 하차시간이 너무 많이 걸릴테니 미리 나와서 찍으라고도 하고 싶고. 결국은 "2~3분 먼저" 나오라든가 하는 내용이 차내 방송으로 나오던 때도 있다. 어떻게 보면 일반적인 UI 디자이너보다 대중의 특성에 대해서는 더 잘 아는 교통 전문가가 만들었을텐데, 이런 상황도 예상하지 못했던 걸까... ㅡ_ㅡ;;;

RFID 방식의 교통카드를 옷 안에 넣고 있으면 모르는 사이에 인식된다든가, 여러 장을 함께 찍으면 중복 결제될 수도 있다거나("1인 1카드라고 했잖아!"..라는 걸까), 그러면서도 금속성 재질의 물건(장신구, 핸드백 고리, 알루미늄 케이스, USB 메모리, 담배 은박지, 사탕 포장지 등)에 의해 차폐되어 인식이 안 될 수도 있다거나 하는 문제는 원래 그 방식 자체가 그러니 넘어가는 걸로. 실행 초기에 단말기 자체가 인식이 안 돼서 아예 무료운행하는 날도 많았던 (현금손님만 유료로 할 수도 없으니) 것도 지난 일이니까 논외로 하자. 비록 예의 홈페이지에 찾을 수 있는 아래 문구가 복장을 터지게 하더라도. (이 정도로 현실을 무시한 시스템이 또 있을까?)

여러장 사용하면 중복결제될 수 있다.

요컨대 "1인 1카드" 이상도 이하도 안된다는 거다.


... 그래도 모처럼 사진이 있으니 한가지만 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종이영수증 발행비용이 연 2억원

기왕 찍은 사진은 아까와서 올렸지만, 이미 지난 일이기도 하고 귀찮으니까 투덜거림은 링크로 대체. -_-;;;
한겨례 신문 2007년 1월 26일자 <버스가 기가 막혀>

[○] 4월 3일 추가된 내용





갑자기 맺음말. ㅡ_ㅡ

교통카드 시스템은 이런 어마어마한 사용성 함정들을 포함한채로, 내가 보기엔 참으로 아슬아슬하게 하루하루 운영되고 있다. 어떻게 보면 이런 시스템을 만들어 놓은 곳답게, 홈페이지에는 다음과 같은 문구까지 걸어놓고 'UI 설계 상의 실책'을 모두 '사용자 실수'로 떠넘기고 있는 것이다.

사용자 실수는 환불해 주지 않습니다.

요컨대 내 책임은 없다는 거다.


게다가, 사실 이 '왠만큼 엉터리로 만들지 않고는 불가능해 보이는' -_- 단말기의 고장이라는 것도 실제로 발생하고 있다. 내친 김에 더 찾아보니, 실제로 환불신청을 하는 과정도 매우 일관된 UI 설계 정책 - 즉, 되도록 불편하게 하고, 실수하면 네탓이요 - 을 따르고 있는 듯 하다. ㅡ_ㅡ;;;;

교통카드 사용법을 알리는 다양한 안내문들

한국에선 버스 타는 법을 익히려면 이 정도의 문구들은 모두 마스터해야 한다.


... 이런 판이니 뭐 글을 쓸 마음이 날 리가 있나. 욕할 꺼리 밖에 없는 UI에 대해서 글을 적는다는 건 같은 업종에서 일하는 처지에서 참 맥빠지는 일이다. 그것도 모처럼 (비록 작지만) 신기술인 RFID 방식을 널리 적용한 좋은 HTI 사례가, 뭔가 Public UI 관점에서 발전할 것처럼 보이다가, 결국 이렇게까지 나쁘다 못해 '못된' UI로 변해 버리는 걸 보면서 참 맥이 많이 빠지기도 했다. ㅠ.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글을 자료가 부족한 상태에서라도 후다닥 적어 올리게 된 이유는, 바로 어제 이 '다인승탑승' 때문에 생긴 사건에 대한 가슴 아픈 기사를 봤기 때문이다. 나쁜 UI가 결국 사람을 다치게 했다.

