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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sture UI

iPhone 5 Wishlist

by Stan1ey 2011. 10. 4.
애플의 "Let's talk iPhone" 행사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매번 새로운 OS 버전이 발표될 때마다 내심 혁신에 대한 기대를 하게 하는 아이폰이지만, 이제 모바일 상황에서 쓸 수 있는 센서들은 대충 (2개 빼고) 다 들어갔고 MobileMe에서 환골탈태한 iCloud 서비스의 새로운 윤곽도 많이 알려진 터라 뭐 또 새로운 게 나올까 싶긴 하다. 요컨대 출시하기 전부터 새로운 기능들이 식상해지고 있는 희한한 형국인데, 주요 업데이트인 만큼 큰 변화들이 많아 그 와중에 별로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는 소소하지만(?) 재미있는 기능들이 많다.

실제 발표가 되기 직전이니만큼 조금 무모한 포스팅이지만, 그래도 그런 기능들에 개인적인 소망-_-을 담아보자면 이렇다.


Magic Home Button

iPhone 5 CAD Drawing - Wider Home Button
아이폰의 홈버튼이 커지고, 제스처 기능이 들어간다는 건 이제 기정사실화 되어있는 것같다. 이 이야기는 소문만 있는 게 아니라 이미 아이폰 케이스를 만드는 업체를 통해서 도면까지 나왔는데, 결국 어떤 동작이 사용되느냐에 대해서는 어째 그다지 구체적인 소리가 없다. 동작이라는 힌트를 바탕으로 멋대로 추측성 "소설"을 써보자면 (요새 이게 유행이라면서 -_- ), 아마도 애플은 이미 Mighty Mouse와 Magic Mouse에서 보여줬던 물리 버튼과 터치센서의 조합을 보여주지 않을까 싶다.

Touch Sensor Layout inside Apple's Mighty Mouse

처음 나왔던 "마이티마우스"는 멀티터치 동작을 지원하는 매직마우스와 달리 (저렴하고) 단순한 기술의 조합이었는데, 하나의 플라스틱 표면에서 어느 부위에 손가락이 닿아있는냐에 따라 왼쪽 클릭과 오른쪽 클릭을 구분하고, 몸통 전체가 통채로 버튼 역할을 함으로써 물리적인 입력을 가능하게 했다. (왼쪽 그림을 보면 좌우로 한쌍의 터치센서가 펼쳐져 있음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유출된 아이폰5의 넓다란 홈버튼에도, 딱 손가락 3개 폭만큼의 터치센서를 올릴 수 있어 보인다. 3개의 영역만 구분되면 좌우로 쓸기(swipe) 동작은 인식할 수 있을테고, 그렇다면 이런 식의 활용이 가능하지 않을까? 내멋대로 이름하여 유치찬란한 "매직홈버튼"이다. ㅎㅎ


Magic Home Button for iPhone 5
요컨대 기본적으로 홈버튼 위의 세 영역 중 한 곳에 손가락을 얹고 누르면, 그 위치에 따라 다른 동작을 하는 조작이 가능할 것이다. 여기에 추가로 버튼을 누르기 전이나 후에는 좌우쓸기 동작을 이용해서 몇가지 변용을 추가할 수 있겠다.

  • 홈버튼을 눌러서 화면을 켜고 홈스크린이 나오면, 홈버튼 자체에서 "slide to unlock" 동작을 할 수 있다.
  • 멀티태스킹을 지원하는 상황에서 버튼에 손을 올리면, 오래전부터 소문만 많았던 Mac OS의 Expose 같은 화면을 보여주다가 좌우쓸기로 불러올 기능을 선택할 수 있다.
  • Springboard나 웹브라우저 등 여러 페이지를 앞뒤로 넘길 수 있는 상황에서는, 이 좌우쓸기 동작이 페이지 넘김과 연동될 것이다.
  • 홈버튼을 클릭해서 자주 쓰는 기능을 구동하는 기능은, 버튼의 어느 영역에 손가락을 올리고 눌렀느냐에 따라 다르게 수행될 수 있다. 한번 눌러 홈스크린을 띄우거나 첫페이지/검색페이지로 가는 기능은 어떨지 몰라도, 두번 혹은 세번 누르는 기능은 이로 인해서 몇 배로 다양한 기능을 할 수 있게 된다.
... 아님 말고.


