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Tourist Attraction at Edinburgh
전통적인 UI 분야로부터 UX를 독립시키고자 하는 노력
이 많다는 것은 이전에도 몇번이나 말한 바와 같다. 최근에는 심지어 기존에 UI 디자인 단계의 일부로서 사용자 리서치와 설계 작업이라고 하던 모든 것들을 UX로 잘라내고, "UI는 그 결과물에 대한 개발실무일 뿐"이라고 주장하는 인간도 나타났다. 어찌나 절박해 보이는지. -_-

이 블로그에서도 몇번 언급했듯이, 개인적으로는 UX 분야를 정의할 때 기껏 수십년에 걸쳐 일궈놓은 UI 분야에서 일부를 (사실은 그 핵심이라고 할만한 부분을 거의 전부) 잘라내어 정의하려고 할 게 아니라, UI의 범주와는 별개로 정의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그리고 아무래도 게임 회사에 있다보니 들고있는 망치에 맞는 못대가리만 보이는지라, 이제 HCI에서는 벌써 몇년 전에 한번 스치듯 지나간 주제인 funology라든가 Fun UI라든가 하는 주제에 한눈을 팔고 있는 중이다. (사실은 가전회사에 있던 시절에도 "재미있어요?"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긴 했다. ㅋ )


그러던 중에 얼마 전에 "Playful User Experience"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온 걸 보게 됐다. 사실 비슷한 제목의 글은 잊을만하면 올라오는지라 조금은 시큰둥하게 읽고 있는데, 재미있는 관점을 접하게 됐다. 이 글에서는 사용편의성 중심의 기존 UI 디자인 방법론을 A 지점에서 B 지점으로 가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찾는 노력으로 비유하면서, UX 디자인에 대해서는 그보다 "Taking the Scenic Route from A to B", 즉 A 지점에서 B 지점으로 가면서 '경치가 좋은 길'을 따라가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결국 그동안 과업(task)을 중심으로 정보구조(IA)를 설계하고 효율적인 사용성을 구현하려는 관점과 노력이 오히려 UI 분야의 한계가 될 수 있으며,
Task-Oriented Design

UX 설계에 있어서는 그 과업을 이루는 과정(경험)에 초점을 맞추자는 거다.
Experience-Oriented Design

한편 당연해 보이고, 게다가 수십년전부터 있었던 interface vs. interaction 구분과 그닥 다르지 않은 이 "scenic route"라는 비유를 보고, 문득 또 하나의 "경험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는 "여행상품 기획"이라는 분야에 대해서 생각하게 됐다.

생각해 보면, 여행상품 기획은 그냥 어느 장소로 이동하는 방법만 고민하는 일이 아니다. 비록 상품의 제목은 "영국일주 9일"이라는 식으로 목적하는 행위(task)에 초점이 맞춰져 있을지 몰라도, 사실 그 기획/설계/디자인의 내용은 "해리포터의 자취를 따라서"라는 식으로 그 여행이 주는 특별함(attraction)에 있는 것이다.

Attraction-Centered Tour Design

그럼 이 "여행상품 기획"이라는 경험 디자인은 어떻게 이루어지는 걸까? 짬짬이 해본 인터넷 검색만으로는 도통 방법을 찾을 수 없어서, 다음에 우연히 그쪽 업계의 사람을 만나기 전까지 일단은 -_-;; 여행상품을 유형별로 분석해 보기로 했다. 여행은 이동을 전제로 한다. 그 이동을 좋은 경험으로 만들기 위해서 이 거대한 산업의 종사자들은 어떤 식의 노력을 하고 있을까.

아래는 한국과 영국의 여행사 웹사이트를 몇개 돌아다니면서 나름대로 여행상품에서 내세우고 있는 기획내용을 유형별로 나누어 구분한 것이다. 어떤 여행도 하나의 유형만으로 이루어지지는 않지만, 하루이틀 짬짬이 돌아다닌 바로는 아래의 유형 외에 여행상품의 기획요소라고 할 수 있는 것을 찾지 못했다. 뭐 빠진 게 있다면 차차 채워넣기로 하고 -_-a 일단 나열하자.


(1) 탐험 Exploration
Exploration as a Playful Experience
자유여행이라든가 배낭여행, 하이킹과 같은 유형의 여행상품들은 여행자들에게 대략의 이동경로를 이야기해 주지만, 그동안에 어떤 attraction을 선택해서 즐길지는 각 여행자의 그때그때 선택에 따라 달라진다. 우연히 들어간 어떤 골목에서 평생 기억에 남을 광경을 만날 수도 있고, 버스를 타고 갈 것을 지하철을 타는 바람에 아무 것도 못 보고 다음 지역으로 이동하게 될 수도 있다. 하나하나의 attraction은 계획 단계에선 보든 안 보든 큰 차이가 없을 수 있지만, 이런 여행 방식의 진실한 매력은 매순간의 선택이 어떤 경험을 하느냐를 결정한다는 그 자체일 것이다.

(2) 깃발관광 Sight-seeing
Sight-seeing as a Playful Experience
그냥 관광 sightseeing 이라고 해도 될 듯 하지만, 어쨋든 이 방식은 일련의 attraction들을 미리 정해진 가장 효율좋은 경로를 따라 하나씩 방문하는 것이다. 가이드를 동반한 관광이 대부분 여기에 해당하며, 각 attraction 사이를 이동하는 방식은 앞서 '탐험'과 같이 여유있는 게 아니라 가장 시간효율적인 방법 -- 이를테면 한 장소에서 주어진 시간동안 구경한 후에는 단체로 버스에 타고 한꺼번에 다음 장소로 이동한다든가 -- 을 취하게 된다.

(3) 사파리 Safari
Safari as a Playful Experience
야생동물들 사이를 적당히 누비면서 창밖으로 '구경'하는 이 방식은 attraction들이 모여있는 지역을 횡단한다고 보면 되겠다. 세세한 이동 경로 자체가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그 경로를 지날 때 어떤 경험을 할 수 있는지는 매우 중요하다. 어떤 경험은 바로 코 앞에서 손에 닿을 듯이 느끼는 게 좋고, 어떤 경험은 멀찌감치서 바라보는 게 좋을 수도 있는 것이다. 모든 경험을 직접 한다는 점에 있어서는 앞의 '깃발관광 sight-seeing' 방식이 낫지만, 사파리(이건 우리 말이 없나...) 여행 방식은 해당하는 직접경험이 현실적으로는 어렵거나 하나하나 멈춰설 시간이 없을 때에 유용한 듯 하다.

(4) 유람선 Cruise
Cruise as a Playful Experience
이 방식은 꽤 특이한 관점을 가지고 있다. 이동 자체를 가장 큰 목적으로 하는 것도 경로 상의 attraction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종종 지루하고 느린 이동경로를 택하는 대신 이동 중에 즐길 수 있는 인위적인 attraction들을 여행자와 함께 가지고 다니면서 제공한다. 바다 위를 떠다니는 유람선에서 실내수영장이나 인공 서핑장, 혹은 헬스클럽이나 VR 자동차 경주장 등은 참 생경한 모습일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분명히 인기좋은 여행의 형태이다.

(5) 현실도피 Unreality
Unreality as a Playful Experience
많은 여행들이 이동의 경험보다 '목적지'에 중점을 두고 기획된다. 하지만 이런 여행들도 결국은 그 목적지에서 경험할 수 있는 attraction들을 홍보하고 있다. 그 나라/도시에서 어떤 것을 볼 수 있는지, 어떤 이벤트(축제 등)가 벌어지는 시기인지 등이 그 여행의 가치를 결정한다. 클럽메드와 같이 특정 관광단지에 온갖 attraction을 꾸며놓고 사람들을 불러모으는 경우나, 신혼여행지로 유명한 여러 섬이나 도시의 관광구역, 심지어 오지탐험이라든가 워킹 홀리데이 working holiday 같은 경우도 이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이 경험의 핵심은 번잡한 현실과 일상을 벗어나 평소에 할 수 없는 체험(혹은 무료함)을 하는 데에 있다.



