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HCI 기술들은 거기에 걸맞는 어플리케이션을 만났을 때 비로서 빛을 발한다. 그렇다면 비교적 최근에 가까스로(ㅎ) 상용화됐다고 할 수 있는 증강현실의 진정한 효용가치는 뭘까. AR의 상용화에 가장 큰 영향을 줬다고 할 수 있는 휴대폰 시장초창기 AR앱들만 보면 대세는 주변지역에 대한 정보를 주는 용도인데, 한편으로 광고계에서는 이와 조금 다른 응용사례들이 여럿 나오고 있다. 바로 플래시 플러그인에서 AR 태그 인식이 가능하게 되면서다.


웹기반 증강현실
개인적으로 처음 접한 웹사이트 상의 AR 실용사례(연구실에서나 개인이 기술시연용으로 만든 게 아니라)는, 2009년 미국 우체국에서 발송할 물건에 따라 소포상자의 크기를 가늠할 수 있게 해주려고 만든 Virtual Box Simulator이다.


(사족이지만, 이 서비스를 기획한 광고 에이전시인 AKQA는 좀 눈여겨 볼 가치가 있는 집단이다. 뭐 여러가지로. ^^; )

사용자 컴퓨터에 웹캠만 달려 있다면, 웹페이지에 포함된 Flash을 통해서 간단한 증강현실을 보여줄 수 있게 된 거다. 이 방식은 별도의 특별한 센서나 모바일 기기나 어플리케이션을 신경써야 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가히 "범용 AR 플랫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 조합은 증강현실이 퍼지는 데 상당한 파급력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점점 더 많은 사례들이 온라인에 등장하고 있다.

위 미국 우체국의 사례를 발견한 이후에 재미있는 Flash AR 사례를 짬짬이 모았는데, 대부분의 응용사례들은 광고쪽에서 나오고 있다. 글 쓰는 걸 1년 가까이 차일피일 미루다보니 이젠 모두 나열하기도 벅차게 많아졌고, 그동안 이미 온라인에서 사라져버린 것도 있다. 그러니 그냥 최근의 사례나 몇 가지 소개하고 말기로 하자.


최근의 Flash AR 사례
AR Tag on KitKat
우선 킷캣. -_-; 좋아하는 과자인데, 얼마전 집어들다가 뜻밖에 뒷면에 AR 태그가 인쇄되어 있는 걸 발견했다. 함께 인쇄되어 있는 웹사이트로 들어가서 카메라를 태그를 비추면 뭔가가 나온단다. 결과는 아래 동영상과 같다.



딸랑 저 한 곡뿐이긴 하지만, 손바닥 위에서 돌려가며 볼 수 있는 뮤직비디오라니 나름 신선하다. 이 경우와 같이 가장 단순한 형태인 흑백 도형을 태그로 사용한 경우는 그야말로 우후죽순처럼 많다. 아래는 작년에 발행된 <Desktop>지의 AR 특집의 경우.



찾아본 바로는, 플래시 기반의 AR들은 모두 흑백태그를 사용하고 있는 것같다. 영상처리라든가 하는 데에 제약이 있는 걸까. 반면에 범용성을 포기하고라도 별개의 플러그인을 설치하는 방식을 채택한 경우에는 보다 자유로운 응용이 가능하다.


별도의 AR Plug-in을 사용한 경우
아래의 나이키 LunarGlide 광고 캠페인이라든가 스포츠 수집품 Topps의 경우에는보통의 인쇄물이 태그대신 사용된 경우로, 이 경우엔 별도의 플러그인을 깔고 브라우저를 다시 시작해야 하므로 반칙. 이런 식으로는 과거 연구실 기술시연에 비해서 크게 범용화됐다고 말할 수 없겠다. 하지만 이 플로그인을 개발한 회사 Total Immersion의 경우에는 그동안 여기저기에서 수없이 홍보하고 다닌 효과를 나름대로 거두는 것 같다.





