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이전의 Apple Magic Mouse 관련 글에 붙여서, 이쯤해서 스크랩해두고 싶은 몇가지 연구가 있다. 우선은 지난 2월 MIT Labcast를 통해서 접한 내용.



이 연구는 몇개월 후 Boston Globe를 통해서 기사화되었고, 이제 찾아보니 그 후에 6월, 10월에도 인터넷에 올라온 모양이다. 사실 MIT Media Lab의 상품성 있어 보이는 연구 결과 중에선 그다지 주목받지 못한 편에 속한다. 개인적으로는 꽤나 눈여겨 본 연구였기 때문에 사실은 좀 의아할 정도. ㅡ_ㅡa;;;

Graspable (Bar of Soap) from MIT Object-based Media Group, 2009

<Bar of Soap>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하는 이 연구는 저 '비누덩어리' 표면에 터치센서를 줄줄이 깔아두고, 내부에는 중력방향을 감지할 수 있는 가속도 센서를 장착함으로써 사용자가 이 물체를 잡는 다양한 손자세를 인지, 그로부터 추정할 수 있는 사용맥락을 기반으로 그때그때 적당한 UI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적당한' 이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적당히 넘어가고 있다. -_-;; )

Graspable (Bar of Soap) from MIT Object-based Media Group, 2009

흠... 그나저나 이 동영상을 보고나서 두번째로 든 생각(첫번째는 비밀 -_-;; )은 '예전에도 MIT에서 Graspables라는 연구가 있었던 것 같은데...?' 라는 거다. 한때 무척이나 유행했던 Tangible UI (TUI) 연구 중에서, TUI와 AR을 결합하는 형태로 화면 위에서 물리적인 물체를 조작함으로써 기능을 조작하는 데모가 많이 나왔는데, 이때 그 물체를 physicon, tangibles, 혹은 graspables 등의 이름으로 불렀더랬다. 결국 그 개념 자체가 크게 발전하지 못하면서 이름 따위 뭐든 상관없다는 식이 되어 버리긴 했지만. ㅋ

좀더 찾아보니 이전에 알고 있던 Graspables는 1995년에 발표된 거고(아래 그림 왼쪽), 그 후에도 1997년 Graspable Display라는 연구(오른쪽의 두 그림)가 있었다고 한다. 여기까지는 확실히 TUI 연구의 일환이고, 이 두가지 연구는 MIT Media Lab의 Tangible Media Group (히로시 이시이 교수가 이끄는, TUI의 발상지라고 하겠다)에서 나온 연구다.

Graspables by MIT Media Lab Tangible Media Group, 1995Graspable Display by MIT Media Lab Tangible Media Group, 1997

그 후 10여년이 지난 후에 같은 건물의 다른 연구실 - Object-based Media Group - 에서 나온 게 바로 이 <Bar of Soap>라는 물건이다. 흠, 뭐 키워드 하나갖고 니꺼내꺼 따지자는 건 아니지만 같은 곳에서 연구하면서 굳이 같은 이름을 써야 했을까 싶기는 하다. 물론 이전의 두 연구는 다른 용어에 묻혀버리거나 별로 눈길을 못 끌거나 했지만... 그래도 Graspable UI 라는 이름으로는 물건을 "집어들고, 움직인다"는 동작에 대해서 나름 심도있는 연구가 등장하기도 했기 때문에 역시 그냥 역사의 뒤안길로 보내버리기에는 아쉽기도 하고. :d

이름이야 어느 쪽이든, 이 연구 뭐랄까... 애플의 새로운 마우스에 적용된 제품 표면의 터치감지 기술과 연관해서 주목할만 한 것 같다. 뭐 분명히 특허는 확보하지 못할테지만. -_-a;;;;


Magic Mouse와 Bar of Soap 연구와 관련해서 언급하고 싶었던 이전 회사의 연구 사례가 있었는데, 알고보니 그 내용이 지난 번 CHI를 통해서 공개됐다고 한다. 그렇다면 조심스러워 할 필요도 없으니 공개된 범위 안에서만 객관적으로 소개해 볼까나. (충분히 조심스러워 하고 있다 -_-;; )

삼성에서 발표한 데모 동영상을 보면, 아래와 같은 장면들을 볼 수 있다.
Hand Grip Recognition - from Samsung


위 MIT의 동영상과 놀랄 정도로 닮아있다. 물론 학교에서 나온 프로토타입과 회사에서 나온 프로토타입의 수준 차이는 보여주고 있지만 사람의 아이디어라는 것이 비슷비슷하다는 좋은 사례랄까. 같은 데모 동영상의 아래 장면을 보면 터치 센서를 이용했다든가 하는 기술적인 면도 상당히 흡사하다는 걸 알 수 있다.

