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NATAL - Sensor Module
미국에서는 E3가 한창이다. 그거 준비한다고 우리 회사에서도 몇명 고생한 것 같고 (UX팀은 그런 신나는 일에서는 아무래도 거리가 있다). E3의 press conference에서 Microsoft가 일전에 인수한 3DV Systems의 2.5D 동작인식 카메라를 넣은 시스템을 "Project NATAL"이라는 이름으로 발표했다. 그런데, 이게 단지 동작인식 뿐만 아니라, 얼굴을 통한 사용자 인증과 음성인식까지 넣어서 "컨트롤러가 필요없음"을 강조하고 있다.



... 이게 이렇게 잘 될 것 같으면 그동안 수많은 영상인식 연구원들이 왜 그 고생을 했게. ㅡ_ㅡ;;;;; 기가 막히게 잘 되는 음성인식은 오히려 그렇다 치고, 장애물이 있어서 카메라에서 보이지 않는데도 동작인식이 되는 모습 같은 건 모델이 된 꼬마가 불쌍할 지경이다.

아니나 다를까, 실제 구동되는 동영상은 이거다.



이런이런. 망신도 이런 망신이 없지 말입니다. *-_-*

뭐, 기술은 분명히 개선의 여지가 있는 것 같고, HTI를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게임에 훌륭하게 적용될 가능성도 높은 기술인 건 사실이다. 그렇지만 그 수많은 화려한 영상인식 기술데모에도 불구하고 Sony EyeToy가 "특정영역에서 손을 흔들고 있으면 선택됩니다" 라든가 "미친듯이 움직이면 그 움직이는 정도가 플레이에 반영됩니다" 따위의 유치한 방식 밖에 쓰지 못한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는 거다.

Sony EyeToy Gestural Interaction: SelectionSony EyeToy Gestural Interaction: Activity

2.5D 동작인식은 분명 여기에 깊이 정보를 더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여전히 영상인식이 가지고 있는 단점 - 시야각이라든가, 시야각 내의 장애물이라든가, 신호처리에 걸리는 속도라든가, 물체인지의 오류 가능성 등등 - 은 그대로 지니고 있다. 오히려 이론적으로는, 처리해야 할 정보가 늘어나면서 인식 오류의 가능성은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지게 된다. 위 두번째 동영상에서 보여주는 모습이 바로 그런 현상에 대한 증거가 아닐까.

그리고 무엇보다도 아무 것도 쥐지 않은 빈 손으로 저렇게 손짓발짓하는 것이 플레이어에게 얼마나 허망할지도 큰 문제가 될 것이다. 이미 손에 쥘 컨트롤러를 가지고 있는 Nintendo Wii의 경우에도 그 즉물성(?)을 더하기 위해서 단순한 플라스틱 껍데기에 지나지 않지만 골프채, 테니스채, 운전대, 거기에 총 모양의 모형까지 더하고 있는 걸 봐도 알 수 있지 않을까? 나중에 추가적인 물건을 더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면 "YOU are the controller"라고 장담했던 게 우스워질게다.

말은 이렇게 하지만... 그래도 마이크로소프트의 자본력과 연구원들, 그리고 꿈만 같은 동작인식과 음성인식의 조합인 multimodal interaction이다. 첫번째 동영상에서 게임 캐릭터와의 대화가 그만큼 자연스럽게 가능하리라 생각하진 않지만, 투자가 없던 이 분야에 저만한 회사가 공공연하게 뛰어든다니 그래도 조금은 기대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 이하 다음 날 추가 ---

Lionhead에서도 이 기술을 이용해서 Project Milo라는 것을 발표했다. ... 이건 한 술 더 떠서 인공지능 에이전트까지 추가. 비슷한 데모를 만들어봤던 2001년과 현재 사이에 UFO를 주운 게 아니라면, 이것도 솔직히 조금 실눈을 뜨고 보게 된다. =_= 저만큼 자유도를 주고 나면, 그 다음에 그 뒷감당을 어떻게 하려고...



뭐 일단 캐릭터는 완성된 모양이고(화면은 줄창 3D 모델링 소프트웨어 -_-;; ), 대부분의 시간은 데모 시나리오의 애니메이션에 시간을 썼을 듯. 이제는 인공지능 부분을 개발해야 할텐데, 대화 설계를 무지 잘 해야 할 거다...
신고
Posted by Stan1ey
Bill Buxton in MIX 09 keynote speech, saying 'Sky is the limit'.

지금 미국에서 진행 중인 MIX'09 행사에서, MSR의 Bill Buxton이 첫날 기조연설을 한 모양이다. 이 행사는 사실 Microsoft의 홍보행사같은 거라서 또 무슨 새로운 기능을 내놓았을까에 관심을 가지지지만, 이번 기조연설에서는 좀 재미있는 이야기가 나왔으니 정리해 보자.

키노트 내용 중에는 작년 CHI의 closing keynote부터 써먹던 내용도 많고 흐름에 맞지 않게 일부러 격앙된 모습도 많이 보여서, 이 할아버지도 기력이 딸리시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MIX에 모이는 사람들이 주로 웹개발자나 디자이너지 UI 분야에 투신한 사람이 아니다보니, 웹사이트에는 "mad scientist from Microsoft Research"라는 사람까지 있다. ㅡ_ㅡa;;;

그래도, 말장난이긴 하지만, UX의 "Return On Investment (ROI)"를 언급하다가 "Return on Experience"라는 대목은 최소한 많은 UI쟁이들의 이목을 집중시켰을 것 같다. 특히 이럴 때일수록 ROI는 부서의 생사가 걸린 문제일테니까. 버뜨, 이 할아버지는 전산 출신답지 않게 늘 뜬구름 잡는 게 특기다. -_- 이 멋진 단어는 단지 몇번 등장해주는 것 뿐이고, 정작 ROI에 대한 이야기는 없다.

재미있었던 부분은 다른 부분.



산업디자이너와 UX디자이너
재미있는 건, 최근의 금융위기 credit crunch 와 1930-40년대의 대공황 the great decession 을 비교하면서, 당시 미국의 산업디자이너들이 대공황 속에서 기업들이 기회를 포착하고 성장시키는 데에 기여한 것처럼, 금융위기 속에서는 UX 디자이너들이 그런 역할을 함으로써 자리를 잡을 수 있을 거라는 거다. 덕택에 예전에 배운 미국의 Big 3 Industrial Designer들의 이름을 오래간만에 다시 들을 수 있었다.

