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E3 덕택에, 재미있는 게임들이 속속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늘 그렇지만, 많은 게임들이 전에 본 게임 플레이의 패턴을 답습한 것 같은 느낌이지만, 일부 재미있어 보이는 것도 있었다. 하지만 보면 볼수록 그 게임들 중에서 UI가 무슨 역할을 하는지가 오히려 궁금해진다. 인터넷을 통해서 접해지는 많은 동영상들은 UI가 없는 소위 '인트로' 혹은 '데모' 동영상이어서 더욱 그런 생각이 들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던 중에 눈길을 끈 것이 새로운 모습으로 재탄생할 예정인 <Prince of Persia: New Gen>의 제작자 인터뷰였다. 최근 출시한 <Street Fighter IV>와 마찬가지로, 마치 2D로 그린 듯한 느낌의 3D 렌더링이 우선 눈길을 끈다.



Elika Character from New <Prince of Persia>

위 동영상에서 설명되었듯이, Elika는 주인공이 데리고 다니는 보조 캐릭터다. 그냥 끌고만 데리는 거라면
Screenshot of ICO
PlayStation용 게임으로 나왔던 <ICO>의 여주인공과 비슷하게 생각될 수도 있지만, 그냥 수동적으로 끌려다니는 <ICO>의 여주인공과는 완전히 반대로(물론, ICO에서는 또 그게 게임 플레이의 핵심이자 매력이다), Elika는 마법과 물리공격을 하는 무기이자 적극적인 파트너로서 플레이에 도움을 주는 듯 하다. 무기와 Elika의 콤보공격도 가능하다고 하니 꽤 흥미롭고 새로운 조합이 가능하겠다.

Game Play Using Elika ... from New <Prince of Persia>Game Play Using Elika ... from New <Prince of Persia>

그런데, 위 동영상의 2분쯤부터 시작되는 "Save Me" 시스템이라는 것은 그냥 새로운 플레이 방식이 아닌 새로운 UI적 접근을 보여주고 있다.

"Save Me" Mechanism by Elika... from New <Prince of Persia>

이 '시스템'은 기존의 콘솔/PC 게임들에서 캐릭터가 '죽었을 때' 수시로 등장하는 "계속 하시겠습니까?" 라는 화면을 대체한다. 제작자에 따르면, 캐릭터가 죽었을 때 등장하는 "Game Over" 화면은 동전을 넣어야 플레이를 계속할 수 있는 아케이드 게임에서 콘솔 게임으로 잘못 전해진 유산 같은 것으로, 실제로 플레이 중에 "Do you want to continue?" 화면을 보고 싶어하는 사람도 없다는 것이다. 결국 주인공이 죽으려고 하는 순간마다 Elika가 그 마법의 힘을 이용해서 주인공에 손을 뻗어주어서, 주인공을 이전의 안전한 상태 및 위치로 되돌려 주는 것이다. 결국 익숙한 'check point' 개념은 그대로 존재하지만, 그것이 게임의 세계와 별도로 존재하는 초월적인 시스템이 아니라 게임 스토리와 융합되도록 설계되어 있는 것이다.

사실 어차피 게임을 계속하고자 하는 플레이어는 "계속 하시겠습니까?' 라는 질문에 항상 "예"를 누를테고, 그렇지 않다면 언제든 조이스틱을 던져 버릴 것이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듯한 화면이지만, 이런 측면에서 보면 전혀 불필요한 UI 단계로서 오랜 시간동안 이어져 온 셈이다.



게임에 있어서의 UI의 역할에 대한 해묵은 논쟁 - 도전적이어야 하는, 즉 어려워야 하는 게임의 태생적인 특성과 쉽고 간편한 것을 추구하는 UI의 상식의 충돌 - 에서는, 일반적으로 "어려워야 하는 것은 게임이지 조작이 아니고, UI가 쉽게 만드는 것은 '조작'에 해당하는 것이다" 라는 식의 결론이 내려지곤 한다. 하지만 이 결론이 나로선 석연치 않은 것이, 그렇다면 UI 디자이너가 할 수 있는 일은 게임 화면의 HUD나 팝업들을 잘 배치하는 것 뿐인가? 하는 생각이 가시질 않는 것이다.

