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의 글에서 계속)

컴퓨터 게임의 '입출력 패턴의 학습'이라는 외적 경험에 의해서 느끼는 재미와, 게임이 표방하고 있는 '이야기에서 인과관계의 발견'을 통한 내적 경험에 의한 재미. 흠 뭔가 그림은 그럴듯 하지만 "그게 재미의 잣대로 정량화될 수 있는가?"하는 점은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한번 각각의 변위를 생각해 보자. 이렇게 생각해서 뭔가 잘 정리될지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_-a;;;
 
  I. What makes Fun
 II. Fun Factors in Game
III. How UI can be Fun



(3) 재미요소의 축

앞의 글에서 우긴 논리대로라면, 게임 속에서 학습할 입출력 패턴이 단순할수록, 그리고 게임을 통해 체험한 이야기의 인과관계가 단순할수록 게임의 '재미'는 덜하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럼 도대체 단순한 입출력 패턴, 단순한 이야기라는 건 뭘까? 반대로, 복잡한 입출력 패턴과 이야기는 또 뭘까?

조작적 정의라는 용어가 이렇게 고마울 때도 드물다. 어디까지나 내멋대로, 이렇게 정의해보면 어떨까.


(3-1) 입출력 패턴의 복잡도: 외적 경험
우선 입출력 패턴은, 사용자가 게임을 즐기기 위해서 결정해야 하는 매순간의 의사결정에 대해서 논리적, 공간적, 시간적 변수의 양으로 정의할 수 있다.

여기서 논리적인 변수란 사용자의 입력이 얼마나 많은 논리조건에 의해서 결정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것이다. 이를테면 "장애물이 나타나면 뛰어넘는다"는 건 단순한 논리조건이지만, "장애물이 높이 있는 경우에는 엎드린다"는 조건이 추가되면 좀더 복잡해진다. 여기에 "사과는 장애물이 아니라 부딪혀서 에너지를 얻어야 한다"까지 들어가면 복잡도는 더욱 높아진다.

공간적 변수라는 것은 입력버튼이 하나인지, 2개(예: 좌우)인지, 4개(상하좌우)인지에서 시작해서 결국 얼마나 많은 입력장치 중에서 선별해서 입력해야 하는지에 대한 것이다. 많아봐야 5개 버튼을 사용하는 대부분의 플래쉬 게임보다, 14개 버튼에 2개의 아날로그 스틱(무한대의 입력이라고 우길 수도 있겠다)을 사용하는 PlayStation 게임은 그 패턴이 훨씬 더 복잡하다.

시간적인 변수란 게임에서 논리적 변수가 제공되는 시점부터, 공간적 변수 중의 선별을 거쳐 사용자가 조작명령을 입력해야 하는 시점까지의 제한시간을 말한다. 테트리스를 비롯한 대부분의 게임은 난이도를 높이는 간편한 방법으로, 처음에는 이 제한시간이 짧지만 점차 블록이 빨리 떨어진다거나 속도가 빨라진다거나 하는 식으로 이 시간 변수를 조작하고 있다.


(3-2) 이야기의 복잡도: 내적 경험
어떤 이야기가 복잡한지 어떤지를 생각해 보면, 등장인물이 몇명이나 나오고, 그 인물의 선악이 명확히 구분되는지 등이 떠오른다. 하지만, 게임에서 말하는 '이야기'라는 것은 꼭 등장인물이 있으란 법이 없다. 이를테면 제한시간 내에 버튼을 최대한 많이 눌러라! 라는 것도 엄연히 비디오 게임의 주요한 조작 방식 중 하나인 것이다.

그럼 단순한 이야기를 어떻게 정의하면 될까? 이야기라는 것은 인과관계를 포괄한다는 고전적인 정의를 바탕으로, 내 생각으로는 물리법칙을 단순히 적용한 것을 그 가장 단순한 형태로 보면 어떨까 한다. 물리법칙은 대체로 사람들이 그 인과관계(예: 던져 올린 것은 떨어진다, 부딪히면 충격을 받는다)를 이해하고 있는 것이고, 따라서 별다른 설명 없이도 주어진 상황 하에서 인과관계가 성립된다. 그마저 주어지지 않는 경우에는 이야기가 없다고 보는 게 타당할 것이다.

반대로 이야기가 복잡하다는 것은, 물론 여러 명의 등장인물과 각각에 대한 상황이 꼬이고 꼬여서 귀추를 예측하거나 이해하기 위해서 나름 많은 추론이 필요한 경우를 말한다. 앞의 글에서 예로 들었던 반전에 대한 이현비의 모델이 얼마나 많이 나오는가를 그 기준으로 삼을 수도 있겠다. 게임을 즐기기 위해서 그 이야기에 포함된 사회적 역학관계나 장면의 복선을 얼마나 깊이 파악해야 하며, 이를 통해서 플레이어 스스로가 유추해야 하는 항목이 얼마나 많은가?

