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거리를 걷다보면, 도로교통을 제어하기 위해서 사용하는 꼬깔(콘...이라고 하는 -_-; )을 도로표지판이나 신호등 위에 어떻게든 올려놓은 걸 종종 보게 된다. 십중팔구 술취한 십대의 장난인 듯 하다.
그 중에, 어제의 에딘버러 기행에서 만난 모습.
신호등이 고장나서 기울어진 것에 꼬깔을 씌운 걸까? 아니면 꼬깔을 씌우고 보니 재미있을 것 같아서 신호등을 기울여 놓은 것일까? 어느 쪽이든, 작은 일탈이 우연히 방향이 겹친 것만으로도 이야기를 만든 것이 재미있다.
Scott McCloud가 <만화의 이해 Understanding Comics>에서 지적했듯이 사람들은 임의의 추상적인 형태 속에서 사람의 얼굴을 연상하는 경향이 있다. 두뇌의 시각중추 중에서 많은 부분이 사람 얼굴을 인지하는 데에 투자되고 있다는 것도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니, 인간의 뇌는 분명히 일반적인 정보처리 기계라기보다 특정한 목적에 부합되어 있는 기계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즐기는 것도 그러한 경향의 일부라는 것 또한 여러 학자들에 의해서 연구되고 있고. ... 어떤 요소가 그 이야기를 보다 쉽게 형성되도록 하는 걸까? 요새 관심을 갖고 있는 방향이다. 어디까지 고민하게 될지 - 며칠이 될지, 몇년이 될지 - 는 아직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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