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의 글에 대한 속편이랄까. -_-;;; 이전 시합에서 지고 나서 몇가지 대대적인 공사를 하고, 다시 도전한 끝에 결국 이길 수 있었다. 딱 2명이 한달에 한번 싸우는 시합이지만 그래도 이기니 기분은 좋다. ㅋㅎㅎ
지난 번의 시합 후에, 몇가지 심각한 약점을 발견하고 짬짬이 보완했다. 우선은 하드웨어... 로봇 몸체를 거의 다시 설계...라기보다 그냥 조립하면서 설계를 바꿔 나갔다. 일전에는 조금이나마 멋진 디자인을 목표로 했다면, 이번에는 최대한 목표에 맞게 바꾸는 게 목표.
뭐가 달라졌는지 잘 안 보인다. -_-;;; 포인트는 무게중심을 낮춰서 발랑 뒤집어지는 일이 없도록 하고, 3륜이었던 것을 4륜 혹은 6륜으로 바꿔서 역시 안정성을 높였다. 그러기 위해서 런던에 간 김에 바퀴부품을 사오기도 하고 동네 테스코에서 할인해서 파는 소방차 세트를 낼름 집어오기도 했다는. ㅡ_ㅡ 그리고 약간 변칙이지만, 씨름장에 높이가 있어서 그 가장자리에 바퀴가 빠졌을 때 어이없게 떨어지는 걸 방지하려고, 바닥에 임시로 균형을 잡을 수 있는 지지대를 설치했다.
덕택에 저번처럼 여유있고 비례감있는 디자인은 아니지만, 좀처럼 넘어지지는 않게 됐다. 제풀에 넘어지지는 않게 했으니 일단 (자체적으로) 합격.
다음은 소프트웨어인데, 이건 사실 딱 두 군데만 수정했다. 이전 버전에서 상대방의 거리를 측정한 다음 딱 그만큼만 달려가도록 한 것을 (생각해 보면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_-;; ) 링 가장자리까지 계속해서 밀어붙이도록 했고, 먼저 주변을 살피고 눈앞을 살피던 방식을 먼저 눈앞을 살피는 '보초병 알고리듬'으로 바꿨다. 요컨대 눈앞에 적이 있으면 무조건 "으싸으싸" 밀어붙이는 공격형이랄까.
뭐 덕택에 좀 피에 굶주린 듯한 행동거지를 보이는 놈이 되기는 했지만, 마침 이마팍에 갖다붙인 소방차 부품과 어울리므로 그럴 듯하다. 시합 내내 그야말로 미친듯이 밀어붙이는데, 뭐 다행히도 폭주해서 도장 밖으로 뛰쳐나가지 않고 끝났다. (테스트에서는 꽤 자주 그랬는데 천만다행 ㅎㅎㅎ )
결과는 5판 3승제로 했는데 3:1로 승부를 지을 수 있었다. 훗훗훗.
이제 상대 로봇을 이겼으니 상대방도 다시 업그레이드를 시작할 테고, 나는 나름대로 바퀴 버전의 최선의 모습을 보였다고 생각하고 다리 버전으로 넘어갈까 생각 중이다. 그런데 과연 4족 보행로봇(사실은 이미 설계안 확정;;) 이 기동력에서 과연 바퀴달린 놈을 이길 수 있을까나. -_-a;;;
거기, "그래서 이게 Robot UI랑 무슨 상관인데?"라고 하신 분. 덕후의 로망을 이해하지 못하는구먼! 버럭!!! *_*=3 ... 사실은 요새 영 재미있는 소재가 없기 때문이긴 하지만.
특히 관심을 갖고 있던 자동초점, 전자나침반, 음성조작 기능에 대한 대목과, 발표 직후의 리뷰들을 종합해 보면 다음과 같다.
(1) Auto-Focus Camera
발표에서 가장 박수를 받은 부분은 화면에서 특정 부분을 터치하면 그 부분에 초점이 잡히는 기능이었지만, 사실 이 기능은 이미 2005년에 Sony DSC N1에서 이미 구현되어 당시 카메라에 터치스크린을 넣어볼까 하던 사람들을 안타깝게(?) 했던 내용이므로 통과. 내가 기대했던 액체렌즈 부분은 아직도 그 적용 여부가 파악이 안 되는데, 그 정도 기술을 썼다면 분명 거대하게 떠들었을 법 한데 전혀 언급이 없다. 하지만 또 소프트웨어만으로 초점을 맞춘다는 건 이해하기 힘들고, 게다가 동영상에서 초점을 맞추는 장면을 보면 연속적으로 움직이고 있으니 뭔가 광학적 모듈이 들어갔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뭐 1~2주 후에 판매가 되면 누군가 바로 -_- 뜯어볼테고, 그때는 분명하게 알 수 있을 거다.
