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Hillcrest Labs에서 자사의 특허를 침해했다며 Nintendo를 고소했다고 한다. 보통은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이 작은 회사는, 홈네트워크를 조작하기 위한 - 결국은 TV에 나타난 복잡한 메뉴들을 조작하기 위한 - 방편으로 다양한 "The Loop"라는 이름의 장치를 사용하고 있다. 이 리모컨 장치는 결국 공간 마우스인데, 아래 사진과 같이 잡기 편한 형태를 가지고 있다. (그 이름이 어떻게 지어졌는지를 쉽게 알 수 있다. ㅎㅎ )
이 특허는 위 첫 그림과 같이 가속도 센서(506) 외에 2개의 '회전 센서'(502, 504)라는 걸 장착함으로써, 사용자가 리모컨 혹은 마우스를 어떻게 '기울여' 잡고 있느냐를 인식해서 가속도 센서로부터의 움직임을 보정한다. 즉 위 두번째 그림과 같은 경우에는 회전 센서가 필요없겠지만, 세번째 그림과 같이 '기울여' 잡고 있으면 (손모양의 차이에 주목!) 리모컨/마우스를 똑바로 움직여도 커서는 위로 날아가 버리는데, 이 '보정기술'을 적용하면 커서를 사용자가 원한대로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기술은 FreeSpace 라고 이름붙여져 있으며, 로지텍의 공간 마우스인 MX Air 라는 기종에도 적용되어 있다.
문제는 Hillcrest Labs가 Nintendo를 상대로 지금 특허소송을 한 이유가 뭘까 하는 거다. Hillcrest Labs의 기술에서는 '회전 센서'라고 다소 애매하게 말하고 있지만, 사실 특허본문에서 인용하고 있는 센서모델은 자이로 센서이다. 어쩌면 내가 지난번에 성급하게 예측했던 것과 달리, MotionPlus는 단지 회전만을 감지하는 자이로 센서 모듈일지도 모르겠다. 가속도 센서를 덧붙이는 것과 자이로 센서를 덧붙이는 것에는 각각 장단점이 있지만, 이제 와서 생각해 보면 자이로 센서를 넣는 편이 계산도 간편하고 비용도 쌀지 모른다. 좀더 복잡한 동작인식을 가능하게 해주지는 않으니 응용할 수 있는 방법은 적겠지만, 그래도 "하나 더 넣어봤어요" 보다는 "새로운 센싱을 추가했어요"가 낫지 않겠는가. ㅎㅎㅎ
어쨌든, 닌텐도가 실제로 자이로 센서를 넣은 MotionPlus를 발매한다고 해도, Hillcrest Labs가 이번 소송으로 얼마나 얻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일단 이름은 좀 알리고 주가는 좀 오를지 모르겠으나, 닌텐도의 주된 pointing 방식은 적외선 영상을 이용한 vision processing에 기대고 있기 때문에 위에서 검토한 Hillcrest Labs 특허의 제목이 "3D pointing devices with orientation compensation and improved usability", 즉 화면 상의 포인팅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 이상 단지 같은 센서를 썼으니 돈 내놓으라고는 할 수 없는 것이다.
뭐 어느쪽이든, 최근 몇 년간 굵직한 특허소송의 주인공이 되고 있는 닌텐도는 미국시장을 잠식해 들어가는 대가를 혹독하게 치루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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