... 그래서 뭐. ㅡ_ㅡ;;;;

사실은, 이 "여행 기획"과 "UX 설계" 사이의 연관에 대해서 딱히 뾰족한 결론을 내리지는 못했다. 단지 기존의 UI 설계가 사용자의 잠재적인 과업(task)을 분석해서 그 과업들 간의 효율적인 이동에 중점을 두고 있었다면, 혹시 UX 디자인에 있어서 재미있는 경험(enjoyable/playful experience)을 설계해 내기 위해서는 그 대상이 되는 서비스/제품에 있어서 사용자가 재미있어 할 만한 "관광명소(attraction)"가 무엇일지를 생각해 보고, 그 attraction들을 염두에 두고 이동경로 -- 혹은 사용방법(UI) -- 를 설계한다면 어떨까 하는 막연한 생각이 들었을 뿐이다. 이게 또 나중에 그 경험을 기억해내고 다른 사람과 공유할 수 있는 이야기가 되어줄 것 같고.

예컨대 사용자가 [다음]이라는 명령을 내렸을 때 다음 페이지를 빨리 띄우는 것보다, 그걸 어떻게 멋지게 띄우는지를 생각한다든가, 일련의 변수를 입력해야 할 때 하나의 설정 창에서 다닥다닥 붙은 UI widget을 한꺼번에 조작하는 게 아니라 적당한 맥락을 공유하는 몇개의 UI scene으로 나누어 각각의 장면이 의미를 갖게 한다든가, 어떤 서비스(음악감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경험(Cover flow)이 과업이나 효율성과 다소 거리가 있더라도, 그걸 적당히 UI에 추가함으로써 전체 경험의 enjoyability를 높일 수 있다든가...

뭐 그런 느낌이다. 대충 나열하자면. (아, 이 빈약한 논리. 특히 맨날 Apple iPhone의 일부를 인용하면서 좋은 UX 디자인이라고 하는 건 정말 이 분야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그만둬야 하는데 말이지.)



일전에 경험의 진정성(authenticity)을 언급하면서 UX 분야의 정립에 부족한 것으로 '구심점'을 언급한 한 적이 있는데, 아마 그 다음으로 필요한 것(구심점의 부재가 갑자기 해결되었다는 건 아니다)이 그 구심점을 지향하기 위한 방법론일 것이다. 뭘 지향해야 할지가 정해졌다고 해도 그걸 성취하는 방법이 그저 "영감을 가진 사람이 골똘히 생각한다"는 파인만(Feynman)의 문제해결 방식이 되어서는, 회사에서 디자이너 조직이 객관적으로 수행할 업무가 아니라 소수의 천재인 '감독(director)'이 담당하는 주관적이고 창의적인 행위가 되어 버린다.

물론 뭐 그렇게 가는 게 아주 틀린 방향은 아니다. 애당초 UI 디자인 분야 자체가 그렇다는 주장도 있었고, 심지어 일부 회사에서는 조직적으로 그런 '천재 감독'의 역할을 부여하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그렇다고 할지라도 그 위대한 예술행위(?)를 분석하고 대안적인 방법론을 제시함으로써 상업적인 성공의 확율을 높이려는 노력이 필요없는 건 아닐테니까, 뭐 어떠리. ㅎㅎ
신고
Posted by Stan1ey

앞의 글에 이어서 "한국 HCI 학회" 모임의 토론게시판에 퍼오는 글. 역시 아래 네모 안의 글은 토론의 발제문이고, 그 아래의 글이 내가 올린 글이다.

토론주제(2): Where is HCI going?

There was talk of ubiquitous computing. With WiFi, 3G, iPhone, etc, ubiquitous computing is really blooming. What comes next?


When did you feel 'good' using a product/service?

Was it when you encountered a nice technological application? (Perhaps, but it surely is not a general phenomenon.) Was it when you found a nice content or function? (Maybe, but it doesn't explain all the other moment of enjoying content-less interaction.) Or, was it when you did some intended task without any difficulty? (C'mon. You know the reality: good interface is not noticeable.)


So where is HCI going. I personally have two possible scenarios.

(1) Going for Technology
Born to differentiate "UI for computing device" from "UI for dumb traditional hardware", HCI somehow settled on the technological side. HCI could keep specializing itself as such and end up as HTI, or Human-Technology Interaction, as once claimed in Finnish HTT. As another effort to make HCI more focused on computing technology rather than studying people, a concept of HCC was emerged as an alternative concept for HCI.

(2) Going for Experience
The second scenario in my mind may be a bit personal. Since the field of "UI" has been focused on 'usability' by definition, its approaches to UX are naturally bound to the assumption that efficient use is good use. It's user-centered, engineering, and serious job for the dedicated people.

However, HCI has more exploratory tradition. Always wondering for the next interesting stuff to do, and saying "Wow this's cool. What can we do with it?" It is NOT user-centered, more inventive than need-based, and there was always dirty little secret among us: it's more about fun and cool experiments rather than making easy-to-use piece of technology.

This untold truth of pursuing cool-ness was actually discussed in CHI several years ago, and there was clearly two sides of opinions. Traditional UI practitioner didn't like it, and framed it as not being enough for academia. Some 'other' people didn't explain it very well but still thought it's the momentum of CHI community, what gathers people in one place, and something they have to support. (After a couple of years, the result from this discussion turned out as a new CHI section called 'Media Showcase' where you don't need to try to be academically perfect.)

If HCI could be brave enough and coming out with its secret desire for the fun side of experience, it could make the next face of HCI. Although it's different from what's been discussed in every joint-conference with UI people, and although it's far different from what its name originally meant, I believe the tradition has been always there waiting to be revealed and embraced.


... I must have come too far away from HCI technologies now. Working in game industry as UX designer and thinking about the product which is solely for an enjoyable experience, I can't help myself thinking about a concept of 'fun experience' as the future of HCI.

There was many discussions about this direction, some even called it as "New HCI" on <Interaction> magazine. Since I have found unexpectedly many cases of different yet complementary approaches to 'generate' fun in an experience product, I believe there will be more tangible and even academic way to facilitate it in the future of HCI... or whatever it's called.




... 옮기면서 보니 이건 뭐 발제 내용하고 상관없는 글일세. ㅡ_ㅡ;;;

어쨋든 여기까지. 앞의 글과 이 글의 공통점이 있다면, 둘 다 내가 글을 올린 후 몇 주가 지나도록 아무 댓글이 없다는 거다. -_- 회사 내에서도 이메일로 토론을 하다보면 내가 끼어듬과 동시에 thread가 끊기는 경우가 많았는데, 역시 너무 고급 영어를 써서 현지인들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걸까... 덕택에 thread-breaker라고 취급당하는 듯. -_-a;;; 그러면서도 UI 관련 이슈가 있을 때마다 꾸역꾸역 찾아 물어오는 걸 보면, 나는 참 예의바른 사람들과 일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지난 몇달 동안 이 블로그에 글을 올렸더라면, 아마도 신기한 HCI 기술 같은 것보다는 이런 내용을 올리게 되지 않을까... 해서, 그냥 다른 데 올렸던 글이라고 퍼올려서 최소한 블로그 주인장이 살아있다는 증거라도 남기기로 했다.

