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어뮤즈먼트 머신 쇼... JAMMA라는 게 지난 9월 17일부터 19일까지 열린 모양이다. 인터넷에 재미있는 소식이 몇개 올라와서 뒤를 캐보니, 무려 47년의 전통을 가진 이 아케이드 게임 전문 전시회를 통해서 올라온 것들.
회사에 공유할 목적으로, 일본 웹사이트들을 중심으로 뒤져봤다. 일단 이 전시회의 웹사이트는 영어 버전이 있기는 하지만, 전시회 자체에 대한 정보는 기본 소개 외에는 없다. 하지만 전시회의 일본어 웹사이트에서 몇가지 힌트를 얻어 검색해 보니, 꽤 재미있는 것들이 많이 보인다. 그냥 줄줄이 나열하자면 다음과 같다.
엘리베이터 + 슈팅게임
일반적인 슈팅게임에서는 총질 중간중간에 자동진행 애니메이션으로 보여주던 이동을, 편하게 -_- 그냥 승강기 문을 닫고 불빛을 깜박거리는 걸로 대신했다. 액션영화에서 늘상 나오는, 승강기 문이 열릴 때의 긴장감을 잘 살리긴 한 듯.
초대형 테트리스... 조이스틱
Dekatris라는 이름인 것 같은데, 테트리스 화면이 크다는 건 별 의미가 없어보이고, 그냥 조이스틱도 크고 버튼도 커서 둘이 함께 플레이해야 한다는 정도일까나. 그냥 전시회용으로 이벤트를 위해서 만들어 놓은 장치라고 생각된다.
밥상 뒤엎기
이게 참 걸작이다. -_-;;; 일본의 만화나 그 주변 문화를 보면 밥상을 뒤엎는 장면이 종종 나오는데, 이게 점점 "아저씨의 역정"의 문화적 상징처럼 되더니 급기야 전용 입력장치를 탑재한 게임이 나온 거다. 이름도 노골적으로 "초 밥상 뒤집기". 위 동영상을 보면 알 수 있듯이 게임의 입력장치는 바로 밥상. 일본식 1인용 밥상 같이 생긴 놈을 내려치거나, 실제로 뒤집어 엎는 액션을 통해서 조작하도록 되어 있다.
실제로 게임화면을 좀더 자세히 보면 이렇다.
ㅋㅋ 저 감동적인 엔딩 장면이라니. ㅠ_ㅠ
이 게임을 만든 곳의 홈페이지를 보면 게임의 각 장면에 대한 설명이 나오는데, 요컨대 스트레스를 참으면서 조금씩 표현하다가 결국 폭발하는 과정을 어떻게 소화하느냐에 따라 게임 플레이가 달라진다고 한다. 식구들과 차 마시다가 밥상 뒤엎기, 사무실에서 책상 뒤엎기, 호스팅 클럽에서(여성 게이머까지 고려한 포석?) 술상 뒤엎기, 결혼피로연에서 잔치상 뒤엎기를 제공하고 있다.
게다가 더욱 가관인 것은 결과를 계산하는 방식 - 망가뜨린 집기의 손해액, 물건이 날아간 최대 비거리(골프냐-_-), 그리고 특정 조건에서 나온다는 비기(;;; 상상할 수 없다)가 조합되어 결과가 집계(어떻게!?!?!?)된다고 한다. ... 자세한 플레이 방식은 아무래도 상상하기 어렵고(ㅋ) 직접 해봐야 하겠지만, 모든 걸 떠나서 이런 내용을 가지고 게임을 만들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차라리 무섭다. ㅎㄷㄷ.
바람이 느껴지는 비행 시뮬레이터
이런 것도 haptic UI라고 볼 수 있겠는데, 게임 자체는 그냥 작은 비행기로 도시 구석구석을 누빈다는 컨셉... 사실 아케이드 게임장에 있으니 게임기라고는 하지만, 게임이라기보다 탈 것에 가깝고 UI 라기보다는 그냥 haptic display에 가깝겠다.
이 게임기가 눈에 띈 이유는 플레이어들이 머리카락이 유난히 흔들렸기 때문인데, 혹시나 해서 뒤져보니 역시나... 좌우의 커다랗게 달린 것이 선풍기라고 한다. 비행기가 요동치는 것에 따라 의자를 흔드는 것 뿐만 아니라, 좌우 선풍기의 바람을 조절해서 실제감을 더했다는 거다. 이걸 만든 회사가 캐나다에 있다는 것도 특이하다면 특이하겠다.