Great industrial designer in the great depression

UI 분야가 시작되었을 때에도 - 그때는 실제 물건의 사용성이었지만 - 산업디자이너와 UI 디자이너를 비교한 기사가 있었는데, (찾아보니 1996년이다... 벌써 그렇게 됐나. -_-;; ) 그때는 산업디자이너가 (그래픽 디자이너와 비교했을 때) 회사의 다양한 기능들을 조합해서 사용자의 니즈를 충족시켜 주는 역할을 해왔기 때문에 UI 디자이너의 모델이 될 수 있다("Industrial Design as a Model for Interaction Design")는 요지의 이야기였다.

그로부터 10여년이 지난 후에 이 할아버지가 같은 사례를 들어가면서 원저자 Brad Weed의 글을 인용했는지 어쨋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쨋든 원래 알려져 있던 (공감되던 이야기인지 아닌지에 대해서 시각디자이너들과 다툴 생각은 없습니다요) 내용에 경제적 상황까지 겹쳐서 이런 발언이 나와주시니 산디과 출신으로서 뿌듯한 마음이 드는 건 솔직히 사실이다.



State Transition Diagram
이 단어가 나온 건 정말 뜻밖이었지만, 반가운 일이기도 하다. Web UI 덕택에 UI 디자인이 정지화면과 클릭 단위로 정착해 버렸지만, 특히 센서를 통한 실시간 아날로그 입력과 Web 2.0이라든가 하는 보다 복잡한 구조의 출력을 지원하게 되면서 이런 선형적인 인과관계로는 많은 한계가 있는 게 사실이다.

State Transition Diagram for UX DesignState Transition Diagram for UX Design: ExampleState Transition Diagram for UX Design: Suggested Design Tool

STD는 Unified Markup Language (UML)의 일종으로, 특히 사람과 로봇이라는 두 독립된 개체(!) 간의 상호작용인 HRI을 기술할 때에는 꽤 쓸모가 많다. 굳이 로봇이 아니라고 해도 HTI가 적용되고 있는 제품들은 그에 못지않은 깊이의 상호작용을 제공하는 만큼 역시 STD를 써볼 수 있지 않을까 하고 눈여겨 보는 중이다. 게임 쪽에서 이걸 적용해볼까 하는 시도는 진행 중이지만, 일단은 이것도 생업이 되니 그냥 타성에 젖어 한건한건 해치우게 돼서 좀체 발전은 안 되고 있고. ㅎ



Interestingness
이외에도 스크랩해둘 만한 장면이 몇개 있었다.
Microsoft Research's Brief UX HistoryUX Solution Funnel
왼쪽의 슬라이드는 마이크로소프트 리서치에서 지난 수년간 UX 인력을 (기술인력보다 많은) 1.5배로 늘려 800명까지 늘렸단 이야기이고, 오른쪽 도표는 연구개발이 진행될 수록 얼마나 많은 아이디어가 사라질 것을 예상할 수 있는가.. 뭐 대충 그런 소리였다. 특히 뒤의 이야기는 뭐 디자인 프로세스의 기본인 발산과 수렴에 대한 이야기니까 뭐 새로울 거 없지만, 그래도 혹시나 해서 일단은 캡춰 캡춰.




끗. 모처럼 열심히 적고는 있지만 솔직히 요샌 블로깅에 집중이 안 된다. 이건 뭐 주제도 없고, 내용도 없고,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고...
신고
Posted by Stan1ey
iPhone OS 3.0

애플에서 iPhone OS 3.0의 사전공개 행사가 있었다. 늘 나온다 나온다 하던 Copy & Paste 기능이 드디어 포함되었고, 데스크탑에서 동작하던 SpotLight 검색기능이 포함되었고, 하드웨어(칩)는 들어가 있는데 소프트웨어에서 동작을 하지 않던 블루투쓰도 드디어 열려서 P2P 어플리케이션이 가능해졌다. 뭐 기타 등등 "우와~" 싶은 건 많았지만, 이 블로그에서 다룰만한 거 몇개만 적어보자.



우선, 실낱같은 희망을 갖고 기대했던 음성인식 기능은 역시나 -_- 안 들어갔다. 대신 조금은 엉뚱하게도 Voice Memo라는 어플리케이션이 새로 기본으로 들어갔는데, 괜히 나만 그렇게 느끼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너무 엉뚱하다. 이미 AppStore에는 음성메모 어플이 몇종류나 나와있고, 거기에 음성 자르는 기능과 MMS에 넣어 보내기 기능을 추가했다고 해서 감히 기본어플의 반열에 오르기엔 좀 어색하지 않나? 뭐 예전 글 같으면 분산인식을 이용한 음성인식이나, 아니면 오프라인 상에서 진행되는 받아쓰기 dictation 까지도 생각할 수 있겠다고 난리를 쳤겠지만 일단은 느긋하게 생각해 보기로 하고 넘어가기도 하자.
Voice Memo on iPhone OS 3.0Voice Memo on iPhone OS 3.0



발표 중에 등장한 다른 흥미로운 사실은 가장 자주 쓰이는 동작인식이라고 할 수 있는 (사실 인식이랄 게 없기 때문이지만;;) "흔들기"를 기본 인터랙션에 넣었다는 것이다. 이제까지 iPhone/iPod Touch에서 가능했던 작업들과 달리 새로 넣을 잘라내기/복사/붙여넣기 동작은 오류의 소지가 많다고 생각했는지, 동작 직후에 iPhone을 흔들면 팝업이 뜨고, 거기에서 Undo/Redo/Cancel 을 선택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설명에 의하면 Undo/Redo는 여러번 가능하다고 하고, 화면을 잘 보면 [Undo Typing]이라는 버튼도 있으니 문자입력의 Undo도 가능한 거 아닐까. 그렇다면 단순히 복사하기 이상으로 문자열 편집이 쉬워진 것 같다. 물론 그러면서 점점 더 복잡한 입력들이 등장하고 있는 건 좀 아쉽지만. (동영상을 보면 Copy/Cut을 시작하는 동작이 어떤 경우엔 double tap, 어떤 경우엔 한번, 어떤 경우엔 오래 누르기 등으로 조금은 외워쓰기 어렵게 되어 있다. 아마도 어느 범위를 선택할 것인가와 대상 문자열의 속성에 따라 다른 것 같은데, 경우에 따라서 어느 한쪽은 동작하지 않는 경우도 있을 듯. -_-a )
Shake-to-Undo/Redo on iPhone OS 3.0



하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눈길을 끈 부분은 - 정말 휙~하고 지나가 버렸지만 - 다음 두 화면에 나와있는 항목들이다. 이 화면들은 각각 개발자와 사용자를 위해서 새로 제공되는 대표적인 기능들이다.