... A씨는 아들의 요금까지 포함해 “두 명이요”라고 말한 뒤 카드로 버스 요금을 찍었지만 어떻게 된 영문인지 A씨의 카드에서는 요금이 빠져나가지 않고 A씨 뒤에 따라 들어오던 한 술 취한 승객의 카드에 두 명분인 1,800원이 찍혔다. 이 승객은 버스기사 이씨에게 2인 요금이 나온 것을 따져 물었지만 이씨는 앞서 탄 A씨에게 물어보라며 넘겼던 것. ...
ㅡ 노컷뉴스 <버스기사 폭행한 20대 복싱선수>에서 발췌 (2008.3.3.)

이 기사에서는 교통카드 시스템의 UI 설계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지만, 정말 기분 착잡해지는 내용이었다. UI니 UX니 디자인이니 백번 말하고 이슈화 시켜봐야 결국 말 그대로 issue에 그칠 뿐, 이런 사건이 터져도 결국 '복싱선수가 폭행했다'는 것만 강조될 뿐이라니... (뭐 반대로, "복싱선수가 폭행을 저지른 사건을 보고도 UI만 보는 인간이라니"... 할 수도 있으려나 =_=a;; ) 어쨋든 공공재의 UI는 이 사례처럼, 눈에 안 띄게 사람을 해칠 수도 있으니 더욱 신경써야 할테지만, 사실 그 반대인 경우가 너무 많다. 그 결과는... 그저 '나쁜 UI'가 아닌, '못된 UI'... 심지어 '사악한 UI' 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교통카드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는 서울시의 홈페이지는 "서울특별시 대중교통 정책안내 페이지"이다. 지난 몇년간 미련이 남아 관련 자료를 모으면서 이 홈페이지에 자주 들락거렸는데, 점점 저 제목에 들어있는 단어 2개가 마음에 걸린다.

대중... 나도 Public UI 라는 말을 쓰곤 하지만, 이 홈페이지를 만든 사람들(디자이너나 개발자를 말하는 게 아니다 -_-+ )의 머릿속에 대중이란 뭔가 자신들과는 다른, 모종의 무지몽매한 호구를 뜻하는 게 아니었을까.

정책... 그런 대중이 매일같이 이용하는 버스와 지하철에 대한 설명 홈페이지에, 굳이 정치적 결정(책략)이라는 걸 넣은 것은 어떤 자신감 혹은 틀에 박혀버린 사고방식이었을까.



... 여기까지.

원래는 Public UI의 대표적인 사례로 준비했던 자료지만, 모든 UI 디자이너들이 경계해야 할 가장 대표적인 실패사례의 총합으로 정리하면서, 작년 11월부터 쓰고 지우고를 반복했던 이 오랜 숙제는 씁쓸한대로 이렇게 마무리 해야겠다.

[○] 6월 23일 추가 - 경기지역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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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지난 며칠간 빠돌이들을 바쁘게 했던, Multi-touch 기능이 추가된 새로운 MacBook Pro를 공개했다. 강림을 앙망하던 신자의 한 사람으로서 어떻게 보면 뻔한 - 더 빨리지고, 더 오래가고, 여하튼 더 좋아지고 멀티터치 추가 - 사양의 웹사이트를 훑어보다가 뜻밖의 발견을 했다.

http://www.apple.com/macbookpro/features.html
MacBook Pro. Now with MULTI-TOUCH !!!

Feature의 첫 항목으로 'Multi-touch'가 자리잡고 있는 것은 분명 뿌듯한 일이지만, 사실 이제 UI의 위상이라는 것이 (엣헴!) 이 정도로 흥분할 것은 안 된다. 사실은 애플스토어의 목록에서도 다른 무엇보다 예전 같으면 CPU 이름이나 메모리 용량이 적힐 곳에 "Now with Multi-Touch" 라고 당당히 나와있지만, 그것도 뭐 세상이 이제야 인정하기 시작한 것일 뿐, 떠벌일 것도 안 된다. (그러면서 흥분해서 잘도 떠벌리고 있다 -_-;;; )

그런데, 저 위의 Feature 페이지에 연결된 동영상(아래는 스샷)을 하나씩 클릭하다보면, UI 하는 사람으로서 MacBook을 쓸때마다 불평했던 몇가지가 슬쩍 개선된 것을 볼 수 있었다.

Trackpad Gestures of MacBook Pro & Air (NOT all is multi-touch!)