Hand Grip Recognition - from SamsungHand Grip Recognition - from Samsung


MIT에서 Bar of Soap의 동영상을 LabCast에 올려놓은 게 지난 1월이고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에서 이 연구를 발표한 것은 4월이지만, 저자의 이름들로 검색해보면 이미 꽤 몇 년 전에 지적재산권을 확보했음을 알 수 있다. 어쩌면 그래서 MIT 측에서 활발하게 홍보를 하지 않았는지도 모르겠고.

어쨋든 이런 기술이 국내에서 개발되어 있다는 건 좋은 일이다. MIT에서 이런 걸 만들었다고 하면 "끝내준다! 우리는 왜 저런 거 못하나?!" 하다가, 국내에서 뭔가 개발했다고 하면 "그거 양산할 수나 있을 것 같아요?"라고 하는 게 우리나라 업계의 전통(?)이라고 한다면, 위 두 가지 연구 사례를 번갈아 보면서 한번 생각해 볼 여지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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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tan1ey
누가 뭐래도 컴퓨터의 주요 사용자 인터페이스 입력장치라고 할 수 있는 마우스를 둘러싸고, 지난 몇주 동안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가 벌인 흥미진진한 싸움이 이제 슬슬 마무리 단계에 접어드는 모양이다.

Apple이야 오래전부터 마우스 바닥에 카메라를 장착해서 FTIR 방식으로 멀티터치를 인식하겠다는 특허를 발표한 적이 있고, 그 후로 애플에서 멀티터치를 적용한 마우스를 내놓는다는 루머는 수도 없이 많이 나왔다.

Apple's Optical Multitouch Mouse Patent

루머는 해를 더해 갈수록 똑같은 특허와 이미지를 울궈먹으면서 구체적이 되더니, 급기야 올해 안에 발표된다는 소문이 등장한 게 바로 지난 2일. 이때부터가 정말 재미있다. 이 발표가 나온 직후인 지난 5일 UIST 2009에서는 Microsoft Research의 연구원들이 "Mouse 2.0"이라는 이름의 연구결과를 발표한 것이다.



(Mouse 2.0이라니 묘하게 친근하다. 사실은 오래전에 마이크로소프트에서 나왔던 두번째 마우스(아마도)의 이름이 이거였다. 처음으로 쓸만한 마이크로소프트의 하드웨어 제품이었으니 나름 기념비적인 이름이랄까.)

어쨋든 이 '새로 나온' Mouse 2.0 개념은 역시 마우스에 멀티터치 개념을 부가하고 있는데, 무려 5가지 프로토타입을 등장시키고 있다. 위의 동영상을 보고 있노라면 뭐랄까, 그냥 있는 터치/동작인식 기술을 죄다 끌어내서 하나씩 접목시켰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각각 나름의 별명까지 있는데, 아래 사진에서 왼쪽부터 "FTIR Mouse", "Cap Mouse", "Arty Mouse", "Orb Mouse", "Side Mouse"라는 명칭을 가지고 있다. ... 좀 전형적인 패턴이다. -_-a

5 Prototypes of Microsoft Mouse 2.0

그렇게 위의 동영상이 UI에 관심있는 사람들의 눈길을 한번씩 받은 다음, 2주 후인 몇시간 전에 드디어 애플이 소문의 "멀티터치 마우스"를 공개했다. 이름하여 "Magic Mouse" - 이전까지 쓰던 "Mighty Mouse"라는 명칭을 버린 것은 (역시 바로 며칠 전) 결국은 져버린 상표권 소송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Apple Magic Mouse - Splash



오. 마이. 갓. ... 휴. 멋지다. (애플 직원들은 마이크로소프트의 동영상을 보면서 얼마나 웃어 제꼈을까. ㅡ_ㅡ;; )

자, 일단 시각적인 충격을 벗어나서 좀 생각해 보자. 이게 도대체 뭘까. 위 동영상에서도 나오듯이 저 깔삼한 외모의 윗면이 모두 멀티터치 패드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이 곡면의 패드에서 가능한 동작은 일반적인 클릭(전체가 버튼이라고 하는데, 마이티마우스의 경우처럼 누르면 앞부분이 딸깍거리는 방식인 듯 하다), 스크롤(상하좌우로 드래그), 페이지 넘김(swipe: 두손가락을 좌우로 쓸기), 확대축소(컨트롤키 누르고 스크롤: 이건 좀 아닌듯?) 등이 있다.
Apple Magic Mouse - Gestures