Developer Features in iPhone OS 3.0
End User Features in iPhone OS 3.0

어떤 글자는 잘 안 보이지만, 눈을 가늘게 뜨고 자세히 읽어보면 다음과 같은 항목들이 눈길을 끈다.
  • Proximity Sensor
  • Battery API
    아이폰/아이팟 터치에 달려있는 센서 중에서 API가 제공되지 않아서 안타까웠던 센서가 3개 있는데, 앞으로는 그 중 2개의 센서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근접센서의 경우에는 사실 위치가 모호해서 제한은 있겠지만, 화면 상의 GUI를 잘 활용해서 적용한다면 독특한 사용법이 나올 수도 있을 것이다. 배터리 같은 경우에는 사실 꼭 필요한 경우(얼마 못 쓸 것 같으면 경고)를 이미 OS 수준에서 제공하고 있으므로 덜 신경쓰였지만, 그래도 항상 켜있어야 하는 어플(음악이든, 동영상이든, 자명종이든)의 경우에는 GUI에 어떻게든 반영해서 도움을 줄 수 있지 않을까.

  • Shake API
  • Shake to shuffle
    iPod nano에 들어가 있는 "흔들어 셔플" 기능이 기본 채용된다고 한다. 이걸 구현하는 과정에 그랬는지 어쨌는지, 아예 흔들기 동작을 인식하는 API를 제공하고 있다. 구현이 무지 간단해 졌으니, 아마도 많은 (십중팔구 '너무 많은') 어플이 "흔들기"로 뭔가 하려고 하게 될 듯.

  • Languages: 많은 언어들에 대해서 키보드 기능을 확대지원한단다. 이거 혹시 한글에서도 터치키보드의 오입력 수정기능을 지원해 주는 걸까나. 한/영 키보드를 번갈아 쓰다보면, 정말 터치 키보드에서 이 기능이 얼마나 절실한지 느끼게 된다.
  • Notes Sync: 드디어 ㅠ_ㅠ
  • In game voice: 잠깐 깜놀했지만, 게임 중에 음성대화가 가능하게 해주는 P2P VoIP 기능(이게 말이 되나?)인 듯 하다. 사실 대단한 기능이지만, voice가 들어간 주제에 Voice UI와 관련이 없으니 패쓰. ㅋㅋ
  • Audio/Video tags: 이거 뭔가 SNS와 연결하거나 iTunes에서 tag cloud를 사용하거나 Genius 서비스에 집단지성으로 연결하거나 뭐 그러려는 거 아닐까 싶다.
여기에 추가로, 개발자들은 더욱 다양한 옵션으로 UI를 꾸밀 수 있을 듯 하다. 위쪽 그림의 작은 글자들을 보면 UI View, UI Table View, UI Alert View, UI Scroll View, UI Action Sheet 등이 추가된 듯 하고, Nav bar, Toolbar 같은 부가 widget도 제공하고 있다. 이제까지는 그냥 자신만의 방법으로 꾸민 UI가 많았는데, 이런 것들을 기본 제공하게 되면 표준화된 UI가 좀더 많아질 듯.



한편으로는 engadget.com의 Live Feed에서 재치있게 언급되었듯이 "Applause. Applause for a feature that every other device in the world has. Odd."라는 코멘트가 어울리는 내용도 있지만, 외부에 잠겨있거나 개발이 완전히 끝나지 않았던 부분들(솔직히, 대부분의 기본 어플에 대해서 가로화면이 이제야 구현된 건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본다)이 대거 풀려나오는 건 두말할 나위 없이 반가운 일이다.

무엇보다 이제까지 본 HTI의 시너지가 100%가 아니었다는 걸 깨달으면서 이 물건의 잠재력에 대해서 - 그리고 그나마 드러난 부분만 보면서 따라가고 있는 스스로에 대해서 -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기도 하고.
신고
Posted by Stan1ey

요새 번역하는 책이 사용자 리서치에 대한 내용이다보니, 이 문제에 대해서 평소보다도 더 관심을 쏠려있는 상태다. 뭐 예전에도 디자인에 대한 고민의 중간에는 늘 사람인(人)자를 넣어두기도 했고, 이 블로그의 태그 중에도 홍익인간(弘益人間)이 자주 걸리는 편이지만... 뭐랄까, 좀 더 실무에 적용할 수 있는 기법을 고민하게 됐달까. -_-a

어쨋든, 사실 올려두고 싶었던 것은 - 간만의 삼천포? - 며칠 전부터 방영하고 있는 한 보험회사의 TV 광고다. 이 회사는 최근에 이름을 Norwich Union에서 AVIVA로 바꾸면서도 꽤 흥미있는 광고를 했는데, 이번에 한 광고는 이렇다.

[해당 동영상은 삭제되었으며, 해당 회사의 직접 요청에 따라 링크는 삭제합니다. 2014. 4. 8.]


I'm not a customer reference number.
I'm not a target market.
Always remember whose money it is.
Take me seriously.
Don't coat your language with corporate jargon.
Don't call me by my stage name.
Don't treat me like an idiot.
Remember me.
Just recognize me.
* This is not business as usual.
* This is company being built around you. This is AVIVA.

뭐 결국은 고객 한사람 한사람을 소중히 하겠다는 거고, 대부분의 내용은 보험회사의 콜센터에만 한정된 말이긴 하다. 하지만 어쩌면 이 동영상, 사용자 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하거나, 그 연구에 참여할 사람의 마음가짐을 다잡아 준다는 쪽으로 꽤 의미있는 거 아닐까. ... TV를 볼 때마다 떠오르는 생각이다.

이제 적었으니 속 편하다. 자야지. ㅎㅎㅎ

 

신고
Posted by Stan1ey
MWC 행사 덕택에 짧게라도 생각을 정리할만한 글꺼리가 자꾸 생긴다. 긴 글 때문에 복잡해진 머리를 식힐 겸 또 정리해 보자.


