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출시된다는 iOS 5는 아마도 함께 출시되리라 생각되는 iPhone 5의 화면 크기나 외형 디자인에 대한 온갖 루머에 밀려 상대적으로 그닥 관심을 받지 못하는 듯하다. 그런 건 스티브 잡스의 말을 빌자면 소프트웨어를 담아내는 예쁘장한 상자(beautiful box)일 뿐인데.

그 중에서 개인적으로 주목하고 있는 것 두 가지.

Location-based To-do List

할일목록(To-do List)에 위치정보를 넣자는 기획은 내가 몸담은 회사들마다 한번씩은 다룬 내용이다. 전자제품을 만드는 회사는 물론이고, 게임 회사나 디자인 에이전시도 나름의 목적을 가진 알림 기능이 필요하기에 아이디어 회의를 하다보면 조금씩 다르지만 늘 등장하는 조합들 중 하나다. 안드로이드는 공개적인 개발환경 덕택에 이미 이런 아이디어가 실현되어 있지만 상대적으로 폐쇄적인 iOS의 경우에는 일반 앱이 위치정보에 접근하기가 쉽지 않았는데, 결국 Apple에서 이런 기능을 만들어 버림으로써 이제까지 iOS에 빈약했던 To-do List 기능을 보완하는 앱을 만들어온 회사들은 닭 좇던 개 신세가 되어 버렸다.

하지만 위 그림에서 볼 수 있듯이, 애플에서 만든 앱은 단순히 할일목록과 위치정보를 조합하는 것에서 조금 발전되어, 그 위치에 "도착했을 때" 혹은 그 위치에서 "벗어날 때" 라는 이벤트를 구분한 것을 볼 수 있다. 위치에 별명("Work")을 붙일 수 있는 기능도 있는 모양이고. GPS 신호를 내내 받을 경우 배터리 소모가 장난 아닐테니까 (실제로 앱 개발 가이드라인에도 GPS를 이용한 실시간 위치추적 기능은 구현이 상당히 제한되어 있다) 아마도 휴대폰 망이나 WiFi 위치정보를 활용하는 등 이런저런 방편을 썼을텐데, 그로 인해서 위치 이벤트가 불안정해지는 부분은 어떻게 해결했을지 기대가 된다.


두번째는 뭐, 이미 예전 FingerWorks에서 구현한 방식의 재탕이다.

Multi-finger Swipe on iPad

뒤늦게지만 그래도 드디어, 아이패드에서 네/다섯 손가락 swipe 동작을 이용해서 멀티태스킹 중인 앱들 간의 전환기능을 제공한다고 한다. 원래 핑거웍스에서 제시했던 동작명령과 차이점이 있다면 엄지손가락의 접촉을 따로 구분하지 않는다는 건데, 이건 뭐 기술의 차이로 인해서 손가락들을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는 가능성도 좀 줄었고 접근성 측면에서도 문제를 일으킬 수 있을테니 (오른손잡이/왼손잡이, 신체장애인 등등) 당연한 수순이라고 생각한다.



끝으로 관심이 있는 부분은 뭐 당연히 그 접근성 부분이다. 하지만 아직 여기에 대한 부분은 iOS 웹사이트에 언급이 되어 있지 않고, 뭔가 개선이 될 거라는 언급만 되어 있다. 하지만 최근 공개한 Mac OS X Lion의 Accessibility 항목을 보면 그 꾸준한 투자에 경건한 마음으로 기립박수를 치고 싶은데, 과연 모바일 OS에는 그런 기능들을 어떻게 조합해 넣었을지 벌써부터 두근두근하다.


끗.
Posted by Stan1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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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8.04 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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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링크되어 있는 Software in beautiful box 라는 글 잘봤습니다.
    아아 잡스횽님의 매력은 끝이 없네요.ㅋㅋㅋ
  2. 2011.08.05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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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zone alarm이 된다고 해서 WPS를 사용하니까 지하철역마다 와이파이 위치 정보만 잘 등록해주면 내릴 역 안 지나치고 알려줄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싶었는데요. 현재 위치등록은 설정을 보면 그정도는 아니고 아주 범위가 넗은 것 같아요. 하지만 뭐 가능해질 것 같아요.
    특정지역에 가면 할인 정보가 뜨는 광고들이 4sq같은 앱들에 붙어서 수익모델로 쓸 수도 있을 것 같고요.
  3. 2011.11.12 0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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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재미있게 보고갑니다.

    접근성부분에서는 setting > accessibility에 많은 부분이 추가된 것 같은데 그중 AssistiveTouch가 유용한 것 같아요.

    저는 홈키가 잘 안눌려서 가끔 쓰고 있는데ㅋ 하드키를 누르기 힘든 분들을이나 다섯손가락을 모두 사용하시는 것에 불편함이 있는 분들을 위해 추가했나 조심스럽게 추측해봅니다.

    AssistiveTouch에 gestures가 왜 있나 궁금했는데
    이 기능으로 말씀하신 multitasking gestures for ipad의 접근성 문제는 어느정도 해결을 할 수 있겠네요. (저는 3G쓰고 있어서 multitasking gestures가 되지 않는데 AssistiveTouch에 gestures가 들어있는 이유는 또 모르겠네요 -0-)

    블로거님께서는 어떻게 풀이해주실지 궁금하네요 :)
    (모바일 iOS 접근성편을 기다려봅니다ㅋ)
    • Jean
      2011.11.12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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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phone 5 wishlist'에 해당 내용이 있었네요 ^^;
      잘 읽고 갑니다.
      빨리 이 블로그의 모든 글들을 읽고 싶네요.
    • 2011.11.15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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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주간 블로그를 방치하다시피 했는데 재미있게 읽어주셨다니 고맙습니다. 올리고 싶은 내용은 많은데 요새 왠지 글빨이 안 받네요... ^^*

KISS

2010.06.27 03:43
회사에서 UI 디자이너라는 걸 하다보면 가장 어려운 것은, 혼자서 만드는 사람의 창조 본능과 싸우고 있는 듯이 느껴질 때다. 상품기획이나 마케팅의 입장에서는 뭔가 기능을 잔뜩 넣어야 많이 팔린다고 (혹은, 팔기 쉽다고) 생각하는 것 같고, 하드웨어든 소프트웨어든 개발하는 입장에선 일단 들어간 기술로 가능한 기능은 모두 집어넣어야 직성이 풀리는 듯 하고, 심지어 시각적인 측면을 담당하는 사람들은 왠지 자아실현이 목표인 것처럼 보일 때조차 있다. 다들 뭔가 하자는 게 많아서 싸우는 와중에, 그것도 거기 없는 사람(사용자)를 대변해서, 그 쓸데없는 기능 좀 그만 넣고 단순하게 만들자는 말을 꺼내기란 참 곤란한 일이다.

KISS... Keep It Simple, Stupid. 이 말이 원래 UI 디자인이나 사용성 공학 쪽에서 나온 건 아닌 것 같지만, 그래도 이 분야에서 심심찮게 인용되는 경구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아이폰이 좋은 UI.. 혹은 UX의 사례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다소 무리해서 단순화시킨 기능구조 덕택이라고 생각하기도 하고.

난데없이 이 경구가 떠오른 것은, 이 동네에서 가장 큰 소매업체인 TESCO에서 휴대폰 판매를 시작하면서 내보낸 일련의 TV 광고를 보면서다.

TESCO Mobile - Simple Tariff

테스코가 휴대폰 판매를 시작한 건 2003년부터라고 하지만, O2와 손잡고 따로 법인을 만들어 본격적으로 뛰어든 게 2007년. 그리고 마침내 공격적인 마케팅을 시작한 2009년은 애플에서 iPhone이 그 감성적인 Touch UI로 한창 인기를 끌고, 새로 나온 Palm Pre는 다음과 같은 광고를 하고 있던 시기다.



휴대폰은 더없이 개인적인 기기이기 때문에 이런 감성적인 측면이 강조되는 것이 너무 당연하다고 생각한 사람들은 "이것이 바로 UI를 뛰어넘는 UX의 경지"라면서 너도나도 감성적인 스토리텔링을 도입하기 시작했고(이런 광고는 우리나라로 치자면 1999년 TTL 광고 캠페인부터 이미 시작되었다고 해도 될 듯), 이미 일찌감치 그런 관점을 받아들였던 광고계에서는 이런 광고들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모두가 사용자의 감성을 자극하기 위해서 정말 고민 많이 하고 돈 많이 들여서 찍은 광고들이다. 돈을 긁어모은다는 휴대폰 통신사업체간의 경쟁이니만큼 한달에도 몇건씩 명작이랄 수 있는 광고가 튀어나왔다. 사실 위의 동영상들은 모두 내가 참 좋아하는 광고다.

이런 피바다(red ocean)에 뛰어들려니 테스코도 고민이 꽤 많았는지, 맨 처음으로 TV에 방영한 광고는 다음과 같다.



요컨대, 통신업계에서 인지도가 떨어지는 걸 솔직히 인정하고 요금제에 큰 혜택을 줘서 손님을 끌겠다는 거다. 솔직담백.

테스코는 우리나라로 치면 이마트 정도 되려나. 생필품 브랜드를 자체적으로 만들기까지 하면서 유통마진을 최소화하고, 광고마다 최저가를 내세우고, 따로 적립카드를 만들어서 적립된 포인트를 현금처럼 쓸 수 있게 하는 체인이다. 소매시장에서 최종 소비자를 가장 가까이에서 대하는 업체답게, 테스코는 최종 소비자가 원하지만 기존의 휴대폰 판매업자들이 채워주지 못하는 게 뭔지를 나름의 시각으로 열심히 고심한 모양이다.

몇개월 후, 테스코 모바일의 시리즈 광고가 시작됐다.





