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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2.11 Apologies for Bad Game UI, Seriously (7)

며칠 전, 우리나라의 <몬스터 헌터 프론티어 온라인>이라는 게임의 홈페이지에 좀 독특한 공지가 올라왔다. 이름하여 "대국민 사과문"이다.

Apologies for Bad UI - Monster Hunter Frontier Online

이 공지가 내 주목을 끈 이유는 사실 이 거창한 제목 때문만이 아니라, 위 공지배너를 클릭하면 팝업으로 뜨는 다음 내용 때문이다.

Apologies for Bad UI - Monster Hunter Frontier Online

[O] 대국민 사과문 - 전문


이건 뭐 대역죄를 저지른 죄인도 이 정도로까지 미안해할까 싶다. 나름 게임에서도 UI가 중요하다고 우기는 게 직업이긴 해도, 이 정도 규모 - 대국민 사과문이래잖냐 - 의 사건을 접하고 나니 '이거 진짜 UI 때문에 이러는 거 맞아?' 싶은 생각이 드는 게 사실이다.

친구의 추천을 받아 국내 게임포털 하나를 들여다 봤다. 100% 솔직할 수 없는 포털의 기획기사나 리뷰는 그렇다고 쳐도, 각 글에 달린 리뷰를 보고 이 게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조금이나마 짐작할 수 있었다.



우선 이 게임은 기존의 WoW 같은 MMORPG에서 채용했던 "무슨 괴물 몇십마리 잡아오면 칭찬해주마"류의 퀘스트를 끝도 없이 수행하는 게 아니라, 최대 4명의 플레이어가 작전을 짜서 서로 역할을 잘 분담함으로써 커다란 몬스터를 한마리씩 사냥하는 것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한다. 게다가 마우스로 클릭해 두면 공격은 자동으로 계속 반복해서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 무기 휘두르기 하나하나가 마치 격투게임처럼 모두 사용자 입력에 의해서 이루어지게 되어 있어서 사용자 조작의 중요성은 더 말할 나위가 없겠다.

Monster Hunter Frontier Online, from CapCom

그런데, 원래 PS2에 기반을 두고 있는 본래의 게임 <Monster Hunter>에서의 조작 방식을 그 팬들을 위해 계승한다는 취지에 너무 몰입한 나머지, 초창기의 조작은 마우스로는 방향"만" 정하고, 움직이는 건 키보드를 사용해야 하는 괴이한 조합이었던 모양이다. 이건 게임콘솔의 컨트롤러에서 한쪽의 아날로그 스틱으로 방향을 정하고 다른 한쪽의 아날로그 스틱 혹은 상하좌우 버튼으로 캐릭터를 움직이던 방식을 PC 상에 구현한 것이었나본데, 그 결과가 얼마나 참담했는지 인터넷을 뒤져보면 플레이어들의 원성이 그야말로 자자하다. 어쨋든 이 조작방식의 문제는 베타테스트 때부터 "재미와 불편함의 이중성"이라고까지 불거져 나온 몇개월이나 된 문제로, 프로그램 코드 상으로는 쉽게 고칠 수 있었을 것을 수정까지 꽤 오래 시간을 끈 셈이다.

이렇게 사람들이 많이 싫어하는 조작방식을 고집스레 사용한 것은 아마 한 블로거의 귀뜸에서 짐작할 수 있지 않나 싶은데, 바로 원 개발사인 캡콤의 허락이 안 떨어졌던 모양이다. 일본은 우리나라보다 매니아적인 플레이어가 많으니, 이런 방식의 UI로도 '원작계승'의 힘이 발휘될 수 있었던 것일까.

UI for Monster Hunter Frontier Online - BEFOREUI for Monster Hunter Frontier Online - AFTER

결국 이번의 "대국민 사과문"과 함께 무료화까지 해가면서 새로 추가한 UI는, 사실은 기존에 다른 MMORPG에서 사용하고 있던 방식과 크게 다르지는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사에서는 "늦었지만 반가운 조작개선"이라고까지 다루고 있는 건 나름 그 이슈가 꽤 컸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해준다. 현재 서비스되고 있는 UI는 A형과 B형이 있는데, A형(위 그림 왼쪽)은 인터넷에서 찾을 수 있는 예전 키조합 그대로인 것 같고, B형(위 그림 오른쪽)이 새로 추가된 키조합이다. (각각에서 위쪽은 시스템 조작 UI이고, 아래쪽은 액션 조작 UI이라고 한다. 왜 굳이 별도의 모드를 만들었는지, 이게 게임에서 어떻게 혼동없이 적용되었는지는 모르겠다.)

... 뭐 일부 황당했던 조작이 바뀌었고 - 이를테면 채팅을 [Insert]키로 시작했던 것을 다른 모든 게임에서처럼 [Enter]로 바꾸었고, '절벽오르기' 동작을 [Enter]키로 했던 것을 [Space]로 바꿨다든가, 이동에 역시 다른 게임처럼 [W,A,S,D] 키를 사용해서 마우스와 함께 사용하기 쉽게 했다든가 - , 키들 사이의 그룹핑이 조금 나아졌다는 생각이 들기는 한다. 하지만 역시 게임 UI는 (사실 다른 UI들과 마찬가지로) 직접 해보기 전까지는 뭐라고 판단할 수가 없겠다. 게다가 문제가 됐던 마우스 조작도 같이 판단해야 할 문제겠고.

솔직히 특정 게임의 플레이어가 아닌 입장에서 그 UI에 대해서 뭔가 글을 쓴다는 건 참 부적절한 행동이다. 메뉴 구조의 탐색과 정보 확인으로 이루어진 보다 일상적인 UI와 달리, 게임 UI는 해당 게임의 독창적인 내용과 완전히 동일화되어 있어서 실제로 거기에 몰입해보지 않고는 그 UI의 설계의도조차 알 수가 없으니 말이다.

단지 리플로 판단할 수 있는 사용자들의 반응과 이렇게까지 공식적으로 사용자 인터페이스의 잘못된 설계에 대해서 사과한 사실 자체만으로도 스크랩해 둘 만한 가치는 있겠다 싶었다.



아놔. 이거 글을 너무 안 쓰면 숙제 밀린 것 같고, 눈에 밟히는 소재는 잊을만하면 나타나고, 어떻게든 짬내서 후딱 쓰면 또 이 모양으로 앞뒤없고 결론없고... 다른 사람들은 도대체 언제 어떻게 시간을 내서 글을 쓰는 거야.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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