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맘때, EA Sports가 <Tiger Woods PGA Tour>의 2008년판이 발매되었다. 물론 이때는 이런 게임이 있다는 광고나 봤을까, 아직도 무슨 게임인지는 정확히 모른다. 그냥 <모두의 골프>보다는 좀더 현실에 기반한 골프 게임이려니 하고 짐작할 뿐이지. 뭐 어쨌든. -_-;

물론 EA에서는 출시 전에 버그를 잡으려고 많은 QA 절차를 거쳤겠지만, 왠지 결정적인 걸 하나 놓친 모양이다. 출시 직후 한 네티즌이 YouTube에 다음과 같은 동영상을 올렸다.



즉 엉뚱하게도 플레이어가 조작하기에 따라 타이거 우즈를 수면 위에서 걷고 심지어 스윙을 하게 할 수 있다는 거다. 기독교 성서에 나오는 장면에 빗대어 "Jesus Shot"이라고 불리는 이 동영상이 YouTube에서 유명해지니까, EA에서 YouTube의 'video response' 기능을 이용해서 다음과 같은 동영상을 올렸다.



쿠하하하... 한바탕 웃고 나서 든 생각은, 도대체 자기네들이 만든 버그를 수정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거기에 대한 (누가 봐도 이렇게 우스꽝스러운) 동영상을 만들기 위해서 타이거 우즈에게 모델료를 지불했다는 사실이다.

실로 게임 산업에서만 일어날 수 있는 일이 아닐까. 돈을 내는 사람도 돈을 받는 사람도 놀이를 목적으로 하기에 회의를 하든 테스트를 하든 개발을 하든 가장 심각한 순간 동안에도 즐기는 자세를 잃지 않는다. 아무리 뭐가 어째도 만드는 사람이 플레이하는 사람만큼 즐겁지 않으면 게임으로서 가치가 있을 수 없는 거다. 그러자니 제품에 '하자'가 있다고 공격하는 사람도 그걸 농담으로 받아치는 회사도 즐겁기 그지 없다. 서로 이 시스템을 즐기고 있으니 요즘 유행하는 대로 Game "Play" 2.0 이라고 해야 할지도. -_-a

이걸 뭐라고 하든 간에, EA Sports는 왜 1년이나 지난 지금에서야 왜 동영상 답변을 올린 걸까? 동영상이 유명해지는데 걸리는 시간이나 타이거 우즈를 섭외하는 데 걸리는 시간도 있었겠지만, 동영상 끄트머리의 URL을 참고한다면 이 게임의 2009년 버전(역시 출시는 올해 했다 =_=;;;)을 홍보하기 위한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러니까 일종의 입소문 마케팅 viral marketing 이라는 건데, 아무리 봐도 TV 광고 같지는 않고, YouTube 동영상만을 위해서 이런 짓을 했다면 정말 대단히 존경스러운 비지니즈 세계와 그 소비자들이라고 할 수 있겠다. 물론 언뜻 생각하기에도 TV 광고 이상의 집중 효과를 가져오긴 하겠지만. (그래도 맨 뒤의 URL이 너무 후딱 지나간다든가, 2009년 버전에 대한 직접 홍보가 전혀 없는 건 내 감성으로는 역시 조금 무리;)



그나저나 이런 동영상을 찍는데 참여한 타이거 우즈도 참 즐거운 인간이다. 한국에서 보고 푸학~ 하고 터지는 웃음을 참을 수 없었던 나이키 Nike 광고도 다시 생각이 나고. (사실은 위 동영상을 소개한 글에서 같이 보고 원본을 찾아봤다. :)



신고
Creative Commons License
Posted by Stan1ey
인터넷에서 종종 보이는, 그닥 유명하진 않지만 많이 돌려봤던 동영상이 있다.



제목도 없고 내용도 -_- 없는 이 '전세계를 돌며 웃기는 춤을 추는 남자'의 동영상에는 그 주인공에 대한 전설이 몇가지 따라다니곤 했는데, 알고 보니 공식 웹사이트씩이나 있어서 그 진실들이 올라와 있었다.