4~5개월 간격으로 방영된 이 세 편의 광고(세번째 광고는 TV에 방영되기 시작한지 얼마 안 됐다)에서 하는 말은 똑같다. 앞의 동영상들에서와 같이 "감성적 스토리텔링"을 통해서 그 브랜드만의 "사용자 경험(UX)"을 유도하려는 노력들이 까놓고 말해서 헛소리(nonsense)라는 거다. 광고를 보는 순간에야 화려한 영상과 유려한 말발에 멋지다고 혹할런지 몰라도, 실제로 구매를 해야 하는 순간에 필요한 건 그런 감성적인 만족이 아니라 실질적인 가격 대비 효율이다... 아마 그런 소리를 하고 싶은 것 같다.

... 어디서 많이 듣던 소리다. 사용자가 필요한 기능과 자세와 동선을 연구해서 정말 사용하기 편리한 냉장고를 만들 수는 있지만, 그게 실제로 냉장고를 파는 데에 도움이 될까? 유니버설 디자인을 내세워 일반인은 물론 장애를 가진 사람들도 사용할 수 있는 물건을 만들 수는 있지만, 사람들이 그것을 실제로 이용하려고 할까?

사실 UI 디자인계의 이런 고민을 해결(라고 쓰고 '회피'라고 읽는다)하려는 게 소위 UX라는 접근이었고, 사용자에게 물리적인 효율성 이상의 만족감을 주기 위해서 감성적인 디자인(emotional design)이라든가 스토리텔링을 통한 브랜드의 전체 경험 제공(자주 이야기 되는 스타벅스 커피 한 잔의 가치가 어쩌구 저쩌구)이라든가 하는 거 였다. 그런데 그렇게 어떻게든 재정립해 보고자 하는 새로운 방식에 대해서도, 또 이렇게 뼈아픈 지적이 들어오는 거다.

물론 어떻게 생각해보면, KISS를 부르짖고 있는 위의 TESCO Mobile의 광고들도 결국은 또 한 가지 방식의 스토리텔링이고, 나름의 방식으로 감성적인 소구를 하고 있다. 하지만 그 내용이 "좋은 UI"나 "좋은 UX"가 뭔가 대단한 일을 해서 세상을 구하리라는 기대와는 전혀 다른 건 사실.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 격이랄까.

거참. 마치 아주 오래된 악몽이 다시 살아나는 느낌이다.

UI도 UX도 결국은 부가가치... 뭔가 핵심가치를 제공하는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는 환상 자체를 버려야 하려나. ㅡ_ㅡa;;;
Posted by Stan1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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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6.27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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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 bought this iPad and in my opinion,it's all about UX. What do u think about it? :$
    • 2010.06.27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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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게 UX인 것 같기도 한데, 정작 그 UX라는 걸 특정할 수 없다는 게 제 고민입니다. iPad(혹은 다른 i시리즈들)의 장점/매력/세일즈포인트가 뭘까요...

      > 사용편의성: 간단한 기능에 최적화되고 군더더기 없는 정보구조
      > 사용감: 터치 입력을 십분 활용한 매력적인 GUI(애니메이션 포함)
      > 컨텐트: 쉽게 획득/활용할 수 있는 음악/영화/주소록/메일/기타등등
      > 하드웨어: 공학적으로 최적화된 고성능 컴퓨터
      > 제품디자인: 감성적으로 마무리된 미니멀리즘 디자인

      ... 제 고민은, 이게 모두 UX라고 한다면 대체 UX라는 괴물의 정체가 뭐냐는 겁니다. 이상의 모든 부서(상품기획/양산/사업협력/디자인/운영)에 대한 결정권을 가지고 있는 회사 사장 외에, UX 디자이너라고 불릴만한 사람은 없는 거 아닐까요? 단지 이런저런 분야에 나름의 의견을 가지고 있다는 것만으로는 전문가라고 할 수 없으니까요.

      반대로 이 중에서 일부가 UX라고 정의한다면, 그게 기존의 "UI 디자이너"나 "상품기획자"의 업무와 뭐가 다른 걸까요. 일전에 이 블로그에서 기존의 업무영역이 아닌 UX를 찾기 위해서 진정성(authenticity)이나 여행 기획을 중심으로 생각해 보기도 했지만, 적어도 아직은 "기존 UI에서 다루지 않던 UX"를 찾지 못했어요...

      이런 글은 인기 없는데... 이 블로그는 점점 망한 블로그가 되어 가는 듯. ㅎㅎ
  2. 2010.06.27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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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 공감이 많이 가는 글이군요. 특히 첫 문단과, 끝부분의 밑줄 친 글들은 구구절절히 와 닿습니다.
    어떻게 보면, 예로 드신 테스코의 '경제적' 만족감도 UX의 하나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럼 대체 UX가 뭔지보다는 UX가 아닌 건 뭘까를 생각하는 게 더 빠를 것 같기도 하고... 여러 모로 어려운 주제인 것 같습니다.
    • 2010.06.28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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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X 전문가들로부터 욕이라도 먹지 않을까 하고 있는데, 공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ㅁ;

      저도 예전 글( http://interaction.tistory.com/317 )에서 언급했지만, UX가 뭐냐?라고 하면 할말이 많다가도 그럼 뭐가 UX가 아니냐?는 질문에는 답하기가 어렵더라구요. 거기에 대답하지 못한다면 그냥 뜬구름이죠. 그래서 구심점을 찾기 위한 고심을 하고는 있지만, 아직은 좀 더 고민과 시행착오가 필요할 듯합니다.
  3. olli
    2010.06.29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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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서의 사용자는 일반 대중을 말하는 건가요? 아니면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을 말하는 건가요? 저 처럼 UX literacy가 낮은 사람들에겐(아니 심지어 poorly 하죠) UX를 이야기 하는 사람들의 용어는 너무 어려워요. ㅠ.ㅠ 반대로 누구나 자신의 경험에 대해서 이야기 할 수 있기 때문에, 이것이 UX야 라는 것으로 정의하고 묶어야 할 필요가 있을까요? 적고 나서 보니, 그렇다면, '정의(또는 거창하게 말해서 진리)'란 없는거냐? 라고 누군가 이야기 할 수 있겠군요. ㅠ.ㅠ 에잇 몰라.흥.
    • 2010.06.29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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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야가 정의되지 않았으니 literacy에 대해서 고민하실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이 글에서의 사용자도 그냥 사용하는 사람이라는 뜻이지 특별히 일반 대중인지 아닌지를 고민하지 않았어요. 사용성이 단지 '목적 기능을 수행할 때의 인지적/신체적 효율성'이던 시절에는 모든 게 비교적 명쾌했지요... 워낙 디자이너들이 역사적으로 욕심이 많아서 그래요. ㅎㅎ
  4. 2010.06.29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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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앗. 댓글까지...... 그나저나 민우랑 박. 박. (ㅠ.ㅠ) 이름이 생각 안나. 흑. 흑. 다들 잘 있나욤?
    • 2010.06.30 0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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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하 다들 잘 있습니다. 박모씨는 한국에 취직돼서 7월에 영구귀국해요. 자세한 이야기는 따로 기회될 때 말씀드리죠. :)
  5. 3141592
    2010.08.18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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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X라는 분야를 인간공학적 시각에 집중하기 보다
    "사람들에게 좋은 경험을 제공한다"라는 기본명제
    (User eXperience)에서 다시 시작해 보면 조금 해답이되지 않을까요? 좋은경험이란 스타벅스와 같은 감성적경험만 있는 게 아니라 싼가격이란 요소도 사람들에게 좋은 경험인데 UX하는 사람들이 먼저 '저렴한 제품을 찾는다'라는 경험을 폄하하지 않았나 싶네요.
    여하튼 UX가 모호하다는 것 자체가 맞는 것 같네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2010.08.22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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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군요. 마케팅(가격 책정을 포함한)이야말로 고객경험의 첫번째 관문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정말 모호해요, 이 UX라는 개념.

이미 제품의 외형이며 어떤 부품이 들어가는지까지 속속들이 드러나 버린 상태에서 이만한 관심을 끄는 제품도 없을 거다. 새로운 아이폰이 드디어 공식발표되고 웹사이트에 관련 내용이 올라왔길래, 한번 훑어보니 역시 짧은 키노트에 모두 포함되지 못한 내용이 좀 있다. 사실 키노트의 내용 중 많은 부분(이를테면 HD영상 녹화, 화상통화)은 오히려 하드웨어를 보고 예상할 수 있는 부분이었기 때문에 조금은 김이 빠져 있었는데, 발표에서 빠진 내용을 보면서 "역시 애플은 대단해..."이라는 덕심이 다시 한번 치솟는 기분을 느꼈다.

iPhone 4의 발표 소식(?)에 대해서는 이미 여기저기서 많이들 올라와 있을테니, 난 HTI 관점에서 직접적인 발표내용 외에 주목할만한 내용들, 그리고 누군가 열심히 UX 개선을 위해서 애쓴 흔적이 눈물겹도록 보이지만, 솔직히 물건을 파는 데 크게 도움이 되지 않아서 발표에서 제외된... 그런 내용이나 좀 정리해 보려고 한다. 서로 돕고 살아야지. (무슨 도움이 되겠다는 건지는 모르겠다만 -_- )

(1) Gyro Sensor
Gyro Sensor in iPhone 4

아 물론 자이로 센서가 포함된다는 사실 자체는 발표 내용에 대대적으로 포함됐다. 근데 이게 무슨 의미를 가질까? 잡스가 보여준 데모는 젠가라는 보드게임이었는데, 사실 휴대폰을 돌리면 화면이 돌아가는 정도는 기존의 가속도 센서로도 거의 불편함을 느끼지 못한 것이기 때문에 조금은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다. 이미 관련 블로그에도 그 의미에 대해서 의구심을 표시하고 있기도 하고. 사실 젠가 게임은 순수하게 자이로 센서의 특성을 보여주기에는 좋은 사례일지 모르지만, 실상 가장 강조되어야 할... 위 사진의 맨 아래에 등장하는 6축 동작인식이라는 부분이 잘 드러난 것 같진 않다. 자이로 센서가 들어감으로써, 기존 가속도 센서를 이용했던 회전 감지에 비해서 나아지게 되는 건 뭘까? 