아마 플래시에서 이런 수준의 물체인식이 가능해지면 웹 상에서 구현되는 온라인 AR도 훨씬 더 재미있는 사례가 많겠지만, 현재로선 AR을 적용한 어플리케이션을 최소한의 진입장벽으로 퍼뜨릴 수 있게 해주는 건 Flash AR이고, 그렇다면 결국 크고 단순화된 AR 태그를 사용하는 수 밖에 없어 보인다. 굳이 흑백일 필요는 없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Better Flash AR
그렇다면 Flash AR이라는 그 접근성 좋은 조합은, 그냥 이렇게 그닥 보기도 좋지 않은 흑백 태그를 포장지나 잡지나 광고에 인쇄해 놓고 웹캠을 통해서 홍보용 입체 컨텐츠를 보여주는... 이게 최선입니까? 확실해요?

가장 최근에 눈에 띈, 곧 출범한다는 아이다스의 광고 캠페인을 보면 그렇지도 않은 것같다. 이름하여 무려 "Augmented Reality Shoes" 시리즈라는. ㅡ_ㅡ;;; 우선 동영상.



Adidas Original - Augmented Reality Shoes
위에 링크한 웹페이지에 걸려있는 왼쪽 사진을 잘 보면, 운동화 발등부분에 떡하니 AR태그가 찍혀있다. (솔직히 헉! 내 생전에 AR 태그가 패션 아이템이 되는 모습을 보는 건가!!! ;ㅁ; 싶은 상황이다.) 도대체 무슨 일을 꾸미는 걸까? 위 동영상의 마지막에 나오는 다섯 개 태그를 가지고 뭔가 "AR Game Pack"이라는 개념으로 접근하려나 본데, 위 동영상에서 나온 것처럼 신발의 색이 변하고 구조를 보여주고 거창한 장식이 가상적으로나마 표현되는 거라면 꽤 재미있겠다.

AR Tags for Adidas Originals Augmented Reality Shoes

물론 고정되지 않은 부분에 태그를 달았으니까 화면상에서 실제 신발의 위치/방향과 가상물체를 정확히 일치시킬 수는 없겠지만, 진짜 신발을 들고 움직임으로써 가상신발을 그냥 가상배경 위에서 돌려보고 확대해보고 부분부분의 색상을 바꿔볼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꽤 재미있지 않을까? 나이키에서 했던 자신만의 신발 디자인하기를 실제 신발을 손에 들고 돌려보면서 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사례를 잘 응용한다면 휴대폰 화면에 태그를 띄우고 웹사이트에서 케이스 색상이나 무늬를 선택할 수 있게 한다든가, PC를 연결한/내장한 TV에 웹캠을 달아서 인쇄광고나 태그를 비춤으로써 뭔가 입체적인 홍보영상을 볼 수 있게 하는 등도 가능해질꺼다. 어쨌든 플래시는 여기저기 적용되고 있으니까.

그리고 무엇보다 Adobe에서도 분명히 이 흐름을 보고 있을테니, 앞으로는 영상인식 부분을 강화해서 tag-free AR 수준까지도 가능하도록 해줄지 모르는 일이다.


Accessible AR
휴대기기에 카메라가 들어간 지는 십여년이 지났지만, 그 OS가 표준화되면서 비로서 온갖 증강현실 어플리케이션들이 시장에 쏟아지기 시작했다. 비슷한 시기에 보편화된 웹캠도, 이제 Flash라는 보편적인 플랫폼과 연결이 됐으니 뭔가 재미있는 걸 쏟아내지 않을까하고 상당히 기대하고 있다.




... 해묵은 이슈를 가지고 글을 쓰려니, 이미 김새서 신선한 맛이 없을 뿐이고...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고 딱히 뚜렷한 방향도 주장도 없고... 휴.

앞으론 정말 짧게 써야지. ㅡ_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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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CYON, Franklin Planner Phone with Sustainable UI

LG전자에서 이번에 출시한 일명 '프랭클린 플래너'폰의 설명을 보다가, AM-OLED를 사용했다(언제부터 또 이게 '꿈의 디스플레이'가 됐는지;;;)는 화면 관련 홍보문안의 맨 끝에 달려있는 내용이 눈길을 끌었다. (LG나 CYON 홈페이지에서는 뉴스게시물의 링크를 외부에서 링크할 수 없게 하는 현란한 스크립팅 원칙을 가지고 있어서 AVING 뉴스를 연결했지만, CYON 홈페이지에서 뉴스란을 보면 홍보문안 전문을 볼 수 있다.)