신고
Posted by Stan1ey
(앞의 글에서 계속)

컴퓨터 게임의 '입출력 패턴의 학습'이라는 외적 경험에 의해서 느끼는 재미와, 게임이 표방하고 있는 '이야기에서 인과관계의 발견'을 통한 내적 경험에 의한 재미. 흠 뭔가 그림은 그럴듯 하지만 "그게 재미의 잣대로 정량화될 수 있는가?"하는 점은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한번 각각의 변위를 생각해 보자. 이렇게 생각해서 뭔가 잘 정리될지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_-a;;;
 
  I. What makes Fun
 II. Fun Factors in Game
III. How UI can be Fun



(3) 재미요소의 축

앞의 글에서 우긴 논리대로라면, 게임 속에서 학습할 입출력 패턴이 단순할수록, 그리고 게임을 통해 체험한 이야기의 인과관계가 단순할수록 게임의 '재미'는 덜하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럼 도대체 단순한 입출력 패턴, 단순한 이야기라는 건 뭘까? 반대로, 복잡한 입출력 패턴과 이야기는 또 뭘까?

조작적 정의라는 용어가 이렇게 고마울 때도 드물다. 어디까지나 내멋대로, 이렇게 정의해보면 어떨까.


(3-1) 입출력 패턴의 복잡도: 외적 경험
우선 입출력 패턴은, 사용자가 게임을 즐기기 위해서 결정해야 하는 매순간의 의사결정에 대해서 논리적, 공간적, 시간적 변수의 양으로 정의할 수 있다.

여기서 논리적인 변수란 사용자의 입력이 얼마나 많은 논리조건에 의해서 결정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것이다. 이를테면 "장애물이 나타나면 뛰어넘는다"는 건 단순한 논리조건이지만, "장애물이 높이 있는 경우에는 엎드린다"는 조건이 추가되면 좀더 복잡해진다. 여기에 "사과는 장애물이 아니라 부딪혀서 에너지를 얻어야 한다"까지 들어가면 복잡도는 더욱 높아진다.

공간적 변수라는 것은 입력버튼이 하나인지, 2개(예: 좌우)인지, 4개(상하좌우)인지에서 시작해서 결국 얼마나 많은 입력장치 중에서 선별해서 입력해야 하는지에 대한 것이다. 많아봐야 5개 버튼을 사용하는 대부분의 플래쉬 게임보다, 14개 버튼에 2개의 아날로그 스틱(무한대의 입력이라고 우길 수도 있겠다)을 사용하는 PlayStation 게임은 그 패턴이 훨씬 더 복잡하다.

시간적인 변수란 게임에서 논리적 변수가 제공되는 시점부터, 공간적 변수 중의 선별을 거쳐 사용자가 조작명령을 입력해야 하는 시점까지의 제한시간을 말한다. 테트리스를 비롯한 대부분의 게임은 난이도를 높이는 간편한 방법으로, 처음에는 이 제한시간이 짧지만 점차 블록이 빨리 떨어진다거나 속도가 빨라진다거나 하는 식으로 이 시간 변수를 조작하고 있다.


(3-2) 이야기의 복잡도: 내적 경험
어떤 이야기가 복잡한지 어떤지를 생각해 보면, 등장인물이 몇명이나 나오고, 그 인물의 선악이 명확히 구분되는지 등이 떠오른다. 하지만, 게임에서 말하는 '이야기'라는 것은 꼭 등장인물이 있으란 법이 없다. 이를테면 제한시간 내에 버튼을 최대한 많이 눌러라! 라는 것도 엄연히 비디오 게임의 주요한 조작 방식 중 하나인 것이다.

그럼 단순한 이야기를 어떻게 정의하면 될까? 이야기라는 것은 인과관계를 포괄한다는 고전적인 정의를 바탕으로, 내 생각으로는 물리법칙을 단순히 적용한 것을 그 가장 단순한 형태로 보면 어떨까 한다. 물리법칙은 대체로 사람들이 그 인과관계(예: 던져 올린 것은 떨어진다, 부딪히면 충격을 받는다)를 이해하고 있는 것이고, 따라서 별다른 설명 없이도 주어진 상황 하에서 인과관계가 성립된다. 그마저 주어지지 않는 경우에는 이야기가 없다고 보는 게 타당할 것이다.

반대로 이야기가 복잡하다는 것은, 물론 여러 명의 등장인물과 각각에 대한 상황이 꼬이고 꼬여서 귀추를 예측하거나 이해하기 위해서 나름 많은 추론이 필요한 경우를 말한다. 앞의 글에서 예로 들었던 반전에 대한 이현비의 모델이 얼마나 많이 나오는가를 그 기준으로 삼을 수도 있겠다. 게임을 즐기기 위해서 그 이야기에 포함된 사회적 역학관계나 장면의 복선을 얼마나 깊이 파악해야 하며, 이를 통해서 플레이어 스스로가 유추해야 하는 항목이 얼마나 많은가?

이야기의 복잡도는 앞의 입출력 패턴에 있어서 논리적 변수와도 직접적으로 연결될 수 있다. 하지만 이 둘을 나누거나 교집합으로 보자니 이거 보통 머리가 아픈 게 아니라서, 그냥 포기하고 모르는 척 따로 다루기로 했다.



(4) 재미요소에 따른 게임 사례

뭐 일단 이제 이렇게 나뉜(응?) 두 축을 기준으로, 기존의 게임들 중에서 양 축에 해당하는 특징이 극단적으로 드러나고 구분히 확실한... ㅎ 사실은 그냥 떠오르는 몇가지 게임을 분류해 보자.

(4-1) 이야기 간단, 패턴 단순한 게임들
플레이어에게 최소한의 동기만을 부여한 채로 단순한 원리를 가진 작업만을 반복하게 하는 게임으로, 대부분의 “클래식 게임”이나 “퍼즐게임”이 여기에 속한다. 최초의 컴퓨터 게임이라고 하는 Pong이라든가, 장수게임으로 유명한 테트리스도 그렇다. 테니스도 아니고 탁구도 아닌 것이 네모난 점(공)을 좌우로 튕긴다거나, 4가지 모양의 블록을 빈틈없이 채워넣거나 하는 일을 왜 하는 걸까. 점점 빨리 떨어지는 블록을 점점 빨리 끼워맞춰서 없애봐야 더 높은 점수(물론 돈으로 바꿔주지도 않는다)를 받는다는 것외는 성취감도 없고, 언젠가는 한계에 도달해 멈추고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것 역시 기정사실이다. 이 종류의 게임들은 그야말로 순수한 시간 죽이기라는 데에 누구나 동의할 것이다.

Pong by ATARI, known as the first computer gameTetris by Alexey Pajitnov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시 누구나 동의할 수 밖에 없는 것은 이게 “재미있다”는 사실이다. 이런 류의 게임이 소위 “중독성이 있다”는 평가와 함께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하게 되는 부류이고, 구현 조건이 까다롭지 않아 PC는 물론 휴대폰에 이르기까지 여러 플랫폼에서 플레이할 수 있다보니 시장에도 많이 파급되었다. 오히려 그 간단한 (혹은 아예 없는) 이야기의 맥락 없음과 단순한 입출력 패턴이 “언제 어디서나 쉽게 즐길 수 있다”는 장점으로 부각되기도 한다.

단순한 물리법칙(튕김, 떨어짐, 채워짐 등)만이 적용된 이야기에 단순한 입출력 패턴(상하좌우+특수기능+시간제약)으로 조작하는 게임이 여기에 해당한다.


(4-2) 이야기 장황, 패턴 단순한 게임들
한편, 게임에 장대한 서사시를 포함시켜 플레이어를 세상을 구한 영웅을 칭송하는 경우는 컴퓨터 게임 이전에도 있었다. 이전에 쓸 수 있었던 것은 오직 종이나 땅바닥에 그린 말판이었고, 그 위에서 장기를 두면서 “이건 말(馬)이니까 빠르고, 마차(車)는 더 빠르고, 이건 포(包)니까 다른 말을 건너뛸 수 있고”라고 플레이어의 상상력에 기대거나, Table RPG에 서처럼 좀더 공들인 이야기와 소도구를 이용해서 최대한 노력하는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컴퓨터 게임의 시대가 되면서 자연스럽게 부족한 입출력 장치를 가지고서라도 컴퓨터의 실시간 상호작용성을 연결시키려는 시도가 많이 있었고, 그 중의 하나가 바로 MUD 게임일 것이다.