공식 웹사이트인 <Where the Hell is Matt?>에 따르면, 한 게임 개발자가 '인생에서 잃어버린 무언가를 찾기 위해서' 2003년 회사를 그만두고 번 돈을 모두 여행으로 소진하면서 가족들에게 근황을 알려주기 위해 만든 웹사이트가, 입소문과 인터넷의 힘으로 이만큼이나 유명해져서 2006년과 2007년에는 어떤 회사(껌을 만드는 회사다 -_-;; )의 지원까지 받아가면서 또 여행을 다녀왔다고 한다. 이 회사의 홈페이지에는 따로 Matt을 위한 페이지까지 마련되어 있다. -_-a; (아무리 읽어봐도, 회사 자체가 좀 괴짜라는 것 외에는 둘 사이의 연결점을 못 찾겠다. OTL... )

어쨌든, 요컨대, 한 게임 게발자가 게임 개발 외의 것을 찾겠다고 실세계 곳곳을 다니면서 - 대도시 복판에서 찍은 장면들도 있지만, 산꼭대기나 바닷가라든가 우리나라의 DMZ의 컷도 볼 수 있다 - 춤을 추는 동영상이라니 나름 월급쟁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것 같기도 하고, 게임 개발자에게는 "나도 언젠가 돈을 많이 벌어서..." 라는 각오를 주기도 하고 뭐 그렇다.

그런데,



푸헙. ㅡ0ㅡ;;;;;

AVA라는 우리나라 FPS 게임의 플레이어들이, 이런 동영상을 올렸다. 기껏 게임 세상에서 탈출해서 실제 세상의 곳곳을 탐험했던 Matt가 자신의 행적을 게임 세상 안에서 패러디한 사람이 있다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할까?
신고
Creative Commons License
Posted by Stan1ey
요새 TV에서 종종 나오는, 좀 우스운 자동차 광고가 있다.



바로 영국 자동차 회사인 Vauxhall에서 판매하는 Corsa라는 이름의 자동차인데, 그냥 봉제인형을 이용했구나...하고 그냥 "C'mon!" 이라는 대목만 무의식적으로 따라하면서 보던 광고다.

그런데, 얼마전 시내의 쇼핑몰에 갔다가, 이런저런 잡동사니를 파는 (대표상품은 각종 축하 카드였던 듯) 가게에서 이런 장면을 봤다.

C'MON Dolls - As Seen on TV, in Vauxhall Ads.

얼래? 흠... 아마 이 인형들이 원래 있던 캐릭터인가 보네... 하고 (속으로 '디자인 취향 참...' 하면서) 지나치려다가, 저 "As Seen on TV"라는 문구가 좀 맘에 걸렸다. 그래서 바로 또 웹서핑 삼매경. ... 요새 좀 심심한 듯.



역시나 인터넷의 누군가가 위키피디아에 잘 정리해 놓은 저 C'MON! 에 대한 이야기관련 홍보자료를 중심으로 간략하게만 정리하자면 이렇다.

C'Mons는 원래 독일의 디자이너 artist(링크주의: 노골적인 성적 표현)가 MTV 광고 캠페인을 위해서 만들어낸 가상의 인형 락 밴드로, 밴드를 설명하는 '가상의' 웹페이지인 C'MON!pedia에 그 배경과 멤버에 대한 설명 - 결국 설정자료 - 을 볼 수 있다. MTV의 공식 웹사이트에는 이 밴드에 대한 온갖 자료가 들어있는데, 열혈 팬들의 인터뷰, 숨겨진 과거와 인기를 얻게 된 배경은 물론 난잡한 -_- 사생활에 대한 폭로까지 포함되어 있다. 이 밴드는 모두 4곡을 음반으로 취입한 듯 한데, "C'mon", "C'mon C'mon", "C'mon C'mon C'mon", 그리고 "C'mon 4"다. ㅡ_ㅡa;;; 그리고 이 곡들은 모두 단순한 가사 - "C'mon!" - 의 반복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캐릭터들이 젊은이들에게 큰 인기를 끌면서 2006년 영국의 Vauxhall 사에서 신차 "Corsa"를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C'mons 밴드를 이용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Vauxhall 에서 만든 것으로 보이는 C'mons의 공식 웹사이트도 있으며, 이후 다른 유럽에서도 Corsa를 홍보할 때에는 같은 캐릭터를 사용하는 듯 하다.