Hardware 제품 개발에 있어서 UI가 시작된 것이 소위 "그래픽스", 즉 버튼에 대한 설명 및 아이콘을 얼마만한 크기로 어떻게 인쇄하느냐에 대한 것이었지만 이제 그보다 더 넓은 영역 - 어쩌면 제품기획까지도 - 에서 활약하고 있는 것처럼, Game UI에 대해서도 그렇게 활동 영역을 넓힐 수 있을까?

이번의 유비소프트 Ubisoft 의 새로운 Game UI 시도가 어떤 결과를 낳게 될지는 잘 모르겠다. 아무래도 익숙하지 않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겠고, 게임이 잘 풀리지 않을 때 "CONTINUE?" 화면을 띄운 채로 한숨 돌리는 여유가 사라지면서 지나친 몰입감과 긴장에 되려 재미를 낮추는 요인이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느 쪽이든, Game UI에 있어서 늘 이야기되는 화두 - 게임 UI가 게임에 미치는 영향은 있는가 - 에 대해서 뭔가 한마디 거들 소재는 하나 생긴 것 같다. 나를 이 분야에 뛰어들게 한 10년 넘은 화두 - narrative - 에 대해서도 뭔가 방향성을 제시해 줄 것 같기도 하고.



정말 좋은 UI는 익숙한 나쁜 UI를 제치고 사용자의 선택을 받는다. 그걸 알고 있으면서도 기존의 나쁜 UI를 '사용자들한테 익숙하니까'라는 비겁한 변명으로 넘어가는 건 (특히 새로운 경험을 주어야 하는 제품에 있어서는) UI 설계자의 직무유기일지 모른다. 어떤 대목에 UI가 필요하고 어떤 대목에 일관성이, 반응속도가, 스토리텔링이 필요한가를 정리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이 분야에는 가장 간단히 그저 직무유기가 되지 않기 위해서 조차도, 아직 해야 할 게 너무나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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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tan1ey

난 정말 UI 디자인이라는 것이, 난삽하게 기획된(ㅈㅅ) 서비스며 제품의 기능들을 하나의 통일된 문맥으로 꿰어 맞추는 작업이라고 생각한다. "UI design is all about logical communication"이라고 한 것도 그런 맥락이었고, 그렇기 때문에 'sense-making'이라든가 'storytelling'이라든가 하는 것에 관심을 갖고 있기도 하다. 96년도부턴가 시작한 시각언어에 대한 관심도 사실은 그 도구로서 생각하고 있는 것들 중 하나일 뿐이고.

그런데 다음 UI의 방향으로 재미라는 것에 관심을 갖게 되고 게임 UI에 투신하게 되면서, 이런 "짜맞추기" UI에 대한 생각이 조금씩 흔들리고 있는 게 사실이다. 때맞춰 Apple이나 Google의 UI라는 것이 분석하면 분석할수록 전혀 통일된 논리가 없다는 게 마음을 불편하게 하고 있었고.

Microsoft의 예전(2006년 이전 제품) UI들은 이를테면 모든 기능은 단 하나의 기능 위계구조 hierarchy 에서 정해진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툴바 등을 이용해서 사용자가 약간 수정은 가할 수 있었고, 사용빈도에 따라 일부 기능이 잠깐 숨어있을 수는 있었지만, 그 위계구조만큼은 흔들림 없이 pull-down menu에 붙어 있었던 것이다. 그에 비해서 Apple이나 Google의 UI는 사실 분석해보면, 기능의 위계구조라든가 확고한 UI design guideline 이라든가 하는 것이 그다지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로부터 "사용하기 편하다"라는 말을 듣는 이유는 -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 우선 불필요한 기능들을 없애거나 다른 기능과 합쳐놓아서 시스템 자체가 간편해졌기 때문이고, 둘째는 바로 전체 구조나 원리원칙보다는 각 순간에 필요한 기능들을 적당한 위치에 놓는 것에 주력했기 때문이었다.