기존에 들어있던 가속도계는 원래 상하좌우로의 직선운동을 잡아내는 물건이다. 마침 지구에는 중력가속도라는 게 있는 덕택에, 아래로 떨어지려는 움직임(정확히는 그 반작용)의 방향을 상하좌우 센서의 입력값을 비교함으로써 알아내고, 그걸 바탕으로 기기의 자세(가로/세로)를 알아내거나 매시각 비교함으로써 상대적인 회전을 찾아내는 것이다. 이렇게 직선운동을 잡아내는 물건으로 회전운동을 찾아내려다 보니, 직선운동과 회전운동을 둘 다, 실시간으로 구분해서, 함께 인식하기가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이제 순수하게 회전을 담당할 자이로 센서가 들어감으로써 아이폰은 회전과 직선운동을 동시에 알아낼 수 있게 된 것이다. 이건 단지 잡스의 데모에서처럼 사용자가 폰을 들고 제자리에서 돈다는 정도가 아니라 3차원 공간에서의 자유로운 위치와 자세 변화를 (상대적으로) 인식할 수 있다는 거다. 한동안 유행했던 증강현실(AR)을 예로 들자면, 이제 기준이 되어 줄 AR-Tag가 없이도 임의의 공간을 상정하고 그 주변으로 아이폰을 움직이면서 그 공간에 떠 있는 가상의 물체를 관찰할 수 있을 것이다. 아니 심지어 공중에 직접 3차원 그림을 그리는 건 어떨까. 3차원 그림을 그리고 감상하는 어플도 충분히 가능하리라 생각한다. (가속도 센서와 자이로 센서의 악명높은 오류 누적 문제는 일단 덮어두자. -_- )

사실 이제까지 회전인식을 도와주던 게 3GS부터 들어가 있던 전자나침반인데, 이건 주변 자기장의 변화에 따라 초기화를 시켜주지 않으면 제멋대로 돌아가 버리는 아주 심각한 문제를 가지고 있다. 그렇다고 지도 서비스에서 동서남북을 알아낼 수 있는 기능을 버릴 순 없으니, 결국 다소 중복되는 것 같더라도 자이로 센서를 다시 추가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이로서 아이폰에는 자세를 알아내는 센서만 3개다. 이 센서값들을 개발자에게 어떻게 활용하기 쉽게 제공할지가 관건이 되겠지만, 이제 사실 더이상 넣을 센서도 없게 된 만큼 iPhone 4는 뭔가 궁극의 입력장치가 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특히 닌텐도 Wii의 MotionPlus 리모트가 가속도 센서와 자이로 센서, 그리고 적외선 마커를 이용한 기준위치(화면)를 알아내서 정밀한 움직임을 측정하고 있다는 걸 생각해 보자. 아이폰은 이제 시각적 마커를 카메라로 알아낼 수도 있고, 심지어 나침반과 GPS 정보로 마커를 대신할 수 있게 됐다. 이상적으로 말하자면, 아이폰은 지구상 어디서 어떤 위치/높이에 어떤 자세로 어떤 움직임으로 사용되고 있는지를 완벽하게 계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 어떻게 보면 좀 무섭다. ㄷㄷㄷ


(2) FaceTime using Rear Camera
FaceTime on iPhone 4
뒷면 카메라를 이용한 화상통화. 이것 역시 키노트에서 발표된 주요 내용 중 하나이긴 하지만, UX 관점에서는 꽤 신선한 느낌이다. 사실 화상통화(WiFi를 이용해서만 된다니 화상채팅?)는 거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이나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는 상황이고, 사실 얼굴이야 서로 잘 알고 있을테니 얼굴만 봐도 좋은 연인 사이가 아니라면야 그보다 내가 지금 보고 있는 장면을 공유하면서 화제로 삼는 게 좀더 유용한 화상통화의 활용방법일 수 있겠다.

사실 이런 식의 활용에 대해서는 예전에 좀 들여다 본 적이 있는데, 이 특허 - 화상통화를 하면서 전면 카메라와 후면 카메라를 전환할 수 있는 - 는 국내 L모사가 6년전 쯤에 출원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결국 그게 특허로 등록이 되었는지, 그리고 그 특허가 혹시나 이번에 FaceTime을 굳이 WiFi 버전으로만 내는 데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는 모를 일이다. (사실 애플이 언제 특허 신경 썼나... 아마 전송되는 화상의 품질 때문에 내린 결정이라고 보는 게 더 타당할꺼다.)

이 기술은 기존에 3G 망을 통해서 할 수 있었던 화상통화와 전혀 다르지 않아 보이기 때문에 처음 발표를 접한 사람들도 "남들은 이미 다 하고 있었다"면서 시큰둥한 반응이 있기는 했지만, 전화통화 상대방과 전화망 외의 ad-hoc IP 네트워크 연결을 순간적으로 해준다는 건 꽤 혁신적인 발상이다. 다른 네트워크(3G 등)으로 확장하는 것도 어렵지 않은 방식이긴 하지만, 사실 굳이 화상통화를 WiFi로 제한한 것은 아이폰 덕택에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통신사의 데이터 통신망의 부하를 어떻게든 줄여주고자 하는 제스처 아니었을까. 이런 식이라면 화상통화를 하면서도 통신사의 데이터망은 건드리지 않을 수 있을테니까.

이게 만일 MSN 메신저와 같은 방식으로 어딘가에서 각 통화자들의 IP를 연계해주는 화상채팅 중계 서버가 있는 거라면 여러가지로 문제가 되겠지만... 굳이 "zero set up"을 강조하고 "open standard"로 추진하는 걸로 봐서는 그냥 폰과 폰이 직접 P2P로 IP를 주고받고 화상망을 구축하는 방식인 듯 하다. (만일 따로 중계서버가 있어서 아이폰 사용자의 화상통화 상황을 알 수 있다면... ㄷㄷㄷ )


(3) The Second Camera
Front Camera on iPhone 4
화상통화와 함께, 드디어 결국 전면카메라가 들어갔다. 이미 지난 수년간 디지털 카메라에 들어간 얼굴인식/미소인식 등의 영상인식 기술이 특허침해 같은 거 검토하지 않고 무작위로 App으로 등장하고 있는 와중에, 전면카메라가 갖는 의미는 각별하다. 이를테면, 아래와 같은 걸 아이폰에서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혹은 이전에 소개했던, 전면카메라를 활용한 NDSi의 (조금은 우스꽝스러운) 게임들은 어떨까. 앞의 자세 인식 센서들과 함께 전면카메라의 사용자 얼굴인식 기능이 합쳐진다면, 이건 뭐 어떤 괴물 앱이 나와도 이상하지 않겠다. 키노트 내용에 따르면 전면 카메라에 대한 API도 개방될 것 같으니, 개발자들이 어떤 사고를 쳐줄지 두근두근 기다려 보자.


(4) Dual Mic

마이크가 위아래로 2개 들어간다는 소리가 나오는 순간 눈이 번쩍 떠졌다. 전화를 표방하는 기기에서 마이크가 2개 들어간다면, 이유는 뻔하다. 발표 내용에도 나왔듯이, 배경의 잡음을 없애 깨끗한 음성을 보내기 위함이다. 양쪽 마이크에 입력되는 음의 파형을 시간축으로 미리 설정한만큼 평행이동 하면, 아래쪽 마이크 가까이 있고 위쪽 마이크에는 어느 정도 떨어져 있는 (즉, 음성이 전달되기까지 시간이 좀 걸리는) 사용자의 음성이 겹쳐지게 된다. 나머지 음향정보는 사용자 음성이 아닌 주변 잡음이기 때문에 신호를 줄여버리면, 깨끗한 음성만 보낼 수 있는 거다.

사실 이 기술은 2년전쯤 "알리바이폰"이라는 명칭으로 국내에도 상품화된 적이 있으니, 새롭다고 하긴 어렵다. 기술에 붙인 이름이 좀 위험스러워서인지 마이크 하나 더 붙이는 단가가 부담스러웠는지, 어쨋든 "깨끗한 통화"라는 본래의 취지가 무색하게 이후의 휴대폰에서 이 기술이 적용된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

어쨋든 dual mic의 채용에 반색하는 개인적인 이유는, 물론 음성인식률의 향상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여러 개의 마이크(mic array)를 이용해서 음성명령의 공간 상의 위치(방향/거리)를 파악하고 나머지 음향을 소음으로 여길 수 있다거나, 심지어 여러 명이 동시에 말하는 내용을 따로따로 구분할 수 있다는 기술만큼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이 마이크 입력을 이용하면 통화나 음성인식 뿐만 아니라 박수소리의 방향/거리를 알아낸다든가 동영상 녹화 시에 배경음을 녹음할지 녹화자의 음성을 녹음할지 선택할 수 있다든가 하는 기능도 구현할 수 있을 것이다. 단지 이 마이크들에 대한 API에 대해서는 따로 언급이 없었고, 무엇보다 이런 신호처리를 하려면 그냥 주어진 조건(귀옆에 대고 통화하는)에 맞춰서 하드웨어에 프로그램을 박아 버리는 게 편하기 때문에 과연 그 정도의 자유도가 개발자에게 주어질지는 모르겠다. 그냥 위 조건에 맞춰진 잡음제거 기능의 강도를 조정하는 정도가 아닐까?


(5) N-Best Type Correction
Type Correction on iPhone 4
터치스크린의 잦은 오입력을 보완하기 위해서 아이폰을 필두로 많은 스마트폰은 어절 수준에서 오류를 인식하고 자동으로 수정해 주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어절을 기준으로 한 수정방식이 한글이나 조사/어미를 갖는 다른 언어들에 맞지 않는다는 점은 차치하더라도, 기존의 방식은 띄어쓰기나 마침표 등을 입력할 때 무작정 오류(라고 생각한) 입력을 지우고 대안으로 바꿔버리기 때문에 자주 쓰지 않는 단어를 입력할 때마다 사용자가 아차하는 순간에 의도하지 않은 내용이 입력되는 경우가 많다. 사실 이건 모든 인공지능 입력 기술이 가지고 있는 공통적인 인식률의 문제이기도 하고.