다른 글에서 언급했듯이, MacBook의 멀티터치는 수년전 합병된 FingerWorks사의 Multi-Finger Gesture를 수정보완한 버전이고, 이를 특히 멀티미디어에 강한 노트북에 적용시키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변화를 예상할 수 있다. 그런데, 위에서 굳이 'multi-touch gesture'가 아닌 'trackpad gesture'라는 제목 하에 넣은 많은 새로운 기능 중에, "Tap"과 "Secondary Click"이 있는 것은 사실 놀라운 일이다.

- Tap 동영상
- Secondary Click A 동영상
- Secondary Click B 동영상

이제까지 애플은, MacBook의 터치패드에 고집스럽게 "클릭은 버튼으로" 한다는 원칙을 지켜오고 있었다. 대부분은 터치 입력 방식에서 터치 패드를 한번 짧게 대었다가 떼는 동작(tap)을 마우스의 왼쪽 클릭과 동일하게 적용하고 있음에도, 유독 MacBook 만큼은 터치패드로 커서를 움직이고, 버튼으로 선택한다..는 원칙을 고수해 온 것이다. 그래서 한 개발자에 의해 Tap을 클릭으로 인식시켜주는 별도의 plug-in이 만들어져 사용되기도 했다.

그리고 대부분의 PC 사용자가 '오른쪽 클릭'을 잘 사용하고 있고, 심지어 자사의 Mac OS에서도 'context menu'를 제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MacBook에는 그동안 '오른쪽 클릭'을 무슨 애물단지 대하듯이 키보드(Ctrl or Command 버튼)와 함께 누르도록 해서 철저히 서자 취급을 해왔던 것이다.

사실
Mouse Setting of Mac OS
위의 입력들도 이미 Mac 들이 Microsoft Windows를 지원할 때쯤부터, 설정 창 구석에 자리잡고 있는 기능이기는 했다. 단지 그 default 설정만은 어디까지나 '사용안함'이었기에 대부분의 사용자는 "클릭은 버튼으로"와 "오른쪽 클릭은 Ctrl / Command 버튼과 함께"라는 UI에 익숙해져야 했던 것이다. 심지어 내가 아는 어떤 Mac 사용자는 애플이 채택한 이러한 조작 방식이 우발적인 Tap을 피할 수 있고, 주로 사용되는 point-and-click과 메뉴 호출(오른쪽 클릭)은 분리되는 것이 맞다며 이러한 방식을 옹호하기도 했다.

애플이 이런 자세를 유지한 데에는 아마도 태초에;;; one-button mouse와 GUI의 이론적인 조합에 있어서의 원칙을 유지하고자 하는 의도도 있었을테지만, 사실은 자신의 UI를 "따라한" - 잘 알려져 있다시피, 남말할 처지가 아니지만 - Microsoft 사가 유일하게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GUI 분야에서 "애플보다 편하다"라고 할 수 있는 two-button mouse의 '오른쪽 클릭'을 애써 의식하지 않으려는 노력일 수도 있겠다.

그러던 것이, 이번에 터치패드에 새로운 Multi-Touch 기능을 대대적으로 넣으면서, 이미 개발도 적용도 되어 있었고 multi-touch와도 크게 상관이 없는 위의 3가지 제스처(?)가 default로 자리를 잡고, 서자의 설움을 떨치고 당당한 적자로서 소리소문없이 보완된 것이다. 이제는 Tap와 오른쪽 클릭(비록 이름은 아직도 secondary click 이지만 ㅋㅋ)들에게도 "호부호형을 허하노라~"라는 느낌이랄까.


저 동영상들을 보는 순간, 나는 왠지 Mac의 PUI 하는 사람들이 "이제는 말할 수 있다: 그동안 자존심 세워 미안했어요"라고 하는 것 같아 살짝 친근감마저 들었다.


P.S. 취중의 글이라 앞뒤가 안 맞지만. 오랫동안 업데이트가 없어서 걍 공개. ㅈ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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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Favorite Ad Series

2008.02.02 13:31
서로 다른 회사에 의해 만들어진 광고 '시리즈'를 다뤄본다.
 :
From BMW to Audi

벤츠가 아우디를 비아냥 거리는 광고를 실었다.

From Audi back to BMW

열받은 아우디, 뭔가 자랑할 걸 찾아서 반격에 나섰다.