Voice UI 디자인에 대해서 고민하면서, 내 멋대로 다음과 같은 표를 그려본 적이 있다. (이게 정확히 맞는지 모르겠지만, 뭐 기억하기엔 이렇다.)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지만, Voice UI와 관련된 다른 비슷한 개념들 간에 영역을 좀 정해보자는 의도였다.

Scope
Auditory UI



Speech UI
Sound UI



Voice UI




Target
Language Paralanguage Audio
Verbal Non-verbal
(아놔. 오랫동안 HTML에서 손을 뗐더니 표 하나 그리는데 이게 왠 뻘짓이냐. ㄷㄷ)

위 표를 들고 다니면서 자주 언급했던 부분은 '언어 language'만을 대상으로 하는 Speech UI와 '준언어 paralanguage'까지도 대상으로 하는 Voice UI를 구분함으로써 VUI에서 고려해 할 점은 이런저런 것까지를 포함한다... 뭐 그런 거 였다. 물론 준언어에 몸짓이 포함되고, Non-Verbal Audio(NVA)도 물론 대상으로 들어가고 어쩌고 하는 문제가 많은 영역구분이지만, 그래도 '왜 내가 이걸 다른 용어가 아닌 VUI라고 부르나'를 설명하는 데에는 나름 유용했다.

이 구분을 만들고 나면 자연스럽게 음성인식(voice recog.)과 발화인식(speech recog.) 사이에도 구분이 들어가게 되는데, 거기서 거기처럼 보이는 이 둘 사이의 차이점을 안다는 것은 더 많은 범위의 음성 입출력을 고려할 수 있게 해준다.


Microsoft Recite - Instruction

이번에 MWC에 나온 Microsoft Recite도 그런 사례로 삼게 되지 않을까 싶다. 우선 데모 동영상을 보면 (앞의 것이 설명은 잘 되어 있고, 실제 상황은 뒤의 동영상이다.) 다음과 같은데, 간단히 설명하자면 왼쪽 버튼을 눌러서 음성메모를 녹음하고, 오른쪽 버튼을 눌러서 그 메모를 음성으로 검색하는 것이다.





공식 웹사이트를 가보면 어느 정도 설명이 있지만, 결국 이건 일반적으로 말하는 음성인식(음성에서 특징점을 찾아서, 인식대상 문자열을 발화할 때의 일반적인 특징점과 비교함으로써, 가장 잘 맞는 문자열을 찾아내는 것)에서 '문자'에 대한 부분을 들어낸 기능이다. 결국 녹음된 음성의 특징점과 입력된 음성의 특징점만을 비교해서, 그 음성이 무슨 내용(문자열)인지와 상관없이 그냥 잘 맞는 내용을 제시하는 거랄까.

이런 방식은 이미 대량의 음성정보(라디오 뉴스 등)의 archive에서 특정 내용을 검색해 내려는 프로젝트에서도 사용되기도 했었으니(미국 워싱톤 근처 어디랑 관련이 있었는데 검색어가 떠오르질 않는다 -_ㅜ 그냥 치매일 뿐) 완전히 새로운 개념은 아니다. 문자열에 따른 특징점을 일반화/DB화 과정이 없으니 같은 사람이 같은 어조로 같은 단어를 말했을 경우에는 적확률이 꽤 높다는 장점이나, 같은 단어라고 해도 다른 사람이 말한 내용은 검색이 잘 안 된다는 단점은 이미 잘 알려져 있기도 하다.

그런데 위 동영상을 보면, 음성과 음성의 특장점을 그냥 일대일로 맞춘 것이 아니라, 검색 음성명령의 특정한 부분 - "What is...?" 라든가 - 은 잘라내고 나머지 부분만으로 matching을 수행하고 있는 걸 볼 수 있다. 이전까지의 voice matching/search가 단순히 특징점 비교였고, 구글의 음성검색이 음성을 문자로 바꿔서 검색하는 거 였다면, 이건 그 중간쯤의 안전한 지역을 선택했다고나 할까. 검색어를 골라내는 것은 음성인식(Speech-to-Text)의 기술을 이용하고, 정작 검색은 적확률이 높은 voice matching을 사용하고 있다.

이 Microsoft Recite는 Voice UI를 디자인할 때 무엇을 고민해야 하고,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를 보여준 또 하나의 사례라고 생각한다. 비록 휴대기기 안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거나 음성메모의 활용성이라든가 하는 단기적인 취약점이 보이긴 하지만, 상정한 범위 안에서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게 오히려 HTI의 나아갈 길이라는 점에서는 꽤 의미가 있어 보인다.
신고
Posted by Stan1ey

며칠 전, 우리나라의 <몬스터 헌터 프론티어 온라인>이라는 게임의 홈페이지에 좀 독특한 공지가 올라왔다. 이름하여 "대국민 사과문"이다.

Apologies for Bad UI - Monster Hunter Frontier Online

이 공지가 내 주목을 끈 이유는 사실 이 거창한 제목 때문만이 아니라, 위 공지배너를 클릭하면 팝업으로 뜨는 다음 내용 때문이다.

Apologies for Bad UI - Monster Hunter Frontier Online

[O] 대국민 사과문 - 전문


이건 뭐 대역죄를 저지른 죄인도 이 정도로까지 미안해할까 싶다. 나름 게임에서도 UI가 중요하다고 우기는 게 직업이긴 해도, 이 정도 규모 - 대국민 사과문이래잖냐 - 의 사건을 접하고 나니 '이거 진짜 UI 때문에 이러는 거 맞아?' 싶은 생각이 드는 게 사실이다.

친구의 추천을 받아 국내 게임포털 하나를 들여다 봤다. 100% 솔직할 수 없는 포털의 기획기사나 리뷰는 그렇다고 쳐도, 각 글에 달린 리뷰를 보고 이 게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조금이나마 짐작할 수 있었다.



우선 이 게임은 기존의 WoW 같은 MMORPG에서 채용했던 "무슨 괴물 몇십마리 잡아오면 칭찬해주마"류의 퀘스트를 끝도 없이 수행하는 게 아니라, 최대 4명의 플레이어가 작전을 짜서 서로 역할을 잘 분담함으로써 커다란 몬스터를 한마리씩 사냥하는 것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한다. 게다가 마우스로 클릭해 두면 공격은 자동으로 계속 반복해서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 무기 휘두르기 하나하나가 마치 격투게임처럼 모두 사용자 입력에 의해서 이루어지게 되어 있어서 사용자 조작의 중요성은 더 말할 나위가 없겠다.