C'monPediaC'mon WebsiteC'mon Website

그리고, 내가 봤듯이, 이렇게 캐릭터 상품으로 나와서 팔리고 있는 거다. 자동차 광고를 하라고 내보냈더니 오히려 스스로를 팔고 있는 형국이랄까. ㅡ_ㅡa;;



문화적인 차이가 가장 극명한 것이 대중문화라고 생각하는데, 정말 위에 링크한 웹사이트들의 내용들은 소위 '스타'들을 둘러싼 대중매체와 팬들의 반응을 제대로 비꼬고 있어서, 이런 식의 마케팅 전략이 먹힌다는 것이 황당할 지경이다. 술마시고 길거리에서 스파게티를 토한 모습이라든가, 스트립 클럽에서 옷 벗고 춤 추는 사진이라든가 하는 것은 스타들에게는 큰 흉이고, 특히 이미지를 중시하는 광고 모델에게는 절대로 없어야 하는 결점일 거다. 실제로 이혼을 했다는 이유로 아파트 광고에서 '계약에 따라' 퇴출 당하는 것도 우리나라에선 당연하게 여겨지고 있는 형편이니까. 그런데 사실 C'mons의 다섯 개 캐릭터들은, 하나하나가 그런 사고뭉치들로 그려지고 있으면서도 "사실은 인형"이라는 이유로 오히려 팬이 생기고 광고에 데뷰한다는 현상은 참 흥미롭다. 대중문화 시스템에 대해서 보는 시각이 뭔가 다르다고나 할까.

예전의 글에서 배우는 캐릭터性만을 제공하는 존재로 남고, 실제 연기나 노래는 모두 컴퓨터(CG, TTS)가 하게 될 것이라고 한 적이 있는데, 이 사례를 보니 사실 그렇게 되면 인간 캐릭터의 단점 - 사생활이 난잡하다던가, 뭔가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했다던가 - 을 죄없는 가상 캐릭터가 뒤집어써야 하는 거 아닌가도 싶다. 이렇게 만들어진 캐릭터가 그 '인간적'인 단점에도 불구하고 인기를 끌 수 있다면, 차라리 상업적인 관점에서는 기왕 가상 캐릭터를 쓰는 거 언제 사고칠지 모르는 실제의 캐릭터를 쓰느니 100% 가상의 캐릭터를 만드는 게 훨씬 낫겠다 싶다.

그렇다고 그 캐릭터들에게 100% 프로그램된 행동만을 넣어두는 것도 상품성(?)이 떨어질테고, 결국은 <마크로스 플러스>에 등장했던 100% 가상캐릭터 '샤론 애플'이나 <S1m0ne>에서의 여주인공이 미래 엔터테인먼트의 정답이자 어쩔 수 없는 결말인 건가... 조금 실망인데.

Sharon Apple from Macross PlusSharon Apple from Macross PlusSharon Apple from Macross Plus
Simone from S1m0ne - PosterSimone from S1m0neSimone from S1m0ne
신고
Creative Commons License
Posted by Stan1ey
<BenX>라는 벨기에 영화가 '영어로 더빙되어' 개봉한 모양이다. (이 동네의 영화관에서는 찾아볼 수가 없다. OTL.. ) 이 영화는 현실에서 왕따인 사람이 게임을 통해서 뭔가 저지르는 내용인데, 미리 본 사람의 말로는 약간의 반전도 있다고 한다. 흠... 대충 이것저것이 예측이 되지만, 어쨌든 볼만한 가치는 있겠다.


(High Res나 Widescreen을 선택하면 더 크게 볼 수 있음)


위 IMDB의 링크를 보니 이 영화는 딱 1년전에 개봉했던 작품이다. 여기 살다보니 영화의 배급망이 나라에 따라 많은 차이가 있다는 것을 체감하게 되는데, 한국에선 홍보하고 개봉하고 쪽박 찬 영화가 여기선 이제 홍보에 들어가는 경우도 있고, 반대의 경우도 보인다. 이 영화의 경우를 보면 유럽 안에서도 많은 사연이 있는 듯 하다. 심지어 이 영화는 헐리웃에서 리메이크를 한다고 해서 다시 유명세를 타고 개봉하게 된 것 같은데, 그것마저도 어디나 똑같구나.. 싶기도 하고.

어쨌든 현실과 게임의 중간에서 다른 identity를 갖고 고뇌하는 청(소?)년의 모습이라... 흥미로운 주제다. 상도 많이 탄 작품인가본데, 과연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나갔는지 한번 받아봐야겠다.
신고
Creative Commons License
Posted by Stan1ey

Stupidest Call Contest

2008.09.02 13:31
음성 입출력 시스템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가진 Nuance사가, <Can't Stop Stupid Calls>라는, 굉장히 이상한 공모전(?)의 접수를 며칠 전에 마쳤다. 웹사이트에 들어가서도 볼 수 있는 동영상은 아래와 같다.



