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skeleton for Sale

2008.07.03 21:41

외골격계 로봇 강화복...하면 내게 떠오르는 이미지는 이렇다.

Exoskeleton from Bubblegum Crisis
Exoskeleton from Iron Man

(왼쪽은 내가 강화복을 처음으로 - Starship Troopers보다 먼저 - 접한 애니메이션 Bubblegum Crisis ^^* , 오른쪽은 가장 최근의 영화 Iron Man이다.)

뭐 이런저런 SF 매니아로서의 소회는 접어두고, 이게 슬슬 실제로 팔리나보다. 몇년전 버클리 대학에서 BLEEX라는 미군용 강화복을 만든다며 크고 무겁고 뜨겁고 시끄러운 배낭을 맨 군인복장의 사진을 돌렸을 때는 참 돈이 많으니 별 걸 다 하는구나 싶었고, 얼마 후 일본의 츠쿠바 대학에서 HAL이라는 물건을 만든다며 쌀가마니나 여성관객을 번쩍번쩍 들어올리는 시범 동영상이 돌 때는 그냥 쇼를 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BLEEX from UC Berkeley
HAL from Cyberdyne


그런데, 오른쪽 강화복 HAL - Hybrid Assistive Limb - 이 일본 내 판매를 시작했다. 물론 시장에서 쌓아놓고 누구나 살 수 있는 가격으로 파는 건 아니지만, 실제로 판매를 담당하는 회사가 생기고 구매상담을 할 수 있는 웹페이지가 있다!

Screenshot of Cyberdyne Website

마치 소니에서 로봇 강아지 AIBO를 처음 팔기 시작했을 때의 느낌이다. 한편으로는 이 사람들이 미쳤나? 이게 시장성이 있나? 싶고, 한편으로는 UFO를 주웠나? 미래에서 온 거 아냐? 라는 생각도 든다. 어느 쪽이든 이 회사 - Cyberdyne - 는 역사 속에 외골격계 로봇 강화복을 최초로 상용화한 회사가 될테지만. (그나저나 회사 이름은 영화 <Terminator>에서 인류절멸을 추진?한 컴퓨터를 만든 회사의 이름이고, 상품의 이름은 영화 <2001: A Space Odyssey>에서 승무원을 모조리 살해하려 했던 우주선 컴퓨터의 이름이다. 도대체 뭘 생각하고 있는거야... ㅡ_ㅡ; )

위의 두 물건 다, 사실 별도의 사용자 인터페이스라고 할만한 것은 없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전통적인 의미의' 사용자 인터페이스는 없다고 해야 하겠다. "사용" 전에 세밀한 설정 등을 어딘가 붙어있을 무슨 버튼과 화면을 통해서 미리 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중요한 사용법은 그냥 "움직이고 싶은대로 움직이면" 나머지는 기계가 알아서 지원해주는... 그야말로 Intelligent UI의 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사실 내 팔다리를 움직이는 데에 하나하나의 움직임을 명시적으로 지시할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저렇게 많은 관절들을 동시에 움직이는 데 [예비]동작을 통한 암묵적인 지시가 과연 안정적인 사용성을 제공할 수 있을까? 그것도 이 말 한마디 통하지 않는 - 굳이 분류하자면 - '로봇'을 대상으로 말이다.



VTAS: Visual Tracking Acquisition System
Cyberdyne사의 HAL처럼 근전도도를 이용한 명령방식이나, 전투기 조종사의 안구추적을 이용해서 목표를 조준하는 선택방식은 IUI의 사례 중에서도 아주 특별히 성공적인 사례다. (몸의 기울임으로 전진/후진/회전을 조정하는 방식은 반대로 명백한 실패사례다.) 성공 사례들의 공통적인 특징이라면 역시 주어진 분야에 특화된 극히 제한된 영역을 사용했다는 것이 되려나? 그 제한된 영역이 굳이 "틀려도 상관없는 기능"이라는 주장은 이제 "비겁한 변명"으로 치부될 수 있을 것 같다.