Monster Hunter Frontier Online, from CapCom

그런데, 원래 PS2에 기반을 두고 있는 본래의 게임 <Monster Hunter>에서의 조작 방식을 그 팬들을 위해 계승한다는 취지에 너무 몰입한 나머지, 초창기의 조작은 마우스로는 방향"만" 정하고, 움직이는 건 키보드를 사용해야 하는 괴이한 조합이었던 모양이다. 이건 게임콘솔의 컨트롤러에서 한쪽의 아날로그 스틱으로 방향을 정하고 다른 한쪽의 아날로그 스틱 혹은 상하좌우 버튼으로 캐릭터를 움직이던 방식을 PC 상에 구현한 것이었나본데, 그 결과가 얼마나 참담했는지 인터넷을 뒤져보면 플레이어들의 원성이 그야말로 자자하다. 어쨋든 이 조작방식의 문제는 베타테스트 때부터 "재미와 불편함의 이중성"이라고까지 불거져 나온 몇개월이나 된 문제로, 프로그램 코드 상으로는 쉽게 고칠 수 있었을 것을 수정까지 꽤 오래 시간을 끈 셈이다.

이렇게 사람들이 많이 싫어하는 조작방식을 고집스레 사용한 것은 아마 한 블로거의 귀뜸에서 짐작할 수 있지 않나 싶은데, 바로 원 개발사인 캡콤의 허락이 안 떨어졌던 모양이다. 일본은 우리나라보다 매니아적인 플레이어가 많으니, 이런 방식의 UI로도 '원작계승'의 힘이 발휘될 수 있었던 것일까.

UI for Monster Hunter Frontier Online - BEFOREUI for Monster Hunter Frontier Online - AFTER

결국 이번의 "대국민 사과문"과 함께 무료화까지 해가면서 새로 추가한 UI는, 사실은 기존에 다른 MMORPG에서 사용하고 있던 방식과 크게 다르지는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사에서는 "늦었지만 반가운 조작개선"이라고까지 다루고 있는 건 나름 그 이슈가 꽤 컸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해준다. 현재 서비스되고 있는 UI는 A형과 B형이 있는데, A형(위 그림 왼쪽)은 인터넷에서 찾을 수 있는 예전 키조합 그대로인 것 같고, B형(위 그림 오른쪽)이 새로 추가된 키조합이다. (각각에서 위쪽은 시스템 조작 UI이고, 아래쪽은 액션 조작 UI이라고 한다. 왜 굳이 별도의 모드를 만들었는지, 이게 게임에서 어떻게 혼동없이 적용되었는지는 모르겠다.)

... 뭐 일부 황당했던 조작이 바뀌었고 - 이를테면 채팅을 [Insert]키로 시작했던 것을 다른 모든 게임에서처럼 [Enter]로 바꾸었고, '절벽오르기' 동작을 [Enter]키로 했던 것을 [Space]로 바꿨다든가, 이동에 역시 다른 게임처럼 [W,A,S,D] 키를 사용해서 마우스와 함께 사용하기 쉽게 했다든가 - , 키들 사이의 그룹핑이 조금 나아졌다는 생각이 들기는 한다. 하지만 역시 게임 UI는 (사실 다른 UI들과 마찬가지로) 직접 해보기 전까지는 뭐라고 판단할 수가 없겠다. 게다가 문제가 됐던 마우스 조작도 같이 판단해야 할 문제겠고.

솔직히 특정 게임의 플레이어가 아닌 입장에서 그 UI에 대해서 뭔가 글을 쓴다는 건 참 부적절한 행동이다. 메뉴 구조의 탐색과 정보 확인으로 이루어진 보다 일상적인 UI와 달리, 게임 UI는 해당 게임의 독창적인 내용과 완전히 동일화되어 있어서 실제로 거기에 몰입해보지 않고는 그 UI의 설계의도조차 알 수가 없으니 말이다.

단지 리플로 판단할 수 있는 사용자들의 반응과 이렇게까지 공식적으로 사용자 인터페이스의 잘못된 설계에 대해서 사과한 사실 자체만으로도 스크랩해 둘 만한 가치는 있겠다 싶었다.



아놔. 이거 글을 너무 안 쓰면 숙제 밀린 것 같고, 눈에 밟히는 소재는 잊을만하면 나타나고, 어떻게든 짬내서 후딱 쓰면 또 이 모양으로 앞뒤없고 결론없고... 다른 사람들은 도대체 언제 어떻게 시간을 내서 글을 쓰는 거야. @_@;;;
신고
Posted by Stan1ey

Innocent Drinks: Website.

Innocent Drinks
언젠가 한번은 적어보고 싶었던 회사의 이야기다. 인터넷을 찾아보면 꽤 많은 블로그에 등장하는 이 <Innocent Drinks>라는 영국의 음료수 회사는, 장난스러운 웹사이트 구석구석에서 보이듯이 고객과의 새로운 관계를 모색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월급쟁이로 회사에 잘 다니다가 제대로 만든 스무디를 만들어서 제 값을 받고 팔 수 있을까를 고민한 끝에 대대적인 설문을 해보고나서 이 회사를 차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세한 설립배경은 웹사이트 한켠에 잘 설명되어 있다.

신선한 자연 재료로만 만든 좋은 음료수를 소비자에게 공급하겠다는, 사실상 모든 업체가 나불대고 있는 약속을 실제로 더할 수 없이 투명하게 이행하고 있다는 점도 충분히 감동적이고 언급할 만하지만, UX 관점에서 재미있는 점은 따로 있다. 저 홈페이지에서 보이는 친숙한 분위기가 제품 포장과 설명문구의 구석구석에까지 똑같이 적용되어 있다는 점이다. 매번 슈퍼마켓에서 포장만 들여다보면서 재미있어 하다가, 엊그제 기차여행에서 한 병을 사마시면서 포장 구석구석을 찾아 보았다.

