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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sual Language

Web 2.0 시대의 디자인, 디자이닝.

by Stan1ey 2007. 11. 15.

지난번 CHI에서 있었던 "Who killed design?" 이라는 패널 토론에서, 디자인이라는 개념의 2가지 잘 알려진 해석이 "design"과 "Design"이라는 식으로 구분된 적이 있다. (물론 디자이너들은 대문자 "D"로 시작하는 쪽을 추구한다는 식이다.)

  • design: styling / cosmetic / decoration / product of designing
  • Design: designing / communication / process of designing

잘은 기억나지 않지만 (요약본을 전 회사에 두고왔... OTL...) 대충 이런 식의 오만하고 비논리적인 구분이었던 것 같다. 뭐 이런 식의 현상이야 디자인 외에도 예체능계나 인문계나 이공계나 늘상 이루어지고 있는 일이니까 딱이 어느 그룹만 힐난받는 건 불공평하다 하겠다. (일례로, 전산학과 졸업생에서 프로그래머와 개발자의 차이에 대해서 질문해보면 된다. 가끔은 개발자와 developer의 차이에 대해서도 모종의 구분이 있는 듯 하지만, 그건 다른 이야기 되겠다.)

얘기가 아예 삼천포에서 출발한 듯. 어쨋든 제목에서 말하고 싶었던 것은 소위 "D"esign, 즉 디자인 행위 자체에 대해서 였다.

그리고, 기왕 삼천포에 온 김에 덧붙이자면, Web 2.0은 웹으로 인한 시대조류의 변화일 뿐 웹 그 자체의 뭔가가 아니므로, 이 글도 웹디자인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 그건 마치 플러스펜이 출시되어 인기를 끌자 '플러스펜 디자인' 같은 말이 생기는 것과 비슷한 느낌일 것 같다. Web 2.0은 대세지만, 웹디자인이 그것과 관련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어쨋든.

Web 2.0이 나오기 훨씬 전에도, 디자인 계에서는 '사용자 중심' 디자인, '사용자 참여적' 디자인 등의 개념이 있어왔다. 한동안 주부평가단을 만들어보고, 설문지를 돌리고, 의견을 묻고 하다가, 그게 또 아닌가 싶어 사용자를 회의실에 앉히고, 관찰할 수 있는 방에 앉히고 그러다가, 요즘 유행은 역시 나가서 사용자의 서식지 -_- 에서 그들을 관찰하는 방법인 것 같다.

하지만 그런 개념의 다소 급진적인 움직임으로 등장했던 것 중에는, 사용자가 직접 디자인하게 한다..는 개념이 있었다. 수많은 디자인 학과에서 학생들에 의해서 제안되었던 부질없는 아이디어들은 건너뛰고, 몇년전부터 성공적으로(추측이다. 여하튼 계속 운영하고 있는 걸 보면) 실제 사용자 중심..이 아닌 그냥 '사용자의 디자인'을 허용하고 있는 사례들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Nike ID. (http://nikeid.nike.com/)

Nike ID Studio

그리고 Mini Cooper. (http://www.miniusa.com/#/build/configurator/mini-m)
Mini Cooper Configurator
 

그리고 오늘 하나를 더 발견했다. 참으로 Web 2.0 시대... Wikinomics 혹은 Crowd-sourcing 개념에 부합되는 '디자인' 웹사이트랄까.

ReDesignMe.org
redesignme.org screenshot


물론 예전에도 나쁜 디자인(정확하게는 불편한 디자인)에 대해서 불평을 늘어놓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사이트가 있었지만 - 대표적인 사례가 Bad Human Factors Design 이 되겠다 - 이 경우엔, 동영상 리뷰를 올릴 수 있다는 것 외에도, 사이트 제목처럼 'Redesign'을 유도하는 것이 목적이다. 아직 활성화되어 있는 부분은 이전의 사례와 별반 다르지 않지만, 만일 오른쪽 단의 재디자인 제안..부분을 활성화하고, 그 내용을 직접 의사결정의 소재로 삼을 수 있다면... 그렇다면, 많은 바보같은 디자인이 이런저런 핑계로 채택되지 않고 대중이 원하는 디자인은 선택.. 아니, 그야말로 스스로 디자인될 수 있지 않을까? 만일 어느 회사든 한쪽 구석에 이런 웹사이트를 운영하면서, 그 재디자인을 직접 채용하지는 않더라도 (법적인 문제가 복잡할게다) 다음 제품을 만드는 데에 발판으로 삼거나 하는 식으로 사람들의 참여와 나아가 신뢰를 얻어낼 수 있을꺼다.

Web 2.0 시대는, 소위 전문가들에게는 진정한 용기가 필요한 시기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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