그런데 이번에 공개된 내용 중 한 페이지에는 다른 부분과 달리 오타로 추측되는 어절을 분홍색으로 표시한 후 사용자가 터치하면 몇가지 대안(인식기술 쪽에서는 N-Best라는 표현을 쓰는, 사실은 가장 흔한 방식이다.)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게 해 주는 내용이 나와 있다. 문자 메시지의 경우에는 안 되고 이메일에만 되는 기능이라면 사용자의 혼란이 있을 것도 같은데, 어쨋든 이렇게 사후수정 방식이라면 터치스크린과 잘 어울리기도 하고, 의도하지 않은 수정을 없애거나 다시 복구하기 쉽게 만들 수 있을 듯 하니 반가운 일이다. 터치스크린의 오터치 보완 방식이 조금은 인간을 위해 겸손해진 느낌이랄까.


(6) Faces and Places
Faces - Face Recognition on iPhone Photo Album on iPhone 4Places - Location-based Photo Album on iPhone 4

이미 iPhone OS 4 (이젠 iOS 4가 됐다)의 개발자 버전을 통해서 많이 누설됐지만, 데스크탑용의 Mac OS에서 구동되는 iPhoto를 통해서 가능했던 Faces와 Places 사진정리 기능이 아이폰으로 들어왔다. 어찌나 반갑던지. :)

설명을 보면 Faces 기능은 iPhoto와 함께 사용할 수 있다고 되어 있는데, 이거 iPhoto에서 얼굴인식한 내용을 가지고 모바일에서 보여주기만 한다는 건지, 아니면 그냥 얼굴인식은 각자 하고 그 meta-tag를 공유한다는 얘긴지 모르겠다. 작년에 보여준 iPhoto의 얼굴인식 및 등록 기능은 아이폰에서 똑같이 만들기에 사용자 입장에서도 기술적으로도 어려워 보이지 않았으니 전자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그렇다면 왜 굳이 iPhoto를 언급했을까... 이 부분은 조만간 개발자 버전을 깐 사람들이 규명해 주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ASL Users using FaceTime on iPhone 4
아래의 나머지는 늘 굳이 내세워 발표하지 않는, 장애인을 고려한 확장된 접근성에 대한 부분이다. 애플은 위 FaceTime을 홍보하는 동영상에도 수화로 대화하는 연인을 넣을 정도로 장애인에 대해서 고려하고 있으면서, 절대로 그걸 크게 부각시키는 법이 없다. 어쩌면 "특정 사용자 전용이 아닌, 더 많은 사용자에게 편리한" universal design의 철학에 가장 걸맞는 모범을 보이고 있다고나 할까.


(7) Gesture-based Voice Browsing
Gesture-based Voice Browsing on Safari, iPhone 4
우선 첫번째는 웹 브라우저. 이미 들어가 있던, 웹페이지 내용을 음성으로 읽어주는 기능에 더해서, 웹페이지의 특정부분에 손가락을 대면 바로 그 부분의 텍스트를 읽어주는 기능을 추가했다. (왼쪽 그림에서는 오른쪽 아래 광고(?) 영역을 선택해서 듣고있는 상태)

기존의 screen reader 프로그램들은 HTML 코드를 내용 부분만을 잘라내어 처음부터 줄줄이 읽어주는 게 고작이었고, 일부러 시각장애인을 고려해서 코딩하지 않는다면 어디까지가 메뉴고 어디부터가 본문인지도 알기 힘들었다. 그런데 이렇게 모바일 기기의 터치스크린의 장점을 살려서 손에 들고 있는 페이지의 특정 위치를 항행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은 정말 혁신적인 장점이 되리라 생각한다.


(8) Rotor Gesture

이 기능은 3GS부터 있던 기능이라는 것 같은데, 왜 이제서야 눈에 띄었는지 모르겠다. 화면 상에 실제로 뭔가를 표시하는 건 이번이 처음인 것 같기도 하고... 어쨋든 이 기능은 두 손가락을 이용해서 회전식 다이얼(로터)를 돌리는 듯한 동작을 하면, 아마도 그 각도변화에 따라서 몇가지 음성항행 모드 중 하나를 선택해 준다. 이를테면 목록을 읽을 때 제목만 읽기라든가, 바로 기사 본문으로 가기라든가, 링크된 영역만 읽기라든가... 기존의 음성 웹 브라우징은 키보드 단축키를 통해서 이런 모드를 지원했는데, 이 로터 제스처는 터치스크린에 맞춘 나름의 좋은 해법인 것 같다.


(9) Braille Keyboard Support
iPhone 4 Supports Braille Keyboards via Blutooth
말 그대로, 블루투쓰를 통한 25개 언어의 점자 키보드를 지원한단다. 휴... 이건 정말 쉬운 결정이 아니었을 듯. 점자 키보드라는 게 얼마나 표준화가 잘 되어 있는지 모르겠지만, 경쟁사의 다른 무선 키보드와도 연동하기 까다롭게 만들어 놓기로 유명한 애플사다. 이렇게 점자 키보드를 위한 입력을 열어놓으면 분명히 제한없이 공개되어 있을 그 방식을 적용한 비장애인용 키보드 제품이 쏟아질 건 자본주의의 이치. 비록 악세사리라고는 해도 독점이 가능한 키보드도 팔고 있으면서 이런 결정을 내린 사람들은 도대체 어떤 경영진, 어떤 책임자, 어떤 월급쟁이일까. 어쨋든 훌륭한, 심지어 존경스럽기까지 한 결정이다.



이상. 사실 별다른 관심이 없던 발표여서 신나는 내용이 많기는 했지만, 왠지 개인적으로 다음 달에 판매한다는 iPhone 4를 바로 구매할 만한 큰 계기는 찾지 못했다. 무엇보다 루머의 RFiD도 안 들어갔고... 지금 쓰고 있는 아이폰을 1년반 넘게 썼으니, 2년을 채우고 고민해 봐야 할 듯 하다.
Posted by Stan1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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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re
    2010.06.09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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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국 모바일 기기에 대한 센서집적도는 더 하면 더 했지 빼지는 않을 거 같구요. 새로운 interaction 을 만들어낼 꺼리가 되는 센서찾기가 고민됩니다.
    • 2010.06.09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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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센서집적도를 높이더라도 키보드/마우스 수준의 안정적인 입력 경험을 유지하는 게 중요합니다. 이를테면 하나의 UI 장면에서 입력에 이용할 수 있는 센싱방식의 개수는 제한되어야 할 겁니다. Explicit 입력으로 이용된다면 사용자가 정신이 없을테고, Implicit 입력으로 이용된다면 의도하지 않은 입력이 많아져서 당황스럽겠죠. 같은 맥락으로 어쩌면 하나의 기기맥락에서 사용되는 센싱의 개수도 어느 정도 한계가 있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센싱 방식이 어느 정도 개수 이상이 되면, 그때부터 사용자는 기기를 기계장치가 아니라 하나의 개체(뭔가 알 수 없는 '생각'과 '감정'을 가진)로 보게 될 겁니다. 그러지 않으면 그 행동패턴이 이해가 되지 않거든요. Sony의 Aibo가 수많은 센서입력을 한 강아지의 identity로 녹여내려고 했던 것처럼 말이죠. ... 그렇게 되면 UX에 대한 논의는 또 완전히 다른 주제의 이야기가 될 겁니다.
  2. 2010.06.09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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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 내용이어서 링크를 부서원들과 공유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D
    • 2010.06.09 18:5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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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업의 실무자들에게 뭔가 이야깃꺼리가 된다면 글쓴 보람이 있네요. 저야말로 고맙습니다. 저도 회사에서의 경험을 바탕에 깔고 있기는 하지만, 이미 시간이 많이 지난지라 말이 안 되는 내용도 종종 있을 겁니다. 가차없이 지적해 주세요. :->
  3. 2010.06.11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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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동안 Stan1ey님 글이 올라오지 않아서, 아쉬웠었는데.. 아이폰 검색해서 글읽고 나가려고 보니 Stan1ey님 블로그네요!ㅋㅋ 언제나 글 잘읽고 있습니다~.
    • 2010.06.12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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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ㅎㅎ 반갑습니다. 자주 오세요~
  4. htruth
    2010.06.18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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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 내용이어서 부서장에게 공유될까봐 공유하지 않았습니다. 감사합니다. :D
    ㅋㅋ 농담이어요. 발표나고 들어와봤더니 역시나 정리하셨더군요. 빤하지 않은 내용으로. 존경~~
    • 2010.06.18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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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서장 정도 되는 분은 어차피 안 읽으세요... 걱정 안 해도 될 겁니다. ^_^;;;
  5. htruth
    2010.06.18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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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폰 쓴지 꽤 되니 이제 슬슬 질리고 있어요.
    왠지 아이폰의 UI를 보면 그래그래. 더 갈수도 있는데, 너희한테는 딱 이만큼이 가장 최적이야. 더해서 너희를 머리아프게 하고 싶지는 않아. 라는 느낌이 있어요.
    난 날 머리아프게 하는 UI가 더 좋은듯 합니다.
    • 2010.06.18 20:57
      댓글 주소 수정/삭제
      정말 딱 그런 느낌이죠. ㅋ Jailbreak의 세계로 들어가 보면, 거기에서 두세걸음 더 제공해 놓고서 "아니 난 여기까지 오는 게 맞다고 보는데"라는 목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물론 시스템이 허용하는 한 모든 기능을 Windows 7 이전의 MS UI처럼 나열한 사람들도 있지만, 개발자가 아닌 사용자라면 아마 자신에게 맞는 적당한 선이라는 게 있을 겁니다. 애플은 90%를 수용할 수 있는 선에 맞춰 만들어 놓은 거고, 나머지 10%는 또 그런 식으로 자기에게 맞추는 거죠. 하드웨어+미들웨어+소프트웨어+컨텐트웨어가 모두 각각의 수준에서 완벽하지 않으면 안 되겠죠.
      http://justanotheriphoneblog.com/wordpress/iphone-jailbreak/percentage-of-iphone-jailbreak-users-rising-at-almost-10