이야기의 복잡도는 앞의 입출력 패턴에 있어서 논리적 변수와도 직접적으로 연결될 수 있다. 하지만 이 둘을 나누거나 교집합으로 보자니 이거 보통 머리가 아픈 게 아니라서, 그냥 포기하고 모르는 척 따로 다루기로 했다.



(4) 재미요소에 따른 게임 사례

뭐 일단 이제 이렇게 나뉜(응?) 두 축을 기준으로, 기존의 게임들 중에서 양 축에 해당하는 특징이 극단적으로 드러나고 구분히 확실한... ㅎ 사실은 그냥 떠오르는 몇가지 게임을 분류해 보자.

(4-1) 이야기 간단, 패턴 단순한 게임들
플레이어에게 최소한의 동기만을 부여한 채로 단순한 원리를 가진 작업만을 반복하게 하는 게임으로, 대부분의 “클래식 게임”이나 “퍼즐게임”이 여기에 속한다. 최초의 컴퓨터 게임이라고 하는 Pong이라든가, 장수게임으로 유명한 테트리스도 그렇다. 테니스도 아니고 탁구도 아닌 것이 네모난 점(공)을 좌우로 튕긴다거나, 4가지 모양의 블록을 빈틈없이 채워넣거나 하는 일을 왜 하는 걸까. 점점 빨리 떨어지는 블록을 점점 빨리 끼워맞춰서 없애봐야 더 높은 점수(물론 돈으로 바꿔주지도 않는다)를 받는다는 것외는 성취감도 없고, 언젠가는 한계에 도달해 멈추고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것 역시 기정사실이다. 이 종류의 게임들은 그야말로 순수한 시간 죽이기라는 데에 누구나 동의할 것이다.

Pong by ATARI, known as the first computer gameTetris by Alexey Pajitnov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시 누구나 동의할 수 밖에 없는 것은 이게 “재미있다”는 사실이다. 이런 류의 게임이 소위 “중독성이 있다”는 평가와 함께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하게 되는 부류이고, 구현 조건이 까다롭지 않아 PC는 물론 휴대폰에 이르기까지 여러 플랫폼에서 플레이할 수 있다보니 시장에도 많이 파급되었다. 오히려 그 간단한 (혹은 아예 없는) 이야기의 맥락 없음과 단순한 입출력 패턴이 “언제 어디서나 쉽게 즐길 수 있다”는 장점으로 부각되기도 한다.

단순한 물리법칙(튕김, 떨어짐, 채워짐 등)만이 적용된 이야기에 단순한 입출력 패턴(상하좌우+특수기능+시간제약)으로 조작하는 게임이 여기에 해당한다.


(4-2) 이야기 장황, 패턴 단순한 게임들
한편, 게임에 장대한 서사시를 포함시켜 플레이어를 세상을 구한 영웅을 칭송하는 경우는 컴퓨터 게임 이전에도 있었다. 이전에 쓸 수 있었던 것은 오직 종이나 땅바닥에 그린 말판이었고, 그 위에서 장기를 두면서 “이건 말(馬)이니까 빠르고, 마차(車)는 더 빠르고, 이건 포(包)니까 다른 말을 건너뛸 수 있고”라고 플레이어의 상상력에 기대거나, Table RPG에 서처럼 좀더 공들인 이야기와 소도구를 이용해서 최대한 노력하는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컴퓨터 게임의 시대가 되면서 자연스럽게 부족한 입출력 장치를 가지고서라도 컴퓨터의 실시간 상호작용성을 연결시키려는 시도가 많이 있었고, 그 중의 하나가 바로 MUD 게임일 것이다.

Text-based MUD on mainframe, modified in colour recentlyText MUD with a little bit of graphical cues, modified recently with colours

