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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적인 조작장치를 넘어서기
UI의 역사는 버튼과 레버와 밸브에서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껏해야 빤히 보이는 작대기 하나 바퀴 한두쌍이 대부분 도구의 모습이었던 인류에게 맨손으로는 통제할 수 없는 무언가의 힘 - 증기, 가스, 기름, 전기 - 을 버튼과 레버와 밸브로 조작할 수 있게 한 게 화근이었으니까. 이런 걸 조작은 해야 쓰것는데 직접 어쩔 수 없으니 중간에 '조작장치'를 넣었고, 그게 이전처럼 빤히 보이는 방식이 아닌지라 슬슬 인생들이 피곤해진 거다. 그 이후 나왔던 다양한 (결국은 비슷한 원리지만) 조작장치들 중에서 특히 전기적인 흐름을 잇거나 차단하는 버튼 - 스위치가 좀더 올바른 표현이겠지만, 이 글도 사용자 중심으로 쓰여졌다..고 치자. 응? - 은 가장 최근의 휴대폰에서조차 수십개나 정렬해서 그 위용와 ..
2007.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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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대 컴퓨터 최초의 포커게임 결과
거의 인공지능의 역사와 함께 시작된 인간과 컴퓨터의 체스 게임의 경우, 1950년에 관련된 첫 논문이 나온 이후 1997년 Deep Blue가 당대의 체스 챔피언을 이기는 데까지 반세기가 필요했습니다. 사실 그 체스 챔피언과 싸울 수 있는 수준까지 개발한 게 1989년이니 8년이 걸렸다고 할 수도 있고요. (이후에 이 체스 챔피언은 컴퓨터와 이기고 지고 하는 게임을 종종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아직 어느 쪽도 완전히 이기거나 진 건 아니지요...) 뭐 어쨋든, 이번에는 컴퓨터가 이번엔 포커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이건 도박에 더 가까우니까 점점 못된 것만 배워간다 싶기는 합니다만, 다행히(?) 첫 번째 공식대결에서는 인간이 이긴 모양입니다. 첨부한 기사에 따르면, 처음에는 프로 포커선수가 지다가 인간 특..
2007.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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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 도상의 언어적 속성에 대한 연구
이 글은 2006년 봄학기에 기말보고서로 작성된 것으로, 내용은 엉망이지만 그래도 당시 시각언어에 대한 이런저런 참고문헌들을 모을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본문을 편집하는 데에만 너무 많은 시간이 걸려서, 각주를 넣을 여유가 없었으므로 상세한 내용은 원문을 참고해야 할 것이다. 1. 서론: 언어로서의 시각 도상(圖像) 대부분의 맥락에서, 언어는 구두 언어와 문자 언어를 의미하고 있다. 구두 언어는 말할 나위도 없이 인류 역사에 있어 가장 오래된 형식의 언어로, 사람들 사이의 직접적인 면대면 의사소통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해 왔다. 또한, 문자 언어 역시 그것이 발명된 이래로 내용의 기록, 저장, 공유가 가능하다는 장점을 통해 인류 역사에 크나큰 기여를 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문자 언어의 발명..
2006.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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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ep touch at last.
참 오래도 걸렸다. 근데 이걸 부가메뉴 표시하는 용도 외에 또 어디에 써 주려나.. 두근.iOS9 코드에서 발견된 "enableDeepPress" 변수 아, 안녕하세요?
2015.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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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t Value of User Experience
Don Norman의 "쓰기 편한 냉장고가 그래서 더 잘 팔리더냐"는 발언과 관련해서, 이제 슬슬 세간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는 삼성과 애플의 특허 공방에서 주목할만한 발언이 나왔다. 삼성에서 고용한 증인이 pinch 제스처에 대해서 법정에서 이런 말을 한 모양이다. However, Michael Wagner, an accountant and lawyer hired by Samsung, said there's no evidence from either company that shows consumers bought Samsung devices because they liked that particular touch-screen feature. As a result, he believes Apple sho..
2013.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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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t Another Usability Testing Kit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는 딱 한 종류의 서비스(여행상품 검색)만 제공하는 영세한 회사라고 할 수도 있을텐데,그럼에도 불구하고 4가지 모바일 OS(iOS,Android, Windows Phone, Blackberry)를 대상으로 앱을 만들어 서비스하고 있다. 타블렛 버전을 따로 치면 6가지 UI. 뭐 대단한 야망이 있다기보다 워낙 공돌이 마인드로 뭉쳐진 회사라 세상에서 어느 정도 쓰이고 있는 모바일 OS들은 한번씩 손을 대봐야 직성이 풀리기 때문이지만, 덕택에 서로 다른 OS의 UI 디자인 가이드라인을 비교하느라 공부는 많이 된다. 책은 잘 안 읽지만 디자인 가이드라인은 IBM UCD Lab 시절부터 열심히 찾아 읽는 성격이다. 그만큼 교과서 역할과 신문 역할을 잘 해주는 것도 없으니까. 그렇게 가이드라인..
2013.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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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ss of UX Innocence
오래간만. 이 블로그에서는 사용자 경험(UX) 디자인이라는 게 도대체 무엇인지, 정확히는 어디서부터 어디까지인지에 대해서 이래저래 고민을 아주 간간히 해왔다. 워낙 모호하고 당돌하게 정의되어 있는 분야다보니 결국 직접 손을 움직이고 발로 뛰어야 하는 귀찮은 작업(그래픽, 개발, 영업 등)은 빼고 머리로 하는 일은 모두 내꺼얌~이라는 식이 되기도 하고, 정의라는 것도 기존에 디자인이 예술로부터 스스로를 구분했을 때나, UI 디자인이 제품 디자인(혹은 소프트웨어의 그래픽 디자인)으로부터 스스로를 구분했을 때나, 정보설계(IA) 분야가 UI 디자인으로부터 자신을 분리하고자 했을 때와 별 차이가 없는 게 마땅찮았던 것도 사실이다. “작가 자신이 아닌 불특정 다수의 소비자를 고객으로” 디자인한다거나 “단지 보기 ..
2012.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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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적인 UX 디자인을 위한 선택과 집중
위 그림은 1990년 편집 디자인 잡지 의 표지로 등장해서 한동안 꽤나 입에 오르내렸던 픽토그램이다. 직업별로 자는 사람의 모습을 표현하면서 나름 풍자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데, 디자이너가 자는 모습(?)은 맨 끝에 표현되어 있다. ... 디자인이라는 직업은 참으로 개떡같은 특징을 하나 가지고 있다. "모던하면서도 매력적인", "직관적이면서 구태의연하지 않은", "아이폰만큼 좋지만 아이폰과는 차별화되는" ... 누구나 알고 있는 이상적인 디자인은 구체적이지 않으면서도 참 쉽게 이야기되는 반면, 정작 그걸 흠잡을 데없이 구현해내야 하는 책임은 오로지 디자이너 혹은 디자인팀에게 전가되는 것이다. 디자인이라는 게 아무나 할 수 없는 전문 분야라는 사실은 누구나 인정하는 듯 하면서도, 디자인을 평하는 것에 대해서..
2012.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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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s been an honour, Steve.
한 명의 인생이 이보다 많은 일을 세상에 남기고 떠날 수 있을까. 이제는 전설로나 남게 될 그의 업적을 같은 시대에 볼 수 있었다는 것에 대해서 가슴 깊이 감사한다. 모쪼록 평안하시기를. (이미지는 Jonathan Mak의 작품임)
2011.1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