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gnitive Surplus

2010.08.05 08:25
사람은 참 변하지 않는다. 일년에도 몇번씩 새로 조합된 (주로) 마케팅 용어가 그럴듯한 설명과 함께 등장해서 우리들을 현혹시키지만, 정작 그 대상인 시장 혹은 사용자 집단 만큼은 수십년이 지나도록 크게 변한 적이 없다.

아래와 같은 용어가 유행하던 시절을 기억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 쌍방향 미디어. 멀티미디어.
  • 인터랙티비티(interactivity).
  • 프로슈머(prosumer).
  • 소셜네트워크. SNS.
  • Web 2.0
  • 크라우드소싱(crowd-sourcing).
  • 소셜게임(social game).
... 이런 주제들의 연결선 상에서, 아래 동영상을 보게 됐다.

Clay Shirky: How Cognitive Surplus will Change the World


요컨대, 매체를 소비하는 것뿐만 아니라 생산하고 공유하는 것도 좋아하는 대중들이, 남는 시간과 재능이라는 자원을 가지고, 쉽게 세상에 연결되는 인터넷 매체와 공유된 표준 기술을 통해 새로운 문화를 만들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 문화는 자발적이며, 자발적인 채로 건드리지 말아야 하고, 좀 더 세상에 도움이 되는 쪽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면 좋을 것이다...라는 이야기인 듯.

아직은 머릿속에서 정리가 되지 않아서 더 자세히 적어봐야 내용을 옮기는 정도만 될 것 같으니(게다가 원래의 웹페이지를 보면 자막과 관련 설명이 한글로 잘 번역되어 있다), 좀 더 곱씹어 볼만한 구절 몇가지만 적고 넘어가자.
  • Cognitive Surplus (잉여인지; 결국 '남는 머리'인데, 한글자막에 나온 인지잉여라는 표현은 문맥 맞추기가 힘들어서;;)
  • No one person knows what everybody knows. (모든 사람이 현실을 알고 있지만, 아무도 그 전체를 알지는 못한다.)
  • We were couch potatoes because that was the only opportunity given to us. (과거 TV가 바보상자였던 이유는 일방향적인 소비가 매체를 쓰는 유일한 방법이었기 때문이다.)
  • Intrinsic Motivation (자기가 하고 싶어서 하는 내적 동기는 보상에 의해서 주어지는 외적 동기보다 강하다)
  • Design for Generosity (사람들로 하여금 베풀 수 있도록 해주는 디자인)
  • Communal Value to Civic Value (보다 큰 사회적 가치를 추구해야)
그리고 구글해서 찾아낸, 발표 중 인상적이었던 실험결과 그래프 하나.


UX가 제품/서비스 개발 전반에 걸쳐 입을 떼지 않는 분야가 없기는 하지만, 사실 실무적인 측면에서는 사용자의 내면을 직시하는 이런 관점에 대해 그다지 신경쓰지 못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게임 업계에 있다보니 요새는 무슨 게임이든 소위 "소셜게임 요소"를 넣어서 홍보 효과라도 노려볼까 하는 경우도 꽤 자주 보는데, 사용자 인터페이스 설계든 게임 디자인이든 표면적으로 소셜네트워킹 서비스를 어떻게 엮어 보려고 하지 말고, 보다 근원적으로 위와 같은 대중의 잉여력을 활용할 수 있는 무언가를 생각해 본다면 어떨까.

사실 사용자가 직접 만든 UI 스킨이라든가, 플래시 UI라든가, Wiki 형식의 다양한 정보 사이트라든가, 블로그를 이용한 제품 체험단이라든가, 심지어 게임 하나당 수십개에 달하는 게임정보 게시판이라든가... 뭔가 잉여력을 모아서 뭔가에 활용하려는 노력은 이미 다양하게 드러나 있다. 단지 그 각각의 개념을 하나하나 좇는 사람은 이미 많으니, 한 발자욱 물러나 '잉여인지'의 관점에서 보면 또 다른 기회가 보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 것 뿐이다.