Let-me-in from Subaru

경쟁자로서 입이 근질거린 스바루, 그래도 뽀대나는 한마디를 하고 끼어들었다.

Fuck-u-all from Bentley

결국, 벤틀리의 설득력 있는 한마디로 이 즐거운 광고놀이는 끝났다.


:
다른 자동차 회사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다.
:

'Small but tough, Polo' from VolksWagen

폭스바겐은, "Small but Tough"라는 카피와 함께
위의 광고로 2004년 칸 광고제에서 대상을 수상한다.

'Most Beautiful Car' from Nissan

닛산은, "Voted the Most Beautiful Car of the Year"라는 카피로
패러디를 했는지 무덤을 팠는지 모르겠다.




:
분위기 바꿔서 유명한 라이벌, 펩시와 코카콜라다.
:



아마도 가장 유명한 광고.



아마도 가장 귀여운 광고.



아마도 가장 비싼 광고.



방송금지 당했다는 광고까지.



그리고, 아마도 가장 기분 안 좋았을 광고. ㅋㅋ

[○] 그런데, 생각나는대로 모아놓고 보니...



:
끝으로, 버거킹과 맥도날드.
:
Ronald McDonald ordering at Burger King

뭐 그냥 이걸로 싱겁게 끝나기는 했지만 말이지. -_-



:
... 심심한 토요일, 문득 생각나서 한번 모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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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무서운 제목의 특집-_-기사는, 07년도의 '50개 best website'와 '25개 꼭 알아야 할 웹사이트'와 나란히, 5개의 "피해야할" 웹사이트를 소개하고 있다. 제목 참 정 떨어지게 뽑았다. 어쨋든 하나씩 보자.

1. eHarmony.com
미팅 사이트다. 뻔한 패턴에, 건전한 목적만으로 운영되지 않는다는 건 가입 조건의 남녀 차이만 봐도 빤하다. 이런 종류의 사이트가 이곳만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대표격으로 뽑힌 셈이니 해당 업계에서는 부러워 할지도 모르겠다.

2. Evite.com
우리나라에도 꽤 있던, eCard 업체가 파티와 관련된 온라인 도구들을 제공해주는, 파티초청 사이트(?) 같은 거다. 이런 사이트가 정말 필요한데, 사용하기가 불편하다며 worst site에 뽑고 있다. -_-a;; 뭐 어쨋든 UI는 중요하다니 오케이.

3. Meez.com
이메일이나 웹사이트에 붙일 수 있는 3차원 애니메이션("Your 3D I.D.")을 만들어 주는 사이트다. 역시 대표격으로 뽑힌 경우로, 이렇게 worst 5 중에 당당히(?) 낄 정도로 이런 종류가 남아있다니 그게 오히려 신기할 정도다. 하지만 모처럼 3D avatar가 나왔는데 이렇게 "just plain annoying"이라는 평을 듣다니 섭섭하다.

4. MySpace.com
링크를 잘못 클릭한 줄 알았다. -_-;;; 2006년에는 50개 coolest websites에 뽑아놓구선 이제 와서 5 worst 라니. 최근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사건도 있고 해서 미국에서도 social networking service들에게 자성의 바람이 불겠구나..하는 생각은 한 적이 있지만, 그렇다고 fake I.D.와 인맥을 광고로 활용하는 것, 그리고 뭐 당연히 흑심을 가진 사용자에 대한 규제가 없다는 것을 이유로 바로 최악의 평가라니. 사실 죄가 있다면 웹사이트가 아니라 그 '나쁜 사람들'이고, 그걸 막을 만한 제약을 허용치 않는 방종한 미국 문화여야 하는 거 아니냔 말이다. ... 부럽지만. ㅡ///ㅡ