Smoothie Label from Innocent DrinksSmoothie Label from Innocent DrinksSmoothie Label from Innocent Drinks

언뜻 보면 일반 음료수병과 똑같은 내용이 눈에 띄지 않는 글꼴로 적혀있지만, 구석구석 숨어있는 이 회사의 구애를 찾아보는 것은 참 즐거운 일이다. 왼쪽 사진에서부터 하나씩 재미있는 부분은 다음과 같다.

An innocent promise
We promise that anything innocent will always taste good and do you good. We promise that we'll never use concentrates, preservatives, stabilisers, or any weird stuff in our drinks. And we promise to return our library books.

PLEASE KEEP ME COLD
This is a fresh product and must be kept refrigerated 0-5℃before and after opening. Once opened consume within 2 days. For use-by date see cap. Shake it up baby.

ENJOY BY(D)
30 JAN (04:17)

저 아무렇지도 않게 써있는 엉뚱한 문장이라니. ㅋㅋ -_-a;; 다른 부분에서는 점잖게 할 말만 하는 것 같다가 군데군데 이렇게 장난질을 쳐놨다.

웹사이트를 보나 제품포장의 설명을 보나, 이 회사는 정말 대량생산과 대량유통이 판을 치기 전, 동네에서 음료수를 만들어 팔던 장사와 동네 사람들 간의 친밀한 관계를 추구하고 있는 것 같다.



이노센트 제품들이 제공하는 이 경험은, 몇년 전에는 거의 모든 PC마다 깔려있던 WinAmp라는 프로그램을 떠올리게 한다. 한때 무료로 쓸 수 있는 대표적인 MP3 재생 소프트웨어였던 이 프로그램을 쓰다보면, 종종 재치있는 오류 메시지를 접하게 되곤 했다. 프로그래머가 도대체 누군지 궁금해질 정도였는데, 인터넷에는 의외로 여기에 대한 언급이 없다. 가까스로 찾아낸 화면은 딱 하나.

WinAmp Error Message

그리고 문구만 남아있는 오류메시지도 하나 찾았다.

Danger! Danger! The user interface did not load.
Oouch! What Should i do? Well, good luck!

ㅋㅎㅎ 이 메시지는 둘 다 종종 봤던 내용인데, 정말 아직도 이 프로그래머와는 한번 이야기해 보고 싶다. 어차피 모든 사용자가 짜증내거나, 대체로 무덤덤하게 넘어갈만한 특별할 거 없는 오류메시지임에도 불구하고, WinAmp은 단지 도구 이상으로, 그걸 만든 사람과 사용자 사이에 뭔가 개인적인 연관을 만들어 주었던 것이다.



하나는 과일쥬스, 하나는 소프트웨어... 전혀 다른 제품들이 주는 이런 느낌을 보면서, 제품... 혹은 브랜드... 혹은 어떤 사용자 경험에 대한 충성도나 선호도는 어쩌면 제품이 주는 기능이나 서비스가 얼마나 잘 만들어져 있는가에 대한 것보다, 그것이 사용자와 얼마나 적극적으로 개인적인 관계를 구축하는가에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2월 2일, 아래 girin님의 댓글을 보고 구글 크롬의 오류메시지를 검색했더니 재미있는게 많이 나온다.
Google Chrome Error Message: Korean 헉Google Chrome Error Message: Korean 앗 이런Google Chrome Error Message: Aw Snap
게다가 이 오류메시지를 다룬 블로거 분을 발견했는데, 몇가지 재미있는 오류메시지를 모아놓았다. 관심있으신 분들은 한번 방문해 보시기를. :)

2월 6일. 내친 김에 모아야 하나... 자꾸 눈에 띈다. 이번에는 Flickr의 서버가 바쁠 때 (아마도) 나오는 메시지. 플리커가 딸꾹질을 한단다. ㅡ_ㅡa;;;
Flickr.com Error Message - Hickup huh?

신고
Posted by Stan1ey

요새 게임에서의 '재미'라는 놈과 사용성에 대해서 조금 긴 글을 쓰고 있는 중이다. 벌써 한달이 넘어가니 이러다가 그냥 어물쩍 넘어갈 지도 모르지만. -_-a;;

어쨋든, 그야말로 게임의 처음이자 끝이라고 할 수 있는 재미에 대해서 생각하다 보면, 아무리 생각해도 게임 UI 라는 것에 대한 궁극적인 회의 - "사용성은 편리함에 대한 것인데, 게임은 도전에 대한 것", 그리고 "사용성은 익숙함에 대한 것이고, 게임은 새로움에 대한 것" - 가 자꾸만 들고 일어나는 걸 어쩔 수가 없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에 가장 극단적이라고 할 수 있는 사례들이 있다.


(1) Portal
이 게임은 일전에도 한번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 공간에 차원포털의 입구와 출구를 만들어서 주어진 공간에서 탈출하는 일종의 퍼즐 게임이다. 플레이어는 차원포털을 통해 접근할 수 없는 곳에 갈 수 있으며, 이를테면 아래 그림에서와 같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총을 쏴대는 적(드로이드 로봇)을 쏠 수도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앞글에서도 말했듯이 이 게임은 플래쉬 게임으로도 나와 있어서, 새로운 공간과 중력의 법칙을 경험하고 싶다면 언제든지 시도해 볼 수가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솔직히 나는 이 게임이 너무 어렵다. 몇 레벨을 깰 수는 있었지만, 결국 차원포털의 입출구와 중력, 이동속도 등의 관계를 제대로 파악하기 전에 막다른 골목에서 좌절하고 말았다. orz



(2) Braid
이 게임 속에서 주인공의 행동은 시간의 흐름에 영향을 미친다. 전 룸메이트가 '독특한 플레이 패턴이라면 이것'이라면서 가르쳐준 이 게임은 여러 개의 세계(world)로 나뉘어져 있어서 각 세계마다 그 규칙이 다른데, 어떤 세계에서는 플레이어가 오른쪽으로 움직이면 시간이 정상으로, 왼쪽으로 움직이면 시간이 거꾸로 흐르는가 하면, 다른 세계에서는 조정간을 좌우로 움직이는 것에 따라 시간의 흐름이 바뀌기도 한다. 또한 플레이어는 시간의 흐름을 스스로 선택할 수도 있고, 다른 시간대를 선택해서 동시에 존재할 수도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이 게임의 플레이는 정말 말로는 설명하기가 어렵고, 아래 동영상을 보는 것이 가장 (그나마)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이 될 거다.



