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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otional AI

2009.08.08 01:55
처음 회사생활을 시작해서 건드렸던 게 MS Agent 2.0 엔진을 이용한 대화형 에이전트를 만드는 거 였다. Visual Basic Script와 JavaScript를 혼합해서 인터넷 익스플로러와 넷스케이프에 연동하고 다른 프로그램에 연동하고 해 가면서, 주어진 과제 - 실제로는 완전하게 동작하지 않는 "사람과 대화하는 컴퓨터"를 그럴 듯 하는 게 구현하는 것 - 를 어떻게든 해보려고 노력했다. 그때는 그렇게 10년동안 연구하면 그 '그럴 듯한' 시스템이 실제로 만들어질 줄 알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도 그 시스템을 만들려면 비슷한 수준의 인공지능과, 비슷한 수준의 구라를 조합해야 할 게다.

Microsoft Agent: James the Butler
당시 사용했던 MS Agent 모델 James

어쨋든 당시에는 거의 이론적인 수준으로만 존재했던 대화모델을 어떻게든 실재하는 것처럼 만들기 위해서 처음에는 이런저런 대사DB를 고심했지만, 결국 무슨 말을 하면 무슨 응답을 한다는 하나하나의 대응쌍(adjacent pair)이 밝혀지고 나면 전체 대화모델이 얼마나 방대한지와 상관없이 그 시스템은 뻔한 '바보'가 되어 버렸다. 지능의 수준은 그 지식의 정도가 아니라, 입출력의 패턴에 따라서 판정되었던 것이다. 인간이라면 대화 속의 미묘한 맥락이나 상대방 혹은 주변의 눈치를 살피며 그때그때 다르게 응답하겠지만, 당장 컴퓨터는 입력된 그런 입력이 제한되어 있는 것이다.

그래서 장난을 친 것이, 그냥 출력되는 대사를 여러가지 준비해서 그 중 아무거나 임의로 출력하도록 하되, 소극적으로 같은 내용을 다른 말로 바꾼 것뿐만 아니라 아예 다양한 내용으로 말을 만들었다. 이를테면 당시 사용했던 음성인식 엔진은 음성인식에 실패했을 때 그게 소음 때문인지 화자의 발성 때문인지를 확인할 수 없었는데, 오류 메시지는 "잘 안 들리네요. 주위 분들 조금만 조용히 해 주시겠습니까"와 "조금 더 또박또박 말씀해 주세요"를 몇가지 다른 말로 바꾸어 내보낸 것이다.

... 물론 이건 대화모델이나 음성인식을 연구하던 분들에 비하면 말 그대로 장난에 불과했지만, 그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은 개인적으로 무척 인상에 남았다. 모두 합쳐봐야 예닐곱개 정도의 메시지를 임의로 뿌린 것 같은데, 사람들은 그걸 들으면서 이전보다 훨씬 더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해졌다고 느끼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그냥 재미있는 기억이기도 했지만, 비슷한 시기에 만들었던 대화형 홈페이지와 맞물려서 '과연 인공지능이라는 게 만들 필요가 있을까? 그냥 그럴싸하게 대꾸하면 사람이 낚여서 인공지능으로 여기는 거 아닐까?' 라는 고민을 하게 만들었던 기억이다.



얼마전 게임 관련 잡지인 <Develop>을 뒤적이다가, 전에 언급한 Project Natal 관련기사에서 재미있는 대목을 찾았다. Milo라는 야심(?) 넘치는(말그대로!) 프로젝트를 소개했던 Lionhead Studio 담당자와의 인터뷰다. 이 인터뷰에서는 뒷부분에 소위 "Emotional AI"라는 개념을 소개하고 있는데, 저 위에 폰카로 찍은 인용구 부분이 간단한 정리라고 하겠다.

Emotional AI: interview from Develop Magazine

다른 게임들과 비교해서 크게 차이가 나는지는 모르겠지만, 인터뷰 내용에 따르면 이제까지 Lionhead에서 만든 게임에 들어간 AI는 조금씩 발전을 거듭해 왔고, 그 결정판이 Milo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한다. 거기에 들어간 AI가 바로 "emotional AI"인데, 그 내용이 위와 같은 것이다.

"Emotional AI isn't real AI - you couldn't write a paper about it. It's how you use weak learning to make people think something is going on there."

관련해서 검색해 보니 이번 뿐만 아니라 몇번이나 언급한 개념인 모양이고, 다른 회사에서도 미들웨어를 개발한다고 나서기도 했다. 대놓고 사용자를 현혹시키기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게다가 이름을 붙여 홍보까지 하다니... 게임 업계란 가끔 UI 쟁이에게 도의적인 갈등을 느끼게 한다. 특히 실제로 AI를 연구한 분들이 본다면 경을 칠 노릇이지만, 사실 인공지능 학계 내부적으로도 "안 되는 분야"라고 인정하고 있는 분위기에서 이런 식으로라도 실용화를 향한 명맥을 유지할 수 있다면 오히려 다행일지도.

그나저나 저 Emotional AI라는 분야, 그냥 뻔한 변수들의 조합에 랜덤함수만 열심히 넣은 게 아니었으면 좋겠는데. 실제로 Milo가 나와준다면 - 비록 내 허접한 영어발음은 못 알아듣더라도 - 얼마나 끝내주겠냐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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