대부분 중세 마법시대의 괴물들과 싸워서 세상을 구하는 게 목적인 이 게임들은 그 이야기의 규모로 말하자면야 장황하기가 그지 없다. 주인공은 기사이기도 하고, 그냥 보통의 꼬마이기도 하지만, 던전 속에서 온갖 역경을 겪고 ... 어쩌구 저쩌구 세상을 구하기까지의 질곡의 세월이 그대로 이야기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게임 플레이의 입출력 패턴은 그야말로 단순반복 그 자체다. 키보드를 통해서 정해진 몇가지 명령 중 하나를 입력하면, 그에 대한 반응이 화면에 표시된다. 비록 문자를 통해서지만 화면에 대략의 지도와 주인공의 위치("%" 라든가)가 표시되는 경우도 있지만, 초창기의 문자기반 MUD는 언어로 조작되고 언어로 상황이 묘사된다는 점에서 Table RPG와 다른 게 없었다. 결국 이 게임 플레이의 패턴이라는 것은 그 이야기 속 세상에 몰입한 플레이어에게는 손에 땀을 쥐는 던전 탐험일지 모르지만, 옆에서 보기에는 영 따분한 단속적 타이핑 작업으로 보일 뿐이다. 물론 앞의 (4-1)의 경우보다 공간 및 논리적으로는 훨씬 복잡한 입출력 패턴이라고 볼 수 있겠지만, 시간제한 변수가 없음으로써 그 복잡성을 많이 상쇄시켜 주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4-3) 이야기 간단, 패턴 복잡한 게임들
악마로부터 중세의 세상을 구하는 데에도 간단한 입출력 패턴이면 되는데, 굳이 왜 복잡한 패턴이 필요할까? 뭐 당연한 대답은 역시 "그것도 나름대로 재미있기 때문"이다. 입출력 패턴이 복잡하다는 것은 결국 조작이 어렵다는 것과도 일맥상통하고, 조작의 어려움 속에서 적당한 입출력 패턴을 이해해서 게임에서 제시한 목적을 이루도록 하는 게임들이 있다. 그 가장 (아마도) 단순한 사례가 바로 달착륙선 Moon Lander류의 게임이 아닐까 싶다. (아래 그림 왼쪽)

Lunar Lander - Flash GameHelicopter - Flash Game, the famous

달 착륙선 게임은 흑백화면에서도 즐긴 기억이 있으니 꽤 오래된 게임인데도, 플래쉬 게임으로도 서비스되고 있는 걸 보면 시대를 뛰어넘는 재미는 증명되었다고 본다. 이런 게임은 물론 최근에도 속속 새로 등장하고 있고, 비교적 최근(10년쯤 됐을까)에 등장한 위 그림 오른쪽의 헬리콥터 게임은 버튼 하나로 조작할 수 있는 게임치고는 난이도가 꽤 높은 류에 속한다. 그럼에도 별도의 웹사이트까지 생길 정도로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이 정도 입출력 패턴은 앞서 '단순'하다고 했던 탁구게임(Pong)과 비교하면 거의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생각될 수도 있다. 등속도(1차 조작)를 가속도(2차 조작)로 대체한 것 뿐이니, 어떻게 보면 Pong과 좋은 비교가 되기는 할 거다. 그래도 역시 입출력 패턴이 대단히 복잡하지는 않다고 생각한다면, 비슷하게 유명하고 오래된 게임인 뱀 게임 Snake 이나 개구리 게임 Frogger 은 어떨까?

Snake - Video GameFrogger - Video Game

뱀 게임은 처음에는 아주 단순한 입출력(상하좌우, 혹은 좌우 버튼)으로 시작하지만, 플레이가 계속될수록 뱀의 꼬리가 길어지면서 이동경로를 예측하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진다. 개구리 게임의 경우에는 이와는 다르지만 서로 다른 속도와 방향으로 움직이는 자동차를 피하거나 통나무를 타넘으면서 반대쪽 기슭으로 옮기려면 꽤 여러가지 패턴을 예측하고 적정한 타이밍에 뛰어야 한다.

앞 의 (4-2) 사례는 한 건의 입력이 한 건의 출력과 독립적으로 연관되어 있고 매번의 입출력이 동일하지만, 위의 게임들은 이전에 했던 입력들이 어떤 방식으로든 간에 중복되어 현재의 화면출력에 영향을 주고 매번의 입출력에 따르는 변수들이 그때그때 달라지게 한다. 게임 플레이를 통해서 전달하는 이야기는 단순하지만, 게임을 조작하는 데에는 훨씬 더 많은 판단과 민첩성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

... 이 분류에 대해서는 좀더 극단적인 사례를 찾고 싶었는데, 이야기가 단순한 상태로 아주 복잡한 입출력 패턴을 필요로 하는 게임이라는 게 사실 상상하기도 힘들다. 그러다보니 위에서 든 사례들도 상대적으로는 단순한 입출력 패턴에 해당하고... 나중에 적당한 사례가 떠오르면 수정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4-4) 이야기장황, 패턴 복잡한 게임들
좀더 깊이가 있는 이야기를 전달하기 위해서 더욱 복잡한 입출력 패턴이 필요하다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이야기의 가지가 많아질수록 논리적인 변수가 많아지고, 입력들이 각각의 출력에 미치는 영향도 자연스럽게 커지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그런 맥락에서 앞의 (4-3)에서 언급한 십여년 전의 MUD 게임들도 패턴은 복잡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입출력 자체의 패턴만으로 좁게 생각해 보면, MUD 게임을 장르상 계승하고 있는 이후의 어드벤쳐 게임이나 RPG 게임들은 MUD의 입출력 패턴보다 공간적 및 시간적인 패턴의 복잡도가 훨씬 높다고 할 수 있다.