Voice UI
Voice UI Setting for iOS5, partnered with Nuance
iOS5에서 음성 UI를 본격적으로 지원한다는 것 또한 사실상 확정된 것같다. 애플은 이미 MacOS와 iOS에 구현된 VoiceOver 기능을 통해서 검증된, 쓸만한 음성합성 엔진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음성인식 분야에서는 그닥 눈에 띄는 활동이 없었는데, 지난 몇달간 그 분야의 일인자라고 할 수 있는 Nuance사와 온갖 소문이 다 났다. Apple와 Nuance는 이전에도 협력관계에 있기는 했지만, 한때는 애플이 아예 뉘앙스를 사버린다는 소문도 있다가, 결국은 그냥 어느 정도 선에서 합의한 모양이다. (사실 애플이 실제로 뉘앙스를 가져가 버렸다면, 뉘앙스 외에는 구글의 Android를 쓰는 것 말고 딱히 음성인식 대안이 없는 휴대폰 제조사들로선 청천벽력같은 상황이 될 수도 있었다. -- 뭐 VUI에 대해서 신경이나 쓴다면 말이지만.)

어쨋든 저 앞의 설정화면에 드러난 대로라면, 관련된 옵션이 새로 최소한 3개는 들어가는 것 같다. 우선 가장 흥미있는 것은, Android에서 구현되어 몇번 언급했던 가상 키보드의 "음성 버튼"이다. "Mic on space key"라고 묘사된 저 기능은 왠지 스페이스(공백) 키 자체에 마이크를 표시하고 이를 길게 누르거나, 심지어 누르고 있는 동안(push-to-talk; PTT) 음성인식을 할 수 있도록 할 것같다.

출시할 때 이름이 바뀌긴 할테지만, 그 외에 "Nuance Dictation"이나 "Nuance Long Endpoint Detection"이라는 옵션들은 감히 "받아쓰기(dictation)"를 언급했다는 게 특히나 놀랍다. 사실 이미 구글은 물론 우리나라의 인터넷 포털까지 자유발화를 통한 음성검색을 지원하고 있는 마당에, 사실 더이상 빼기도 뭐 했을게다. 남은 건 과연 이 음성인식을 어느 범위로 지원하냐는 건데, 과연 아이폰 내의 기능으로 제한될지, 음성을 통한 인터넷 검색까지 지원할지, 아니면 기왕 Dictation을 넣은 김에 새로 들어가는 iMessage나 이메일의 음성 받아쓰기를 포함시킬지, 혹은 심지어 모든 키보드 입력 상황에서 음성입력의 대안을 제공하는 소위 "Hybrid VUI"까지 구현할지 말이다. 아니 기왕 꿈을 꾸는 김에, 일전에 인수한 대화형 검색엔진 Siri의 기능을 몽땅 아이폰에 넣어서 제대로 된 대화(nested adjacent pair 등을 포함한) 로 대부분의 PIMS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면? ㅎㅎ (물론 보통 이런 상황에서는, 애플은 보수적인 접근을 택해서 나를 실망시키곤 한다.)

끝으로 "Long EPD"라는 옵션도 아마 PTT 기능과 관련해서, 버튼을 누르고 떼는 순간과 음성발화에 공백이 있는 순간을 비교해서 음성인식에 유리한 발화를 선택하는 기능이 아닐까 싶다. 실제로 그렇게 된다면 '그런데 그 일이 정말 일어났습니다!' 라는 느낌일 듯 하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만일 이 기능들이 출시되는 iPhone 5에 그대로 들어간다면 더이상 장애인 접근성에 포함되지 않을 거라는 거다. 그렇게 된다면 -- 안드로이드에 이어 아이폰에까지 주요 사용방식으로 음성이 적용된다면 -- Voice UI도 사용자 인터페이스의 주류에 들어갔다고 말할 수 있겠지.

... 하지만 역시, 그런 일이 일어날까나. -_-a;;


Assistive Touch
iOS에서의 장애인 접근성 기능 중에도 추가되는 기능이 있다. 이전 버전에서는 다이얼을 돌리는 동작을 하면 그 상대적인 회전 각도에 따라 다른 기능을 실행시키는 Rotor라는 기능이 있었는데, 이 방식은 상하좌우가 비슷하게 생긴 iPhone이나 iPad에서는 특히 전맹인(全盲人)을 고려할 때 꽤 괜찮은 접근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번 방식은 반대로 장치의 방향을 안다는 전제 하에, 특정 위치에 손가락을 댄 후에 화면 중앙에서 상하좌우의 미리 설정한 방향으로 손가락을 움직이면 해당 기능을 선택할 수 있다.

Assistive Touch in iOS5



위 동영상에서 볼 수 있듯이, 손가락을 움직여서 구동시킬 수 있는 기능 중에는 멀티터치 기능도 있어서 여러 손가락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는 지체장애인의 경우에도 멀티터치 동작명령을 쓸 수 있게 해준다.

