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광고회사에서 며칠 전 "호모나랜스"라는 단어를 들고 나왔나보다. 매번 정기적으로 나오는 마케팅 '연구' 보고서에서는 늘상 뭔가 fancy한 용어를 만들어 내기에 이번에도 뭔가 가지고 왔나보다...할 수도 있지만, 아무래도 관심이 있는 스토리텔링과 연결되는 듯 해서 한번 찾아보니, 호모나랜스 Homo Narrans 라는 단어는 광고회사에서 만들어낸 단어가 아니었다.
한 블로거의 글에서 얻을 수 있었던 유용한 정보들에 따르면, 이 단어는 1984년 Walter Fisher라는 학자에 의해서 정의된 듯 하다.
n. story telling human beings, from Walter Fisher(1984). According to him, all communication is a form of storytelling.
흠... 예전에 <The case for the narrative brain>이라는 논문을 읽은 후에 늘 당연하게 생각해왔던, "인간은 늘상 이야기의 창조와 해석을 통해 사고한다"는 논리에 원전이 있었던 모양이다. 내 경우엔 이걸 소위 "시각언어의 내러티브 visual narrative"로 확장했었고, 요새는 그 (시각적이든 그렇지 않든) 이야기 구조를 통한 '재미'라는 것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셈인데, 최근(1999년)에도 이에 대한 John D. Niles의 저서 <Homo Narrans>가 출판되는 등 명맥을 유지해오는 것 같다.
이 '이야기'(혹은, 뭐 굳이 구분하듯이 '이야기하기')라는 것은... 활발하고 적극적으로 정보를 주고 받는 사용자 인터페이스와 분명한 관계가 있다. 아무래도 원래 이걸 주장한 광고회사의 의도는 아니었던 듯 하지만, 어쨌든 덕택에 이 두 가지 분야 - 문학과 UI - 를 관련지워 주는 논문들에 한가지 고리가 더 생긴 듯 하다.
특히 John Niles의 저서는 Abbe Don이 UI와 narrative를 처음(?) 연결지을 때 언급했던 구술 oral narrative 에 대해서 있는데, 이걸 보면 역시 narrative / storytelling을 언급하려면 컴퓨터 상의 개체인 conversational agent가 필요한 건가 싶기도 하고, contextual design이라는 주제가 뜬 이후에는 또 그쪽으로 기우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 열정과 시간이 좀 남아있다면 이런 기회가 다시 한번 관련 주제들을 파보는 계기가 되겠지만, 이제 이런 주제는 그저 취미생활일 뿐이니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