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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YNX Click

2008.10.19 08:50

다양한 향수가 포함된 샤워젤, 데오드란트 등의 제품 브랜드 중에 LYNX라는 게 있다. 유니레버 계열이라고 하고, 영국을 비롯한 몇 개국에서만 LYNX 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나머지는 Axe라고 팔리고 있다고 한다. 여기 슈퍼마켓에 가보면 LYNX 코너가 따로 있어서, 다양한 향기가 부가된 제품이 그에 어울리는 다양한 별명을 갖고 판매되고 있다. 이를테면 LYNX Recover는 지친 몸을 달래주는 어쩌고, LYNX Shock는 아침에 잠을 깨는 걸 도와주고 저쩌고, LYNX Dark Temptation은 여성들이 좋아하는 초콜릿 향이 어쩌고 저쩌고... 뭐 그런 식이다.

이 글의 제목인 LYNX Click은, 그 중 하나로 "Get Ready to Click More." 라는 표현이 들어있는 제품이다. 디지털 세대에 맞춰 오랜 웹서핑이나 비디어 게임에서도 집중력을 잃지않게 해준다든가 뭐 그런 거 아닐까. 직업의 많은 부분이 '클릭질'인 사람으로서는 마치 보스의 사악한 주술로 만들어진 약처럼 보인다. -_-;;;

Lynx Click - Shower Gel for Digital Age?Lynx Click - Shower Gel for Digital Age?

디지털 시대의 샤워젤이냐... 하고 그냥 재미있게 넘어갈 수도 있겠지만, 사실 이 제품명을 보자마자 떠오른 생각은 엉뚱하게도 "얘네들도 참 질긴 악연이로구나..."라는 거 였다. 10년도 전에 서로 대립하고 서로 보완해가며 양립하던 두 단어가 이렇게 나란히 샤워젤 이름으로 등장하다니 말이다.



"Lynx"라는 이름을 처음 본 것은, 텍스트 터미널에서 실행할 수 있는 웹브라우저로서 였다. 당시 인터넷 - 새삼스러운 이야기지만, 인터넷과 웹은 다르다 - 에서 주목을 받던 것이 하이퍼링크 hyperlink 라는 개념이었고, Mosaic 라는 그래픽 기반 웹브라우저가 나타나서 아주 단순한 시각화로 (글자든 배경이든 색깔을 바꾸거나 글을 정렬하는 기능은 전혀 없었고, 이미지를 삽입하는 기능이 큰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었다) 웹을 링크의 클릭만으로 돌아다닐 수 있는 방식을 제안하던 시절이다. 아직 투명이미지(GIF98)라든가, 애니메이션(animated GIF)이라든가, 이제 사양길인 <center> tag 라든가, 심지어 (처음엔 FutureWave 라고 했던) 플래쉬 같은 벡터 그래픽이 등장한 것은 그 뒤의 몇년동안의 일이다.

Lynx - Text Web Browser

모노크롬 모니터에 띄워진 Lynx의 사진은 구할 수가 없었다. 사실 캡춰라는 게 불가능한 모니터였으니까. -_-a;;

Mosaic - Graphical Web Browser

회색바탕에 검은글자, 링크는 파랑, 다녀온 링크는 보라. 그림은 무조건 네모. 그냥 그렇게 정해져 있었다.


고사양의 "GUI"를 돌릴 수 있었던 X-Window 터미널에서는 Mosaic을 쓸 수 있었지만, 가로 80 글자 세로 25 글자만을 표시할 수 있었던 초기의 모노크롬 텍스트 터미널(VT-100이라든가 Fast 5 같은 이름의 기계가 있었다)에서는 웹사이트를 보려면 Lynx를 쓰는 수 밖에 없었다. 그림이 있어도 그냥 [Image] 라고만 표시될 뿐이어서, 꼼꼼히 alt="" 이나 "D"링크(description link)를 넣어주지 않은 웹사이트는 전혀 내용을 파악할 수 없었다. 마치 시각장애인이 웹페이지를 읽어주는 것만으로 항행하는 것 같기 때문에, 다른 screen reader 류와 비교가 자주 되기도 했다.

많은 발전을 거쳐 만들어진 오늘날의 웹사이트들은 텍스트 브라우저로 항행한다는 게 상상도 할 수 없이 힘들게 됐지만, Lynx 추종자들에게 Mosaic은 겉보기만 번드르르한 HTML의 외도같은 느낌이었달까. 마우스 커서로 링크를 클릭하는 방식의 Mosaic 와 키보드로 링크된 단어를 선택했던 Lynx 사이에는 잊을만하면 접근성 문제라든가 시각적 호환성 문제(레이아웃이나 bullet 아이콘의 사용, <frameset>의 사용 등에 대한)라든가 끊임없이 제시되었다.

그래도 결과는 알다시피 '그래픽 웹 브라우저'의 완전한 승리다. Lynx는 제법 오래 명맥을 유지했지만 이제는 흔적을 찾아보기가 힘들고, "웹에 그래픽을 넣는 게 맞는거냐?"에 대한 몇번의 거센 논란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처음 야후가 그래픽 로고를 첫화면에만 넣으려고 했을 때에는 방문자를 대상으로 한 찬반투표가 있었을 정도니까. 네트워크를 차지하는 한 비트 한 비트가 중요한 시절인지라 꽤나 격렬한 반대가 있었던 게 기억에 남는다.) 결국 텍스트만으로도 웹을 탐험할 수 있어야 한다는 개념은 거의 사라져 버린 것 같다.



LYNX Click - logo.
아직 GUI가 일반 사용자에게 퍼지기 전, 프롬프트에 키보드로 명령어를 입력하던 방식의 "Lynx" UI와 마우스로 링크를 "Click"하는 UI가 그렇게 잡음을 일으켰던 분야가 있었다. 그러던 놈들이 이렇게 샤워젤이라는 소비재 제품의 이름으로 나란히 붙어있으니 참 괴이한 광경이라고 하겠다.





글을 다 쓰고 그림을 붙이다가, 뒤늦게 이 제품이 Ben Affleck이 등장한 아래 광고로 알려졌다는 걸 알게 됐다. 그런데... Click 이라는 개념이 내가 생각한 것과 완전히 다르다? 흠.. 뭐 벌써 다 써버렸는데 어쩌겠어. ㅡ_ㅡa;;; 그냥 기획자 생각과 광고부서의 의견이 달랐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먼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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