열흘쯤 전에, Apple이 iPhone의 Touch UI를 대상으로 낸 특허가 등록되었다. 이제 공식적으로 iPhone 및 iPod Touch에 적용된 UI 중에 어떤 것이 특허의 범위이고 아닌지를 판정할 수 있게 됐고, iPhone보다 낫다는 평을 들으며 떠오르고 있는 Palm Pre에 대해서 애플이 공개적으로 경고한 법적인 대응이 어느 정도 수준일지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많은 기사/블로그에서 - 요새는 이 둘을 구분하는 게 불가능하다 - 여기에 제1발명자로 Steve Jobs가 등록되어 있는 것에 대해서 "과연 잡스" 혹은 "CEO라고 올려준거라면 유효성에 영향" 정도의 주장도 하고 있지만, 솔직히 애플 내에서 잡스의 독재적 영향력이야 뭐 익히 알려진 정도이니 나는 그다지 문제삼을 내용은 아니라고 본다. 실제로 검색을 해봐도 "Steven P. Jobs"가 발명자로 등록된 50여건의 특허 중에서 잡스옹이 제1발명자인 경우는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어쨋든 HTI 인지 UI 인지를 하는 입장에서 관심이 많이 갈 수 밖에 없는 특허이고, 그래서 이 특허문건(미국특허등록번호 7,479,949)를 좀 열심히 들여다보려고 했다가, 292쪽에 달하는 도면들을 보느라 몇시간이나 썼더니 그만 질려 버렸다. 할 일도 있는데 청구항까지 읽을 시간을 없어서, 그냥 눈에 띄는 그림 몇개를 스크랩하고 나머지는 숙제로 남겨두려고 한다. (숙제로 남겨둔다는 것과 나중에 그걸 어떻게 처리할 거라는 건 늘 별개의 일이다.)


(1) 개요

Apple iPhone Touch UI Patent: Overview
우선 이 특허는, 터치스크린이 달린 "휴대용 다기능 장치 portable multifunction device"에서 1차원 혹은 2차원적인 입력을 인지해서 화면 상태를 바꾸고, 입력된 명령에 따른 기능을 호출하는 구성을 가진 발명이다. 결국 전형적으로 '내가 내기엔 약해보이고 남이 내면 강력해보이는' UI 특허인 셈인데, ... 흠, 어쨋든 이제 iPhone에 적용되어 있어서 많은 업체에서 "터치스크린 UI는 원래 이게 표준"이라고 말했던 것이 그림의 떡이 되어 버린 셈이다. (쌍따옴표는 다른 사람의 말을 있는 그대로 인용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인생을 바꿔주신 말이랄까.)

(2) 기본어플의 미구현 기능
Apple iPhone Touch UI Patent: Basic AppsApple iPhone Touch UI Patent: Basic AppsApple iPhone Touch UI Patent: Basic Apps
Apple iPhone Touch UI Patent: Basic AppsApple iPhone Touch UI Patent: Basic AppsApple iPhone Touch UI Patent: Basic Apps
특허에는 현재의 iPhone OS 2.2.1 버전에도 구현되어 있지 않은 몇가지 기능들이 포함되어 있다. 이 기능들을 위 그림의 순서대로 보면,
* 이메일이 도착했을 때 몇가지 기준에 따라 정해진 폴더로 자동 정리해주는 기능(Outlook이나 Gmail에 있는 기능과 거의 비슷하다),
* 이메일을 읽을 때 데스크탑 소프트웨어에서처럼 목록과 내용을 한 화면을 나누어 보여주는 방법(몇 가지가 예시되어 있다),
* 어플리케이션에 따라 화면이 어두워지는 시간을 따로따로 조절할 수 있는 기능,
* 웹브라우저에서 특정 웹페이지를 초기화면에 아이콘으로 링크할 때 아이콘 모양을 바꿀 수 있는 기능(현재는 보고있던 화면모양으로 자동설정),
* 화면의 일부를 확대하거나 고정시켜 놓고 한손가락 스크롤은 배경을, 두손가락 스크롤은 확대/고정된 부분을 움직이도록 하는 기능(웹브라우저를 사례로 들고 있다)
... 등이 iPhone의 개발 당시에 논의 되었음을 알 수 있다. 구현된 기능 중에 어떤 것은 초기버전의 OS에는 포함되지 않았던 것도 있는데, 그렇다면 이 기능들도 앞으로 구현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3) 터치입력 개선
Apple iPhone Touch UI Patent: Better Touch InputApple iPhone Touch UI Patent: Better Touch InputApple iPhone Touch UI Patent: Better Touch Input
상하 stroke 동작으로 스크롤을 할 때 정확하게 수직으로 움직이는 사람은 없으므로, iPhone을 써보면 자유 스크롤과 상하 스크롤 간에는 어느 정도 threshold가 설정되어 있다. 이 특허에 의하면 그게 아마 27도인 듯. 나름의 인간공학적 실험을 거친 결과인 듯 하고, 실제로 해봐도 그 정도 각도에서 자유/상하 스크롤의 판단을 가르는 듯 하다. 그 외에도 손가락이 접촉된 점에서 가까운 widget을 찾아서 그걸 선택한 것으로 인식하게 하는 방법(!)이라든가, 키보드를 통해 입력된 일련의 철자에 따라 다음 키보드 입력의 터치입력 가중치를 빈도만큼 늘려주는 방법(예전에 키노트에서 살짝 언급했던 내용이긴 하다)이 설명되어 있다.

(4) 터치GUI 개선
Apple iPhone Touch UI Patent: Touch-friendly GUIApple iPhone Touch UI Patent: Touch-friendly GUIApple iPhone Touch UI Patent: Touch-friendly GUI
아이폰의 터치UI가 꽤 보기는 좋지만, 사실 손가락으로 터치하기 위한 키보드 치고는 좀 많이 작은 게 사실이다. 이미 애플에서도 그런 논란이 없지 않았는지, 대안적인 키보드가 몇가지 등장하고 있다. 한번 누를 거 두번 누르게 되면 불편하긴 하겠지만, 신체적 조건이라든가 하는 이유로 꼭 필요한 경우도 있을테니 미리미리 적용해 줬다면 좋았겠다 싶은 기능이다.

(5) 센서입력 무시
Apple iPhone Touch UI Patent: Overriding Sensor InputApple iPhone Touch UI Patent: Overriding Sensor Input
중력(가속도)센서를 이용해서 화면을 돌려주는 게 멋지고 대체로 유용하긴 하지만, 사용자가 옆으로 누워있다거나 하는 경우에는 오히려 기계가 제멋대로 동작해서 쓸 수가 없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한다. 물론 웹브라우저의 경우에는 완전히 180도 돌리면 어느 쪽으로 돌리느냐에 따라 옆으로 누워서도 볼 수 있지만, 그건 왠지 숨겨진 기능조차도 아니라 기계의 눈치를 보며 아쉬운대로 사용하는 느낌이랄까. 위 두가지 입력은 중력방향 회전을 override하고 싶을 때 사용하는 동작으로, MacBook에서도 적용되었던 두 손가락 회전 제스처와, 대각선 모서리 양쪽에 손가락(엄지)을 대고 바깥으로 움직이는 제스처를 제시하고 있다.

(6) Deep Touch
Apple iPhone Touch UI Patent: Deep TouchApple iPhone Touch UI Patent: Deep TouchApple iPhone Touch UI Patent: Deep Touch
결국 써야지 써야지 했던 내용이 이렇게 특허로까지 (조금이지만) 드러나고 있다. 앞부분에서는 iPhone에 사용된 GUI들만 지루할 정도로 나열하더니, 뒷부분으로 가면서 정전기식 터치스크린의 센서신호를 어떻게 GUI와 연동하는가에 대한 자세한 부분까지 다루고 있다. 여기서 이야기하고 있는 유사압력감지라든가 손가락의 근접에 따른 GUI의 반응이라든가 하는 내용이 소위 내가 중얼거리고 다녔던 터치 다음으로서의 'deep touch'인데, 그 일부가 위에 설명되어 있는 것이다. 이 발명에서는 손가락의 근접에 따른 점진적인 시각 피드백, 근접과 접촉에 대한 센서입력값의 기준치 설정, 명확하지 않은 입력에 대해 근접정보를 활용하는 방법 등이 기술되어 있는데, 손에 들려있는 iPhone 3G을 가지고 이리저리 실험을 해봐도 이 딥터치 부분은 실제로 구현되어 있지 않은 듯 하다. ... 사실 디바이스 드라이버부터 많은 부분을 다시 만들어야 할테니 그럴만 하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조금 맥 빠지지만 뭐 한편으로는 일단 방향은 맞는 듯 하니 다행이랄까. -,.-a



내가 이 특허에 포함된 그림들을 보면서, 현재 버전의 iPhone/iPod Touch에 적용되어 있지 않거나 잘 드러나있지 않는 내용을 찾아낸 것은 여기까지다.

비슷비슷해 보이는 그림들을 일일이 보면서 실제 구현된 화면들과 비교하다 보니 좀 지치기도 했고, 중간쯤부터는 이게 무슨 쓸데없는 옛버릇인가 싶어서 시큰둥해지기도 했으므로 조금 빼먹었을지도 모른다. 각 그림에 대한 상세한 설명은, 그림 속의 좀 눈에 띄겠다 싶은 숫자를  위에 링크한 특허원문에서 검색해 보면 쉽게 찾아볼 수 있으니, 관심있는 사람은 좀더 열심히 읽고 틀리거나 빠진 부분이 있으면 리플 달아주시면 여러 사람(약 10여명 -_- )에게 도움이 되겠다. 그리고 무엇보다 특허는 도면이 아니라 청구항 claim 에 의해서 정의되는 만큼, 그냥 훑어보기 쉬운 그림만 보는 것으로 섣불리 기술적인 판단을 하지는 말기를.

이 글에 포함된 그림은 모두 위의 파일(PSD)에 저장되어 있다. 어차피 나야 가지고 있어봐야 짐만 되니까, 어느 친구의 퇴근시간에나 도움이 되면 좋겠다.