5. SecondLife.com
정말 링크를 잘못 클릭한 줄 알았다. -_-;;; 이럼 안 되시지 말입니다. -_-+ 이유인 즉슨 로딩이 느리고, 돌아다니기가 어렵고, 캐릭터와 물건(prim)과 동작을 만들기가 힘들다..는 이유를 들고 있다. 물론 그 외에도 SL의 잘 알려진 문제점 - 1990년대의 3D 그래픽 수준이라는 것 - 도 지적하고 있긴 하지만, 어쨋든 보통은 SL의 장점이라고 말했던 부분을 여지없이 비판하는 걸 읽고 있으니 다시 한번 들여다보게 된다. 내가 뭔가에 홀려있었던 건 아닐까... 하고.
   특히 "세컨드 라이트의 팬들은 이 곳이 사람을 만나서 이야기하거나 쇼핑하고(진짜 돈을 주고 가짜 물건을 산다) 볼링을 하고 섹스를 하는 가상의 놀이터라고 칭송하면서, '가상 인간'이 '인간 행동'을 하는 세컨드 라이프가 왠지 월드오브워크래프트(WoW)에서 '거미 케밥'이나 '마법 바지'를 만드는 것보다는 덜 안쓰럽다(less pathetic)고 주장하고 있다"..라는 부분과, 바로 뒤미처 기업에서 세컨드 라이프에서 중역회의를 하거나 광고를 하거나 하는 시도들이, "아마도 어느 사장님께서 시대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서 지나치게 애쓰시는 건 아닐까."..라는 부분은 정말 대꾸할 말이 생각나지 않는다. (근데 가만히 있는 WoW는 왜 건드리니!)

사용자 삽입 이미지

3D Avatar에... SNS에... Virtual world까지... 나름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 키워드가 5 worst 중에서 3개나 들어갔다... OTL... 도대체 나는 어떤 세상을 보고 있는 건가. 그리고 나 말고도 다들 들여다보고 있는 이 세상과, 저 세상의 대중들은 어째서 이렇게 넘사벽을 사이에 두고 있는 걸까?

그래도 적당한 시기에, 적당히 반성할만한 글을 던져주며 같이 고민해 보자는 동료와 같이 일한다는 건 나름 가능성이 있다는 거 아닐까. ㅎㅎ 쌩유&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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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I 위주의 UI를 하다가 Voice UI를 접하게 되면, 가장 친숙하게 다가오는 게 바로 persona라는 개념이다. VUI의 다른 측면들은 대부분 음성대화에 대한 분석과 조합에 대한 것이고, 입출력 기술의 제약조건과 그에 따르는 생소한 설계 지침이나 tip들은 아무래도 시각적인 것이 없어서 거리감이 느껴지게 마련이다.

그에 비해서 이 persona라는 것은 그 구축 방법에서부터 어떤 사람의 모습을 상정하기 때문에 뭔가 사진이라도 하나 띄워놓을 수 있고, 기존의 UI 디자인에서도 Persona 구축을 통한 사용자 상(像)의 공감대 형성이 하나의 방법론으로서 인기가 있기 때문에 언뜻 "아, 이건 아는 거야!" 라고 접근할 수 있는 거다. (상품기획이나 UI.. 혹은 다른 종류의 디자인을 위한 Persona 방법론은 Alan Cooper에 의해 주창되었지만, 그 내용에 대한 상세한 설명은 <The Persona Lifecycle>이라는 책에 더 잘 기술되어 있다.)

하지만 일반적인 UI 디자인에서 말하는 persona가 잠재적인 사용자의 대표상을 뜻하는 것과 완전히 반대로, VUI 디자인에서의 persona는 시스템의 '목소리'를 내는 시스템의 대표상을 뜻한다. VUI 식으로 말해서 persona 디자인은, 설계자가 서비스에 부여하고 싶은 사회적인 이미지 - 종종 선입견을 포함한 - 혹은 사용자들의 사용 맥락에 적합한 분위기 등을 고려해서 이루어진다. 동시에 사용자가 해당 서비스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이미지, 즉 mental model과의 차이를 되도록 줄이거나, 적절한 소개를 거쳐 보다 시스템 설계의 의도에 맞는 것으로 유도하는 것도 중요한 설계 요소의 하나이다. (VUI 디자인에서의 Persona에 대해서는 VUI에 대한 최초의 균형 잡힌 책인 <Voice User Interface Design>을 참조할 것)

Example of VUI Persona

Example of VUI Persona: by Michael Cohen (SpeechTEK, 2004)


재미있는 것은, 위 문단에서 "persona"라는 단어를 그냥 "UI"라고 바꾸면, 기존의 UI 디자인의 개념과 여러가지 측면이 중첩된다는 거다. 아마도 그런 이유 때문에 - 일단 기존 UI와 VUI에서 단어의 정의가 다르다는 걸 이해하고 나면 - VUI의 persona가 접근하기 쉬운 것이라고 생각한다. Persona 구축이 VUI에서 중요하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그것은 VUI에 대한 모호한 컨셉을 잡는 것에 불과하고 이를 구체화하는 실질적인 설계 작업은 여전히 뛰어넘어야 할 장벽이 있는 것은 유념해 둘 만하다.

