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이 사람은... 이 회사는 이런 일을 할 수 있고, 나는 그렇지 않을까? 패배주의라고 해도 좋지만 어제는 24시간 내내 그 생각을 하면서 지냈다. (내 월급을 주는 '사람'한테 뒤늦게 미안하다) 친구들과 이 사람 저 사람을 blame해 가면서 여러 관점에서 이야기해 봤지만, 결국 나는 조직의 문화..를 만든 사람들에게 그 영광??을 돌리고 싶다.
iPhone에 적용된 많은 기술들... 첫번째 키워드였던 'Revolutionary UI'를 만든 Multi-touch, 폰에 적용될 수 있는 대표적인 센서(근접/광량/중력), 인터넷과의 연동, ... 이 모든 게 우리가 지난 몇년동안 만들어서 사업부에 보냈다가 거부당한 아이템들이다. 사업부의 담당자는 자신의 '업'의 관점에서, 그리고 그 부서를 책임지는 '윗분'의 관점에서 이런저런 이유를 든다. UI 실무자는 거기에다가 '통신사'의 제약조건들을 모른다며 면박을 준다. 이런 문화를 만든 사람들은 - 그게 최고경영자가 됐든 중간관리자가 됐든 일하기 싫어하는 사원들이 됐든 - 이런 조직 문화가 자신의 회사를 부품회사로 전락시키고 있음을 알아야 할 거다.
이번 기조연설에서 잡스가 한 이야기 중에서, iPhone의 소개 자체 외에, 몇가지는 UI를 하는 사람으로서 굉장히 감동..혹은 부러운 장면이 있었다.
... 나의 오랜 컴플렉스를 아주 지대로 염장 질렸다. -_ㅠ
뭐, iPhone에 대한 내용이야 앞으로도 꽤 회자될테고... 인터넷에 자료도 있을테니 굳이 그 '기기'에 대해서는 글로 주절거리지 않기로 하고, 발표의 마지막을 장식한 슬라이드나 언급해 보련다. 역시 인용구다.
이 사람 Wayne Gretzky은 유명한 하키선수라는데 뭐 나야 알 리 없고, 마케팅 쪽에서도 종종 인용되는 말인 것 같다(구글에게 경배를!); "I skate to where the puck is going to be, not where it has been."
나는 시내버스가 올 때에 그쪽으로 뛰어가는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한다. 대충 버스의 속도와 가속도를 고려하고, 앞의 다른 버스의 움직임과 정류장의 위치를 생각하면 저 기사 아저씨가 어디쯤 멈추겠구나..라는 것을 생각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사람들 대부분은 일단 버스가 보이면 맹렬하게 버스를 향해서 돌진하는 거다.
'단세포 생물들 같으니...' 그런 사람들을 맘 속으로 비웃으면서, 나는 제법 높은 확률로 버스가 멈출 곳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1등으로 버스에 오르곤 한다.
... 아마도, 그게 내 '퍽을 볼 수 있는' 시야의 한계인 것 같다.
적어도 아직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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