콜센터라는 게 생긴 이후에 고객과 콜센터 간의 황당한(=stupid?) 통화 내용은 많은 우스개를 낳기는 했지만, 그걸 따로 모아서 뭘 어쩌려고? 게다가 Nuance는 IVR 시스템을 만드는, 말하자면 사람이 전화를 받아 고객을 응대하는 것을 자동화된 음성입출력 기술로 대화 시스템을 만들어 대체하려고 노력하는 회사다. 일단 회사에서 내세우고 있는 이 '공모전'의 취지는 다음과 같다.

Nuance is in the business of helping organizations better support, communicate with, and understand their customers. We realize however, that despite the best technology, and the best training, call center agents will sometimes deal with customers who call with situations, problems and questions that are, well, just stupid.

Nuance, through its comprehensive set of automated inbound, outbound, analytics and caller authentication solutions, helps with a lot of the world’s customer care interactions. In fact, we support over 8 billion around the world annual. Nuance help solve a lot of customer interaction challenges, but we just can’t stop the stupid calls.

Nuance's <Can't Stop Stupid Calls > Contest
흠... 양의 탈을 쓴 늑대같은 느낌이랄까. 사실은 콜센터에 근무하는 사람 수를 줄여서 예산을 낮출 수 있으면서도 표준화된 대화로 통화완성률을 높이겠다는 홍보자료를 배포하고 있으면서, 한쪽에서는 콜센터를 지원하는 회사인 것처럼 컨테스트를 열고 있는 거다. -_-a;;

게다가 이 공모전의 목적이라는 것도 사실 수상쩍다. 책임자의 공식적인 입장에 따르면 "누굴 바보 만들려는 게 아니고, 그냥 고객응대 담당자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장을 제공하려는 겁니다. 그리고 좀 재미있자는 거죠. 정말 그것 뿐입니다." 라고 엄청나게 부자연스럽게 말하고 있지만, 사실은 그게 더 수상하다. ㅎㅎ 갑자기 '없애고 싶은 대상인' 콜센터 자체를 지원하는 데에 관심이 생겼다기 보다, 자동화된 기계적인 대화로는 좀처럼 얻을 수 없는, 그야말로 상대방이 인간일 때만 가능한 야생의 대화를 수집하고 싶은 게 아닐까 싶다. 다른 이유라면 뉘앙스사에 대한 콜센터 직원들의 경계심이 좀 누그러질 거라는 생각이 아닐까? 공모전의 제목조차도 왠지 콜센터 직원들의 입장에서 이름지어 진 것 같고, 공모전을 통해 수여하는 3가지 상의 이름도 "You’ve Got to Be Kidding Me", "Sounds Like Fiction", "Vacation Day Earned" 라고 하니 뭐. ㅎㅎ
 
그래도 책임자의 말이 거짓말은 아닐테고, 사실 대화가 많이 수집될 거라고 생각되지도 않는다. 그래도 어떤 회사에서 저런 이벤트를 수행할 수 있는 여유가 있다는 것은 멋진 일이 아닌가! 게다가 Voice UI에 관심이 있는 사람으로서 그 결과가 궁금한 것도 사실이다. ... 결국 '사용자'인 '고객' 혹은 '전화 건 사람'을 "stupid"라고 하는 것에 대해선 좀 마음에 걸리지만.
신고
Creative Commons License
Posted by Stan1ey
기왕 또 구글 빠돌이 티를 낸 김에... 랄까. -_-a;;

내 웹브라우저의 첫페이지는 구글뉴스다. iGoogle도 좀 써봤는데, 솔직히 이것저것 갖다 넣으니 네이버나 다음이랑 뭐가 다른지 모르겠어서 그냥 뉴스 페이지만 올려놓았다. 그런데, 벌써 한달 가까이 신경쓰이는 기사가 눈에 밟힌다.

당신의 눈길을 사로잡을 비주얼 컴퓨팅의 미래 (중앙일보080727)

비주얼 컴퓨팅이라... 이 단어를 사용한 글이 인터넷에서 간간히 눈에 보이더니, 아예 제목으로 삼은 기사까지 등장해서 (최근 UI를 다룬 기사가 없는 바람에) 웹브라우저를 띄울 때마다 시야에 들어와 주시는 거다.