참고로...
사용자 삽입 이미지
UI, 아니, HTI 업계에 처음으로 "persona"라는 단어를 소개한 것도 사실은 공감대 형성도구로서의 방법론으로서가 아니라, conver-sational agent 의 실험적 사례로서였다. 얼마전에 불평을 늘어놓았던 Microsoft Agent의 기원이 된 "Persona Project"가 그 주인공인데, 그건 뭐 담에 또 기가 뻗치면 한번 정리해봐야 겠다. 어쨌든 이제까지 UI/HTI에 세 번에 걸쳐 불어왔던 persona 개념은 그때 그때 다르긴 했지만, 그 각각의 개념들이 UI 디자인에 미친 영향은 이래저래 적지 않았던 것 같다.



오케이. 그럼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자. (또냐!!!)

휴대폰에 들어간 음성 기능은 주로 음성인식에 대한 것이어서, 사용자에게는 '어디 있는지도 모르지만, 찾아도 눌릴지 안 눌릴지 모르는 버튼의 대용품' 정도로 다가왔다. VUI라든가 기계와의 대화라든가 하는 거창한 비전이 아닌 단순한(?) 음성입력 기능이었던 것이다. 그에 비해서 네비게이션은 구태의연한 버튼과 터치스크린 입력을 사용했지만, 음성합성(가장 기본적인 수준의) 중심으로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에 사용자에게는 '끊임없이 말을 거는', 좀더 VUI의 모습에 가까운 모습으로 각인되어 왔다. 내 말을 알아듣는 기계보다, 뭔가 자신의 말을 하는 기계가 더 기특하고 인간다워 보이는 것일까.

우리나라의 네비게이션은 여기에 여러가지 목소리(남성/여성/아기/... 그리고 몇 명의 인기 연예인들)를 포함시키는 방식으로 VUI의 'persona'를 다양하게 반영시켰다. 대부분의 너무 개성이 강한 목소리에 쉽게 질리긴 했지만, 사람들은 각자 나름의 방식으로 그 변화무쌍한 수다쟁이를 좋아하고 있다.

앞에서 VUI 디자인에 있어서 persona를 구축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던 것과는 반대의 이야기다. 물론 "튜닝의 끝은 순정이다"는 말처럼 결국 많은 사용자들이 기본 음성을 사용하는 걸 보면, 그 기본 음성의 persona 만큼은 중요하다고 말할 수도 있겠다. 이랬다가 저랬다가... 정말 persona를 잘 구축하는 게 VUI에 있어서 중요할까? 아니면 그냥 여러가지 persona (=목소리)를 제공해서 선택하게 하는 게 좋은 방향일까?


유럽의 신생 업체에서, 기존 네비게이션에 자신의 (혹은 친구/가족/연인의) 목소리를 녹음해서 넣을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한다. 별도의 회사에서 이런 서비스를 한다는 사업 모델에 대해선 다소 의구심이 들지만, 뭐 어쨋든 흥미로운 시도인 것은 사실이다. 특히 자신의 목소리를 웹에서 녹음해서 누군가의 네비게이션으로 선물할 수 있다는 건데, 그런 친구나 가족의 목소리가 연예인의 목소리보다 더 듣기가 좋거나... 최소한 쉽게 질리지는 않을런지 모르겠다. 미국에서 본 네비게이션에도 2~3가지 목소리가 제공되고 있었지만 연예인 목소리 같은 건 없었는데, (헐리웃 스타의 몸값을 생각해보면 뭐 ㅡ_ㅡ;; ) 또 이런 식의 customization 방법을 제공하는 것도 나름 재미있다 싶다.