Text-based MUD on mainframe, modified in colour recentlyText MUD with a little bit of graphical cues, modified recently with colours

대부분 중세 마법시대의 괴물들과 싸워서 세상을 구하는 게 목적인 이 게임들은 그 이야기의 규모로 말하자면야 장황하기가 그지 없다. 주인공은 기사이기도 하고, 그냥 보통의 꼬마이기도 하지만, 던전 속에서 온갖 역경을 겪고 ... 어쩌구 저쩌구 세상을 구하기까지의 질곡의 세월이 그대로 이야기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게임 플레이의 입출력 패턴은 그야말로 단순반복 그 자체다. 키보드를 통해서 정해진 몇가지 명령 중 하나를 입력하면, 그에 대한 반응이 화면에 표시된다. 비록 문자를 통해서지만 화면에 대략의 지도와 주인공의 위치("%" 라든가)가 표시되는 경우도 있지만, 초창기의 문자기반 MUD는 언어로 조작되고 언어로 상황이 묘사된다는 점에서 Table RPG와 다른 게 없었다. 결국 이 게임 플레이의 패턴이라는 것은 그 이야기 속 세상에 몰입한 플레이어에게는 손에 땀을 쥐는 던전 탐험일지 모르지만, 옆에서 보기에는 영 따분한 단속적 타이핑 작업으로 보일 뿐이다. 물론 앞의 (4-1)의 경우보다 공간 및 논리적으로는 훨씬 복잡한 입출력 패턴이라고 볼 수 있겠지만, 시간제한 변수가 없음으로써 그 복잡성을 많이 상쇄시켜 주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4-3) 이야기 간단, 패턴 복잡한 게임들
악마로부터 중세의 세상을 구하는 데에도 간단한 입출력 패턴이면 되는데, 굳이 왜 복잡한 패턴이 필요할까? 뭐 당연한 대답은 역시 "그것도 나름대로 재미있기 때문"이다. 입출력 패턴이 복잡하다는 것은 결국 조작이 어렵다는 것과도 일맥상통하고, 조작의 어려움 속에서 적당한 입출력 패턴을 이해해서 게임에서 제시한 목적을 이루도록 하는 게임들이 있다. 그 가장 (아마도) 단순한 사례가 바로 달착륙선 Moon Lander류의 게임이 아닐까 싶다. (아래 그림 왼쪽)

Lunar Lander - Flash GameHelicopter - Flash Game, the famous

달 착륙선 게임은 흑백화면에서도 즐긴 기억이 있으니 꽤 오래된 게임인데도, 플래쉬 게임으로도 서비스되고 있는 걸 보면 시대를 뛰어넘는 재미는 증명되었다고 본다. 이런 게임은 물론 최근에도 속속 새로 등장하고 있고, 비교적 최근(10년쯤 됐을까)에 등장한 위 그림 오른쪽의 헬리콥터 게임은 버튼 하나로 조작할 수 있는 게임치고는 난이도가 꽤 높은 류에 속한다. 그럼에도 별도의 웹사이트까지 생길 정도로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이 정도 입출력 패턴은 앞서 '단순'하다고 했던 탁구게임(Pong)과 비교하면 거의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생각될 수도 있다. 등속도(1차 조작)를 가속도(2차 조작)로 대체한 것 뿐이니, 어떻게 보면 Pong과 좋은 비교가 되기는 할 거다. 그래도 역시 입출력 패턴이 대단히 복잡하지는 않다고 생각한다면, 비슷하게 유명하고 오래된 게임인 뱀 게임 Snake 이나 개구리 게임 Frogger 은 어떨까?

Snake - Video GameFrogger - Video Game

뱀 게임은 처음에는 아주 단순한 입출력(상하좌우, 혹은 좌우 버튼)으로 시작하지만, 플레이가 계속될수록 뱀의 꼬리가 길어지면서 이동경로를 예측하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진다. 개구리 게임의 경우에는 이와는 다르지만 서로 다른 속도와 방향으로 움직이는 자동차를 피하거나 통나무를 타넘으면서 반대쪽 기슭으로 옮기려면 꽤 여러가지 패턴을 예측하고 적정한 타이밍에 뛰어야 한다.

앞 의 (4-2) 사례는 한 건의 입력이 한 건의 출력과 독립적으로 연관되어 있고 매번의 입출력이 동일하지만, 위의 게임들은 이전에 했던 입력들이 어떤 방식으로든 간에 중복되어 현재의 화면출력에 영향을 주고 매번의 입출력에 따르는 변수들이 그때그때 달라지게 한다. 게임 플레이를 통해서 전달하는 이야기는 단순하지만, 게임을 조작하는 데에는 훨씬 더 많은 판단과 민첩성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

... 이 분류에 대해서는 좀더 극단적인 사례를 찾고 싶었는데, 이야기가 단순한 상태로 아주 복잡한 입출력 패턴을 필요로 하는 게임이라는 게 사실 상상하기도 힘들다. 그러다보니 위에서 든 사례들도 상대적으로는 단순한 입출력 패턴에 해당하고... 나중에 적당한 사례가 떠오르면 수정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4-4) 이야기장황, 패턴 복잡한 게임들
좀더 깊이가 있는 이야기를 전달하기 위해서 더욱 복잡한 입출력 패턴이 필요하다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이야기의 가지가 많아질수록 논리적인 변수가 많아지고, 입력들이 각각의 출력에 미치는 영향도 자연스럽게 커지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그런 맥락에서 앞의 (4-3)에서 언급한 십여년 전의 MUD 게임들도 패턴은 복잡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입출력 자체의 패턴만으로 좁게 생각해 보면, MUD 게임을 장르상 계승하고 있는 이후의 어드벤쳐 게임이나 RPG 게임들은 MUD의 입출력 패턴보다 공간적 및 시간적인 패턴의 복잡도가 훨씬 높다고 할 수 있다.

Monkey Island - Computer GameGTA (Grand Theft Auto) - Computer Game

위 그림 왼쪽의 원숭이 섬의 비밀도 그렇고, 일명 "샌드박스" 게임의 대표격인 GTA의 경우에도, 게임 플레이에 따라 다양한 결말의 가능성이 있다. 게임 플레이 자체도 단지 복잡한 이야기의 가지를 수동적으로 따라가는 것 뿐 아니라 플레리어의 행동이 이야기의 진행과 캐릭터의 반응, 그리고 결말에 영향을 주게된다. 물론 두 경우 모두 게임을 설계한 사람이 설정해 놓은 제한된 숫자의 결말 중 하나를 보게 될 뿐이지만, 그 결말을 유발한 입출력 패턴과 이야기의 맥락은 그보다 훨씬 다양하고 복잡하다고 할 수 있다. 최근 나온 소위 AAA 게임들은 모두 이 분류에 해당한다고 생각한다.


이제까지 나열한 4가지 종류의 게임들을 도표로 보자면 다음과 같다.
Fun Factors of Games: Storytelling and Play Pattern
... 흠, 예전에 그렸던 그림이라서 그런지, 중간에 'static information'과 'dynamic interaction'이라고 한 부분은 좀 무리가 있어 보인다. -_-;; 뭐 넘어가자.