영화 <Next>에서 나왔던 장면과 흡사하지만, 실제로 각 시간대의 플레이가 서로 협업해 가면서 도와준다는 것이 훨씬 더 머리를 복잡하게 만든다.



(3) Cursor*10
앞의 Braid의 게임 플레이를 보고 팀원이 바로 추천해 준 것이 이 게임이다. 일본에서 만들어진 이 플래쉬 게임은 앞의 게임의 규칙 중 하나 - 과거의 플레이가 현재의 플레이를 돕는다 - 만을 취해서 게임으로 풀어간 것으로, 계단을 클릭해서 되도록 위층으로 이동하되 어떤 경우에는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에 과거의 플레이가 미래의 플레이를 도와줘야 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경우에도 동영상을 보는 편이 이해가 될지 모르겠다. 참고로 이 게임을 직접 해볼 생각이라면 아래 동영상은 spoiler가 될테니 안 보는 게 좋다.



이 게임에서는 딱 한가지 규칙에 의해서 시간을 왜곡시켰기 때문에, 일단 전체의 규칙을 이해하고 나면 각 층을 어떻게 클리어할 것인지는 비교적 쉽게 알아낼 수 있었다. 그 다음부터는 오직 얼마나 빨리 그 플레이를 수행하는가에 대한 것 뿐이다.




... 대부분의 게임은 그 세상을 이해할 수 있는, 그야말로 최소한의 힌트로 '현실'을 활용한다. 많은 게임들은 상상할 수 있는 공간에서 벌어지고,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규칙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갈 수 있다. 심지어 괴물과 마녀가 설치는 중세 마법시대라고 할지라도 이미 알고 있는 현실의 규칙을 바탕으로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위 세가지 게임의 경우에는 가장 기본적인 현실의 규칙인 "시간"과 "공간"을 새로운 규칙으로 엉클어 놓고 그 자체를 이해해서 게임을 풀도록 하고 있다. 요컨대 "사용성", 특히 "학습성" 측면에서 보자면 가장 "어려운" 유형의 게임이랄까. 배울 게 많지는 않지만 그 규칙 자체는 현실에서 배워놓은 가장 근본적인 규칙을 다시 생각해봐야 할 정도로 어려운 것이다.

이렇게 가장 학습하기 어려운 게임 플레이 패턴을 가지고도 충분히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 수 있다면, 라프 코스터의 <재미이론(The Theory of Fun)>에서 말하는 패턴 학습에 의한 재미를 극복할만한, 혹은 최소한 극심하게 어려운 패턴에도 포기하지 않고 그 패턴을 학습할 때까지 도전할 수 있게 하는 무언가 다른 재미 요소가 있는 게 아닐까.

그 고민이 지금 한달 넘게 쓰고있는 글로 연결된 것 같다.

신고
Posted by Stan1ey

영국에는 다양한 조건을 내세운 상품들 - 보험, 대출, 여행에서 인터넷에 이르기까지 - 을 비교쇼핑할 수 있게 해주는 웹사이트가 많이 있는데, 유난히 잦은 TV 광고를 통해서 그야말로 경쟁적으로 서로를 비교해대고 있다. 한시간만 TV를 보고 있으면 모든 사이트의 광고를 모두 섭렵할 수 있을 정도. Confused.com은 그 중의 하나로, 뭐든지 조건이 헷갈릴(confused) 때에 방문하라는 컨셉이다.

Confused.com Website

그동안 이 서비스의 TV 광고는 뭔가  다양한 조건 때문에 헷갈리는 상황에 처한 사람들이 나와서 "I'm confused.... dot com."이라고 하는 내용이었는데, 이삼주 전부터 웹사이트를 위와 같이 바꾸면서 - Archive.org에도 거의 1년 전의 모습 뿐이어서, 이전 버전이 어떤 모습이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 아래와 같은 새로운 광고를 줄기차게 틀어대고 있다.



단지 지난 한두달간 방송된 광고만을 대상으로 할 때, 다른 경쟁사들의 광고를 보면 "더 많은 사이트를 비교한다"는 기능적인 성능에 중점을 두고 있거나(GoCompare의 경우MoneySupermarket의 경우가 그렇다), 아직도 URL을 알리지 못해서 고생(?)하고 있는 반면에(CompareTheMarket의 경우, TescoCompare의 경우), 유독 새로운 웹 사이트에 대해서 "friendly", "easy to use"라는 사용성 측면의 내용을 강조하는 광고가 등장했다는 것이 꽤 이채롭다. 사실 지난 몇달간의 광고를 보면 모든 웹사이트가 비슷비슷한 주제들을 바꿔가며 홍보하고 있는데, 사용성이 광고 전면에 등장한 건 내가 봐온 한 이번이 처음이다. 모든 홍보물에 습관적으로 들어간 "쉽게/easily" 라는 표현은 사실상 구호에 지나지 않으니 제외한다면 말이지만.

... 이 웹사이트의 실제 '상품조건 비교' 페이지를 비교해 보고 정말 사용성이 상대적으로 월등한지를 좀 보고 싶었는데, 이거 온갖 개인정보를 다 넣어야 조회할 수가 있다. 그다지 많은 정보는 아니지만 귀찮아서 패쓰. 단지 위에 링크한 동영상들과 비교해 보면 사실 그닥 크게 다를 것 같지는 않다. 게다가 아마도 web 2.0 기능을 많이 넣어서 실시간 인터랙션이 부각시킨 듯. TV 광고에 붓는 돈을 생각해 보면, 아마 다른 웹사이트들도 비슷한 수준으로 따라잡는 건 금방일 것이다.

거의 똑같은 기능을 가진 (최소한 지금 생각난 것만) 5개의 웹 서비스. 차별화라고는 50개를 비교하는지 100개를 비교하는지, 그야말로 오십보 백보의 구도라고 할 때(어차피 선두 10여개 큰 회사의 상품말고는 관심도 없을테니), 그 중의 하나에서 "사용성"을 이렇게 전면적으로 내세웠을 때, 그게 이 서비스들 간에 어떤 영향을 줄까? 경쟁이 치열한 만큼 그 효과가 나타나주기를 기대해 봐야겠다.