VUI 블로그에서는 이 서비스를 소개하면서, "Forget about Persona!"라고까지 하고 있다. 한편 일리있는 일갈이기는 하지만, 처음 말했듯이 persona가 GUI의 시각적 컨셉과 같은 위치에 있다면, 이 말은 곧 UI를 설계하는 데 있어서 상위의 개념적인 방향을 잡는 것은 오히려 사용자에게 맡기고, 사용자가 원하는 그 컨셉이 제대로 움직이도록 체계를 잡는 것만 남는다는 소리가 된다. 좀 억지스럽긴 하지만.

오랫동안 슬금슬금 바뀌고 있는 디자이너의 역할과 더불어서, 이런 서비스가 개시되었다는 것, 그리고 VUI에 열정을 가진 사람이 그 방향타를 놓는 거에 거부감을 가질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이 VUI 뿐만 아니라 디지털 서비스 모든 분야에 걸친 일반적 의미의 UI 전체 흐름과도 무관하지 않은 것 같아 주절주절 적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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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tan1ey

이번 CES 2008 행사는 왠지 큰 UI 이슈 없이 지나가는 것 같다. 전례없이 크고 얇은 디스플레이 장치가 등장하기도 하고, 온갖 규약의 온갖 네트워크 장비가 등장해서 Ubicomp 세상을 비로서 당당하게 열어젖히고 있기는 하지만, 딱이 UI라고 할 수 있는 건 그다지... 자주 가는 웹사이트들에서 파악하기로는, 일전에도 언급했던 Motorola E8공식 발표되었다는 것 정도가 그나마 관심이 있달까.

[○] 참고 동영상: MotoROKR E8


그러다가, 며칠 전 있었던 Bill Gates의 기조연설이 Microsoft에서 은퇴하는 그의 마지막 기조연설이었고, 그걸 나름 기념하기 위해서 아주 재미있는 동영상이 하나 소개된 걸 알게 됐다.



ㅋㅋㅋ... 재미있는 동영상이다. 이제까지는 좀처럼 스스로를 우스개꺼리로 삼지 않던 빌 게이츠답지 않은, 구석구석 장난끼가 가득한 동영상이다. (물론 잡스가 만들었다면 더 지능적으로 재미있었겠고, 이렇게 보란듯이 화려한 캐스팅을 하지는 않았겠지만;;;) 그런데 이 웃기는 동영상에, 아주 잠깐 눈물이 핑 도는 순간이 있었다. ... 조금 과장하자면. ㅡ_ㅡ;;

빌 게이츠가 늘 창조적인 자세를 강조했다는 것을 반어적으로 비아냥 거리는 인터뷰 내용이다:
   "[7:00] Oh, absolutely. Microsoft Bob? His idea, all his."
젠장. 이건 두고두고 욕 먹는구나. -_-;;;

Microsoft Bob이라는, 1995년 영국에서만 발매되었다가 순식간에 사라져버린 소프트웨어를 아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을 거다. UI 수준에서 (사실은 중간에 삽입된 shell 개념이었지만) 대화형 에이전트(conversational agent; 사실은 클릭과 검색으로 이루어진 대화였지만)를 구현한 최초의 상용화 사례이고, Microsoft의 대표적인 실패 사례이며, 무엇보다 그 이후에 의인화된 에이전트 캐릭터를 이용한 Social UI (CSCW와의 선긋기는 다음 기회에) 연구를 완전히 고사시켜 버린 계기가 되었다.

Home Screen of Microsoft Bob

Microsoft Bob (1995)


언젠가 조사했던 바로는 빌 게이츠보다는 그 부인의 아이디어와 사업이었다고 들었지만, 뭐 그거야 이런 상황에서 좀 뒤집어 쓸 수도 있는 문제니까 넘어가기로 하고, 그동안 실패했던 그 수많은 아이템 - Windows ME 라든가 -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삑사리 창의성'의 사례가 잘 알려지지도 않은 MS Bob이라니 정말 Social UI를 두번 죽이는 짓이다. 에흉. MS Bob을 아는 사람들은 그 다음부터는 절대 대화형 에이전트나 의인화된 에이전트 캐릭터를 UI에 적용하는 것에 대해서 "사례를 들어" 반대하기 시작했으니까.
Microsoft Office Assistant - Clippy

물론 Bob 이후에도 Microsoft 제품에는 Office Assistant 라든가 (속칭 Clippy로 알려진) 하는 꾸준한(?) Social UI 시도가 있었지만, 불행히도 꼬박꼬박 실패하고 욕까지 챙겨먹는 성실함을 보여왔다. 그런 시도 하나하나가 죄다 나쁜 사례가 되어서 오히려 '나름대로 UI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는 어떤 확신같은 걸 심어주게 됐고.