아케이드 게임기에 바람을 사용한다라... 혹시 스티커 사진기 <바람의 애드립>이라고 기억하는 사람이 있으려나.
아케이드 게임업계와는 별다른 인연이 없지만, 그래도 몇 모델 만들어본 UI 중 하나이다. 그때는 주로 친구랑 팀을 이뤄서 작업했는데, 특히 이 물건은 스티커 사진기에서 바람이 나와서 바람에 흩날리는 머리결을 찍을 수 있도록 한 기능을 착안해서 상품기획부터 UI에 이르기까지 참여했었기 때문에 유난히 기억에 남는 모델이다. 결과는 중박 정도에 그친 듯 하지만, 해외에도 조금은 팔 수 있었는지 UI 로컬라이제이션 요청도 한번 들어왔었다.
... 그냥 게임기에서 바람이 나온다는 소리에 아련한 옛기억 한번 짚어주시고.
터치스크린 달린 전투액션 게임
되게 시끄러운 동영상인데, 20초 정도 지나야 플레이 장면이 나온다. -_-;;; 어쨋든 보통의 3차원 격투게임에 아이템 같은 개념이 있어서 터치스크린으로 그 아이템을 선택해 가며 싸우는 건데, 사실 이런 컨셉은 작년 일본에 갔을 때에도 본 것 같다. 게다가 터치스크린과 조이스틱을 오가는 것이 게임 플레이에 도움을 줄지는 미지수. 그냥 재미있는 조합이다 싶다.
모두의 더비
이름만 봐서는 아마도 "모두의 골프"를 만든 회사가 만든 듯. 모두의 골프가 골프에 재미요소를 더해서 다양한 플레이어 캐릭터와 이벤트 샷을 추가했다면, 이 게임은 다양한 말/기수 캐릭터를 포함시킨 듯. 덕택에 좀 유머러스해 지기는 했지만, 우리나라 성인오락실 구석에 있는 경마게임을 차별화한 게임이라고 생각된다.
스마트 테이블 게임(?)
그냥 이런 걸 뭉뚱그려 스마트 테이블이라고 부르던 시절이 있었지. ㅎㅎ 어쨋든 단지 화면이 누워있는, 덕택에 여러 명이 하나의 물리적인 화면을 보면서 놀 수 있는 게임기다. 이미 비슷한 물건은 많이 나와 있어서 두더쥐 잡기라든가 다른 그림 찾기라든가 하는 식으로 적용되어 있지만, 이렇게 (재미없어 보이는) 슈팅게임을 만든 건 또 처음본다..싶어서 일단 주섬주섬. 무지 시끄러운데 3분쯤 지나야 뭔가 게임 같은 화면이 나온다.
증강현실 에어하키
또 테이블인데, 원래 바닥에서 공기가 뿜어져 나와서 퍽을 띄우던 소위 "air hockey"를 화면으로 구성한 것이다. 컨트롤러는 초음파든 뭐든 사용했을 것 같고. 이미 아이폰에서 같은 어플리케이션을 갖고있는 입장에선 딱히 흥미로울 게 없지만, 며칠 전에 다른 기회로 본 아래 당구대가 연상되서 한번 모아놓고 싶어졌다.
이상.
개인적으로 청소년 시절 아케이드 게임에 몰빵했던 기억도 없고, (그냥 시간 때우는 정도?) 아케이드 게임업계에 그나마 가장 관심을 가졌던 것은 앞에 언급했듯이 몇년전에 아르바이트로 스티커 사진기 UI를 디자인했던 몇 개월이 전부다. 그래도 가끔 용산이나 코엑스나 아키바에 갔을 때 아케이드 게임장을 들여다보면, 플레이 공간을 통채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새로운 게임을 개발할 창의성에 얼마나 큰 기여를 하는지를 볼 수 있었다. 최근에야 Wii라는 게 나와서 기존의 '전통적인' 컨트롤러 이상의 가능성을 조금 보여주고 있긴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아케이드 게임의 이 유연함을 안방으로 가져오기란 불가능하지 않을까.