(2) Magnetometer
이전에 우려했던 내용이 맞아떨어진 모양이다. 발표 중에는 언급되지 않았지만, 그 직후에 직접 사용해본 사람이 올린 기사에 의하면 나침반 기능을 사용하기 전에 아이폰을 붙잡고 손목을 8자 모양으로 돌려서 초기화해야 한다고 한다. 손목을 8자로 돌리라니 모 회사의 "수평으로 잡고 상하좌우로 한바퀴씩 돌리세요"보다 훨씬 애플다운 UI라는 생각은 들지만, 여전히 장소를 옮길 때마다 (자기환경도 변하므로) 초기화는 필요할테니 홍보되고 있는 내용보다는 불편한 기능인 셈이다.
(다음 날 추가) 관련된 내용이 애플 웹사이트에도 올라왔다. "처음 사용할 때 이 calibration 동작을 수행하고, 그 이후에도 종종 해야 합니다. 다시 calibration을 할 필요가 있을 때마다 알려드립니다. ... 또한 자성을 가진 물체로부터 멀리 떨어지라는 안내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 흠, 사실 센서신호의 변동폭을 보면 다시 초기화를 해야 할지 안 해도 될지를, 초기화 데이터의 상대적인 차이를 보면 지자기에 의한 건지 지나치게 강력한 다른 자석에 의한 영향인지를 알 수 있겠구나. 과연 애플, 늘 한번 더 생각한 티를 내주신단 말이지. 하나 배웠다. 확실히 HTI는 먼저 해보는 놈을 따를 재간이 없는 듯.
(다시 일주일 뒤 추가) 관련 스크린샷이 올라온 걸 발견. 휴가에서 돌아오자마자 이것부터 업로드하고 있다. -_-a;; 어떻게 돌리느냐에 따라서 감도가 달라질텐데, 그에 대한 상세한 설명은 없다. 왠지 스샷으로만 보기엔 이 '초기화' 동작을 수시로... 심지어 경우에 따라선 제대로 북쪽을 보려면 자리를 옮겨가면서 몇번이나 하고 있어야 할 것 같은 느낌이다. 조금 일렀던 거 아닐까... 어쩌면 센서를 두 개 사용하거나 그냥 여러 방향으로 초기화체조 -_- 를 함으로써, 국지적인 자기장을 제외하는 기술 같은게 나올 수도 있겠다.
(3) Voice Control
그렇게 바라던 Voice Control은 역시 음성인식을 이용한 조작이고, 예상한 대로 이어폰 버튼(or 홈 버튼)을 길게 누르는 것으로 시작하고 있다. 실망스러운 것은 그 기능이 전화걸기와 음악재생에 머무르고 있어서 결국 기존에 다른 VUI 어플리케이션에서 제시했던 것 이상의 모습은 보여주지 못한다는 거다. 아니 구글의 자연어 검색을 생각하면 오히려 그 이하의 단순적용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Play more songs like this." 같은 멋져보이는 음성명령도 소개하고 있지만, 자연어 인식이라든가 하는 게 아니라 그냥 몇가지 문장을 추가해 둔 것 같다. 모처럼 OS 수준에서 접근한 것치고는 조금 실망이랄까.
VUI 관점에서 iPhone 3G-S의 음성입력(Voice Control) 및 음성출력(VoiceOver)을 보자면, 오래 누르기를 통해서 음성모드로 들어가는 점이나 음성명령을 반복(echoing)함으로써 자연스럽게 명령이 제대로 입력되었는지 확인하고 취소할 시간 여유를 주는 점 등은 가장 전형적인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오히려 사용 가능한 음성명령을 재미없는 "명령어 예시 목록" 같은 것으로 나타내지 않고 둥둥 떠다니는 키워드들로 표현한 것이 신선한 정도였다. 반면에 음성인식 중에는 분명히 오류가 발생할 수 있을텐데, 그런 경우를 대비해서 인식결과의 대안을 제시하지 않는다는 부분은 조금 불안한 대목이다. 개인적으로 관심이 가는 것은 역시 VUI의 설계에 대한 부분으로, 무려 32개 언어로 만들어진 유도문(prompt)이 어떻게 각 언어의 특징에 맞게 쓰여졌을까 하는 부분이다. 특히 우리 말로 "Dial 010-2345-6789"같은 내용을 작성하라고 하면 아무래도 자연스럽게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떤 식으로 나오든 앞으로는 그게 각 언어의 기능별 조작명령의 표준이 될텐데...