심지어...

1998년 어느 소프트웨어 개발자 회의에서 Clippy를 공개적으로 처형시키는 행사가 있기도 했고,

2001년 발매된 MS Office XP는 eX-Paperclip 이라는 '일련의' 플래쉬 동영상 광고 (1, 2, 3)를 별도의 웹사이트에 올려 office assistant가 없음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기도 했으며,

심지어 2007년 MS Office 2007의 발매 후에는 Clippy를 흔적마저 없애버린 Office 2007가 얼마나 좋은가에 대한 인터뷰가 이루어지기도 했다.



... 이건 마치 '공공의 적'과 같은 취급이라고 하겠다. MS Bob과 Clippy는 오늘날 우리가 보는 Robot에 대한 vision과 같이 누구나 생각하고 꿈꾸고 있는 vision을 선도적으로 구현한 사례이고, 그에 대한 credit은 충분히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앞서나간 대화형 에이전트의 공공연한 실패는 그 개념이 잘못 되었다기보다 당시의 기술(검색, 언어처리, 연산/기억장치의 역량 등)에 기인했다고 볼 수도 있을텐데, '나름대로 UI에 관심 있는 사람들'과 가끔은 UI 전문가들조차도 대화형 에이전트는 실패라고 말하는 것을 종종 듣게 된다.

그렇다면, 대화형 에이전트(S/W)보다 훨씬 더 기술적으로 구현이 어려운 로봇(H/W)의 실패사례가 매년 수십건씩 등장하고 있는 지금, 왜 로봇은 UI적으로 실패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하지 않는가? 로봇은 Clippy가 가지고 있었던 모든 나쁜 습성을 가지고 있고, 게다가 물리적인 공간을 차지하고 움직여대는 통에 그 정도는 훨씬 심각할 게 분명하다. 게다가 그 다양한 사용맥락 하에서 수많은 사용 상의 변수에 모두 대응할 수 없을테니, 오판단이나 오작동이 S/W보다 많을 거라는 건 뻔한 일 아닌가. "대세"가 그렇기 때문이라는 것 외에 어떤 설명으로 이 로봇에의 열정(?)을 설명할 수 있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참고로 나도 사실은 로봇이 가져올 세상의 변화와, UI 전문가로서 Robot UI 혹은 HRI가 열어줄 새로운 시각에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아마도 로봇은, 당분간은, 여러번 실패하고 몇가지 작은 성공을 거두어 새로운 세상을 열지도 모른다. 하지만 적어도 대화형 에이전트가 겪었던 것처럼 아는 자들의 '대세'에 휩쓸려 혐오스러운 실패사례로 몰아붙여져 다시는 기회를 갖게되지 않는 사태는 없기를 바란다.


그리고 이왕이면, 대화형 에이전트를 연구하는 사람들 중에서 앞서 간 사람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대화형 에이전트의 올바른 짝을 찾는 사람이 있어 이제는 정말 죽어버렸다고 말할 수 있는 Social UI 연구를 다시 볼 수 있도록 해준다면 그건 정말 더할 나위가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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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친구... Johnny Chung Lee라는 사람은 Wii Remote를 만나지 않았다면 앞으로 참 다른 인생을 살게 됐을 것 같다. (미래에 대한 섣부른 예측 -_- ) 어쨋든 줄줄이 보여주는 동영상에서 Wii Remote 하나 갖고 참 잘 논다 싶은데, 한때 다소 어설폈던 모습에서 이제 많이 세련되고, 제법 농담도 하는 (연기력은 엔지니어 수준 그대로지만 -_-;; ) 여유를 보여주고 있다.

게다가 이번의 것은... 솔직히 아주 훌륭해 보이기 까지 한다.



피휴~! 결국 2D 촬영한 내용이니 생기는 착시를 감안하더라도, 훌륭한 퀄리티의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 Wii Remote의 Maestro 라고 불러도 될 듯. ㅡ_ㅡ;;; Jeff Han에 이은 동양계(아마도?) IT 스타의 등장인가.

참 잘 논다... (부럽다는 뜻인거 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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