뭔가 새로운 용어가 나타날 때마다 무조건 덥썩덥썩 입에 담지 말고, 애당초 왜 그런 현상이 생기는 건지, 그 현상이 있게 된 인간사회의 본성은 무엇인지, 그리고 이전에는 그런 현상이 어떻게 다뤄졌으며, 그때와 뭐가 달라져서 다시 주목을 받게 됐고 바뀌지 않은 어떤 점은 또 무시되고 있는지... 뭐 그런 점들을 생각해 볼 수 있는 관점을 일깨우는 강의라고 생각해서 스크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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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tan1ey
HCI는 애당초 전산과에서 시작한 분야이고, UI라는 용어도 시스템 공학에서 기원했으니 원래 공학의 일종이라고 하는 게 타당할 것이다. 단지 그게 인간 사용자와 깊은 관련이 있는지라 인간공학이나 산업공학에서도 거들기 시작했고, 양산되는 제품의 외형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다보니 제품 디자이너들이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전산과에서 HCI는 전혀 공학적이지 않은 주제로 그외에 해결해야 할 보다 심각한 연구주제에 밀릴 수 밖에 없었고, 그러다보니 새로운 주제에 보다 목말라 있던 다른 학과, 특히 학문으로서 자리를 잡지 못했던 디자인 학과에서는 외형 설계에 일부나마 객관적인 논리를 부여하는 UI가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게 당연했다. 특히 이전의 논리성 부여 시도가 - 전통, 기술, 공정, 문화 등 - 모두 무위로 돌아간 다음이었으니까.

결국 우는 아이가 젖 먹은 셈인데, 요즘 아무래도 딴애가 울기 시작하는 것 같다.

Slides from Foley's Plenary Speech at CHI 2007

지난 해 CHI 2007에서의 plenary speech 중에서 James Foley라는, 은퇴를 앞둔 유명한 전산학 교수의 강의가 있었다. 아마도 일반적으로 UI 분야에서 유명한 분은 아닌 듯 하지만, 전산학 쪽에서는 꽤 유명한지 사회자의 소개는 매우 거창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발표 내용은, 시큰둥했던 나에게는 꽤 충격적이었다. 상당히 에둘러 말하기는 했지만, 직설적으로 한마디 요약하자면 "애당초 전산학이 시작한 HCI가 다른 분야와의 교류로 원래의 균형을 잃었으니, HCC (Human-Centered Computing)로 이름을 바꿔서 다시 균형잡힌 연구를 하자."는 얘기였다. (... 혹시 틀렸다면 정정해 주시길. 제대로 들었는지 자신이 없으니 -_- )

말이 균형잡자는 거지, 결국 인문학적 접근이 위주가 되어있는 HCI 연구경향을 보다 원래의 전산학적 접근으로 되돌리자는 이야기로 들렸다. 디자이너로서의 뿌리 깊은 피해의식이 또다시 발동한 걸지도 모르지만. ㅡ_ㅡa;;;


뭐, 그거야 피해의식이라고 치더라도...
요즘 걸리는 것은 한 할아버지의 푸념뿐만이 아니다.

최근 2~3년간 HCI 관련 학회를 모두 참석했던 건 아니지만, 그래도 프로그램과 논문 목록만으로도 느낄 수 있는 뚜렷한 변화가 있었다. 매년 그만그만한 주제들만 다루던 학회들에, 갑자기 입출력 기술에 대한 논문의 비율이 늘어나고 있다. 한동안 HCI 학회들이 전통적 발산~수렴을 위한 각 방법론의 사례연구 위주였다면, 최근 등장한 연구들은 이 blog에서 주구장창 우기고 있는 HTI 분야의 논문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앞에서 Foley가 말하는 HCC의 교육과정도 주로 기술의 적용과 실제 prototyping을 통한 기술연구 사례를 위주로 하고 있다.
Slide from Panel Discussion at CHI 2007

한편 같은 학회의 패널 토의에서도, 단순히 좋은 아이디어를 prototype으로 만들고 주변 사람 몇명을 대상으로 한 사용성 평가 - 잠깐 써본 사람이 좋아하더라 - 만으로 논문이 되는 것에 대해서도 통렬한 비판과 논란이 있었다. 즉 아이디어가 아닌 연구의 방법과 학술적인 논리를 좀더 보아야 한다는 취지로, 논문의 심사 기준을 강화하거나 실증과정에 대한 자세한 방법론을 명시해야 한다든가 하는 주장이 대부분의 참석자에 의해서 지지되었다.



흠... 그것과 큰 상관없이 본론으로 들어가서, (아주 대놓고... -_-;; )

UI 계의 대부라고 할 수 있는 Ben Shneiderman 할아버지가 최근 인터뷰를 하나 했는데, (사실은 이 할아버지도 전산과) 내용인즉 인터넷 - 특히 온갖 커뮤니티 사이트 - 이 널리 펴지면서 Info Viz (information visualization)를 통해서 알 수 있는 게 점점 많아진다는 코멘트가 재미있다.
 
Info Viz는 HCI 분야 중에서 유독 아직까지도 전산과 중심으로 연구가 되고 있다. 한동안 침묵을 지키던 할아버지가 최신의 경향 - social network - 과 자신의 오랜 연구분야를 함께 말하는 모습에서, 이것도 human-centered computing의 역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게 전부다. 그냥 잊기 전에 써두고 싶었을 뿐이다. ㅡ_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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