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언급했던 Google Website Optimizer를 실제로 구글의 홈페이지에 적용하고 있다는 발표가 있었던 모양이다. 사실 이 좋은 기술(?)을 가지고 활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겠지만. 이에 대해서 최근의 한 ZDnet 기사에서는, Google I/O 라는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있었던 Google의 검색 및 UX 담당 부사장의 발표를 인용하고 있다.

Vice president of search products and user experience at Google, shows three slightly different versions of Google's search results page that the company tested with users. The top, with the least white space, was more popular as measured by how much users searched.

(Credit: Stephen Shankland/CNET News.com)


구글 첫페이지(홈페이지)의 단촐한 UI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마다 인용되는, 어느 참을성 있는 사용성 평가 참가자의 "나머지가 뜨기를 기다리고 있는데요." 라는 멘트도 여지없이 인용된 것 같고, 실제로 발표에서 인용/비교된 UI는 위 사진에서와 같이 단지 공백의 크기 차이 -_- 뿐인 것 같기는 하다. 이걸로는 뭐 사실 그다지 새로울 것도 없지만, 그래도 Google Website Optimizer가 실제로 사용되어 디자이너에게 "적절한 비중의 공백"을 강요할 수 있다는 것은 여전히 소름끼치는 일이다. ("황금비율"이니 "여백의 미(美)"니 하는 말이 씨알이나 먹힐까 -_-;; )

아래는 기사의 스크랩.



P.S.
참고로 이 기사의 영문 제목은 "We're all guinea pigs in Google's search experiment" 인데, 번역된 한글 기사의 제목은 "구글 '10년 뒤 내다보며 검색 구축'”이다. 엉망으로 번역된 기사 말미의 10년 운운한 부분을 제목으로 삼은 것 같은데, 그 사대주의 혹은 황색저널리즘적인 경향에 대해서 괜시리 딴지 걸고 싶은 번역이다. ㅡ_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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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tan1ey

구글에서 새로운 서비스를 내놨다. 이번엔 웹서버에 설치해서 사용할 수 있는 Google Website Optimizer라는 소프트웨어다. 구글이 주는 거라면 뭐든지 좋아라 하기 때문에 당연히 가서 받아보려고 했으나, 불행히도 관리 중인 웹서버가 없는지 5년이 넘었다. ... 해서 설명만 듣고 있다가, 조금 모골이 송연해짐을 느꼈다.

이 소프트웨어는, 고집세고 말많고 능력이 불분명한 "web designer"라는 인간들을 효과적으로 세상에서 몰아내는 도구였던 것이다.

http://www.google.com/websiteoptimizer

Google Website Optimizer - welcome screen and instruction

웹사이트와 친절한 동영상 Tutorial에 따르면, 이 도구는 바로 "웹페이지 디자인 요소를 이리저리 배치해보고, 가장 방문자를 오래 끄는 디자인을 알려주는" 녀석이다. 이 소프트웨어를 쓰려면 몇가지 디자인을 만들거나, 몇가지 디자인 요소의 조합을 설정하고, 그냥 평소대로 웹페이지를 열어두면 된다. 그럼 서버에 있는 이 프로그램이 각 방문자에게 임의로 웹페이지 디자인 중 하나를 보여주고, 그 반응(머무는 시간, 클릭 여부, 되돌아 가는지 여부 등)을 기록한다. 어느 정도의 방문기록이 모이게 되면, 웹사이트 주인은 어떤 디자인의 웹페이지가 가장 방문자를 많이 끌었는지를 수치적으로 알게 된다.

... @_@;;  혹시 웹디자인 하는 사람이라면 모골이 송연해졌다는 느낌에 충분히 공감하리라 생각한다. 이건 Web 2.0 시대에 사용자가 디자인을 하니까 디자이너가 필요없을꺼라든가 하는 정도의 엄포가 아니라, 왜 우리에게만 영화 <매트릭스>의 디스토피아가 먼저 닥치는 건가요 ㅠ_ㅠ 수준의 공포라고 본다.