그런데, 위에서 이야기하는 것은 누군가에 의해서 - 일반적으로는, '게임 디자이너'에 의해서 - 설정된 입출력 패턴과 이야기이다. 따라서 아무리 플레이어가 자유롭게 플레이할 수 있는 샌드박스 게임이라고 할지라도 결국 모든 이야기 요소들(등장인물, 대사, 사건, 장면, ...)과 입출력 패턴(움직임, 공격, ...)의 조합 하에서 미리 정의된 경험을 제시해줄 뿐이다. 만일 플레이어가 정의되지 않은 조합을 찾아낸다고 해도, 그 경우에는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을 뿐이다.

그에 비해서 최근의 게임들 중에는 위의 도표를 벗어나는 경우가 있다.


(4-5) 게임 디자인의 범위 이상으로 이야기가 복잡한 게임
온라인 멀티 플레이어 게임, 혹은 MMO 게임의 경우가 그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물론 MMO 게임도 모두 어떤 '세계관'과 '역사'라는 부분이 설정되어 있어서 그 기본적인 이야기는 디자인의 범위에 들어있다고 할 수 있지만, 플레이어들이 즐기는 것은 그 정의된 이야기의 흐름 뿐만 아니라 다른 플레이어와의 상호작용을 통해서 만들어지는 이야기를 포함한다.

일례로 월드오브워크래프트(WoW) 게임 커뮤니티을 보면, 사실 미리 설정된 이야기 - 어떤 영웅을 도와서 무슨 행동을 했다든가, 어떤 임무를 맡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든가 - 에 대한 언급은 거의 없다. 오히려 상대 길드에서 우리편의 도시를 공격했는데 막아냈다든가, 아무개 플레이어와 함께 플레이하면서 어떤 일이 있었다는 식으로 플레이어 스스로 주인공이 되고 조연이 되고 이야기 속의 인과관계(도움에 대한 감사, 방해에 대한 원한, 혹은 시스템에 의해서 강요된 적대관계 등이 일반적일 듯)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World of Warcraft

MMO 게임은 앞서 언급한 라프 코스터의 <재미이론>에서도 게임 디자인의 미래 대안 중 하나로 예시되기도 했다. 라프 코스터의 경우 그런 사회적 상호작용 역시 플레이어에 의해서 학습되는 입출력 패턴(조작/판단/출력)의 연장선으로 보고 있지만, 내가 보기엔 이야기에 의한 패턴은 반복학습을 통해서 이를 파악함으로써 얻는 성취감에 의한 재미를 준다기 보다 앞의 글에서 말했듯이 그 나름의 재미 구조를 가지므로 별개의 축으로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4-6) 게임 디자인의 범위 이상으로 입출력 패턴이 복잡한 게임
입출력 패턴의 경우에도 그런 사례가 있을 수 있다. 일련의 버튼들의 제한된 조합만으로 조작되는 기존의 게임에 비해서, 센서 입력을 통해서 조작되는 게임의 경우에는 이보다 훨씬 다양한 조합의 입력이 가능하다.

이를테면 아이폰에서 구동되는 <Wooden Labyrinth 3D>라는 게임은 아이폰을 수평으로 둔 상태에서 어느 쪽으로 기울이냐에 따라 쇠구슬이 굴러가는, 수십년전에 아이들이 가지고 놀던 휴대용 게임기를 디지털로 부활시킨 게임이다. 이 게임은 기울기 센서의 입력에 따라 쇠구슬의 위치를 바꾸는 것 뿐만 아니라, 주변 장애물의 입체적인 모습도 함께 바꾸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다양한 장면이 나타난다.

Wooden Labyrinth 3D on iPhone

위 게임이 단순한 이야기 구조(물리법칙만을 적용)를 가진 사례라고 한다면, 닌텐도 Wii용으로 만들어진 <The Legend of Zelda: Twilight Princess>에서는 꽤 복잡한 이야기 구조와 함께 여러 개의 센서를 동시에 사용하면서 게임을 즐기게 된다. 주인공이 칼로 상대방과 싸우거나 활로 목표물을 맞혀야 할 때 플레이어는 직접 그 동작을 하면서 게임을 플레이 해야 하며, 그 동작에 따라 캐릭터의 공격은 그때그때 다른 결과와 장면으로 표현된다.

The Legend of Zelda on Nintendo Wii

... 정리하다보니, 역시 최근 게임에 사용되고 있는 센서들이 버튼을 이용한 입력과 얼마나 다른지에 대해서는 왠지 논지가 궁색하다. 오래 전부터 사용되던 센서들도 - 조이스틱, 아날로그 스틱, 다이얼, ... - 여기에 포함된다면 더욱 더 머리가 복잡하고. ... -_-a;;

휴, 뭐 일단 뭉개기로 작정하고 쓰는 글이니 그냥 가기로. :P 지금으로선 센서의 아날로그 입력값을 그대로 받아들여서 (예를 들면, 설정된 기준에 의해 8가지 방향과 2가지 속도로 바꾸는 것이 아니라) 플레이에 반영하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한다고 정의할 수 있겠다. 완벽한 논지는 안 되겠지만 일단 대충.


이상에서 (4-5)와 (4-6)과 같이 게임 디자인상의 설계로 미리 100% 예측되지 않는 경우들을 도표에 포함시키면, 다음과 같이 표시할 수 있다.

Fun Factors of Games: Storytelling and Play Pattern

위 도표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게임의 입출력 패턴과 이야기가 복잡하면 복잡할수록 재미있다는 게 아니다. 단순한 재미요소는 단순한 대로, 복잡한 재미요소는 복잡한 대로 재미가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 도표는 오히려 게임을 만들 때 어떤 요소가 재미를 주기 위한 요소로 고려되고, 그 각 조합의 사례로 어떤 것이 있는지를 표시한 것일 뿐이다.

... 뭐야, 그러고보니 딱이 '말하고자 하는' 건 없는 도표일세. ㅡ_ㅡa;;; 혹시나 게임을 기획할 때 market positioning 같은 데에나 쓰일 수 있으려나. ㅋ

뭐 어쨋든, 다음 글에선 이런 재미요소를 UI에 도입할 수 있는지... 아니 그보다 먼저 재미를 UI에 도입한다는 게 좋은 생각이긴 한 건지부터 이야기해 보겠다. 뭐 이만큼이나 어거지를 부려두었으니 이후의 논지야 빤하지만.

기록을 찾아보니, 사실 이 블로그에 대부분의 내용을 입력해 둔 게 2008년 4월이다. 그걸 이렇게나마 기워붙여서 올리는 데에 2년 가까이 걸렸으니 여기에 결론을 써서 올리는 건 얼마나 걸리려나. 시리즈로 작정하고 올린 글 중에서 사실 마지막 글까지 올린 사례가 없다는 게 힌트가 될 지도 모르겠다. ㅎㅎㅎ

P.S. 역시 무리해서 큰 글을 쓰려고 한 것도, 설익은 글을 공개하기로 한 것도 나로선 참 부담되는 일이다. 게임 디자인에 대해서 식견이 있는 분이나 재미와 사용성이라는 주제에 대해서 더 많이 고민한 분이 이 글을 본다면 논리 상의 오류나 대안적인 관점에 대해서 많은 조언을 주셨으면 좋겠다.
신고
Posted by Stan1ey
이 글, 1년 정도 끼고 있다가 그냥 포기하고 쓴 만큼만 올리기로 했다. 아무래도 결론은 당분간 못 낼 듯. 학점 안 나올 걸 알면서 그냥 보고서 제출한 게 뭐 처음도 아니고 말이지. -_-a

