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을 차려보니 "그 유명한" 에딘버러 페스티벌이 바로 옆동네 - 라고는 하지만 기차로 1시간 20분을 가야 한다 - 에서 하는 거다. 막연히 외국에서 사는구나 싶다가도 이런 걸 보면 '외국'과 '한국'의 물리적인 거리가 확 느껴진다. 어쨌든, 그런 느낌을 만끽하면서, 이제는 빨래를 돌려놓고 외출할 정도로 여유가 생긴 두 번째 일요일에 에딘버러로 향했다.

Royal Mile, Edinburgh, in Fringe Festival

전세계 온갖 공연단들이 죄다 모인다는 행사인데, 사실 처음 기차역에서 내렸을 때는 그냥 평소의 도시 같은 데다가 딱이 커다란 이정표라도 있는 게 아니라서 적잖이 당황했다. (역 밖에는 크게 벌여 놓았지만) 어찌어찌 찾아간 공원(그냥 The Meadow 라고만 불리는)은 어김없이 내리는 비에 진흙탕이라 엉망이었고.

The Meadow, Edinburgh, in Fringe Festival

Black board programme of main stage on Fringe Sunday
하지만 그곳에서 벌어지는 공연은 정말 환상적이었다. Main stage와 다른 몇군데의 천막에서는 오른쪽과 같이 칠판에 프로그램을 적어놓고 도시 곳곳의 극장에서 상연할 공연을 미리 잠깐씩 보여주고 있었는데, 사실 홍보보다는 공연 자체에 목적이 있는지라 얼마나 열정적으로 연주하고, 노래하고, 연기하는지 본 공연에서는 뭘 보여주겠다는 건지 걱정이 될 정도였다.

비가 좀 그치니까, 천막이 아닌 곳에서도 풀밭 한복판 바닥에 둥글게 띠를 두르고 뭔가 공연을 하기 시작하고, 공연 분장을 한 몇몇 팀이 잔디밭을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재미있는 장면이 꽤 많았고, 그 덕택에 다음 주에 가서 보고싶은 공연이 생겼으니 홍보는 성공한 셈이다.

Performers promoting <Wanderlust>Performers promoting <Mudfire>An acrobatic performer in the rain and sunlight (at the same time)

돌아오는 길에 보니, Royal Mile이라는 번화가에서도 대대적인 거리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맨 처음 사진) 중간중간의 공터마다 앞에 모자를 뒤집어 놓고 공연들을 하는데, 그야말로 다양한 장르(코메디, 연주, 오페라, 마술 등)를 볼 수 있었다. 시민들의 일상이 있는 거리에서 벌어지는 각양각색의 공연(거리공연과 극장에서의 공연을 합치면 20만 건의 공연이 있단다. 어떻게 계산했든 엄청난 숫자다 -_- )이 펼쳐지는 모습은 그 모습 자체만으로도 충분한 볼거리였다.

Street performance in front of Starbucks, Edinburgh, in Fringe FestivalStreet performance at a city square, Edinburgh, in Fringe Festival
Opera singer on the street, Edinburgh, in Fringe FestivalComedy player and her volunteers, Edinburgh, in Fringe Festival

특히 성당 앞 공터에서 벌어지던 공연은 15년전, 그것도 영국의 Bath라는 소도시에서 맞닥뜨렸던 첼리스트의 거리공연을 떠올리게 했다. 그때보다는 훨씬 시끌벅적한 모습이었지만. -_-a;; 그래서 (아마도) 같은 앵글로 한장 찍어두었다. 한국에 돌아가면 Bath에서의 사진을 스캔해서 같이 올려볼까 한다.

Street performer in front of a Cathedral, Edinburgh, in Fringe FestivalScenary of Royal Mile, EdinburghScenary with Scott Monument, Edinburgh




... 아놔. 뭔가 블로그 다운 글을 올려야 하는데, 약간 신변잡기의 분위기를 잡다가 첨부파일 용량을 넘겨 버렸다. ㅡ_ㅡa;;; 원래 적어야 하는 부분은 다음 글에 계속. ㅋㅎㅎ 뭐 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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