 




끝으로, 그림을 보다가 재미있는 부분 몇가지.
Apple iPhone Touch UI Patent: Conference CallApple iPhone Touch UI Patent: Bart SimpsonApple iPhone Touch UI Patent: Flash Was Planned

그동안 아이폰을 쓰면서도 다자간 통화 conference call 가 지원된다는 사실은 까맣게 잊고 있었다. 위의 첫번째 화면은 위 글에 포함시키려고 일단 저장해 두었다가, 뭔가 찜찜해서 찾아보니 처음부터 존재했던 기능이라길래 머쓱했다. 생각해보니 처음 아이폰을 발표했을 때 키노트 내용 중에도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GSM에서는 쉽게 되지만 CDMA에서는 구현이 어렵다든가 하는 이야기도 나눴던 것 같기도 하고 뭐 그렇다. 어물쩍 넘어가자. =_=;;;

두번째 화면은 바트 심슨 Bart Simpson 이 난데없이 나왔길래 저장했다. 이 특허에서는 대부분 실명같은 이름(Bruce Walker는 도대체 누굴까)이나 노골적인 익명(Jane Doe)이 등장하는데, 아마 이 장면에서는 "B"로 시작하는 이름이 하나 더 필요해서 문득 넣은 것 같다. ㅎㅎ

세번째 화면은 웹브라우저에서 멀티미디어 컨텐트를 보여주는 방법인데, 한쪽에 버젓이 플래쉬 로고가 포함되어 있다.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에서의 Flash 구동에 대해서 부정적인 발언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사실은 당연히 내부적으로는 준비를 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아마 잡스옹의 그 발언은 Adobe와 Apple 중 누가 그 독점적인 플러그인을 개발해 넣을 것인가에 대한 소모적인 논의 끝에 불거진 불평 아니었을까. 이런이런.



이제 진짜 끝. 이제 그만 놀고 다시 일해야지 일. ㅡ_ㅡa;;;
Posted by Stan1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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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htruth
    2009.02.02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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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sd를 보고 웃었으며 조용히 다운받았습니다. ^^
    그렇지 않아도 이 특허가지고 말이 많아요.
    하루만에 온갖 포워딩을 당하더니 결국 저에게도 포워딩이 와서 청구항을 그대로 읽어서 다시 포워딩 해주었습니다.
    1청구항에 따르면 터치 움직임을 시작한 각도에 따라서 상하 스크롤일지, 화면의 x,Y Transition일지를 결정하는 것, next item 움직임에 대한것. 이렇게 청구하고 있네요.
    다른 청구항은 아직 보지는 않았습니다만.. ^^
    일단 등록은 되었지만, 이 특허 이전에 터치 각도에 따라 상하 스크롤 할지 좌우, 혹은 대각선(?) 이동할지를 결정한 예가 한번도 없었다고 자신할 수 있는지 모르겠네요.
    • 2009.02.02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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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 받았군요. :)

      결국 이건 전형적인 UI특허고, 기술적인 부분은 거들뿐인 거죠. 모처럼 모범적인 UI특허가 될 것 같습니다. 철저한 실시예에 구현방법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까지... 일단 등록이 된 이상 뭐가 어쨌든 충분한 법적인 권한은 갖게 된 셈인데, 아마 이 "뭐가 어쨌든" 부분을 해결하는 게 회사의 능력 아니었을까요.
  2. htruth
    2009.02.02 08:15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애플은 전략적으로 허써주는 사람이 따로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예시 도면을 보면 아이디어 낸 사람이 그렇게까지 구체적이면서 수치적으로 적었을것같지 않은데..
    하긴 최고경영자가 발명자라면 특별 TF라도 만들어서라도 제대로된 특허를 쓰겠네요. ㅎㅎㅎ (모 대기업이라면요)
    • 2009.02.02 09:49
      댓글 주소 수정/삭제
      이 발명은 발명자도 많지만, 도면도 여러 사람이 그린 것 같더군요. 기본 그림은 공유해서 작업했지만 부속 그림들은 몇가지 패턴으로 나뉘어 있어요. 어쩌면 전형적인 T/F 결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3. 2009.02.05 15:4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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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 글 감사 합니다. 퍼가요.
    • 2009.02.05 16:25
      댓글 주소 수정/삭제
      블로그 글이 원래 퍼가라는 건 아지니만서도, 인터넷이니 뭐 어쩌겠습니까. 이게 다 싸이월드 덕택이죠. 글 끝에 달려있는 라이센스나 신경써 주세요. :)
  4. htruth
    2009.02.09 08:37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ㅎㅎㅎㅎ
    이게 다 싸이월드 덕택!
    • 2009.02.09 09:49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싸이월드에 한때는 '퍼가기'를 누르면 댓글을 남겨야 하도록 되어 있었는데, '퍼가요~'라는 댓글이 기본적으로 입력되어 있었죠. 요새는 어떤 시스템인지 모르겠네요. ^^;;
  5. 2009.02.09 08:48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비밀댓글입니다
    • 2009.02.09 09:50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메일로 연락 드리겠습니다. :)
  6. 영현
    2009.02.09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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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연인지 모르겠지만..
    Bruce Walker는 조지아텍에서 사운드를 연구하는 분이었는데. 나름 선배도 한명 가 있는 연구실의 교수님이라 괜히 제 눈에 필터링이 되네요^^
    http://gatech.academia.edu/BruceNWalker/Papers
    • 2009.02.09 10:4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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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Phone에서 sonification 관련 어플리케이션을 찾는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음향 입출력은 기본이니까 뭔가 응용처는 많은 듯 한데 말이죠. 어쨋든 이름 자체는 딱이 연결되어 있다는 힌트가 안 보이네요. :)

      잘 지내죠? ^^
  7. 2009.02.17 21:5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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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 상당히 전문적인 내용을 다루고 계시군요. 전 하드웨어쪽을 다루는 사람이지만 UI쪽은 상당히 재미있는 주제인 것 같습니다. 사람과 하드웨어를 만나게 해주는 중요한 의사소통 도구니까요. 이해는 다 하지 못하지만 글 잘 보고 갑니다. ^^
    • 2009.02.17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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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사합니다. :)
  8. chokmah
    2009.03.06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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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대로 얻어갑니다. 감사합니다.
    누가 저 특허 안 읽어주나.. 하고 있었습니다.
    요새는 책상 앞에 읽어야할 특허를 쌓아놓고
    그 수가 줄지 않은지 3달이 되어간다는...
    • 2009.03.06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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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슨 일을 또 맡으셨길래 터치 특허를. ㅠ_ㅠ 특기를 살려서 VUI도 좀 도와주셔요...

관공서에 가는 것은 언제나 큰 도전이었다. 마치 어떻게 하면 사용자 중심 디자인에서 멀어질 수 있는가를 열심히 연구한 듯, 일단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행정용어'로 뭐라고 하는지 부터 알아야 어디로 발걸음을 옮겨야 할지 알겠는데, 사용하는 단어 하나하나가 모르는 한자어에 약자 투성이인데다가 '그것도 모르냐'는 고자세의 공무원들에게 압도되는 건 기본, 복잡한 서류 채우기를 진땀 흘리며 하다보면 내가 무슨 죄를 지어서 이런 벌을 받나 싶을 때도 있는 것이다.

이런 경험들은 영국에서도 마찬가지인지, 여기서 만들어진 이야기인 <Hitchhiker's Guide to the Galaxy>에서도 "은하계에서 가장 역겨운 종족"이라는 보곤족을 묘사하는 장면에서는 그런 모습을 속속들이 풍자하고 있다.

Bureaucracy in Hitchhiker's Guide to the GalaxyBureaucracy in Hitchhiker's Guide to the Galaxy

결국 그 날이 오고야 말았다. 이제 새 집을 구했으니 법적인 거주지로 등록하고 세금을 내겠다고 신고하러 가야 했던 거다. ㅎㄷㄷ.

그런데 정작 찾아간 시청 창구에는 우리나라처럼 뭔가 채워야할 양식이 잔뜩 있는 게 아니라 그냥 번호표만 뽑아서 기다리게 되어 있다. 기다리다가 가라는 창구로 가서 앉아보니 바로 옆에 눈에 확 띄는 안내문들이 붙어 있었다.

Accessibility for All, beside Administration Office Agent

왼쪽 위의 안내문은 눈이 안 좋거나 해서 글자가 크게 인쇄된 안내문이 필요하면 요청하라는 내용이고, 오른쪽의 것은 영어를 못할 경우 -_-;; 필요한 언어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면 전화통역사를 통해서 관공서 서비스를 할 수 있게 해주겠다는 내용이었다. (한국어는 왼쪽 맨 아래에 있다.) 여러가지로 신경을 쓴 흔적이 보인다.

게다가 뒤쪽의 기둥에 붙어있는 포스터들에는, 동성커플과 청각장애인을 위한 안내문까지도 붙어있었다.

Accessibility for All, beside Administration Office Agent

... 뭐 이런 걸 가지고 일일이 감동하기도 지쳤다. 이제 슬슬 오버라는 생각도 들고. 그러니 그냥 뭐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가려는데, 정작 나를 담당한 agent 아줌마가 이것저것을 물어보면서 자기가 서류를 작성하는 걸 보고 그만 감동해 버렸다. ;ㅁ; 공문서라는 게 내가 직접 작성하지 않아도 되는 거구나!!! 사실 나보다는 담당자가 훨씬 더 잘 알테고, 그럼 내가 나 편한대로 이야기하면 공무원이 형식에 맞게 채워넣는 게 효율적이라는 건 당연지사. 실제로 내가 주소를 이야기하니까 그게 공문서에서는 이렇게 적는 편이 더 정확하기 때문에 이렇게 바꿔 적습니다..라고 설명해 주기까지 했다.