사실은 뭐 눈엔 뭐만 보인다는 좋은 예시일지도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센서 기반의 암묵적 입력과 인공지능 기반의 인식 알고리듬이 결합된 앞으로의 HTI에서는, 인간과 기계 간의 기능 분배와 협업(Autonomy vs. Control)이 UI 디자인의 핵심이 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신고
Creative Commons License
Posted by Stan1ey
급고백. 나는 애니메이션 <공각기동대>에 나온 "다치코마"라는 로봇을 좀 과하게 좋아한다. -_-;; 사무실 책상에는 작은 피규어 인형이 숨어있고, 집에는 조립하다 만 프라모델도 있다. 한동안 PC 배경으로 다치코마를 깔아두기도 했고.

Tachikoma Welcoming

애니메이션을 본 사람이라면 공감하겠지만, 인간적인 상호작용과는 전혀 동떨어지게 생긴 이 로봇(들)은 독특한 장난스런 말투와 동작, 그리고 무엇보다도 더없이 인간적으로 만드는 그 호기심으로 인해 그야말로 사랑스러운 캐릭터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내가 다치코마를 좋아하는 건 거기에 더해서, <공각기동대>에서 다치코마가 맡고 있는 '캐릭터' 때문이다. 다치코마는 '대체로 인간'인 (세부 설명 생략;;) 특수부대 요원을 태우고 달리거나, 그들과 함께 작전에 투입되어 어려운 일(이를테면, 총알받이)을 도맡는다. 이들은 인간에 준하는 지능을 갖고 인간을 돕지만, 자신들이 로봇임을 알고 있고 부상이나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불필요함을 안다. 하지만 시리즈가 거듭될수록 다치코마의 집단지능이 높아지고, 이들은 점차 사유라고 할 수 있는 수준의 대화를 하게 된다.

Tachikoma Discussing

"인간보다 뛰어난 인공지능이, 왜 인간에 의해 통제되어야 하는가?"
"전뇌를 가진 인간이 왜 여전히 비효율적인 언어를 사용하는가?"
"로봇에게 죽음은 아무 의미가 없는가?"
"남을 위해서 자발적으로 자신을 희생한다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런 '담론'들은 아주 조금만 과장하자면, 이미 우리 생활에 들어와있는 많은 자동화 기기와 Intelligent UI의 이슈인 Autonomy vs. Control 에서 다뤄져야 할 내용이다. 청소로봇의 사례까지 갈 것도 없이, 사람이 가까이 가면 열리는 자동문에서부터 이러한 이슈는 크고 작은 사용성 논쟁을 벌일 수 있는 소재가 된다. 실제로 <공각기동대>의 어떤 에피소드들은, 보다가 자꾸 HRI 이슈가 등장하는 바람에 몇번이나 되돌려 보곤 한다.


실은, 이 다치코마를 간단한 대화와 제스처가 가능한 정도로 만든 '프로토타입'이 공개되어서 이런저런 생각이 들어 한번 적어 보았다.



물론 위의 '더미'에는 별 관심이 없다. (판매용이 아니라고도 하고;;) 하지만 미래에 다치코마의 머리가 될 인공지능의 발달과, 그 훨씬 전단계인 오늘날의 상용화된 인공지능들 - 다양한 센서와, 단순하더라도 무언가를 판단하는 중첩된 if 문들 - 은 아무래도 굉장히 많은 숙제를 던져주려고 저 멀리서 성큼성큼 걸어오고 있는 게 분명하다. 이제는 발소리가 들릴 정도로 아주 가까우니까 말이다.

Tachikoma Exhausted

신고
Creative Commons License
Posted by Stan1ey

BLOG main image
by Stan1ey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347)
HTI in General (45)
User eXperience (11)
Voice UI (50)
Vision UI (14)
Gesture UI (25)
Tangible UI (28)
Robot UI (14)
Public UI (9)
Virtuality & Fun (56)
Visual Language (15)
sCRAP (70)

글 보관함



www.flickr.com
This is a Flickr badge showing public photos and videos from Stan1ey. Make your own badge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