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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rtuality & Fun

3D Video on TV

by Stan1ey 2009. 11. 25.
이곳 영국의 TV에서 3D 방송을 한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몇달 전에 드라마<Chuck>의 에피소드 하나를 3D로 방송했다가 좋지 않은 평을 들은 적이 있다), 이번에는 한 케이블 방송사에서 특별히 일주일 동안 3D 영상을 대대적으로 방영하기로 했다. 바로 Channel 4의 3D Week라는 이벤트. 바로 얼마 전에 3D 영화와 관련된 글을 적은 적이 있는지라 눈에 띄길래 자료삼아 몇 장면 캡춰해 두기로 했다.

3D Week from Channel 4

아무래도 일반 TV를 통해서 방영되어야 하기 때문에, 입체영상은 반투명 색 셀로판지 안경을 위해서 좌우영상을 서로 다른 색상으로 필터링한 color-coded 영상으로 만들어져 있다. 방송될 영상의 일부를 웹사이트에 미리 볼 수 있는데, 아래와 같이 두 개의 영상이 거리(깊이)에 따라 겹쳐있는 걸 확인할 수 있다.

Color-Coded 3D TV Show Example - JLC Color-Coded 3D TV Show Example - Hanna Montana

무슨 이유에서인지 입체안경의 양 렌즈는 흔한 빨강과 파랑이 아니라 노랑과 파랑으로 되어 있다. 색 안경을 이용한 입체영상은 아무래도 색 정보를 많이 포기할 수 밖에 없을텐데, 방송에서 나오는 영상의 색을 잘 표현하는 데 그나마 노랑-파랑 조합이 낫다는 연구가 있었던 건지 아니면 방송사만의 차별점을 만들고자 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어쩌면 빨간색을 잘 표현하는 게 영국여왕의 행렬이나 화려한 무대의상을 표현하는데 무엇보다도 중요했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 이 특수 안경이 영국의 꽤 큰 규모의 소매점 체인을 통해서 배포된다는 점도 주목할만한 점이다.

3D Week from Channel 4 3D Week from Channel 4

아직은 3D 영상이 많지 않고, 색이 바래고 왜곡된 영상을 시청자가 좋아할 것 같지도 않으니 이 방식으로 3D TV 방송이 자리잡을 리는 없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3D 영상이 자리를 잡으려면 앞서 글을 썼던 circular polarization을 LCD나 OLED의 각 픽셀마다 다르게 적용해서 양산할 수 있는 방법이 등장해야 할테고 (linear polarization으로는 특히나 누워서 볼 수 있는 TV 방송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방송 쪽에서도 안경없는 사람들도 2D 영상을 볼 수 있도록 좌우 둘 중의 한쪽만 보는 옵션을 제공해야 할 거다. 요컨대 한 두 해에 해결될 문제가 아닌 거다.

그래도 TV 산업은 분명히 대중적인 3차원 콘텐트를 향하고 있고, UI 분야의 사람으로서도 이런저런 고민을 안 할 수가 없다. 이렇게 3D 영상을 방송을 통해 실험하려는 노력이 언제 3D UI 분야에까지 이를지는 모르지만, 그때가 되면 또 무슨 주제가 UI 디자인 분야에서 최고의 관심분야로 떠오를지 기대가 된다.

12월 19일 추가.
어제 영국에서도 개봉한 <아바타>를 3D로 봤다. 뭐 영화 자체에 대한 평은 인터넷에 올라온 다른 글들과 마찬가지로 3D 연출의 측면에선 훌륭했지만 스토리는 단순하다는 정도. 그런데 영화 시작 전의 광고에서 이곳 위성방송 중 하나인 SKY에서 내년부터 3D 방송을 하겠다는 내용이 나왔다. 아직도 웹사이트에도 자세한 이야기는 없지만, 그나마 올라와있는 홍보자료에 의하면 내년에 출시 예정인 3D-Ready TV를 구입해야 한다고 한다. 별도의 TV가 필요하다면 위에서 말한 색안경 방식은 당연히 아닐테고, 평면TV의 각 픽셀별로 편광필터를 달았다는 소식은 들은 적 없으니, linear든 circular든 편광방식은 아닐게다. 위에서 언급하지 않은, 맨눈으로 보는 방식도 있기는 하지만 그걸 해상도를 줄이는 건 물론이고 조금만 옆으로 기울어져도 입체시를 망치기 때문에 쓸만한 방식이 못 된다.

결국은 shutter glass만 남는데, 일반적으로 이 방식은 화면의 초당 표시횟수(Hz)를 반으로 낮추기 때문에 한동안 보다보면 좀 어지러워질 수 있다. 그런데, 우연이라고 할지 필요가 맞아 떨어졌다고 할지... 마침 평면TV들은 조금 과도한 기술경쟁을 거쳐서 이제는 240Hz까지 사양을 높여놓은 상태이기 때문에 그걸 반으로 줄인다고 해도 예전 영화나 TV보다 나쁘지 않는 화면이 될거라는 거다. 이미 출시된 3D-Ready 그래픽 카드도 같은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여기에도 편광막이 이용되기는 하지만, 셔터로 사용하기 위해서다.)

셔터 글래스 방식이라면 배터리도 포함된 제법 묵직한 안경을 써야 한다는 거고, 온 가족이 보는 상황이라면 줄줄이 그렇게 안경을 쓰고 거실에 앉아있는 모습이 될거다. 안경을 쓰는 사람은 또 그 위에 안경을 써야 하는 거고. 극장 안에서야 어두운 환경이니 뭐 그런가보다 할 수 있지만, 밝은 거실에서 가족들이 서로 그런 모습을 봐야 한다니... 이런이런.

TV에서의 3D 방송. 아직은 조금 이르지 않나... 아직은 게임이라든가 하는 특정 목적의 장비에 제한해야 하는 것 같은데, SKY에서는 시범 사례에 그치더라도 남들보다 먼저 터뜨려야겠다는 생각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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