... 사실은 차라리 안 나타주는 게, 부정적인 효과('뭔 소리여. 이쪽이 더 많은 기능이 있다잖아!')로 나오는 것보다는 나을지도. ㅋㅋ

신고
Posted by Stan1ey
얼마전 CES 행사를 통해서, 삼성전자에서 작은 프로젝터 모듈을 탑재한 휴대폰과 PMP(?)를 발표했다.

Samsung Pico Projector (with PMP Functionality)Samsung Pico Projector Phone
Samsung Pico Projector PhoneSamsung Pico Projector PhoneSamsung Pico Projector (with PMP Functionality)

'Pico Projector'라는 이 모듈은 이미 시장에 나와있는 'Pocket Imager'와 같이 LED 광원을 쓰는 프로젝터지만 결국 내부에서 개발하던 것이 아닌 Texas Instrument의 DLP 모듈을 적용했다고 한다. 한편으로는 아쉬운 일이지만, 그래도 세계적인 영향력을 갖는 기업에서 프로젝터 + 휴대기기라는 꿈을 이만큼 구현해서 곧 출시해준다니 좋은 일이다. Pocket Imager 계열은 '들고 다닐 수 있는 고해상도 프로젝터'라는 개념으로 당분간 계속 개발될 것 같기도 하고.
 
Samsung MicroProjector MBP-100Samsung Pocket Imager SP P300MESamsung Pocket Imager SP P400

C-King's Projector Phone
이미 작년에 중국의 C-King 이라는 곳에서 같은 형태의 휴대폰을 선보이기도 했고, 애당초 모듈을 만든 TI에서도 목업이지만 휴대폰이 제안되기도 했기 때문에 사실 혁신적이라든가 할 부분은 아닐지 모른다. 단지 이제까지 1~2년전부터 점점 소형화되고 고해상도를 지원하는 휴대기기용 프로젝터가 드디어 가시권에 들어오는 듯 해서 기대가 된다.



모바일 프로젝션은 오래전부터 꿈꿔온 디스플레이 기술이다. 모바일 기기는 작아야 하고, 그럼에도 화면은 커야 한다. 어떤 집단을 모셔다가 아이디어 회의(브레인스토밍이든 FGI든 T/F든)해도 결국 나오는 게 '둘둘 말 수 있는 디스플레이'와 '프로젝션 스크린'이다. Flexible display도 점차 현실화 되어가고 있긴 하지만, 프로젝션 모듈을 소형화하는 것보다는 더 많은 기간이 필요할 것 같다.

모바일 프로젝션의 기술데모야 보통 위의 사진들처럼 영화나 파워포인트처럼 네모반듯한 멀티미디어 화면을 흰색 벽에 뿌리는 걸로 하지만, 실제로 "모바일 프로젝션"이라고 할 때에는 뭔가 다른 사용상황이 되지는 않을까? 사실 이 네모난 화면은 CRT나 FPD라는 기술의 기술적 제한 내에서 단순히 효율성을 위한 형태였을지도 모른다.

CB感 Reborn 001
개인적으로, 휴대기기용 프로젝터라고 하면 늘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 인터넷을 아무리 찾아봐도 "모터사이클 만화"라고만 소개되는 <CB感 REBORN>이라는 SF만화에 보면, 스크린이 아예 사라진 '영상통화 휴대폰'의 사용장면이 나온다. 물론 모바일 프로젝션을 이용해서.

만화 <CB感>에 등장하는 모바일 프로젝션 장면

이때의 모습은 화면이 투사되는 영역이 벽이거나 손바닥, 앞사람 옷 등으로 다양하게 나오고, 영상통화의 맥락도 이동 중이라든가 어딘가에 기대어 있다든가 하는 등 가지각색이다. 요컨대 모바일 프로젝션이 회의실에 설치되어 모두가 하나의 자료 화면을 공유하기 위한 프로젝션이 아닌 것이다.

물론 기존에 PC와 커다란 화면을 통해서 문서와 자료를 함께 보면서 협업한다든가, 영화관과 같은 환경을 꾸며놓고 고화질의 대형 화면에 펼쳐지는 영화를 감상한다든가 하는 것을 휴대폰에 넣을 수 있다면 그것도 분명 기다려지는 미래이다. 하지만 이렇게 이미 비교될 수 있는 완벽한 사례가 있는 분야는 사실 아무리 상대적인 장점을 강조해봐야 결국 무슨 매니아 시장으로 치부되기가 딱 좋은 구도다. 작은 프로젝션 화면을 같이 보려면 거의 머리를 나란히 맞대고 2~3명 정도가 볼 수 있으려나? 그 이상은 힘들 것이다. 아마 5분을 참지 못하고 "그냥 회의실로 가서 봅시다"라고 하는 게 가장 그럴듯한 시나리오가 되지 않을까. 특히 휴대기기는 늘 움직이는 상황에 있기 쉽기 때문에 화면이 안정적으로 벽면에 뿌려지기 위한 색상/위치 calibration 기술(모두 단순히 풀릴 수 없는 문제들이다) 등이 또 추가되어야 할테고 말이다.

그에 비해서 위 만화에서 제안(?)된 UX는 그 용도가 너무 심각하지도 않고 부족하면 부족한대로도 잘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휴대기기의 매력을 더해주는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 프로젝션의 사용상황을 좀 더 고민해 본다면, 이번 제품들은 기존 중국회사나 그 모듈을 공급한 회사의 데모를 똑같이 답습하기 보다는 훨씬 더 기대되는 장면도 많이 그려낼 수 있지 않았을까.. 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리고, 사실 모바일 프로젝션은 LED 광원과 DLP 방식의 프로젝션보다 적합한 방식이 있을지도 모른다. 아직 공공연하게 논의되지는 않는 듯 하지만. 일단 LED/DLP 방식이 어느 정도 시장을 증명해준 후에, 그 방식이 후딱 상용화되어 준다면 모바일 사용상황에 보다 적합한 제품이 등장할 수 있을 것 같다.
신고
Posted by Stan1ey

BLOG main image
by Stan1ey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347)
HTI in General (45)
User eXperience (11)
Voice UI (50)
Vision UI (14)
Gesture UI (25)
Tangible UI (28)
Robot UI (14)
Public UI (9)
Virtuality & Fun (56)
Visual Language (15)
sCRAP (70)

글 보관함



www.flickr.com
This is a Flickr badge showing public photos and videos from Stan1ey. Make your own badge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