시각적 컴퓨팅 visual computing 이라니, 일단 시각언어에 대해서도 컴퓨터가 할 수 있는 일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서 왠지 땡기는 주제다. ... 우선 위키피디아를 뒤적여 봤다. ... 그런 거 없단다. 구글을 찾아보면 약 915,000개의 검색결과가 나오는 용어가 위키피디아에 안 나오다니! -_-+ 갑자기 오기(?)가 생겨서 좀 뒤를 캐봤다. ㅎㅎ



1. 역사 - The Origin of Visual Computing

우선 몇가지 검색 끝에, 내가 찾을 수 있었던 visual computing 이라는 말의 첫 등장은 1983년~1991년에 수행되었던 MIT의 분산 컴퓨팅 연구과제 Project Athena에 참여한 Visual Computing Group (VCG)이라는 명칭에서부터다. Project Athena를 소개하는 문서를 보면 VCG의 대표적인 연구성과는 Athena MUSE라는, 멀티미디어 저작 도구 및 그 기술언어 descriptive language 라고 한다. 같은 해인 1991년의 다른 논문보고에서는 멀티미디어를 이용한 교육을 다루고 있는데, 이것으로 미루어볼 때 처음 visual computing 이라는 단어는 당시 화두가 되었던 신기술인 multi-media에 대한 관심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던 것 같다.

Visual computing에 대한 단행본 중 아마존 검색에서 가장 오래된 것은 그로부터 몇년 후인 1994년의 것인데, 이 책을 지은 Markus H. Gross라는 쥬리히 공대의 교수는 컴퓨터 그래픽스를 전공으로 연구하고 있다. 절판된지 오래된 모양인지 이 책의 내용에 대한 정보는 거의 없는데, 아마존의 소개글을 보면 "늘어나는 시각정보의 필요성에 부응하고자 컴퓨터 그래픽과 시지각의 특성, 그리고 시각화 imaging 에 대한 이해"를 목적으로 했던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도 2003년 연세대에 Visual Computing Lab이 생긴 것을 보면, 그 이전부터도 관련 개념이 있었으리라고 생각한다. 홈페이지로만 판단하자면, 연세대의 연구실에서는 오히려 전통적인 컴퓨터 그래픽의 범주에 해당하는 연구를 주로 진행하고 있는 듯 하다.

독일 위키피디아에는 최근까지 계속 업데이트되고 있는 visual computing에 대한 정의가 수록되어 있는데, 소싯적에 배운 독일어로는 M. Gross 교수의 단행본 소개글과 과히 다르지 않고, 단지 HCI에 대한 관점이 추가된 것으로 보인다.

여기까지만으로 억지춘양으로 판단하자면, 비주얼 컴퓨팅이라는 분야는 처음엔 그냥 멀티미디어의 다른 이름 정도로 시작했다가, 컴퓨터 그래픽스의 일부로서 연구되면서 정보시각화 information visualization와 흡사하지만 보다 컴퓨터 중심의 연구로 방향을 잡아온 것 같다. 그렇다면 화려한 그래픽이 당연해진 오늘날에는 굳이 CG를 강조할 것도 아니고 infoviz와 확연히 차별화되는 것도 아닌데 왜 갑자기 이렇게 눈에 띄는 걸까?



2. 오늘날 - Visual Computing Revisited

Search Trend of 'Visual Computing' - from Google Trends
(다시 한번, 기왕 구글 빠돌이 티를 낸 김에 ㅎㅎ ) Google Trends에 "visual computing"을 쳐보면 사실 그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20년이 넘도록 다른 용어의 그늘 - multimedia, computer graphics, information visualization, ... - 에 가려있던 이 단어가, 2006년 이후로 조금씩 관련 뉴스와 검색건수를 올리고 있다. 위 구글 트렌드를 참고로 보면, 2006년은 바로 그래픽 카드 회사인 NVidia에서 'visual computing'이라는 용어를 본격적으로 홍보에 활용하기 시작한 해다. 실제로 이 회사의 홍보자료를 뒤적여보면 1993년 설립 이래로 가끔씩만 사용하던 'visual computing'이라는 표현을 2006년부터는 하나의 홍보자료에서도 여러번 언급하는 것을 볼 수 있다. Visual computing은 현재 NVidia의 메인 마케팅 캐치프레이즈로, 회사 홈페이지의 첫화면부터 아래처럼 "World Leader in Visual Computing Technologies"임을 자청하고 있다. 게다가 며칠 후에 열리는 NVision '08 이라는 행사도 "The Biggest Visual Computing Show"라는 홍보문구와 함께 대대적으로 이 비주얼 컴퓨팅 vizcomp(?) 분야를 홍보할 예정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우리나라의 구글 뉴스에서 최근 "비주얼 컴퓨팅"이라는 단어가 보이기 시작한 것도, 사실 지난 7월에 엔비디아의 설립자가 한국에 와서 몇몇 행사에 참석해서 강연을 했기 때문이다. -_-a;;

