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증강현실(AR)을 이용한 제품을 기획하다가, 일종의 총 모양 프로젝터를 고안한 적이 있다. 휴대용 프로젝터를 이용한 AR 시스템은 몇가지 연구에서 나온 적이 있었는데, 난 그냥 그 프로젝터 "총"을 가지고 다니다가 적당한 스크린이 나오면 (거리 센서를 이용한다든가 해서) 임의로 귀신이 튀어나오면 재미있을 거란 생각을 했더랬다. 시간을 잘 맞춰서 방아쇠를 당기면 귀신을 잡을 수 있고, 그렇게 점수를 따는 게임이면 AR의 특성 - 현실이면서도 현실이 아닌 - 도 잘 표현한 좋은 Killer App이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었던 거다.
그런데 며칠 전 TV를 보다가 발견한 이 제품은, 그 생각보다 훨씬 단순하게 저렴한 방법으로 더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고 있었다.
그냥 달랑 3축 가속도 센서(혹은 심지어 1축일 수도 -_- )와 흑백 LCD 화면만으로 똑같은 기능을 구현한데다가, 그냥 귀신을 잡는 게 아니라 몬스터를 낚시처럼 낚는다든가, 잡은 몬스터를 훈련시켜서 다른 몬스터를 잡게 하거나 다른 기계에 저장된 몬스터와 싸움을 붙이거나 주고받을 수 있다든가 하는 요소가 여러모로 재미있는 게임이 되기 위한 완성도를 높여준 느낌이랄까. 과연 반다이 -_-;;; 상용화란 이렇게 하는 거구나.
그냥 광고를 보는 순간에 예전에 생각했던 부끄러운 아이디어도 떠오르고 (비록 특허고 뭐고 업무랑 연결시키진 못했지만), 스크랩해 두었다가 가장 단순하게 구현된 AR 시스템으로 인용할 겸 해서 간단히 기록해 두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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