Assistive Touch in iOS5 - Custom gesture
유출된 왼쪽의 설정화면에 따르면, 이 기능을 쓰기 위해서 처음 터치해야 하는 지점(adaptive accessory?)은 미리 설정된 터치 제스처(가로 지그재그)로 활성화시킬 수도 있는 것같다. 이 동작은 사용자가 바꿀 수도 있는데, 어쩌면 그 동작이 다음에 뜨는 pie menu의 방향성을 결정할 수도 있겠다. Pie menu는 최대 8개까지의 기능을 설정할 수 있는데, 이런 방향 버튼의 조합은 다양한 장애인 보조기술(assistive technology)에서 지원하고 있는 입력으로 접근가능한 웹사이트 UI 설계 지침에도 들어가는 대목이기도 하다.

사실 장애로 인한 니즈가 없는 일반 사용자의 경우에도, 이 방식은 주머니 속에 손을 넣은 채 주요 기능을 사용하게 해줄 수 있을 것같다. 어쩌면 Universal Design의 개념과 맞물려 좋은 사례가 되어줄지도...?


Deep touch
설마 하니 아닐 거라고 생각하긴 하지만 -_-, 어쩌면 이번 아이폰5에는 터치 이전에 손가락의 감지를 느낄 수 있거나, 터치 이후에 압력 혹은 클릭을 느낄 수 있는 방법이 들어가지 않을까. 화면 자체는 아니더라도, 앞서 말한 방식의 터치방식의 홈버튼이 구현된다면 터치와 클릭/압력을 조합해서 제한된 범위나마 딥터치가 구현될지도 모르겠다.

Deep Touch

Apple Mighty Mouse

앞에서 적었듯이 "마이티마우스"의 기술이 아이폰의 홈버튼에 들어간다면, 사실 누군가는 그 제품에서 별로 빛을 보지 못한, 하지만 사실은 꽤 중요한 기술을 재검토했을지 모른다. 바로 마이티마우스의 양쪽에 있는 압력센서. 아이폰5의 홈버튼이 단순한 물리 스위치가 아니라 압력센서를 겸하는 것이라면 그것도 재미있는 딥터치 사례가 되겠다. 실제로 그 마이티마우스의 사례처럼, Expose 화면들의 축소 정도가 압력에 따라서 결정된다면 사용자는 화면을 완전히 전환하지 않고도, 자신이 필요로 하는 만큼만 정보를 훔쳐볼 수 있을 것이다. ... 하지만 다른 버튼도 아니고 홈버튼에 그런 불안한 아날로그 센서를 넣으리라는 기대는 나로서도 좀 무리. =_=

... 이러나 저러나, 역시 이건 그냥 개인적인 소망일 뿐이다.


NFC/RFiD
이게 언제부터 나오던 이야긴데 아직도 안 넣냐. -_-;; 루머에 따르면 애플에서는 아직 그 상품화 필요성을 못 느끼고 안 넣으려고 하는 것같지만, 이미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는 이를 이용한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해서 아이폰과 차별화가 이루어지고 있고, 얼마전에는 Google Wallet이라는 서비스가 나오면서 이 방식이 아예 주류 통신채널 중 하나로 급부상하고 있다.

즉 이 대목에서 애플이 iOS에 NFC를 포함시키지 않는다면 안드로이드 기기와 비교될 수 밖에 없을테고, 따라서 그런 결정은 내리지 않을꺼라고 기대하고 있다. 애플 입장에서는 소위 "iTunes 생태계(eco-system)"에 다른 결제 방식이 끼어드는 것을 싫어하는 게 당연하다. 그래서 In-App 결제니 뭐니 만들면서 앱에서 직접 결제하려고 할 때마다 어떻게든 막아왔는데, 이제 와서 전자지갑이니 앱을 통한 인증이니 결제니 하면서 통제할 수 없는 돈의 흐름이 생기는 게 내키지는 않겠지.

... 그래도 이것만큼은, 이번에도 안 들어간다면 애플이 너무 욕심이 많은 거다.



여기까지. 사실 이런 예측... 혹은 제목에 적었듯이 희망사항들(wishlist)이 얼마나 애플의 의사결정권자들의 생각과 맞을지는 모른다. 저번에 그랬듯이 대박 틀릴 수도 있겠지. 단지 정식으로 공개되기 전까지는, 내 생각을 한번 정리해 보고 싶었다.

이건 그저, 후견지명의 오류에 빠지지 않으려는 애플 빠돌이의 몸부림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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