Monkey Island - Computer GameGTA (Grand Theft Auto) - Computer Game

위 그림 왼쪽의 원숭이 섬의 비밀도 그렇고, 일명 "샌드박스" 게임의 대표격인 GTA의 경우에도, 게임 플레이에 따라 다양한 결말의 가능성이 있다. 게임 플레이 자체도 단지 복잡한 이야기의 가지를 수동적으로 따라가는 것 뿐 아니라 플레리어의 행동이 이야기의 진행과 캐릭터의 반응, 그리고 결말에 영향을 주게된다. 물론 두 경우 모두 게임을 설계한 사람이 설정해 놓은 제한된 숫자의 결말 중 하나를 보게 될 뿐이지만, 그 결말을 유발한 입출력 패턴과 이야기의 맥락은 그보다 훨씬 다양하고 복잡하다고 할 수 있다. 최근 나온 소위 AAA 게임들은 모두 이 분류에 해당한다고 생각한다.


이제까지 나열한 4가지 종류의 게임들을 도표로 보자면 다음과 같다.
Fun Factors of Games: Storytelling and Play Pattern
... 흠, 예전에 그렸던 그림이라서 그런지, 중간에 'static information'과 'dynamic interaction'이라고 한 부분은 좀 무리가 있어 보인다. -_-;; 뭐 넘어가자.


그런데, 위에서 이야기하는 것은 누군가에 의해서 - 일반적으로는, '게임 디자이너'에 의해서 - 설정된 입출력 패턴과 이야기이다. 따라서 아무리 플레이어가 자유롭게 플레이할 수 있는 샌드박스 게임이라고 할지라도 결국 모든 이야기 요소들(등장인물, 대사, 사건, 장면, ...)과 입출력 패턴(움직임, 공격, ...)의 조합 하에서 미리 정의된 경험을 제시해줄 뿐이다. 만일 플레이어가 정의되지 않은 조합을 찾아낸다고 해도, 그 경우에는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을 뿐이다.

그에 비해서 최근의 게임들 중에는 위의 도표를 벗어나는 경우가 있다.


(4-5) 게임 디자인의 범위 이상으로 이야기가 복잡한 게임
온라인 멀티 플레이어 게임, 혹은 MMO 게임의 경우가 그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물론 MMO 게임도 모두 어떤 '세계관'과 '역사'라는 부분이 설정되어 있어서 그 기본적인 이야기는 디자인의 범위에 들어있다고 할 수 있지만, 플레이어들이 즐기는 것은 그 정의된 이야기의 흐름 뿐만 아니라 다른 플레이어와의 상호작용을 통해서 만들어지는 이야기를 포함한다.

일례로 월드오브워크래프트(WoW) 게임 커뮤니티을 보면, 사실 미리 설정된 이야기 - 어떤 영웅을 도와서 무슨 행동을 했다든가, 어떤 임무를 맡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든가 - 에 대한 언급은 거의 없다. 오히려 상대 길드에서 우리편의 도시를 공격했는데 막아냈다든가, 아무개 플레이어와 함께 플레이하면서 어떤 일이 있었다는 식으로 플레이어 스스로 주인공이 되고 조연이 되고 이야기 속의 인과관계(도움에 대한 감사, 방해에 대한 원한, 혹은 시스템에 의해서 강요된 적대관계 등이 일반적일 듯)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World of Warcraft

MMO 게임은 앞서 언급한 라프 코스터의 <재미이론>에서도 게임 디자인의 미래 대안 중 하나로 예시되기도 했다. 라프 코스터의 경우 그런 사회적 상호작용 역시 플레이어에 의해서 학습되는 입출력 패턴(조작/판단/출력)의 연장선으로 보고 있지만, 내가 보기엔 이야기에 의한 패턴은 반복학습을 통해서 이를 파악함으로써 얻는 성취감에 의한 재미를 준다기 보다 앞의 글에서 말했듯이 그 나름의 재미 구조를 가지므로 별개의 축으로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4-6) 게임 디자인의 범위 이상으로 입출력 패턴이 복잡한 게임
입출력 패턴의 경우에도 그런 사례가 있을 수 있다. 일련의 버튼들의 제한된 조합만으로 조작되는 기존의 게임에 비해서, 센서 입력을 통해서 조작되는 게임의 경우에는 이보다 훨씬 다양한 조합의 입력이 가능하다.