"또, 검은색의 GUI(그래픽유저인터페이스)를 적용, 메뉴 사용 시 전력소모량을 크게 줄여 배터리 소모량을 최소화했다."

일전에 언급했던 HP의 Energy-Aware UI의 개념이 그대로 적용된 폰이 출시된 거다. 사실은 OLED 계열의 스크린이 사용되면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하겠지만, 그래도 홍보문구에 이렇게 떡 하니 나와주니 반갑다. 다행인지 당연한지 검은 바탕을 적용함으로써 물리법칙에 의해(이게 특허 거부 사유가 될 거다) 배터리 소모를 줄일 수 있다는 것만으로는 특허 분쟁의 여지가 없기 때문에, LG 입장에서는 맘 놓고 사용할 수 있는 좋은 아이템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기왕 하는 거, 왜 조금 더 신경써서 에너지 절감에 대한 아이디어를 UI에 적극적으로 추가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실무자 입장에선 주어진 기간 내에 이미지 정리하기도 빠듯했겠지만... -_ㅠ) 이전 글에서의 HP 연구자들도 이런저런 아이디어를 냈지만, 그 외에도 배터리가 위험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배경화면이 검게 된다든가(LG의 엔지니어라면 '천천히' 어두워지는 '느낌'도 살려줄 수 있을텐데 -_-+ ), 아이콘을 단색(녹색이 배터리 대비 가시성이 좋을 듯. 왠지 '그린'하기도 하고 ㅋ) 윤곽선으로 바꿔준다든가(실무자에 대한 립서비스는 안드로메다로~) 하는 부분도 있어준다면 좋지 않을까?

하지만 이렇게 해서 배터리 뒷심이 강하게 만들어준다면 그 효과 여하에 따라 엉뚱하게도 '롱테일폰' 따위의 광고문구를 보게 될지도 모르겠다.



이전 글에서의 의문 - UI와 Sustainability가 어떻게 연관될 수 있을까? - 에 대한 고민은 아직은 제자리 걸음이다. 뭐 생각을 하지 않으니 당연한 상황이지만.





[알림] 제가 이사를 하고 인터넷을 설치하지 못해서 (TV도 없고~ 인터넷도 없고~ 전화도 없고~) 한 달 정도는 글이 띄엄띄엄 올라올 겁니다. (여긴 인터넷 설치에 2~3주는 기본으로 걸립니다) 저번 글까지는 전에 써뒀던 글이 올라왔지만, 이제 써놓은 글이 다 떨어졌습니다. -_- 회사에서 눈치보면서 포스팅할 정도로 강심장은 아니거든요. 자주 오시지 않아도 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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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tan1ey

"좋은 UI 디자인을 하려면, 어디서든 좋으니까 창구 업무를 맡아 보세요."

내가 종종 하는 얘기다. 특히 후배들이 "방학을 어떻게 하면 알차게 보낼 수 있을까요?" 라고 할 때마다 이렇게 대답했더니, 결국은 아무도 물어보러 오지 않게 됐다. ... 그건 뭐 아무래도 상관없지만, 좋은 '인터페이스'를 이해하기 위해서 '창구'라는 '시스템'과 '방문자' 간의 인터페이스 역할을 직접 경험해 보라는 것이 그렇게 이상하게 들린 걸까?



만화 - 주로 일본의 - 에서나 등장하는 이상적인 점원이 있다. 성실하고 항상 미소를 머금고 있는 것은 기본. 손님을 관찰하지 않는 듯 하면서 관심을 놓치지 않고 있으며, 나서서 설명해야 할 때와 손님이 가만히 둘러보고 싶을 때를 알고 있다. 상품에 대한 지식이 해박할 뿐 아니라, 점포의 내력과 브랜드의 의미에 대해서도 마치 주인인 듯이 애정을 가지고, 하지만 부담스럽지 않게 짤막하게 설명해 주곤 하는... 오늘 딱 그런 분을 만났다.

성공을 도와주는 가게 - 강남본점

강남역 7번출구쪽 뒷골목을 하릴없이 돌아다니다 보면 이런저런 '체인사업본부'들이 눈에 많이 띄이는데, 솔직히 간판을 보고는 그런 곳 중의 하나인 줄 알았다. 근데 한켠에 뭔가 디자인샵 같은 느낌도 나고 해서 들어가보니 이거 꽤 재미있다. 상품이 많은 것도 아니고, 그나마 반은 '프랭클린 플래너'를 위해 할애하고 있었지만, 다른 곳에서는 찾을 수 없는 물건이 속속 눈에 띄었던 거다.