사실 visual computing을 언급하는 회사가 NVidia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인텔에서도 이 개념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connected visual computing  (CVC)이라는 새로운 개념(?)도 내세우고 있는 것이다. 사실 인텔에서 주장하는 CVC라는 개념은 좀 웃긴데, Social Networking Service(SNS)에 온라인 서비스에 화려한 그래픽을 더한 것이 CVC라고 되어있다. 솔직히 발표자 아니면 기자, 둘 중의 한명은 실수했다고 생각하지만. 어쨌든 NVidia에서 강조하고 있는 '고성능 그래픽'이라는 측면과 그닥 다르지 않다.

[O] Connected Visual Computing에 대해서 다음날 조금 더 추가


각각 PC의 핵심부품인 CPU와 그래픽 카드(요즘은 GPU라고 해야 한다지만)를 대표하는 회사에서 너도나도 이야기하는 개념이니 뭔가 중요하긴 한 것 같은데, 사실 이런 다분히 상업적인 목적을 가지고 접근한 결과, 현재 visual computing의 정의는 Whatis.com에 기술된 아래 내용이 가장 적당한 듯 하다.

Visual Computing

Visual computing is computing that lets you interact with and control work by manipulating visual images either as direct work objects or as objects representing other objects that are not necessarily visual themselves. The visual images can be photographs, 3-D scenes, video sequences, block diagrams, or simple icons. The term is generally used to describe either (or both) of these:
  1. Any computer environment in which a visual paradigm rather than a conventional (text) paradigm is used
  2. Applications that deal with large or numerous image files, such as video sequences and 3-D scenes
(이하 광고 -_-; )

... 뭐야, 이거. 1번은 GUI 이고, 2번은 멀티미디어 (어플리케이션)이잖아? 시대가 바뀌면서 조금은 확장되었을지 모르지만, 결국 달라진 게 뭔지... ㅡ_ㅡ+



3. 소감 - My Thought on VizComp

그냥 '이게 뭐지?' 하는 마음에서 시작한 것 치고는 심심한 김에 이것저것 많이도 모았다. -_-a;; 앞의 내용을 최대한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그럴듯한 학술용어 하나가 다른 용어에 밀려 다 죽었다가 한 회사의 홍보전략이 되면서 유행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내용 되겠다.

한가지 섭섭한 점이라면 visual computing의 범주에 한때 들었던 visual perception에 대한 연구라든가, 정보의 특성/속성과 그 시각화에 대한 information visualization 분야에 대한 고민이 오늘날의 "visual computing"에는 보이지 않는다는 거다. 컴퓨터 성능을 좌우하는 부품의 제조사가 내세우는 방향이니만큼 당연히 그래픽 장치의 성능과 그로 인한 출력물의 품질에 대한 언급이 대부분이고, 정작 그 안에서 어떤 정보를 어떻게 효율적이고 인지하기 쉽게 표시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ㅡ_ㅡ 언급이 없는 것이다. 고맙게도 이 용어를 홍보해주고 있는 두 회사의 마케팅 파워 덕택에, 앞으로는 그냥 "화려한 그래픽"이라는 의미로 "visual computing"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게 될 듯 하다.

뭐 그런 걸 가지고 섭섭해하고 그래..라고 할 수도 있지만, 그나마 하나의 개념이 아쉬운 분야이다 보니 이렇게 또 좋은 용어를 하나 뺐기는구나 하는 마음이 들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ㅠ_ㅠ



A. 추신

위에 언급한 NVision '08 행사를 보면 주 대상은 역시나 그래픽 품질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는 게임업체를 겨냥하고 있다. 게임에서도 점점 더 향상된 실사와 같은 그래픽을 보여주고 있고, 게임의 내용조차도 현실과 같이 다방향으로 전개될 수 있도록 변화하고 있다. 최근의 한 기사에서는 자연스러운 애니메이션이 게임에 미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해서 다루기도 했다. ... 생각해보면 PC가 단지 정보를 이해하고 사용하기 편한 데에서 멈추지 않고, 보다 화려한 그래픽을 필요로 하게 하고 한편 그것이 가능하게 한 것은 다름 아닌 게임업계인데, 게임 회사의 녹을 먹는 사람으로서 visual computing에 UI 비중이 사라진 것에 대해서 너무 실망을 표현하는 것도 좀 그런가... ㅡ_ㅡa