이를테면 아이폰에서 구동되는 <Wooden Labyrinth 3D>라는 게임은 아이폰을 수평으로 둔 상태에서 어느 쪽으로 기울이냐에 따라 쇠구슬이 굴러가는, 수십년전에 아이들이 가지고 놀던 휴대용 게임기를 디지털로 부활시킨 게임이다. 이 게임은 기울기 센서의 입력에 따라 쇠구슬의 위치를 바꾸는 것 뿐만 아니라, 주변 장애물의 입체적인 모습도 함께 바꾸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다양한 장면이 나타난다.

Wooden Labyrinth 3D on iPhone

위 게임이 단순한 이야기 구조(물리법칙만을 적용)를 가진 사례라고 한다면, 닌텐도 Wii용으로 만들어진 <The Legend of Zelda: Twilight Princess>에서는 꽤 복잡한 이야기 구조와 함께 여러 개의 센서를 동시에 사용하면서 게임을 즐기게 된다. 주인공이 칼로 상대방과 싸우거나 활로 목표물을 맞혀야 할 때 플레이어는 직접 그 동작을 하면서 게임을 플레이 해야 하며, 그 동작에 따라 캐릭터의 공격은 그때그때 다른 결과와 장면으로 표현된다.

The Legend of Zelda on Nintendo Wii

... 정리하다보니, 역시 최근 게임에 사용되고 있는 센서들이 버튼을 이용한 입력과 얼마나 다른지에 대해서는 왠지 논지가 궁색하다. 오래 전부터 사용되던 센서들도 - 조이스틱, 아날로그 스틱, 다이얼, ... - 여기에 포함된다면 더욱 더 머리가 복잡하고. ... -_-a;;

휴, 뭐 일단 뭉개기로 작정하고 쓰는 글이니 그냥 가기로. :P 지금으로선 센서의 아날로그 입력값을 그대로 받아들여서 (예를 들면, 설정된 기준에 의해 8가지 방향과 2가지 속도로 바꾸는 것이 아니라) 플레이에 반영하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한다고 정의할 수 있겠다. 완벽한 논지는 안 되겠지만 일단 대충.


이상에서 (4-5)와 (4-6)과 같이 게임 디자인상의 설계로 미리 100% 예측되지 않는 경우들을 도표에 포함시키면, 다음과 같이 표시할 수 있다.

Fun Factors of Games: Storytelling and Play Pattern

위 도표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게임의 입출력 패턴과 이야기가 복잡하면 복잡할수록 재미있다는 게 아니다. 단순한 재미요소는 단순한 대로, 복잡한 재미요소는 복잡한 대로 재미가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 도표는 오히려 게임을 만들 때 어떤 요소가 재미를 주기 위한 요소로 고려되고, 그 각 조합의 사례로 어떤 것이 있는지를 표시한 것일 뿐이다.

... 뭐야, 그러고보니 딱이 '말하고자 하는' 건 없는 도표일세. ㅡ_ㅡa;;; 혹시나 게임을 기획할 때 market positioning 같은 데에나 쓰일 수 있으려나. ㅋ

뭐 어쨋든, 다음 글에선 이런 재미요소를 UI에 도입할 수 있는지... 아니 그보다 먼저 재미를 UI에 도입한다는 게 좋은 생각이긴 한 건지부터 이야기해 보겠다. 뭐 이만큼이나 어거지를 부려두었으니 이후의 논지야 빤하지만.

기록을 찾아보니, 사실 이 블로그에 대부분의 내용을 입력해 둔 게 2008년 4월이다. 그걸 이렇게나마 기워붙여서 올리는 데에 2년 가까이 걸렸으니 여기에 결론을 써서 올리는 건 얼마나 걸리려나. 시리즈로 작정하고 올린 글 중에서 사실 마지막 글까지 올린 사례가 없다는 게 힌트가 될 지도 모르겠다. ㅎㅎㅎ

P.S. 역시 무리해서 큰 글을 쓰려고 한 것도, 설익은 글을 공개하기로 한 것도 나로선 참 부담되는 일이다. 게임 디자인에 대해서 식견이 있는 분이나 재미와 사용성이라는 주제에 대해서 더 많이 고민한 분이 이 글을 본다면 논리 상의 오류나 대안적인 관점에 대해서 많은 조언을 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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