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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bot UI

Most Horrible Joke, became F**king Reality

by Stan1ey 2008. 12. 30.

Pre-Script. 제목에 맘 상하신 분들께는 심심한 사과를 드린다. 좀 다른 말로 바꿔보기도 했는데, 저만큼 딱 맞는 제목을 만들 수가 없었다. ㅡ_ㅡa;;;

제목을 시원하게 썼더니 왠지 그 핑계로 본문은 구구절절이 쓰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사실은 연말연시 황금같은 휴가에 블로깅 길게 할 짬이 어딨냐. ^^* (그렇다고 놀 시간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OTL... ) 어쨋든 그러니 간단하게 스크랩만 하는 방향으로 가자. 좋게 좋게. 기껏해야 네 가지 사례를 나열할 뿐이잖아.

(... 번쩍 -_-+)


1.
지난 CHI 2008에서 발표된 게임 UI (정확히는 '게임과 UI' 정도?) 관련 논문 중에, <Game Over: Learning by dying>이라는 사례가 있었다. 개발자와 기획자가 UI가 중요하다는 디자이너의 말을 자꾸 안 들어서, 아예 UI 디자인 가이드라인을 모두 극단적으로 반대로 적용해 버린 게임을 만들어 놓고 "니들이 만든 게임이 이렇다고. 어디 해볼테면 해봐."라는 '교훈성 시도'였던 것이다.

Game Over: Learning by dying Game Over: Learning by dying - AWARDED

뭐 발상이 좀 유치하긴 하지만 의미있는 시도일 수도 있었는데, 이 게임이 오히려 네티즌들이 좋아해서 게임으로서 상을 받으면서 그야말로 "사용성과 게임성은 반대 방향 아니냐"는 논란에 기름만 붓는 꼴이 되어 버렸다. ... 이 얘기는 다음에 자세히 한번 해보려고 하니까 이쯤하고 넘어가자. (이미 충분히 길거든 -_-+ )


2.
위의 발표 중에 들었던 다른 "일부러 어려운 게임"의 사례로, 뜻밖에 익숙한 이름이 나왔다. 바로 일본의 만능 연예인인 다케시 키타노. 이 사람이 게임을 만든 적이 있었던 것이다. 이름하여 <다케시의 도전장>. 링크한 위키피디아의 설명을 참고해야 하겠지만, 어쨋든 이 게임은 제법 악명이 높아서 동영상도 많이 올라와 있다.



원래는 실제 플레이 장면을 보여준 TV 프로그램도 올라와 있었는데, 방송국에서 저작권을 이유로 지워달라고 했다고 한다. 뭐 어쨋든 이 다케시 선생이 사실은 비디오 게임을 무지 싫어한단다.  (실제로 게임 화면에 나온다 -_- ) 그래서 이래도 게임하고 싶냐며 만든 게임이다. 게임의 각 스테이지에는 차마 시도하지 못할 '도전'이 주어지는데, 이를테면 버튼을 4시간 동안 누르고 있어야 한다든가, 1시간 동안 노래를 계속 불러야 한다든가(그 시대에 음성을 인식한 모양인데 대단하다!), 최종 보스의 경우에는 20,000번을 때려야 게임이 끝이 난다고 하니 진짜 뭐라 할 말이 없다.


3.
게임에서만 이런 "일부러 어려운" 게 있는 게 아니다. 물론 코메디언의 장난이긴 하지만 이런 동영상도 있는 것이다.



사실 이 BBC 동영상은 회사에서 바로 며칠 전에 돌려본 거다. 사무실 여기저기에서 푸하하 하는 소리가 들리길래 뭔가 했더니 이 동영상이 공전의 히트를 치고 있었던 거다. ㅋㅋㅋ 영국 코메디언들은 대체로 black comedy를 지향하면서도 나름 색깔들이 있어서 재미있다.



4.
Roomba feeding itself

재미있는 이야기는 여기까지. 바로 저 동영상을 본 다다음날이었나? 사진은 전에도 올렸지만, 벌써 일주일 넘게 집안을 청소해주고 있는 iRobot의 Roomba 매뉴얼을 들여다 보다가, 내가 뭔가 헛것을 보나 싶은 페이지를 보게 됐다. ... 아래 이미지는 글자가 엄청 깨졌으니까, 꼭 클릭해서 크게 보시길.
12 Beeps from Roomba Owner's Manual, iRobot

이건 절대로 농담이겠지? 하는 간절한 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이 로봇 청소기가 오류상황을 만나서 삐- 소리를 낼 때에는, 그게 몇번인지를 세어야 한다!!! 한 번만 삐- 하고 마는 경우에서부터 무려 12번이나 삐-삐-삐-삐-삐-삐-삐-삐-삐-삐-삐-삐- 하는 경우까지 다양한 상황이 있으므로, 딴 생각 하지 말고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할 거다. 거기에 비하면 1~7번 불이 깜박이는 것에 따라서 또 다른 경고상황을 알려주는 건 상대적으로 해볼만한 일이다. 아니 오히려 그 상황들도 소리로 알려주지 않은 것을 - 하마트면 19번까지 세고 있어야 할 뻔 했잖는가 - 감사히 여겨야 하나? 삐- 소리 횟수에 따라 달라지는 오류상황이 읽어보면 알송달송하게 구분이 가지 않고 사실 사용자 입장에선 두어가지 정도로 생각되는 것 정도는 차라리 애교에 가깝다.

게다가 이 우스꽝스럽고 동시에 울화가 치미는, 독창적인 정보표시 방법의 백미는 저 표에도 나와있듯이 바로 룸바는 말을 할 수 있다는 점에 있다. 물론 녹음된 음성이긴 하지만, 도대체 말을 할 수 있는 로봇이 왜 갑자기 열두번 삐-삐- 거리거나 눈만 껌벅 거리고 있으면서 사람을 미치게 하는 건데! 아 진짜!!!

아이로봇, 디자인 철학이 마음에 들어서 좋아했는데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접때 나와서 인터뷰하던 디자이너는 스톡옵션 팔고 어디로 옮겼나?






... 화딱지 나서 더 못 쓰겠다.



...... 절대로 짧게 쓰려다가 길어져서 결론도 없이 후다닥 끝내는 거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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