다른 동영상을 보면, 어떻게 곡면에 멀티터치를 구현했는지에 대한 설명도 나와있다. iPhone의 정전압식 멀티터치 스크린을 구현할 때 사용하는 격자 전극을 곡면 안쪽에 배치해서 그 왜곡된 좌표를 가지고 손가락의 접촉을 인식하는 방식.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정전압식 터치를 이용하는 Mighty Mouse에서도 사용한 방식이고, 플라스틱 표면 아래에 정전압식 터치센서 격자를 배치한 것은 Motorola에서도 구현했던 방식이니 애플이 했다고 너무 추켜세울 필요는 없겠다. 뭐, 그걸 '멋지게' 구현한 것만큼은 인정해 줘야 하겠지만. d=(T^T) 굳이 앞에서 언급한 마이크로소프트의 프로토타입들과 비교하자면 "Cap Mouse"라는 놈과 비슷해 보인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동영상에서도 눈에 띄게 칭찬을 받은 방식이고, 사용방법도 두 동영상이 크게 다르지 않다. (예외적으로, 애플이 확대축소에 pinch 동작을 대응시키지 않은 건 그 움직임의 불편함을 감안하더라도 좀 의아하다.)

그런데 이 방식의 문제는, 마이티마우스를 사용하던 사람들이 흔히 겪었듯이 오른쪽 클릭을 하기 위해서는 왼쪽 클릭을 하던 손가락을 번쩍(!) 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보통 마우스를 쓰듯이 편안하게 손가락을 얹어놓고 가운데 손가락을 지긋이 눌러 오른쪽 클릭을 하려고 한다거나, 손가락을 제대로 들지 않아서 터치로 인식되어 버린다면 왼쪽 클릭이 실행된다. 어떻게 보면 마우스로는 아주 치명적인 결함인데, Mac OS에서는 전통적으로 오른쪽 클릭을 그야말로 옵션으로나 사용하고 있다는 이유로 그냥 유지하기로 했나보다. 그 전통이라는 게 얼마나 의미가 없는지는, 새로운 매직 마우스를 설명하다가 나오는 아래 장면에서 잘 알 수 있다. 저 수많은 기능들을 왼쪽 클릭만으로 실행할 수 있을리가 없잖아! 저 불편하게 뻗힌 손가락을 보라고... 쥐 나겠다. -_-+

Apple Magic Mouse - Right Click

오른쪽 클릭 문제를 좀더 자연스럽게 해결하기 위한 기술적인 해결안은 숙제로 남겨두더라도(개인적으로는 압력센서가 답이라고 생각한다. 이것도 deep touch 개념이 되겠지만... -_-a ), 이 마우스+멀티터치패드의 가능성은 꽤 크다고 생각한다.

Apple Magic Mouse - Circle
당장 이번에 함께 발표된 MacBook의 터치패드에는 손가락을 4개까지 사용하도록 제스처가 추가되었고, 동영상에 잠깐 등장하는 동그라미를 그리는 동작 같은 경우에도 아직 실제 기능과 연결되지 않은 것 같다. iPod의 사례도 있으니 이 동작은 스크롤에도 훌륭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 같고, 아니면 확대축소에 적용해도 꽤 각광받을 것 같은 데 말이다. 그 이유야 뭐가 됐든, 애플이 숨겨진 기능을 가진 물건을 내놓는 건 처음 있는 일이 아니고... 앞으로 이 물건을 또 어떻게 개선해 나갈지가 기대된다.

... 만일 이 제품이 2주 후에 팔리기 시작해서 누군가 뜯어봤는데, 그 안에 3축 가속도 센서라도 들어있다면 난 또 굉장히 복잡한 생각과 데자뷰에 시달리게 될 것 같다. 어떻게든 꼬아서 복잡한 기술로 특허 실적을 올리려고 애쓰지 않고, 있는 기술을 최적화하고 딱 맞는 사용사례를 찾아 상품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면 뭐가 달라졌을까. 이 물건과 매우 흡사한 물건을 만들어냈던 사람들을 생각하면 입맛이 씁쓸할 뿐이다.




그나저나, 그래서 애플이 이 제품을 먼저 출시함으로써 차세대 마우스의 주도권을 쥐게 될까? 사실 그건 잘 모르겠다. 아무래도 애플이 PC 시장에서는 소수그룹이고, 출시가 임박했고 개발자 버전의 평판이 상당히 좋은 "Windows 7"에는 이미 멀티터치를 포함한 Touch Pack이 포함되어 있다. 비록 몇개월이 늦더라도 윈도우즈 시스템과 호환이 되는 멀티터치 마우스가 나온다면, 그리고 그게 애플의 것과 딴판이고 서로 호환되지 않다면... 시장을 선도한다는 것과 지배한다는 것은 좀 다를 수도 있겠다. ... 박리다매도 뭐 또 다른 접근방법이 되겠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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