미뤄뒀던 글을 한달 채우기 전에 억지로 썼더니, 역시 앞뒤도 없고 그냥 몇가지 검색엔진의 결과를 나열한 꼴이 되어 버렸다. 그냥 묻어둘까 하다가, 좋아하는 드라마도 안 보고 쳐댄게 아까와서 그냥 올린다. ㅎㅎ 누군가는 이 링크더미 속에서 보물을 찾을 수 있기를!
신고
Creative Commons License
Posted by Stan1ey

Obey the Nature

2008.08.18 18:12
유명한 건축가 Frank Lloyd Wright는 그의 대표작이 된 <House over Waterfall> 이라는 건물을 지으면서 원래 있던 나무를 피해서 천정격자를 설계한 것으로 자연과 융합하는 .. 등등의 명성을 얻을 수 있었다. (아래 사진출처: FLW 관련 웹사이트)

Trellis built to Accommodate Tree - House over Waterfall, FLW

사실 이런 광경은 우리나라 사찰에 가면 자주 볼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이 정도의 배려에 열광하는 사람들이 이상하다 싶기는 하지만... 이 건축물에 대해서 '낙수장'이라는 마치 여관 같은 이름으로 공부하고 있을 때는 거기까지는 생각이 미치지 못했던 듯 하다.



어쨌든, 오늘 회사에 돌고 있는 한통의 우스운 그림 모음집이 이 자리 저 자리에 퍼지면서 웃음보를 터뜨리고 있길래 받아봤는데, ... 흠... 정말 sense of homour의 국제적 차이라는 것이 있구나 싶었다. 그 중에 한 그림.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이름모를 도로공사 채용의 일용직 노동자가 FLW보다 못하다고 누가 말할 수 있을까. FLW가 자연과 융합하는 교향곡을 지휘했다면, 이 사람은 한곡의 재즈를 연주했다고 할 수 있겠다.

모든 무명의 디자이너에게 박수를.
신고
Creative Commons License
Posted by Stan1ey

영국 거리를 걷다보면, 도로교통을 제어하기 위해서 사용하는 꼬깔(콘...이라고 하는 -_-; )을 도로표지판이나 신호등 위에 어떻게든 올려놓은 걸 종종 보게 된다. 십중팔구 술취한 십대의 장난인 듯 하다.

그 중에, 어제의 에딘버러 기행에서 만난 모습.

Traffice Sign Wearing Traffic Cone

신호등이 고장나서 기울어진 것에 꼬깔을 씌운 걸까? 아니면 꼬깔을 씌우고 보니 재미있을 것 같아서 신호등을 기울여 놓은 것일까? 어느 쪽이든, 작은 일탈이 우연히 방향이 겹친 것만으로도 이야기를 만든 것이 재미있다.

Scott McCloud가 <만화의 이해 Understanding Comics>에서 지적했듯이 사람들은 임의의 추상적인 형태 속에서 사람의 얼굴을 연상하는 경향이 있다. 두뇌의 시각중추 중에서 많은 부분이 사람 얼굴을 인지하는 데에 투자되고 있다는 것도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니, 인간의 뇌는 분명히 일반적인 정보처리 기계라기보다 특정한 목적에 부합되어 있는 기계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즐기는 것도 그러한 경향의 일부라는 것 또한 여러 학자들에 의해서 연구되고 있고. ... 어떤 요소가 그 이야기를 보다 쉽게 형성되도록 하는 걸까? 요새 관심을 갖고 있는 방향이다. 어디까지 고민하게 될지 - 며칠이 될지, 몇년이 될지 - 는 아직 모르겠지만.

신고
Creative Commons License
Posted by Stan1ey

Desire to Escape

2008.08.18 01:34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에딘버러 역에서 발견한 코로나 맥주 광고. 정말 요새 회사에서 영어로 회의하고 있다 보면, 이러고 싶을 때가 있다. 그림 참 잘 만들었다 싶어서 찍어뒀다.
신고
Creative Commons License
Posted by Stan1ey
정신을 차려보니 "그 유명한" 에딘버러 페스티벌이 바로 옆동네 - 라고는 하지만 기차로 1시간 20분을 가야 한다 - 에서 하는 거다. 막연히 외국에서 사는구나 싶다가도 이런 걸 보면 '외국'과 '한국'의 물리적인 거리가 확 느껴진다. 어쨌든, 그런 느낌을 만끽하면서, 이제는 빨래를 돌려놓고 외출할 정도로 여유가 생긴 두 번째 일요일에 에딘버러로 향했다.