신고절차를 마치자 내가 내야 할 세금이 얼마인지를 바로 계산기 두들겨가며 설명해주고, 어떻게 내는 방법들이 있는지를 설명한 후에 같은 내용을 우편으로 다시 보내기로 하고 돌려보낸다. 와... 한국에서는 내 돈을 내고 상담을 받을 때에도 이렇게 눈높이를 낮춰주는 '전문가'를 본 적이 없다. ㅡ_ㅡa;;;


창구 옆에 쌓여있길래 집어든 안내문도 이런 관점에서 아주 흥미롭다.

MONEYmadeclear leafletMONEYmadeclear leaflet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관공서에 쌓여있지만, 경고로 가득한 정책 설명이나 전문용어 투성이 법규의 나열도 아니고, 표지에 적혀있듯이 상품을 팔려는 홍보물도 아니다. 마치 초등학교 참고서마냥, 돈을 아끼는 방법을 쉬운 말로 조목조목 적고 있다.

이 문서를 만든 것은 FSA(Financial Services Authority)라는 회사인데, 분명히 .gov.uk 주소를 가지고 있으면서 스스로는 재무 서비스 기업으로부터 돈을 받는 회사라고 정의하고 있다. 뭐 이건 별로 상관없을 것 같으니 넘어가자. 위 소책자는 이 회사의 MONEYmadeclear 라는 홍보전략(?)의 일환인 듯 한데, 이 캠페인 웹사이트를 가보니 더 멋지다.

MONEYmadeclear website

단어 하나하나에 어찌나 공을 들였는지가 보이는 웹사이트다. IA나 GUI에 신경을 많이 쓰는 웹사이트는 많이 늘었지만 글로 적힌 내용에 이 정도 공을 들였다니 참 대단하다 싶다. 특히 저 위의 소책자에는 "from Financial Services Authority"라고 되어 있는 부제가, 웹사이트에는 "from the UK's financial watchdog (FSA)"란다. 자기 이름까지도 어려우면 쉽게 바꿔주는 센스. 다른 곳에서는 생전 찾아볼 수 없는 한자어로 복잡하게 만들어놓고 게다가 약자로 부르면서 그것도 모르냐는 어디의 누군가와는 달라도 너무 다르지 않은가. -_ㅜ

(참고로 위 웹사이트에서는 내가 집어온 것 외에도 다른 시리즈 소책자를 PDF로 제공하고 있다. 기껏 어렵게 찍어서 올렸으니 그냥 두련다. 자세한 내용은 다운로드할 수 있는 PDF 파일들을 참고하시길.)



물론, 우리나라도 많이 변했다. 이제 "구정도 서비스"라는 주장도 하고 있고 (하지만 여전히 구정 - 구 행정(?) - 이라는 자기만의 용어를 사용하면서), "대민 서비스"도 (대민 -_-; 어디서는 tax payer인데 어디서는 백성이다) 많이 개선하겠다고 하는가 하면, "민원 처리"(처리해야 할 민원? ;ㅁ; 떼쓰러 온 것 같잖아) 프로세스를 간략화 하겠다는 기사도 봤다. 하지만 뭐랄까 그런 말부터 속보이는 전시행정 말고, 진짜 성심껏 몸을 낮춰주는 이런 자세는 어떻게 배워갈 수 없을까? (배워 가겠다고 윗분들 우르르 놀러 오라는 뜻이 아니다. -_-=3 )
Posted by Stan1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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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영현
    2008.12.12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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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핫 진짜 까칠하시네요- '백성'에서 뿜었습니다^^
    • 2008.12.12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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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무 까칠했나.. ㅎㅎ
  2. 대곤
    2008.12.17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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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득 언어적인 관점에서 애초에 한국어에 심각하게 결여되어 있는 빈 자리-사물과 현상을 규정하는 힘-를 남의 나라에서 연원한 한자어, 외래어들로 채우고 있는 것이 새삼 아쉽게 느껴집니다.

    그것을 우리말로 다시 설명하려는 노력도 동어반복의 울타리를 벗어나지 못하는 안타까운 말글살이의 현실...

    행정기관은 물론, 법전만 들척여 보아도 조사를 빼고는 거의 대부분의 용어가 한자어로 이루어져 있는 이유도 이에 다를바 아니겠지요.

    물론 수 백년, 수 천년의 오랜 시간이 지나야 나아질 수 있는 문제겠지만, 최근 인터넷에서 만들어지는 센스 넘치는 신조어들이 마냥 거북스럽게만 느껴지지는 않는 이유도, 적잖이 이런 갈증에서 비롯되고 있는 듯 싶습니다.
    • 2008.12.17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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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 그래요... 저도 인터넷에서 만들어지는 말 중에 우리가 앞으로 당연히 써야 할 단어로 살아남는 말들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 긍정적으로 보는 편입니다.

      그나저나 내용에 비해서 한자어가 유독 많은 건 일부러 그러신 거죠? ㅎㅎ 읽으면서 왠지 장난끼가 느껴졌습니다. :>
  3. 대곤
    2008.12.18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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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치채셨군요...^^;
    • 2008.12.18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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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 )

얼마전 Apple이 iPod nano의 4세대 모델과 touch의 2세대 모델, iTunes 8 등을 발표했다. 황당한 부고기사까지 나돌았던 스티브 잡스는 그 기사를 농담꺼리로 삼으며 재치있게 발표를 시작했지만, 지난 일년간 부쩍 노쇠해진 모습은 여전히 안타깝다.

이번에 발표된 제품군들은 비록 몇건의 사전누설 '루머'로 좀 김이 빠지긴 했지만, 애플의 엔지니어링 철학이라고 생각되는 "we are selling software, in a beautiful box"에 그야말로 부합되는 내용이었다고 생각한다. 유출된 내용들은 대부분 그 껍데기의 모양이 어떻다는 것에 대해서 였지만, 발표 내용은 주로 새로운 기능에 대한 것이었고, 그에 대해서는 여전히 놀라운 새로운 경험 일색이었으니까 말이다.



그런데, 며칠 늦게서야 키노트 연설 발표를 모두 들을 수 있는 시간이 생겨서 한번 쭉~ 틀어보던 중에 조금 석연치 않은 부분이 눈에 띄었다. iTunes 8에서 앞으로 HD 방송을 볼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나서다.

New Features in iTunes 8, including Accessibility

iTunes의 새로운 4가지 특징들을 소개하면서, 앞서 소개한 HD 컨텐트 외에 접근성 Accessibility 이 개선되었으며, 새로운 브라우징 방식이 도입되었고, "Genius"라는 새로운 음악추천 기능이 포함되었음을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나서 잡스는 접근성에 대해서 간단히 몇마디 언급한 다음, "그럼 다른 2개의 기능에 대해서 자세히 봅시다" 라고 하고 훌쩍 넘어가 버린다. 왜 (최소한 나에게는 괜시리) 중요한 접근성만 그냥 얼렁뚱땅 넘어가는 건데, 잡스옹! ㅡ_ㅡ;;;

흠... 뭔가 미심쩍다. 애플이 이제까지 Mac OS X에서 장애인을 위한 접근성 옵션을 위해서 그렇게 노력한 걸 생각하면 그냥 그렇게 어물쩍 넘어갈 것 같지 않은데, 게다가 발표 뒷부분으로 가면 iPod 제품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그렇게 강조하고 있으면서 말이다. 그래서 웹사이트를 뒤져서 관련 정보를 좀 알아봤다.

Website on the New Features of iTunes 8
우선, Mac OS X에는 MS Windows XP/Vista와 마찬가지로 음성합성 엔진이 내장되어 있다. 기본적으로는 영어 뿐이지만, 그래도 시각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기능을 이용해서 OS의 다양한 기능들을 이용하거나, 웹사이트를 읽어주는 screen reader 소프트웨어로 인터넷을 돌아다닐 수 있는 것이다. iTunes에서는 8 버전부터 내장된 iTunes Music Store(ITMS)와 음악 리스트에서도 screen reader를 지원한다고 한다. iTunes의 기본 기능들 자체는 이미 Mac OS X의 "VoiceOver" 기능으로 지원하고 있었겠지만, 사실 그것만으로는 음악 컨텐트 관리 프로그램으로서의 의미가 없었던 셈이다. 그런데 이번에 실질적인 컨텐트 수준에서도 음성을 지원함으로써 '다른 누구보다도 청각적 니즈가 절실한' 시각장애인들에게 iTunes와 iPod의 편리함이 '접근 가능하게'  됐다.

그런데, 사실은 웹사이트를 더 뒤적이다 보니, 이외에도 더 추가된, 심지어 발표에서는 언급조차 되지 않은 기능이 iPod의 접근성을 향상시키고 있었다. iPod를 사용할 때 메뉴나 곡명 등을 음성으로 읽어주는 "spoken menu" 기능이 이번부터 새로 옵션으로 들어간 것이다. 메뉴나 다른 정보를 음성으로 읽어주는 MP3 Player가 기존에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내장형 embedded 음성합성기를 이용했거나, 녹음된 메뉴이름(만)을 지원했거나, 혹은 그냥 번들로 제공되는 PC용 음성합성기가 MP3 파일을 만들어 줘서 그걸 플레이어에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는 정도였다. (앞의 사례들은 기억이 확실치 않다...) 그에 비해서, 이번에 애플에서 지원하는 방식은 조금 특이한 구성을 가지고 있다.

Spoken Menu - New Feature on iTunes 8 and iPod nano
이 기능은 새로운 4세대 iPod nano를 iTunes 8에 연결시켰을 때 사용할 수 있으며, 왼쪽 그림과 같이 연결화면에서 아래의 4번째 옵션(고해상도 이미지가 없다... 그만큼 관심들이 없는 듯 -_ㅜ )을 보면 "Enable spoken menus for accessibility"라는 항목을 체크할 수 있고, 이를 체크함으로써 iPod에 들어있는 메뉴와 곡명에 해당하는 음성파일을 PC에서 합성(이때 MS Windows에서도 Mac OS X에서도 기본 제공되는 음성합성엔진 형식을 사용하게 된다!)해서 iPod에 다운로드하게 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서 iPod의 용량이 다소 줄어들게 되고 (각 곡명이나 아티스트에 대한 것일테니 그다지 크진 않겠다) 음성합성과 추가된 음성파일의 다운로드를 위해서 Sync 시간은 좀더 늘어나게 된다.

