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버설 디자인이라는 것이 참 듣기는 좋았지만, 아무래도 마케팅의 수단으로 쓰이는 것 외에는 그닥 좋은 사례가 없는 게 사실이다. 사실 모든 사용자 인터페이스의 목적은 유니버설한 것에 있고, 뭐 모든 디자인의 용도는 쓰이는 데에 있으니 UI와 무관하지 않고... 그렇게 따지자면 세상 디자이너라는 사람들 중에 UI 안 하는 사람이 없고, UD 안 하는 사람도 없는 셈이다.
그래도 UD 사례로 언급되는 제품들이 꽤 있는데, 그 중 유명한 것으로는 일본의 세탁기나 미국의 굿그립(OXO Good Grip) 같은 게 있다. 그리고 오늘 한가지를 더 추가할 수 있게 됐다.
바로 H모사(자료의 공정성을 위해서 병을 뒤집었다 -_- )의 플라스틱 튜브 병인데, 처음에 구입해서 떼어내야 하는 비닐마개를, 떼어내기 쉽도록 별도의 손잡이 처리를 해 두었다. 사실 생각해 보면 저 비닐마개가 안 떼어져서 손가락을 곤두세우면서 신경질을 내야 했던 게 몇번이나 있었던 일인데, 특히 나이드신 분들이라면 그 불편함은 더욱 심했을 거다. 저렇게 두 겹으로 만들어져 손잡이를 제공해준 덕택에, 속마개를 쉽게 뗄 수 있었다.
이건 마치 UD 사례 중 한가지인, 잡기 쉽도록 플라스틱 손잡이를 붙여놓은 수은전지를 떠올리게 했다. 아주 작은 불편을 해결해준 아주 작은 배려지만, 이걸 쓰는 사람은 당분간 (-_-; 익숙해지면 당연해지기 마련이다. 저 나사 방식의 뚜껑이나 짜서 쓰는 플라스틱 튜브가 그런 것처럼) 무척 고마와하게 될 것 같다.
정작 크게 돈을 벌어들였다든가 하는, 자랑할만한 사례가 없는 유니버설 디자인 분야지만, 뭐 그건 사실 UI도 디자인도 마찬가지고 ㅡ_ㅡ ... (디자인 덕택에 제품이 잘 팔렸다는 사례를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마음을 가라앉히고 찬찬히 생각해 보시길) 그래도 이렇게 UD 본래의 정신을 계승하고 있는 사례를 본다는 것은 훈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뭐 이제 누누히 변명할 거 없지만, 이 글 역시 스크랩일 뿐이다. -_-;;;
사흘간의 경험을 더 쌓은 후에 추가:
알고보니, 여기는 슈퍼에서 파는 우유나 쥬스 등 '속뚜껑'이 있는 물건들은 죄다 저 방식을 취하고 있다. 그냥 일반적인 방식인 모양이니 H사에 대한 호감은 조금 감소. 그래도 모든 속뚜껑을 이렇게 통일시킨 것도 참 대단하다면 대단하다. 누군지 돈 좀 벌었겠네... 발명한 사람이든 양산기계 만든 사람이든.
알고보니, 여기는 슈퍼에서 파는 우유나 쥬스 등 '속뚜껑'이 있는 물건들은 죄다 저 방식을 취하고 있다. 그냥 일반적인 방식인 모양이니 H사에 대한 호감은 조금 감소. 그래도 모든 속뚜껑을 이렇게 통일시킨 것도 참 대단하다면 대단하다. 누군지 돈 좀 벌었겠네... 발명한 사람이든 양산기계 만든 사람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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