Royal Mile, Edinburgh, in Fringe Festival

전세계 온갖 공연단들이 죄다 모인다는 행사인데, 사실 처음 기차역에서 내렸을 때는 그냥 평소의 도시 같은 데다가 딱이 커다란 이정표라도 있는 게 아니라서 적잖이 당황했다. (역 밖에는 크게 벌여 놓았지만) 어찌어찌 찾아간 공원(그냥 The Meadow 라고만 불리는)은 어김없이 내리는 비에 진흙탕이라 엉망이었고.

The Meadow, Edinburgh, in Fringe Festival

Black board programme of main stage on Fringe Sunday
하지만 그곳에서 벌어지는 공연은 정말 환상적이었다. Main stage와 다른 몇군데의 천막에서는 오른쪽과 같이 칠판에 프로그램을 적어놓고 도시 곳곳의 극장에서 상연할 공연을 미리 잠깐씩 보여주고 있었는데, 사실 홍보보다는 공연 자체에 목적이 있는지라 얼마나 열정적으로 연주하고, 노래하고, 연기하는지 본 공연에서는 뭘 보여주겠다는 건지 걱정이 될 정도였다.

비가 좀 그치니까, 천막이 아닌 곳에서도 풀밭 한복판 바닥에 둥글게 띠를 두르고 뭔가 공연을 하기 시작하고, 공연 분장을 한 몇몇 팀이 잔디밭을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재미있는 장면이 꽤 많았고, 그 덕택에 다음 주에 가서 보고싶은 공연이 생겼으니 홍보는 성공한 셈이다.

Performers promoting <Wanderlust>Performers promoting <Mudfire>An acrobatic performer in the rain and sunlight (at the same time)

돌아오는 길에 보니, Royal Mile이라는 번화가에서도 대대적인 거리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맨 처음 사진) 중간중간의 공터마다 앞에 모자를 뒤집어 놓고 공연들을 하는데, 그야말로 다양한 장르(코메디, 연주, 오페라, 마술 등)를 볼 수 있었다. 시민들의 일상이 있는 거리에서 벌어지는 각양각색의 공연(거리공연과 극장에서의 공연을 합치면 20만 건의 공연이 있단다. 어떻게 계산했든 엄청난 숫자다 -_- )이 펼쳐지는 모습은 그 모습 자체만으로도 충분한 볼거리였다.

Street performance in front of Starbucks, Edinburgh, in Fringe FestivalStreet performance at a city square, Edinburgh, in Fringe Festival
Opera singer on the street, Edinburgh, in Fringe FestivalComedy player and her volunteers, Edinburgh, in Fringe Festival

특히 성당 앞 공터에서 벌어지던 공연은 15년전, 그것도 영국의 Bath라는 소도시에서 맞닥뜨렸던 첼리스트의 거리공연을 떠올리게 했다. 그때보다는 훨씬 시끌벅적한 모습이었지만. -_-a;; 그래서 (아마도) 같은 앵글로 한장 찍어두었다. 한국에 돌아가면 Bath에서의 사진을 스캔해서 같이 올려볼까 한다.

Street performer in front of a Cathedral, Edinburgh, in Fringe FestivalScenary of Royal Mile, EdinburghScenary with Scott Monument, Edinburgh




... 아놔. 뭔가 블로그 다운 글을 올려야 하는데, 약간 신변잡기의 분위기를 잡다가 첨부파일 용량을 넘겨 버렸다. ㅡ_ㅡa;;; 원래 적어야 하는 부분은 다음 글에 계속. ㅋㅎㅎ 뭐 이래.
신고
Creative Commons License
Posted by Stan1ey

BLOG main image
by Stan1ey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347)
HTI in General (45)
User eXperience (11)
Voice UI (50)
Vision UI (14)
Gesture UI (25)
Tangible UI (28)
Robot UI (14)
Public UI (9)
Virtuality & Fun (56)
Visual Language (15)
sCRAP (70)

글 보관함



www.flickr.com
This is a Flickr badge showing public photos and videos from Stan1ey. Make your own badge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