게임에서의 UI 라는 걸 고민하기 시작한 이래로, 재미와 사용성의 관계에 대한 고민이 늘 머릿속 일정영역을 차지하고 있었다. 애당초 Funology에 대한 관심이야 그 말이 처음 귀에 들어왔던 2002년부터 가지고 있었지만, 그저 추상적으로 ‘재미있으면 더 좋지 않을까’라는 게 아니라 실제로 재미를 위한 – 최소한 재미를 해치지 않는 – UI를 만들어야 한다니까 그것 참 난감하기 그지없다. 게다가 원래 개인적으로 디자인이나 UI라는 것이 원래 잉여의 산물, 즉 필요한 물건을 쓸모있게 만들고 힘이 좀 남으니 좀 예쁘게 혹은 쓰기 쉽게 만들자는 활동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잉여의 산물의 궁극이라고 할 수 있는 놀이라는 것은 분명 UI 디자인의 연장선 상에 있다고 믿는다. (이 이야기를 학위 논문에 썼다가 빼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_-;; 딱이 논리적인 근거는 없지만, 난 그냥 그렇게 ‘믿는다’. ^_^a )

게임에서의 UI라는 것에 대해서 어떤 사람은 GUI나 심지어 그냥 분위기에 맞는 그래픽 작업 정도로 이야기하는가 하면, 게임 중에도 인벤토리나 설정 같이 뭔가를 관리해야 하는 UI에 대한 것은 있으니 필요하다고 격려(하지만 실패하셨다능)해주는 사람도 있다. 다른 사람들은, 대부분 UI가 필요없다는 쪽이다. 특히 어느 정도 토론이 진행되면 고착되는 결론인, “UI는 쉬운 걸 추구하는 데 게임은 난이도가 있어야 한다”는 부분은 늘 막다른 골목이다. UI는 여기서도 주역을 하지 못하고 기획자나 디자이너나 엔지니어가 신경쓰지 않는 구석지고 세세한 틈바구니들을 어떻게든 메워주는 역할을 해야 하는걸까? 게다가 그러고 나서도 “그렇게 하면 많이 팔리더냐”는 소릴 들어야 하고?

… 글쎄다. 어디 함 보자. 우선은 그 맨날 부딪히는 '재미'라는 놈을 좀 들여다보려고 한다. 정체는 모호한 놈이 맨날 정면충돌해 오다보니 이건 뭐 어떨 땐 귀신하고 씨름하는 것 같고 어떨 땐 벽보고 이야기하는 것 같으니 말이다.

  I. What makes Fun
 II. Fun Factors in Game
III. How UI can be Fun


(1) 재미, 그리고 사용성
재미에 대한 연구는 의외로 많지 않다. 아니, 사실 검색해 보면 논문은 제법 많이 찾을 수 있지만 그 일반적인 중요도에 비해서는 그 수가 많지 않고, 무엇보다도 저명한 학자가 만든 지배적인 이론을 좀 참고해서 UI에 적용하고 싶어도 도대체 찾을 수가 없는 거다. 그나마 칙센미하이 교수의 ‘Flow’ 이론이 그 단편을 잘 설명하고 있긴 하지만, 이 분은 뒤로 갈수록 이론과 사례가 점점 추상적이 되면서 결국 인생의 진정한 가치를 찾고 계신 듯 하므로 실무까지 끌어다 붙이려면 힘들겠다. 그 외에도 소위 ‘긍정심리학’이라는 쪽이 “거 맨날 어디 고장나고 다치고 아픈 사례만 이야기하지 말고 좋은 쪽도 좀 봅시다”라며 어느 정도 세력을 이루고 있지만 역시 방계라는 오명을 벗을 정도로 체계와 구체성을 만들지 못하고 있고, <Funology: From Usability to Enjoyment>라는 제목을 달고 출판되어 그야말로 한줄기 서광을 비춰줄 것 같았던 2003년도의 책도 결국 이런저런 연구 논문과 사례들을 딱이 치밀하다고 말할 수 없는 구성으로 짜집기 해놓은 것이어서 큰 도움이 되지 못했으며, 가장 최근(그래봐야 2004년)의 사례로 무려 <Interactions>지에서 “More Funology”라는 제하에 다룬 일련의 특집기사는 좋은 모델은 하나도 제시되지 않고 기존 사례의 나열과 방향성 없는 방향 제시로 오히려 한계만 드러내서 UI와 재미 사이의 간격을 오히려 더욱 벌려놓았다고 하는 게 맞을 것 같다.

백날 뜬구름만 잡았구먼. ㅡ_ㅡa;;; (요새 좀 까칠하다. ㅎ )


(2) 재미, 그리고 몰입
어떤 게 재미있나? 개인적으로는 광고를 보는 게 재미있고, 영화를 보는 게 재미있고, 웹서핑을 하거나, 만화를 보거나, 책을 읽거나,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거나... 뭐 그런 게 재미있다. (몸매 유지의 비결이 다 나온셈 -_- ) 그런 일을 하고 있을 때는 좀 멍한 상태가 되어서, 완전히 거기에 빠져든 채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도 모르곤 한다.

재미라는 말을 할 때 늘상 나오는 게 ‘몰입 immersion’이라는 개념이다. 앞의 칙센미하이 교수도 결국 몰입의 좀 동적인 개념으로 Flow라는 말을 했고, 어떤 책에서는 심지어 flow를 몰입으로 번역하고 있기도 하다. 이 몰입이라는 거, 칙 교수님은 인생의 가치에 대한 성찰로까지 그 대상을 넓혀가고 있지만, 나는 맨 처음 교수님이 말했던 소소한 몰입에 대해서 고민해 보련다. 이를테면, 혼자서 공을 벽에 던지고 튕겨나오면 다시 받는 행위는 전혀 재미있을 이론적 근거가 없다. (무슨 <Big Bang Theory> 찍냐고 하면 할 말 없지만 -_-; ) 그저 적당한 힘과 각도로 던지면 같은 자리로 돌아오게 되어 있는 행위를 반복할 뿐이지만, 아~무 생각 없이 한참을 그 과정에 경험하는 모든 것들에 몰입하고 있는 것이다. 팔 동작, 공의 움직임, 공이 튕기는 경쾌한 소리, 리듬감, 손에 닿는 공의 감촉, …

몰입이라는 게 이렇게 오감을 통한 (냄새 빠졌다고 뭐라기 없기) 자극에만 관련되어 있느냐 하면 사실 그렇지도 않다. 소설 책을 읽을 때의 몰입은 그런 감각적인 경험이 전혀 관여되지 않았지만 – 뭐 경우에 따라서 연상에 의한 간접 경험을 있을지도 – 단지 그 이야기의 흐름에 푹 빠져서 몸을 맡기는 것만으로 작가가 만들어 놓은 가상의 도원경에서 시간의 흐름을 잊을 수 있는 것이다. 이 경우의 몰입은 몇가지 감각의 반복에 의한 것이라기 보다 인간이 생각할 수 있는 온갖 다양한 세상사의 전개를 따라가면서 그 내용이 자신의 기대가 맞거나 틀리는 것을 즐기는 과정일 뿐이다. 소설 책이 아닌 경우에도 몰입을 할 수 있지만, 그 기제는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론서나 교재가 하나의 소설처럼 앞뒤를 맞춰주면서 그 ‘이야기’를 전개할 때에 비로소 몰입할 수 있으니 말이다.

결국 몰입이라는 거, 이렇게 외적 경험에 대한 몰입(physical immersion, from sensual experience)과 내적 경험에 대한 몰입(mental immersion, from intellectual experience)으로 나눠보면 어떨까? 이 섣부른 양분화에 대해서 쉽게 오류를 찾을 수 없는 것은 세상 만사 둘로 나뉘기 때문이고, 물심양면으로 구분한 이상 반론하기도 쉽지 않을거다. 그러니 그렇게 알고 넘어가자.