Inconsistent UI of iPod Touch

급조한 자료: iPod Touch에서의 정리되지 않은 UI

Microsoft가 2007년 버전의 Office 군에 탑재한 Ribbon UI 라는 것도 이런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사실 "Ribbon UI"는 마케팅을 염두에 둔 호칭이고, 좀더 젠체하고 싶은 학계나 업계에서는 "Fluent UI"라든가 "Result-Oriented UI"라는 호칭으로도 불리고 있다.) 그동안 정보구조설계(IA: information architecture)에서 주제로 삼았던 각 수준의 균등한 배치라든가, 유사성에 의한 군집화라든가 하는 것들이 통채로 무너진 느낌이랄까.

예를 들어 각 어플리케이션마다 들어있는 첫번째 탭인 "홈"에는 온갖 기능들(복사/붙이기, 글꼴편집, 서식편집, 도형삽입, 검색 등)이 실로 다양한 표현방식(여러 크기의 아이콘과 레이블들이 여러가지 '새로운' 방식의 pull-down menu 들과 함께 다채로운 조합을 이루고 있다)으로 한판에 뭉쳐 있으며, 다른 탭들의 구성과 순서는 어플리케이션마다 전혀 다르게 되어 있다!

Ribbon UI in Microsoft Office Applications: the Handy Mess

더욱이 하나의 어플리케이션 안에서 "홈" 탭에 나오는 기능들 중 대부분은 다른 '탭' 메뉴에서 중첩되어, 게다가 전혀 다른 메뉴 깊이 depth 와 표현방식(아이콘으로 나와있던 것이 다른 아이콘 아래의 pull-down menu에 들어가 있다든가)으로 나타나 있기도 한 거다! (아래 그림에서 같은 색 네모는 같은 기능의 다른 위치와 구성을 표시했다. 이 외에도 중첩된 기능은 여러 개가 더 있지만, 그림판의 한계로 -_-;; 대표적인 것만 표시했다.)

Ribbon UI in Microsoft Office Applications: the Handy Mess

솔직히 나는 이 Ribbon UI가 Microsoft의 초대형 삽질이라고 생각했고, 그렇지 않다는 것에 충격을 먹은 자칭 'UI 전문가' 중 하나다. 결국 사람들은 어떤 작업을 할 때 눈앞에 필요한 기능이 그때그때 눈에 띄게 도드라져 있으면 그걸로 오케이... 정보구조(IA)나 군집화(grouping) 같은 논리는 필요한 기능을 찾는 데 실패했을 때 비로서 필요한 거라는 거다. ... 뭔가 혁신적이고 ground-breaking 느낌이 나면서도, 사실 결국 UI 역사의 시작인 과업분석 task analysis 으로 돌아가는 기분도 들고 그렇지만, 어쨌든 Ribbon UI가 다름아닌 Microsoft 같은 조직에서 나와서 나름 의도한만큼의 성공을 거두는 걸 보면서 뭔가 UI에 대한 생각을 좀 바꿔야겠구나...라는 생각이 들 무렵, ...

Be more flexible - from The Incredibles

"I think you need to be more... flexible."

... 앞서 올린 BMW Gina 동영상에 나오는 마지막 한마디가 결정적으로 내 옆구리를 찔러 버렸다.

"The Gina philosophy, in a short form? ...
It's about being Flexible. Thinking flexible. Acting flexible.
Context OVER dogma. That's it."

