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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8.06 Before Dust Covers My Eyes (1) (2)

아무래도 전혀 다른 문화권에 와서 살다보니, 여러가지 눈에 밟히는 자잘한 UI 상의 차이점들이 보인다. 워낙 일상에서 자주 보이는 장면들이라 지금에나 불편함을 느끼지 곧 익숙해지겠다 싶어서, 익숙해지기 전에 몇가지 정리해 두려고 한다.

1. TV 리모컨

TV remote controller with UK mental model
영국의 TV 리모컨이 모두 이런 방식인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우리나라에서는 TV 스크린에 비치는 영상이 TV이거나 셋탑박스거나 케이블이거나 외부영상이거나 하는, 어쨌든 TV와 다른 영상입력 방식이 대등한 그룹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하나의 버튼을 한번씩 누를때마다 순차적으로 입력이 바뀌는 반면에, 이 곳의 리모컨을 보니 TV 입력 버튼은 따로 있고, 별도의 "Source" 버튼을 누르면 TV 외의 외부입력들이 하나씩 순서대로 선택되도록 되어있다. 즉 TV는 따로 생각하고, 다른 외부입력들만이 대등한 그룹으로 묶여있는 것이다. (참고로 저 리모컨은 우리나라 S사의 것이다)

해외 시장을 위한 TV 리모컨 UI를 해본 적 없어서 이런 사실을 몰랐는데, 이만큼이나 다른 멘탈모델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있다니 리모컨 UI 디자인이라는 게 생각했던 것보다도 더 까다로울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 전구 소켓
Various light bulb sockets in UK
룸메이트 화장실의 전구가 나가서 새 걸로 바꿔 끼우려고 하는 걸 돕다보니, 전구 소켓의 모양이 내가 알고 있는 것과 많이 다르다. 다른 조명들을 뜯어보니 내가 알고 있는 나사 방식의 전구도 있지만, 화장실과 복도에는 저 (뭐라고 해야 하나.. 어쨌든) 맞춰끼우는 방식의 전구와 소켓을 사용하고 있었다. 특별히 무슨 차이점이 있거나 한 걸까? 처음 보는 형식의 전구 소켓도 재미있었지만, 무엇보다도 한 나라에서 두가지 방식으로 전구를 조립한다는 것도 신기해서 한번 찍어두었다.


3. 전원 플러그 스위치
UK switch, with ON label on Off side
집안에 있는 대부분의 On/Off 스위치가 비슷하게 생겼으니 아마도 무슨 잘 정리된 표준 같은 게 아닌가 싶은데, 유독 벽에 붙어 전원 플러그의 전원을 끄고 켜는 스위치는 "ON" 표시가 포함되어 있다. 좀 희한하다 싶은 것은 "ON" 표시가 사실은 "OFF"쪽에 인쇄되어 있어서, On 되어 있는 상태에서 "ON"이라는 표시가 보이는 것은 좋지만 자칫하면 그 쪽을 눌러 스위치를 "OFF" 시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되더라는 거다.

집안에 있는 모든 -_- 스위치를 보니 모두 아랫쪽을 누르면 ON으로 고정되어 있으므로 사실 사용자로선 그냥 무의식 중에 이해하고 쓸 수도 있겠다 싶지만, 정작 위 사진의 두 스위치 중에 어느 쪽이 "ON" 상태냐고 물어보면 조금은 당황하지 않을까.


4. 라디에이터 다이얼
Radiator dial with ambiguous pictogram
침실에 달린 라디에이터를 보고 꽤나 당황했다. 도대체 "○"는 뭐고 "●"는 뭐고 "▥"는 뭐냐! 고민하던 끝에, 화장실 라디에이터에 달린 다이얼을 보고 고민을 해결할 수 있었다.
Another example of radiator dial pictogram
결국 속이 빈 동그라미는 난방을 끄고, 채워진 동그라미는 켜고, 난방의 세기는 |→||→|||→|||| 순서대로 커지는 건데, 침실의 라디에이터는 무슨 이유에선지 강약조절하는 부분이 '대충' 표현되어 ●~"||||"으로만 되어 있고, 화장실의 것은 각 단계가 모두 표시되어 있다. 이건... 아무리 화장실 방식(?)에 익숙한 사용자래도 픽토그램을 무시하고 그냥 상식대로 - 시계 방향으로 돌리면 점점 커진다든가 - 써보고 나서야 파악할 수 있을 것 같다.


5. 보일러 전원과 온도조절장치
Pull-down boiler switch
Boiler dials with opposite mental models
이 집의 전체 온수와 난방은 중앙집중식을 이용하고 있으면서도, 유독 화장실에 붙어있는 샤워부쓰에는 별도의 전기 보일러가 붙어있다. 그런데 첫날 도착해보니 온수가 나오지 않고, 보일러에 불도 들어오지 않는 거다. 다음 날 시설관리자한테 물어보니, 왼쪽 사진과 같이 천정에 붙어있는 "스위치"를 켜야 보일러에 전원이 들어가고, 온수를 쓸 수 있다고 친절하게 알려 주었다. 저 "스위치"는 화장실 천정에, 그것도 샤워부쓰의 반대편에 붙어있었는데, 도대체 그걸 어떻게들 알아내서 살고 있는지 모를 일이다. (무엇보다, 이 나라에는 왜 전원스위치가 본체에서 떨어져 벽에 붙어있는 경우가 이리 많은 거냐고! -_-=3 )

기껏 전원이 들어온 보일러에 붙어있는 두 개의 다이얼도 참 난감한 UI인 것이, 큰 다이얼은 시계반대방향으로 돌려서 물을 켜는 장치로 점점 돌릴수록 물 온도가 온수→냉수로 바뀌게 되어 있는 것이고, (물의 양을 조절하는 장치는 없었다 -_- ) 작은 다이얼은 시계방향으로 돌려서 물 온도를 냉수→온수로 바꾸게 되어 있다. 일반적인 다이얼에 대한 조작 멘탈모델(시계방향으로 돌릴 수록 증가)을 물이 나오도록 켜는 조작개념이나 물 온도를 높이는 조작개념에 맞춰봐도, 온통 반대로 되어 있는 훌륭한 UI 오류사례라고 생각한다. 이 보일러만큼은 아무리 오래 써도 익숙해지지 않을 듯. ㅡ_ㅡa;;;


6. 변기 물내림 버튼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집만 그런 줄 알았더니, 회사 화장실도 왠만한 공중 화장실도 사진과 같은 이중 버튼을 사용하고 있었다. 작은 버튼을 누르면 '소변용'으로 물이 조금만 내려가서 물을 절약할 수 있고, 큰 버튼을 (혹은 두 버튼을 함께?) 누르면 ... 뭐 물이 많이 쏟아진다.

한동안 우리나라에서도 '경우'에 따라 물내림의 양을 조절하는 레버나 버튼이 유행한 적이 있는데, 영국에서는 이게 일종의 표준으로 자리잡아 버린 듯 하다.





... 적고 나서 보니 역시 참, 자잘하다. ㅡ_ㅡa;; 나중에 읽어보면 스스로도 "뭘 이런 걸 가지고 주절거렸다냐..."라는 생각이 들지 모르겠지만, 어쩌면 그게 이 글의 목적이 될 수도 있겠다. 그냥 언젠가는 손과 눈이 익숙해져서 뭐가 문제인지 모르게 될 것 같아서, 5일 정도 겪어본 일상의 UI를 지금의 때묻지 않은(?) 눈으로 스크랩해 두는 데에 의의를 두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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