(3) 재미, 그리고 비디오 게임
게임에서의 재미에 대해서 개인적으로 꼽는 책은, 라프 코스터의 <재미이론(The Theory of Fun)>이다. 그다지 지적인 만족감을 주는 책은 아닐지 몰라도, 많은 게임을 성공시킨 바 있는 이 사람이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는 것은 ‘패턴학습의 본능의 충족에 따른 재미’다. 예를 들면 총알이 날라오는 경로와 속도를 보고 비행기를 움직여야 하는 게임 플레이의 ‘패턴’, 혹은 아래에서 덤비는 악어를 피해 웅덩이를 뛰어넘어야 하는 게임 플레이의 ‘패턴’ 같은 것이 있어서 그 입출력 패턴 – 가장 단순한 예로 화면 상의 움직임을 보면서 정확한 타이밍에 버튼이나 조이스틱을 조작하는 것 – 을 마스터하면 (결국, 학습에 성공하면) 그 자체에서 만족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유의할 점은 여기에서 ‘패턴’이라는 것이 뭔가 심오한 논리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물리적인 시공간에서 일어나는 감각적인 입출력에 대한 것이라는 것이다. 사실 여기서 말하는 재미는 제품 UI에서 말하는 '조작감' 혹은 '반응속도', 그리고 게임에서 말하는 '타격감' 같은 것에 좀더 연관되어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Game Patterns from Raph Koster's <Theory of Fun>

여기서 말하는 재미는 주로 앞서 말한 식 대로라면 외적 경험에 대한 몰입에 가깝다. 즉 게임 디자이너 혹은 프로그래머가 설정해 놓은 조작방식을 이용해서 그 가상세계에서 살아남는 방법을 발견하고 거기에 숙달되는 것에 몰입하고 즐거움을 느끼는 것이다.

<재미이론>에서 주장한 이 패턴 학습에 대한 내용은 한편 사람 김을 좀 빼놓는 면이 없잖아 있지만(게임을 하면서 느끼는 즐거움도 생존본능이나 학습을 위한 대뇌의 기제에 의한 것이라니 말이다), 그래도 이 이론은 게임의 유해성에 대한 논란과 엮이면서 “게이머는 게임 속에서 사람을 때리고 돈을 빼았고 자동차를 훔치고 다른 차를 들이받으며 쓰레기(바나나 껍질 같은)를 차창 밖으로 버리는 데에 관심이 있는 게 아니라, 그 안에 담겨있는 패턴을 플레이할 뿐이다”는 제법 설득력 있는 주장으로 연결이 된다.

Game Patterns from Raph Koster's <Theory of Fun>

하지만, 정말 그럴까? 예전의 글에서도 언급한 적 있지만, 난 솔직히 게이머가 게임 속의 폭력적인 이야기를 ‘단지 장애물의 에너지 수치를 줄이기 위한 버튼 입력일 뿐’이라고 여긴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라프 코스터가 지적했듯이 게임 플레이의 패턴은 크게 변하지 않고 있는데(MMOG라는 예외도 언급되고 있지만) 비해서 동일한 게임 플레이 패턴을 적용했지만 어떤 게임은 성공하고 어떤 게임을 실패하는 이유는 뭐냔 말이다.

이에 대해서 떠오르는 논리 중에, Brenda Laurel의 "Narrative Construction as Play"라는 논문을 빼놓을 수 없다. 내러티브 이론을 컴퓨터 매체 설계에 적용하려고 애쓴 사람답게, 재미와 놀이라는 것이 단지 'funny'한 것 뿐만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이야기를 즐기는 과정에서 느껴지는 'pleasure'를 포함해야 한다는 것이다.

게임 플레이에서 느낄 수 있는 입출력 패턴과 그 패턴의 학습이 게임의 골격이라면, 게임에서 제공하는 이야기는 게임의 겉모습 같은 것이다. 피부가 어떻게 이어졌는지라든가 팔다리의 움직임, 눈코입이나 머리카락의 모습은 단지 그 안의 골격이 어떻게 움직이고 있다는 것 이상을 말한다. 앞서 말한 다른 반쪽인 내적 경험에 의한 몰입이 여기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겠다. 소설에서 이런 몰입을 느꼈던 것과 같이, 게이머는 게임 내의 ‘이야기’를 읽으면서도 재미를 느끼는 것이다. 이 이야기는 최소한 게임 플레이를 시작할 수 있는 동기를 마련해 주거나(“그러니까 네가 지구를 구해라!”), 게임 상의 규칙에 대한 당위성을 부여해 주거나(“폭탄이 떨어지기 전에 맞춰 터뜨리지 않으면 도시가 파괴된다!”), 게임은 중간 혹은 끝까지 마쳤을 때 만족감을 더해주기도 한다(“당신이 세상을 구한 영웅이오! 공주를 주겠소!”).

Mission Narrative for Donkey Kong사용자 삽입 이미지

물론 입출력 패턴이 비슷한 수많은 게임들의 성패가 갈리는 것을 ‘이야기 story/narrative’라는 걸로 단순화하는 건 아무리 개인 블로그라고 해도 무책임한 발언이다. 하지만 말을 ‘이야기하기 storytelling’로 바꾸면 어떨까. 이야기하기라는 건 단지 그 내용 뿐만 아니라 그걸 전달하기 위한 방법들, 즉 게임에서라면 화면에 시각적으로 표현되는 내용을 비롯한 모든 인지되는 것들을 포함하니까 말이다.

그렇다면 어떤 방식의 storytelling이 재미있고, 어떤 것이 그렇지 않은가? 이 주제는 왠지 문학과 예술의 관념적인 이야기가 나와야 할 것 같지만, 의외로 이 질문을 다음의 그림으로 답변하려고 한 사람이 있다.
Topological Model of Fun - by Hyunbi Lee

바로 이현비의 <재미의 경계>라는 책에 나오는 위상수학적 모형인데, 재미란 그 수나 크기/깊이에 상관없이 일련의 복선과 그게 드러나는 과정 속에서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현비는 어떤 이야기에서의 재미를 "축적된 긴장의 해소를 이해함에 따르는 감정적 흥분"이라고 정의하면서 '재미'와 '웃음'의 요소를 분석하고자 했다. 세부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릴 수 있는 주장들이지만, 복선와 반전이라는 자칫 당연해 보이는 서사구조에 대해서 이만큼의 의미와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은 주목할 만 하다고 생각한다.

이상과 같이 이것저것 나열한 건 사실 앞에서 내적/외적 경험으로 양분해 버린 몰입에 게임 상의 재미를 끼워맞추기 위한 시도일 뿐이지만, 아직은 그럭저럭 맞아 떨어지는 듯 하다.

그럼 실제로 이러한 ‘재미’들은, 게임 안에서는 어떻게 구성되는지를 극단적인 사례를 중심으로  살펴보자. 위치가 모호해서 가설에 맞아떨어지지 않는 경우를 이야기하기 시작하면, 이제까지 쓴 글도 고쳐야 하고 무엇보다 골치가 아프니까.

( -3-) y~oO


다음 편은 주말쯤.
신고
Posted by Stan1ey
지난 6일자 USA Today에 실린 앞으로 10년간의 기술/경제적 변화상이라는 기사를 훑어보니, Personal technology와 Entertainment 분류의 내용이 재미있어서 스크랩해두기로 했다. 아래 내용은 나름의 요약과, 괄호 안은 그냥 떠오른 생각들이다.

Personal technology

Computers that anticipate our needs. 사용자의 행동 기록과 일정 계획을 바탕으로 좋아할만한 TV 프로그램을 추천하는 등의 기능 (똑같은 이야기를 30년 전에도 들었던것 같은... 쿨럭 ;ㅁ; )

Housework by robots. 로봇 청소기뿐만 아니라 다른 로봇들까지 가사를 돕기 시작한다. 각각의 용도에 따라 여러 대의 로봇을 가지게 된다. (문제는 가장 단순한 기능의 로봇 청소기조차, 내세우고 있는 청소 기능을 제대로 처리하기에 제약이 많다는 거겠다.)