그런 의미에서 특이한 기술을 재미있게 적용해서 그 기술로만 가능한 독창적인 어플리케이션 - 게임 - 을 만드는 일을 하는 사람이 있다는 건 정말 부러운 일이다. 큰 시장을 노린다는 건 어떤 의미로는 참 따분한 일이다...
회사에 공유할 목적으로, 일본 웹사이트들을 중심으로 뒤져봤다. 일단 이 전시회의 웹사이트는 영어 버전이 있기는 하지만, 전시회 자체에 대한 정보는 기본 소개 외에는 없다. 하지만 전시회의 일본어 웹사이트에서 몇가지 힌트를 얻어 검색해 보니, 꽤 재미있는 것들이 많이 보인다. 그냥 줄줄이 나열하자면 다음과 같다.
엘리베이터 + 슈팅게임
일반적인 슈팅게임에서는 총질 중간중간에 자동진행 애니메이션으로 보여주던 이동을, 편하게 -_- 그냥 승강기 문을 닫고 불빛을 깜박거리는 걸로 대신했다. 액션영화에서 늘상 나오는, 승강기 문이 열릴 때의 긴장감을 잘 살리긴 한 듯.
초대형 테트리스... 조이스틱
Dekatris라는 이름인 것 같은데, 테트리스 화면이 크다는 건 별 의미가 없어보이고, 그냥 조이스틱도 크고 버튼도 커서 둘이 함께 플레이해야 한다는 정도일까나. 그냥 전시회용으로 이벤트를 위해서 만들어 놓은 장치라고 생각된다.
밥상 뒤엎기
이게 참 걸작이다. -_-;;; 일본의 만화나 그 주변 문화를 보면 밥상을 뒤엎는 장면이 종종 나오는데, 이게 점점 "아저씨의 역정"의 문화적 상징처럼 되더니 급기야 전용 입력장치를 탑재한 게임이 나온 거다. 이름도 노골적으로 "초 밥상 뒤집기". 위 동영상을 보면 알 수 있듯이 게임의 입력장치는 바로 밥상. 일본식 1인용 밥상 같이 생긴 놈을 내려치거나, 실제로 뒤집어 엎는 액션을 통해서 조작하도록 되어 있다.
실제로 게임화면을 좀더 자세히 보면 이렇다.
ㅋㅋ 저 감동적인 엔딩 장면이라니. ㅠ_ㅠ
이 게임을 만든 곳의 홈페이지를 보면 게임의 각 장면에 대한 설명이 나오는데, 요컨대 스트레스를 참으면서 조금씩 표현하다가 결국 폭발하는 과정을 어떻게 소화하느냐에 따라 게임 플레이가 달라진다고 한다. 식구들과 차 마시다가 밥상 뒤엎기, 사무실에서 책상 뒤엎기, 호스팅 클럽에서(여성 게이머까지 고려한 포석?) 술상 뒤엎기, 결혼피로연에서 잔치상 뒤엎기를 제공하고 있다.
게다가 더욱 가관인 것은 결과를 계산하는 방식 - 망가뜨린 집기의 손해액, 물건이 날아간 최대 비거리(골프냐-_-), 그리고 특정 조건에서 나온다는 비기(;;; 상상할 수 없다)가 조합되어 결과가 집계(어떻게!?!?!?)된다고 한다. ... 자세한 플레이 방식은 아무래도 상상하기 어렵고(ㅋ) 직접 해봐야 하겠지만, 모든 걸 떠나서 이런 내용을 가지고 게임을 만들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차라리 무섭다. ㅎㄷㄷ.
바람이 느껴지는 비행 시뮬레이터
이런 것도 haptic UI라고 볼 수 있겠는데, 게임 자체는 그냥 작은 비행기로 도시 구석구석을 누빈다는 컨셉... 사실 아케이드 게임장에 있으니 게임기라고는 하지만, 게임이라기보다 탈 것에 가깝고 UI 라기보다는 그냥 haptic display에 가깝겠다.
이 게임기가 눈에 띈 이유는 플레이어들이 머리카락이 유난히 흔들렸기 때문인데, 혹시나 해서 뒤져보니 역시나... 좌우의 커다랗게 달린 것이 선풍기라고 한다. 비행기가 요동치는 것에 따라 의자를 흔드는 것 뿐만 아니라, 좌우 선풍기의 바람을 조절해서 실제감을 더했다는 거다. 이걸 만든 회사가 캐나다에 있다는 것도 특이하다면 특이하겠다.