뭐 어쨌든 (원래는 자동차 차체에 유연한 천 소재를 사용한 것을 강조하기 위한 문구였겠지만...) 옆구리를 찔렸으니... 좀 본격적으로 고민해 볼까나. -_-;;; 특히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한 업무에서 "게임 UI는 어플리케이션 UI와 달라요..."라는 이야기를 몇번이나 들어서 살짝 공황상태에 빠져 있으니, 동기와 소재는 충분한 셈이다.

빠샷! o(-_-+)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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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tan1ey

좀비죽이기 게임의 대명사인 바이오 해저드가, Wii 플랫폼을 위해서도 발매된다고 한다. <Bio Hazard: The Umbrella Chronicles> 이라는 제목으로. 한글판도 발매 예정인지 관련 웹사이트에서 동영상을 소개하고 있다. 처음 인트로 동영상에서부터 instruction을 겸한 첫부분 플레이도 보여주고 있는데, Wii Remote 를 포함한 다양한 조작을 FPS에서 어떻게 사용할지 꽤 기대가 돼서 한번 열심히 봤다.



역시 Wii 라서 그런지 화면이 요새 콘솔게임 같지 않게 해상도가 떨어진다. 그래도 Wii Remote와 눈척(nunchuck)을 이용한 몇가지 컨트롤은 볼 수 있었는데, 사실은 솔직히 실망스러운 부분이 많았다고나 할까.

Bio Hazard on Wii - Shoot to Kill

아무래도 결국은 쏘고, 터뜨리고, 재장전하는 게 대부분인 게임이라 그런지 다른 Wii용 FPS 들과 크게 다른 점은 없었다. 굳이 찾자면 총구를 위아래로 흔들면 재장전이 되는 것이 아케이드 FPS 게임들 같은 느낌과 함께 동일한 게임 규칙 - 재장전 중에는 총을 겨누고 있을 수 없다 - 을 준다.

Bio Hazard on Wii - Shake Remote to Reload

그리고 총 역할을 하던 리모컨이 필요에 따라 순식간에 나이프로 변하는 대목은, 물론 각각 매우 직관적인 조작 방식임을 감안하더라도 몰입을 좀 방해하는 느낌이 있다.

Bio Hazard on Wii - How to Use Knife
Wii Zapper, FPS Game Controller

무엇보다 이렇게 되면 Wii Zapper랑 같이 못 쓰잖아!!! @_@ ... 라는 게 가장 안타까운 점이다. 뭐 꼭 Zapper가 아니더라도 Wii Remote를 총처럼 쓰기 위한 여러 종류의 스틱 틀(?)들이 있는데, 이렇게 게임 플레이 중에 사용 모드를 바꿔대면 결국 그 틀(?)을 이용한 부가적인 몰입감은 포기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아쉽...


뭐 아쉬운 것도 있고 역시 Wii니까 이런 느낌이 좋구나 싶은 것도 있지만, 정작 동영상을 보다가 마시던 물을 뿜을 뻔하게 만든 것은 다음 장면. ㅡ_ㅡ

"Would you be okay?" - Korean Confirmation Message of Bio Hazard on Wii

ㅋㅋㅋ 이런 공포스런 슈팅게임에 "괜찮으시겠습니까?" 라는 공손하고 염려하는 듯한 confirmation message라니 기발하지 않은가? 무엇보다 난 괜찮지 않다. 이런 류의 깜짝 놀래키는 게임들은 너무 무섭기도 하고, 소질도 없고, 무엇보다 나에게는 카타르시스는 커녕 스트레스 해소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아마 나 같은 플레이어는 저 메시지를 보면, 진짜 심각하게 "아니오"를 고민할 듯 하다.

YouTube를 찾아봐서는 해당 문구의 영문 버전을 찾을 수 없었는데, 이게 원문의 의도인지 해석한 사람의 기지인지를 궁금하게 만든다. 혹시 영문판을 플레이해 본 (출시는 됐던가?) 분이 있다면 꼭 좀 알려주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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