Shape-shifting personal computers. 마이크로 머신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개인용 기기가 용도에 따라 형태를 바꾼다. (트랜스포머..라는 건데, 그냥 접었다 폈다가 하는 정도를 말하는 게 아니라면 쪼끔 무리일 듯. 주머니 속에서 자기 판단에 따라 꿈틀거리는 놈이 들어있다면 무엇보다 무섭잖어. -_-;; )

Brain chip implants. 생각으로 컴퓨터를 조작할 수 있도록 머릿속에 칩을 심을 수 있다. 이메일은 쓰지 못할지 몰라도 마우스는 움직일 수 있다고. (이걸 위해서 칩을 심고 싶은 사람은 전신마비로 고생하는 사람 뿐일 듯. 그걸 시장이라고 부를 순 없겠지.)


Entertainment

We'll view films in many ways. TV 외에도 컴퓨터, 태블릿, 스마틑폰 등등... (이미 충분히 그렇다고 생각하지만.)

... But still go to the movies. 그래도 외식 등 다른 경험을 위해서 영화관에는 계속 갈거다. (.. 그리고 영화관은 점점 비싸고 쾌적해질 듯.)

Plusher theaters. TV 경험과 차별화하기 위해서, 영화관은 여러가지 서비스를 추가할 거다. 고품질 영상과 음향, 3D, 좌석 예약제, 좋은 음식, 영화를 소개하는 아나운서 등 (몇가지는 이미 벌어지고 있는 일이고, 한국에선 약간 무리다 싶은 4D까지 가고 있다. 나머지 몇가지 엥? 싶은 게 사실.)

Motion-controlled video games. 닌텐도 Wii와 같은 동작인식 게임이 표준이 된다. 버튼 조작은 옛날 이야기. (흠... 버튼 하나로 멋진 칼부림을 날릴 수 있다는 건 나름 매력적이다. 심각한 게임과 쉽게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 이분화되어 진행되리라는 예측이 더 맞아들지 않을까.)

Healthier video games. 동작인식 게임을 하는 사람은 - 특히 노인은 - 보다 많은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좀 극단적이긴 하지만, 가능성이 없는 이야기는 아니다.)

TV and computer, all in one. 가정에서는 컴퓨터와 TV가 일체화되어 TV의 고해상도 화면의 장점을 활용하게 된다. (이미 여러차례 시도됐지만, 결국 PC는 웹서핑 등 나름 특화된 기능이 있어서 미디어 PC를 하나 더 쓰는 걸로 결론이 내려지고 있지 않나?)

American Idol, 2020. 리얼리티 쇼는 계속해서 인기를 끌 거다. (그러시던가 -_-a )


이 두가지 분야가 기사 중에서 내가 관심을 갖고 읽은 대목이자, 그동안 이 블로그에서 다뤘던 내용이다. 이런 미래 예측이 꼭 모두 맞으리라는 법은 없지만, 가정용 로봇이 확대 적용되고 영상 미디어에 3D가 적극적으로 도입되는 것은 바로 지금 한창 현실이 되고 있기도 하다.

LG전자에서는 2007년 '로봇청소'라는 개념을 넣은 에어컨을 발매해서 좀 재미를 봤는지 (사실 구동부는 모두 내부에 있어서 사용자 입장에선 '로봇'이라는 느낌이 안 듦에도 불구하고), 다른 에어컨에 이미 적용되어 있는 움직임 감지 기능을 "인체감지로봇"이라는 이름으로 홍보하면서 요즘은 아예 로봇을 광고 전면에 내세워서 홍보하고 있다. 로봇 청소기를 시장에 정착시켰다고 할 수 있는 iRobot 사에서는 오히려 신제품 개발이 뜸한 반면에 삼성과 LG에서는 기존에 비해 개선된 청소로봇이 심심찮게 발표되고 있기도 하고, 여기에 점점 똑똑+복잡해지는 세탁기까지 로봇이라고 하기 시작하면 가정용 로봇이 확대 적용된다는 것은, 혹은 다른 말로 가전기기가 이제 '로봇'이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로 발전하고 있다는 것은 기정 사실이라고 봐도 되겠다.

3D 영상은 이미 극장에서는 누구나 대세라고 인정하는 것 같고, 이번 CES에서 삼성소니에서 LCD/OLED로 3D TV를 구현해서 내놓는가 하면 삼성은 아예 "3D의 모든 것을 보여주겠다"는 선언까지 해버린 듯 하다. (어느샌가 LED TV라고 부르는 LCD TV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기로 -_-; ) 아직까지 발표된 3D TV 방식은 모두 시청자가 배터리가 포함된 안경 shutter glass을 써야 하는 방식인데, 삼성에서 Real-D사와 협약을 맺었다는 걸로 봐서는 조만간 그냥 플라스틱 안경을 쓰는 식으로도 가능할지 모르겠다. 픽셀단위로 편광을 조작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는지 이미 올릴대로 올려놓은 시간해상도를 반으로 나누려는 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 이에 발 맞춰서 영국에서는 SKY가, 미국에서는 DirecTV가, 그리고 이젠 가장 영향력 있는 케이블 채널이라고 할 수 있는 ESPN까지 3D 방송을 연내에 추진하겠다고 나섰다. 하드웨어에 컨텐트까지, 3D TV가 안방을 차지하리라는 것 역시 기정 사실이라고 할 수 있을 듯.


3D와 로봇이라... 솔직히 로봇은 UI와는 다른 방향을 향해서 발전해 나가는 것 같고 HRI 분야 역시 상품기획 측면의 담론만 지속될 뿐 실제적인 UI 디자인 수준에서는 별다른 진척이 없다. 그에 비해서 3D는 당장 UI 요소를 어느 depth에 위치시킬 것인가라든가 하는 실무적인 고민이 산적해 있는 상황이므로 앞으로는 이 분야의 논의가 점점 많아질 듯.

이제 Post-GUI라는 컨셉은, 모바일 기기에서는 터치 UI동작 UI, TV를 비롯한 AV기기에서는 3D UI라는 구도로 움직여 가는 듯 하다. 개인적인 바램으로는 컨텐트로서의 UI, 즐길 수 있는 Fun UI라는 방향도 좀 잡혀줬으면 하는데 말이지.



... 사실 이런 새로운 개념의 UI들이 실무에 적용되는 상황이 되면서, 블로그에 거기에 대한 글을 올리기가 점점 망설여지는 게 사실이다. 아무래도 연구 수준에서 하는 다루는 것과 취미(?) 수준에서 접근하는 것은 실제로 만들어보고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배우는 것과 질적으로 큰 차이가 있게 마련. 실무 없이 이것저것 끼워맞추다 보면 뭔가 흰소리가 많이 끼어들게 되어 있고, 그러다 보면 무식과 경험부족이 탄로나는 것도 시간문제라고 생각한다.

결국 그저 입 닥치고 있는 게 제일 나은데, 뭔가 좀 아쉬운 마음에 잊을만하면 이런저런 글을 올리고 있다. 그러면서 정작 종사하고 있는 Fun UI 분야의 생각은 좀체 마무리가 되지 않아 나서지 못하고 있는 중.

아놔, 이 블로그 어쩌지 이거...
신고
Posted by Stan1ey

BLOG main image
by Stan1ey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347)
HTI in General (45)
User eXperience (11)
Voice UI (50)
Vision UI (14)
Gesture UI (25)
Tangible UI (28)
Robot UI (14)
Public UI (9)
Virtuality & Fun (56)
Visual Language (15)
sCRAP (70)

글 보관함



www.flickr.com
This is a Flickr badge showing public photos and videos from Stan1ey. Make your own badge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