개인적으로 기대는 많이 했지만, 결국 일반적인 음성명령의 적용에 그쳐서 솔직히 실망이다. 물론 이 정도 파급력을 가진 기기의 가장 주요한 기능에 음성UI가 들어간 거고, 무엇보다 다른 어플리케이션으로의 파급력까지 생각한다면 아직 실망은 이르겠지만서도.
결국 한국에 아이폰이 출시되느냐 하는 점은 아쉽게 됐지만, 그래도 재미있어 보이는 기능들이 몇가지나 들어갔으니 몇달간 아이폰을 둘러싼 소식이 끊이지 않을 예정이다. 거기에나 기대해 보자. *_*
게임의 기획/디자인은 반다이의 제품과 그야말로 판박이라고 해도 될 정도다. 어딘가에 있는 안 보이는 몬스터를 모호한 신호를 바탕으로 찾아내고, 그걸 미니 게임을 통해서 포획한 다음, 포획한 몬스터를 길들여서 다른 플레이어의 몬스터와 결투하게 한다. ... 하지만 역시 진작부터 증강현실 기술을 가지고 이것저것 해 본 소니답게, 단지 태그를 인식해서 화면에 몬스터를 합성하는 것 이상으로 다양한 인터랙션을 통해 게임성을 높이고 있다.
이를테면 PSP에는 조이스틱과 버튼 외에는 센서라고 할 수 있는 게 없는데,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도대체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다. 이제 PS 계열과 PSP 계열 간의 호환성은 물 건너간 이야기인 것 같은데, 이번에 새로 발표된 PSP Go에도 센서의 흔적은 찾아볼 수가 없다. 닌텐도 흉내낸다는 소리는 죽어도 듣기 싫었으려나. -_-;; ) 그럼에도 영상인식을 통해서 몇가지 손동작을 인식하고, 심지어 본체를 흔드는 동작(영상 내에서 태그의 흔들림을 인식하는 듯)으로 지진을 일으키고, 손으로 그림자를 만들어서 (이건 솔직히 인식하기 힘들텐데, 두 사람이 게임할 때 문제도 될테고) 구름을 만드는 인터랙션은 정말 고민 많이 했겠구나... 싶은 대목이다. 카메라에 덩달아 붙은 마이크도 열심히 활용해 주시고.
이미 Nintendo DSi 에는 카메라가 앞뒤로 달려있으니 이런 구성의 게임은 언제든지 (하드웨어 추가 없이) 넣을 수 있을테지만, 역시 화면의 품질이라는 게 있으니 또 어떻게 될런지 모르겠다. NDS에서 세로화면을 수첩처럼 사용하면서 플레이하게 했던 <Hotel Dusk>라는 게임이 있었는데, 이 상태로 돌아다니면서 귀신 잡기 같은 걸 하게 한다면 꽤나 재미있지 않을까나.
그런데, 이 게임에서 AR 기술이 기여한 정도는 얼마나 될까? 몬스터의 존재감을 현실 속의 공간으로 끌어내어 상당히 올린 부분은 꽤 도움이 됐겠지만, 일단 포획한 후에 그걸 통해서 게임을 한다든가 하는 부분은 장점만큼이나 단점 - PSN을 통한 온라인 게임 같은 게 불가능해 진다거나, 최소한 플레이가 제한되는 느낌이라든가 - 도 있을 수 있겠다. 맘 같아선 AR이든 다른 UI 기술이든 뭔가 한 가지 게임 분야의 주류가 되는 HTI 사례가 나와주면 좋겠지만, 아예 가상현실(VR) 기술이 전제되지 않는 한, 주류로의 편입은 아직 힘들 것 같은 느낌이다.
그나저나... 재미있는 아이디어는 어째 죄다 작은 게임들에게서 나오고, 정작 발등에 떨어진 프로젝트 같이 덩치 큰 MMOG에서는 이런 HTI 아이디어를 추가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니 이를 어쩌면 좋다냐... -_-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