아케이드 게임기에 바람을 사용한다라... 혹시 스티커 사진기 <바람의 애드립>이라고 기억하는 사람이 있으려나.
아케이드 게임업계와는 별다른 인연이 없지만, 그래도 몇 모델 만들어본 UI 중 하나이다. 그때는 주로 친구랑 팀을 이뤄서 작업했는데, 특히 이 물건은 스티커 사진기에서 바람이 나와서 바람에 흩날리는 머리결을 찍을 수 있도록 한 기능을 착안해서 상품기획부터 UI에 이르기까지 참여했었기 때문에 유난히 기억에 남는 모델이다. 결과는 중박 정도에 그친 듯 하지만, 해외에도 조금은 팔 수 있었는지 UI 로컬라이제이션 요청도 한번 들어왔었다.
... 그냥 게임기에서 바람이 나온다는 소리에 아련한 옛기억 한번 짚어주시고.
터치스크린 달린 전투액션 게임
되게 시끄러운 동영상인데, 20초 정도 지나야 플레이 장면이 나온다. -_-;;; 어쨋든 보통의 3차원 격투게임에 아이템 같은 개념이 있어서 터치스크린으로 그 아이템을 선택해 가며 싸우는 건데, 사실 이런 컨셉은 작년 일본에 갔을 때에도 본 것 같다. 게다가 터치스크린과 조이스틱을 오가는 것이 게임 플레이에 도움을 줄지는 미지수. 그냥 재미있는 조합이다 싶다.
모두의 더비
이름만 봐서는 아마도 "모두의 골프"를 만든 회사가 만든 듯. 모두의 골프가 골프에 재미요소를 더해서 다양한 플레이어 캐릭터와 이벤트 샷을 추가했다면, 이 게임은 다양한 말/기수 캐릭터를 포함시킨 듯. 덕택에 좀 유머러스해 지기는 했지만, 우리나라 성인오락실 구석에 있는 경마게임을 차별화한 게임이라고 생각된다.
스마트 테이블 게임(?)
그냥 이런 걸 뭉뚱그려 스마트 테이블이라고 부르던 시절이 있었지. ㅎㅎ 어쨋든 단지 화면이 누워있는, 덕택에 여러 명이 하나의 물리적인 화면을 보면서 놀 수 있는 게임기다. 이미 비슷한 물건은 많이 나와 있어서 두더쥐 잡기라든가 다른 그림 찾기라든가 하는 식으로 적용되어 있지만, 이렇게 (재미없어 보이는) 슈팅게임을 만든 건 또 처음본다..싶어서 일단 주섬주섬. 무지 시끄러운데 3분쯤 지나야 뭔가 게임 같은 화면이 나온다.
증강현실 에어하키
또 테이블인데, 원래 바닥에서 공기가 뿜어져 나와서 퍽을 띄우던 소위 "air hockey"를 화면으로 구성한 것이다. 컨트롤러는 초음파든 뭐든 사용했을 것 같고. 이미 아이폰에서 같은 어플리케이션을 갖고있는 입장에선 딱히 흥미로울 게 없지만, 며칠 전에 다른 기회로 본 아래 당구대가 연상되서 한번 모아놓고 싶어졌다.
이상.
개인적으로 청소년 시절 아케이드 게임에 몰빵했던 기억도 없고, (그냥 시간 때우는 정도?) 아케이드 게임업계에 그나마 가장 관심을 가졌던 것은 앞에 언급했듯이 몇년전에 아르바이트로 스티커 사진기 UI를 디자인했던 몇 개월이 전부다. 그래도 가끔 용산이나 코엑스나 아키바에 갔을 때 아케이드 게임장을 들여다보면, 플레이 공간을 통채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새로운 게임을 개발할 창의성에 얼마나 큰 기여를 하는지를 볼 수 있었다. 최근에야 Wii라는 게 나와서 기존의 '전통적인' 컨트롤러 이상의 가능성을 조금 보여주고 있긴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아케이드 게임의 이 유연함을 안방으로 가져오기란 불가능하지 않을까.
그런 의미에서 특이한 기술을 재미있게 적용해서 그 기술로만 가능한 독창적인 어플리케이션 - 게임 - 을 만드는 일을 하는 사람이 있다는 건 정말 부러운 일이다. 큰 시장을 노린다는 건 어떤 의미로는 참 따분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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