물론 반론은 가능하다. 디자인이라는 것은 전체를 보는 시야를 가지고 웹사이트에 포함된 각각의 페이지 디자인을 하나하나 세밀하게 손봐야 하는 것이고, 그외에도 다른 사이트와의 차별점이라든가 하는 것도 고려해야 하며, 기업의 철학과 비전이 반영되어 있어야 하고 회사 로고를 포함한 CI 전략과도 맞아야 하고...

그러나, 예부터 우리나라에선 꿩 잡는 게 매라고 했고, 중국에도 흑묘백묘론(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잡으면 오케이)이라는 말이 있다. 솔직히 디자인 철학이나 '큰 그림'에 맞지 않아도, 그 각각의 페이지 디자인이 어떻게든 방문자를 붙들어 준다면 그 디자인을 거부할 수 있는 무기가 디자이너에게 있을까?

잠깐 동영상에서 캡춰한 장면을 인용하자면:
Google Website Optimizer - process

이 소프트웨어는 위와 같은 절차로 응용할 수 있으며, 재미있는 것은 이때 디자이너가 등장하는 대목이 없다. ㅡ_ㅡ;;;; (아니, 재미는 없다 ;ㅁ; ) 설명을 들어보면, implement 부분에서 "어쩌면 webmaster랑 상의할 일이 있을지 몰라요" 라는 부분이 그나마 근접한 정도이다.

디자이너들은 늘상 '큰' 디자인을 하고 싶어하고 '작은' 디자인은 경시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픽 디자이너들은 '레이아웃'을 잡는 게 '픽토그램'을 그리는 것보다 어렵고 힘들고 할 가치가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제품 디자이너들은 '자동차' 외형이 '도어 핸들'보다 인생을 바쳐 디자인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UI 디자이너도 그렇다. 각 웹사이트를 하나의 일관성으로 묶고 각 페이지의 레이아웃을 결정하는 것은 버튼이나 타이틀 역할을 하는 그래픽 이미지 파일을 만드는 것보다 고차원의 업무로 생각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 optimizer가 제시하고 있는 designer의 미래란 어떤가. 아래와 같은 결과가 제시되었을 때 디자이너가 할 수 있는 일은 뭐가 남았을까. 이렇게 "최적화 optimization"된 디자인이 나올 때에, 디자이너에게는 이 안을 받아서 꾸미거나, 아니면 이 안이 나오기 전에 비교평가를 위한 프로토타입에 들어갈 시각요소를 그리거나 하는 일만 주어지지나 않을지 모르겠다. ... 어느 쪽이든 디자이너의 '역린'을 건드리는 상황이 아닐 수 없다!!!

Google Website Optimizer - result

생각해보면, 디자이너가 늘 애지중지해온 이 '고차원의 디자인'이라는 것은 대부분 추상적이고, 그런만큼 단순한 조합으로 이루어져 있는 대안들 중 하나를 선택하는 책임의 문제였던 것 같다. 그 책임이 기존에는 사람한테 지워져야 했기에 경험있는 디자이너에게 그 역할을 주었겠지만, 이렇게 웹사이트 방문자를 통해서 정량적으로 드러나 버린다면 굳이 불완전한 사람의 판단에 맡길 이유가 없다.

... 그리고, 이렇게 "크고, 전체에 영향을 미치므로, 중요하지만, 사실은 몇가지 요소의 논리적인 조합이므로 컴퓨터에 의해서 생성되고 검증될 수 있는" 상위 개념의 디자인이, 웹사이트에만 있는 걸까. 특히 이 디지털과 네트워크가 당연시 되는 시대에... 그래픽 디자인이, 제품 디자인이, 이런 방식을 채용하지 않을 이유가 과연 있을까. 아날로그 제품 마저도 이미 개인화된 디자인을 제공하고 있는 와중에 말이다.

심판의 날은 멀지 않았다. (물론 종교적 발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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