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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2.29 Is Design for Eyes? or Brain?

"디자이너가 예쁘고 아름다운 것을 만드는 사람들이라고만 생각하면 오산입니다.앞으로는 휴대폰의 메뉴 구조와 같은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가능한 한 단순하고 편리하게 설계하는 게 디자이너의 주요 업무가 될 것입니다."
... 버렛 대표는 "인터페이스 디자인에 대한 수요가 앞으로 엄청나게 커질 것으로 본다"며 "인터페이스 디자인팀은 앞으로 우리 회사에서 가장 성장성이 높은 부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John Barratt, Teague 대표 )
한국경제 2월 28일자 기사에서 발췌


참 맘에 드는 말만 골라서 했다. 기사에서 말한 것처럼 Teague 사가 이미 미국 최대의 디자인 회사인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어쨋든 앞으로도 잘 되기를 (그 중에서 특히 UI 디자인팀이 잘 되기를) 두 손 모아 빌어본다. ㅎㅎ


그런데... 사실 이것도 좀 문제가 있지 싶다. 모처럼 UI 디자인팀을 치켜세워 주는 건 백번 감사한 일이지만, 또 이런 말에 신나서 기존에 만들어 놓은 수많은 (마침 처치곤란인) 관련 디자인학과들이 죄다 UI 하겠다고 들고 나서면 또 이를 어쩌란 말인가. 예쁜 물건이 잘 팔린다고 한차례 인기몰이 해 주시고, 웹이 뜬다고 모바일이 뜬다고 할 때마다 이리저리 뛰어다니느라 가장 바쁜게 우리 디자이너 아닌가 싶다. 우리도 뭔가 균형감각을 가져야 뿌리를 뻗고 설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식으로 100년을 디자인한다고 해서 "디자이너"라는 직업이 무엇이다..라고 말할 수 있는 게 남아있기는 할런지 모르겠다. (현대문명의 기호창출자라든가 하는 소리 말고 -_-+ )


디자인의 美. 물건의 모습이 마음에 들어 갖고 싶어 하는 것은 인지상정이니, 그걸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직종이 있다는 것은 전혀 부끄러운 게 아니다. 그 모습이 가만히 있을 때의 모습이든, 길 위를 달릴 때의 모습이든, 전원을 켰을 때의 모습이든... 그 순간의 아우라를 만들어 내는 것은 디자인이 시작될 수 있었던 근원이자, 최근까지도 'Emotional Design' 이라든가 하는 식으로 끝없이 되풀이되는 원죄와 같다.

디자인의 用. UI라는 게 있기 전에도, "Form follows function" 이라는 개념은 디자이너들이 고아한 예술 분야에서 분가하면서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수없이 되뇌인 주문같은 거다. 쓰기 편한 물건을 좋아하더냐 라는 가슴 아픈 반문이 있기는 했지만, 결국 이마저 없으면 도대체 우리는 뭐하는 놈들이냐... 우리는 그럼 마케팅의 시녀냐... 뭐 그런 고민 끝에 무슨 양심선언 마냥 'universal design' 같은 이야기도 해가며 힘겹게 힘겹게 지켜가고 있는 꼭지다.

디자인의 商. 결국 예술과 디자인을 가르는 건 학교에서 배웠던 "자기만족이냐 대중만족이냐 (vs 예술)", "양산이냐 아니냐 (vs 공예)"가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판매가 목적이냐 아니냐"가 되어가고 있다. 자기만족적 취향에 기대는 기이한 형태의 디자인(이걸 키치라든가 컬트라든가 하는 식으로 부르기도 한다)도, 공장에서 만들 뿐 양산되지 못하는 점보제트기의 디자인도 모두 디자인 아닌가. 결국 디자인은 그 목적에 맞게 어떤 이유로든 팔리면 장땡이고, 안 팔리면 심지어 디자인이 아니다.


그리고 그것은 사람들이 갖는 가치와 관련된다. 디자인의 美에 현혹되어 물건을 산 사람은 그 소유의 기쁨을 만끽하는 '소유자로서의 人'이 될 것이고, 用에 공감해서 물건을 산 사람은 그 유용함을 즐거워하는 '사용자로서의 人'이 될 것이고, 商에 공감해서 물건을 산 사람은 지불한 가치보다 높은 가치를 얻은 '구매자로서의 人'이 될 것이다. 하지만 한 사람이 물건의 구매자로서, 사용자로서, 그리고 소유자로서의 가치를 모두 누릴 수 있을 때에 그것이 진정한 좋은 디자인이 되는 게 아닐까.

즉 디자인의 美-用-商 개념의 중간에는 사람(人)이 있으며, 각 개념과 사람을 연결하는 것이 바로 디자인의 힘이고, 美-用-商의 개념적인 충돌 속에서 어느 하나도 놓치지 않고 잘 juggling해야 하는 것이, 흔들리지 말아야 할 디자이너의 균형감각이 아닐까 생각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이 그림 참 오래간만에 그려본다. 1994년쯤에 노트 구석에 끄적거리다가 '큰 깨달음을 얻어' 내 개똥철학의 큰 영역을 차지하게 된 그림인데, 어쩌다보니 UI 라는 분야의 전문가연하면서 잠시 한 구석에 밀쳐두었나 보다. 이게 틀렸다는 걸 인정하려면 또 얼마나 많은 삽질이 필요할런지 원. ㅡ_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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