성공을 도와주는 가게 - 강남본점

알고보니 이 점포, '프랭클린 플래너'를 총판하고 있는 회사에서 운영하는 <성공을 도와주는 가게>라는 소매업 체인의 본점이란다. 옆에 붙어있는 카페에서는 맛있는 (내가 Lavazza 커피를 좋아한다) 커피와 다양한 종류의 차를 팔고 있었고, 몇가지 크기의 세미나실 같은 공간을 대여해 주는 듯 했다.

이 가게에서 팔고 있는 물건 중에 유독 눈에 띄었던 것은, 역시 생소한 브랜드인 <에코파티 메아리>의 'Recycled Sofa Leather' 시리즈였다. 말 그대로 폐기된 가죽소파의 쓸만한 부분을 모아서 제품을 만든 거다. ㅡ0ㅡ;;

Recycled Sofa Leather Pencil Case - by Mearry.com

이 <메아리> 브랜드는 명지대 교수님이 주축이 되어 만드셨다는 브랜드라고 하며, <성공가게>에서는 소파가죽 재사용 제품군(?) 외에도 버려지는 현수막으로 만든 편안한 느낌의 가방도 팔고 있었다. 홈페이지에 가보면 별걸 다 재사용했다 싶은데, 나름 디자인이 편안하니 좋다.

무엇보다 점원이 점포와 진열상품에 대해서 이만큼 깊이로 설명해주는 곳은 본 적이 없어서, 오늘 참 재미있는 브랜드를 둘이나 발견했구나... 하면서 뿌듯한 마음으로 가죽필통을 골라 계산을 하고 종이봉투(비닐봉지가 아니다!)를 받아들고 나왔다.



그 점원 분에게서 '좋은 UI 디자이너'의 모습을 본 것은, 사실 한참 나중에 종이봉투를 열면서 였다. 아무 생각 없이 봉해진 스카치 테이프를 뜯다가, 테이프의 한끝이 살짝 접혀있는 걸 발견한 거다.

Adhesive Tape with Good UI

이렇게 테이프 한쪽을 접어서 붙이면 나중에 떼어낼 때 손톱을 세워 뜯어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사실 누구나 알고 있는 거다. 하지만 그 지식을 이용하는 것은 주로 자신이 사용할 테이프를 보관할 때 나중을 위해서 살짝 접어놓을 때 뿐이지, 다른 사람이 뜯을 포장을 위해서 저렇게 마음과 수고를 쓴다는 것은 참 흔치 않은 일이다. 심지어 그것을 업으로 삼고 있는 UI 디자이너의 입장에서도, 그 분이 제공해준 십여분의 경험은 여러가지로 배울 게 많은 시간이었다.

집에 돌아와서야, "내가 오늘 고수를 만났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그저 좀 친절한 점원을 만난 것 가지고 꽤나 오버한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냥 오늘은 왠지 감상적인 하루여서 그랬나보다고 변명하고 싶다. 감상마저 UI 운운하는 건 참 웃기는 짬뽕이지만. ㅡ_ㅡa;;

성공을 도와주는 가게 - Leaflet on paper bag

어쨌든 재미있는 컨셉의 가게와 브랜드를 만난 덕택에, 그리고 무엇보다도 어떤 UI 디자이너보다도 훌륭한 UX를 제공하고 있는 분을 만난 덕택에, 난 여전히 내 개똥철학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좋은 UI 디자인을 하려면, 창구 업무를 맡아 보세요." 라고 말이다.



P.S. 참고로 난 창구 업무를 해본 적이 없다. ㅋㅋ 그래서 내 UI가 늘 22% 부족한 걸까. ^^;;; 단지 군대에서 한동안 위병노릇을 한 적이 있는데, 위병 업무 중에서 마네킹 마냥 서있다가 경례하는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군부대라는 '시스템'과 다양한 방문자나 인근주민이라는 '사용자' 사이의 창구... 즉 '인터페이스' 역할이어서 그런 생각을 하게 됐을 뿐이다. 구차한 변명이지만.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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