이렇게 iPod + iTunes라는 시스템을 이용해서, 그것도 시스템 기본사양인 음성인식엔진을 활용함으로써 합성음의 품질도 보장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제공된다는 것은 Voice UI 입장에서 무척 고무적인 일이다. 비록 많이 향상되었다고 하지만 음성합성을 위한 DB의 용량이 곧 합성음의 품질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생각해 보면 (많이 주관적인 기준이 되겠지만, '듣기 좋은 소리'로 그럭저럭 용납되기 위해서는 압축과 최적화를 거친다고 해도 1GB 이상이 필요하다고 보면 된다) embedded 버전의 음성합성은 아무래도 DB 용량과 이를 관리하기 위한 CPU의 효율성에 있어서 한계가 있다. 하지만 PC에 설치되어 있는 비교적 고사양의 음성합성기를 사용함으로써 (이것마저 충분히 듣기좋은 소리인지는 잘 모르겠고, 무엇보다 고유명사와 은어가 난무하는 음악의 곡명 등에 최적화되기는 불가능하지만;; ) 좋은 음성을 서비스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애플은 왜 이런 접근성에서의 큰 향상을 이루어 놓고서는, 그렇게 대충 발표하고 넘어간 것일까? iPod touch나 classic에는 못 넣고 nano에만 넣은 게 미안해서? 발표를 듣는 사람들이 대부분 눈이 잘 보이는 일반적인 프로그래머들이어서? 아니 아무리 그래도 이 정도 노력을 기울였다면 "주머니에 넣고도 조작할 수 있습니다!" 라는 핑계를 대서라도 대서특필 했어야지! ㅡ_ㅡ=3 응?



가만 ... 그러고보니, 한가지가 더 마음에 걸리기 시작한다. 이번에 함께 발표된 iPod의 기능 중 하나로 'Voice Recorder'를 넣었다. 사실 뭐 대단할 것도 없는 기능이고, 기존에도 마이크와 함께 파는 3rd party software를 사면 사용할 수 있었던 기능이다. 물론 기존의 iPod에는 마이크가 없었기 때문에, 이번에 함께 발표된 이어폰 2종류는 볼륨조절, 재생, 멈춤, 앞뒤이동 기능이 달린 컨트롤러 뒷면에 마이크가 포함되어 있는 채로 출시되었다.

Headphone with microphone ... for nano?Voice Recorder on Mic-less iPod nano 4G

애플이 마이크라는 하드웨어 단가상승을 감수하고 넣은 게 기껏 음성을 녹음할 수 있는 기능이라고? 그 이어폰을 '우연히' 음성입력이 별 필요없고 분명히 니즈도 크지 않은 iPod nano와 함께 발표했다고? 그나마 음성인식기능은 기본 탑재되어 있고 마이크 달린 이어폰은 돈 주고 사야 돼? 애플이 이렇게 생뚱맞은 기능이 추가되는 그런 기획을 하는 회사였던가?

그럴리가 없다... 뭔가 있어... -_-+ ☜ 애플빠돌이 ㅋㅋ

물론 간단히 생각할 수 있는 것은, 헤드폰과 iPhone과의 관련성이다. 이번 발표는 주로 iPod 위주였고, 따라서 iPhone의 핸즈프리 hands-free set 로도 사용할 수 있다고 굳이 언급하지 않았을 뿐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다. 물론 사실 그도 그렇겠고 나름대로 기대되는 조합이지만, 왜 하필 nano와 함께 발표하게 된 걸까?



순전히 나의 개인적인 기대일수도 있지만, 어쩌면 조만간 iPod nano는 주머니 속에 넣은 채로, 음성인식을 통해서 조작되게 되지 않을까 싶다. 혹시나 싶어서 특허를 뒤져보니 음성인식과 음악감상을 연결시킨 것은 사실 찾아볼 수 없었다. (단지 위의 음성메뉴 기능은 2003년에 출원했다가 아직 등록이 안 되고 있다;; ) 그냥 죽은 VUI XX 만지기가 될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이번에 발표된 내용에 숨어있는 이야기를 조합해 보면, 다음 애플의 주요 발표에 과연 어떤 것이 들어갈지, 혹은 최소한 App Store를 통해서 출시될 제품들이 이 마이크를 이용해서 어떤 짓을 할지가 무척이나 기대된다. 특히 일전에 iPhone에 음성인식기를 넣은 사람들, 모든 iPod에 적용되는 표준화된 마이크를 보고 얼마나 눈을 반짝이고 있을지는 익히 상상이 된달까. ㅎㅎ


... ㅠ_ㅠ (註: 피눈물)
Posted by Stan1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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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9.16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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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내용은 저랑 술마실 때나 이야기하시면 안 될까요? 큼.
    • 2008.09.16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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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ㅋ 왜~. 술마시면서 할 이야기는 이런 게 아니라고요. 크흑. OTL...
  2. 씨피
    2008.09.17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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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흥미로운 생각이세요~
    지난번에 iPhone을 해킹했던 회사는 Nuance에 인수된걸로 알고 있는데요..
    Nuance에서 발빠르게 움직여줄지 모르겠네요 ^^;;
    만약 VUI 기능이 들어간다면,
    단순히 Play/Stop이 아니라
    노래제목까지도 검색해주는 기능이 포함되겠죠?
    기대되네요 ^^
    노래를 왕창 넣어놓고 그때그때 마음대로 들을수 있고,
    허밍으로 찾을수도 있으면 더 좋겠네요 ㅎㅎ
    • 2008.09.17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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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악인식도 유용한 응용사례가 되겠죠. 저처럼 음치/박치인 경우에는 못 쓰는 기능이겠지만. -_ㅜ

      아마 음악재생을 직접적으로 조작하는 건 음성으로 하는 것보다 리모컨이 편할테고, 노래/아티스트/장르/플레이리스트 같은 쪽의 어플리케이션이 좀더 VUI의 특장점을 잘 살린 주요 사례가 될 겁니다. 문제는 꽤 방대한 음악DB에 따르는 인식속도의 저하일텐데, MP3 Player치고는 빠른 CPU를 쓰고 있으니 충분히 가능할 꺼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
  3. chokmah
    2008.10.02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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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흠.. 합성음을 생성해서 넣어준다는 거군요.
    차후엔 주인 목소리로 바꿔주려나..

    개인적으로 VUI의 가장 맘에 들지 않는 모습이
    말하기 전에 뭔가 큐를 줘야한다는 거예요.
    특히 대부분 어느 버튼 하나에 매핑해서
    꾸욱 누루고 발성하도록 되어있는데..
    영 어색하고 긴장되는 것이 자연스럽지가 않더라구요.
    저는 보통 이렇게 되거든요.
    "..아- 아- 그거 뭐더라... 맞다 그거! 그거! 그! 거!"
    ^^;;
    어쨋든!
    뭔가 더 해보려다가 안 됬거나
    조용히 넘어가서 담에 얘기하고픈 걸
    쿡- 찌로 계시는 듯.
    • 2008.10.02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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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걸 어떻게든 자연스럽게 하자는 게 우리 Hybrid VUI 모델의 목표였으니까요. ㅎㅎ VUI 관점의 접근 뿐만 아니라, GUI, AUI, PUI 모든 분야에서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이를테면 그냥 마이크 입력을 캐슁+시각화하다가, 발화 후에 사용자가 해당 명령 부분을 drag 하는 방식은 어때요? ... 불편하겠군요. OTL 그래도 대안은 될 듯. ㅋ

      전 거기 떠난 후엔 VUI 손도 못 대봤어요. 그냥 예전에 어깨너머로 배웠던 이것저것 닥치는대로 지리면서, 정작 본업(?)이 된 game UI는 집중하지 못하고 있는 중입니다. ㅠ_ㅠ
  4. 2009.03.17 0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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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포스팅... 어쩌면 대박 적중할지도. ㅡ_ㅡ;;;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09&no=165478

    어차피 언젠가 누군가 갈 방향이니까 뭐 신통하달 것도 없지만, 그래도 정말 실현돼서 모범사례 하나 나와줬으면... 그 다음부터 "VUI는 원래 이래요"라는 소리를 들을 생각하면 속이 다 쓰리지만서도. -_ㅜ
    • 2009.03.18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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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rrrrrggggggh. Maybe next time. :,(

      어쨋든 발표된 iPhone OS 3.0은 이제 하나의 PC라고 해도 될 정도... 업그레이드될 8월이 기다려진다!

Welcome to Dundee City Council - in various language
Welcome to Dundee City Council - in sign language

BrowseAloud supported for the visually challenged persons
Large font size supported for the visually challenged persons


위의 그림들은 Dundee City Council 홈페이지에 가면 늘 떠있는 것들이다. 일전에도 이 동네에서 소수자들의 인권을 얼마나 신경쓰는가에 대해서 몇번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 이 쪼만한 도시에서 분명 소수에 주장도 강하지 않을 외국인과 장애인을 위해서 이만큼 씩이나 애쓴다는 게 참 신기하다.

아래는 홈페이지를 캡춰한 것... 위의 아이콘들을 찾아보자. (응? -_-;; )

Home
웹사이트 중 여러 말로 바뀌는 애니메이션 배너를 누르면 나오는 페이지

이 웹사이트에는 이 외에도 BrowseAloud의 설치 및 사용방법에 대한 페이지라든가, 웹페이지의 접근성에 대한 별도의 페이지W3C의 WAI 가이드라인을 기준으로 전문적으로 제시되어 있다던가, 보통 크기의 글자 외에도 큰 글자를 지원한다든가, 화면 가로해상도가 1024 픽셀이 아니라 800 픽셀일 경우를 위한 레이아웃을 지원하는 등 애를 많이 쓰고 있다. 한때 웹디자인의 접근성에 대해서 목아프게 설교했던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감동적인 수준이랄까.

웹 디자인 자체는 도시 규모에 맞게 뭐 그만저만 하지만, 그 관리자의 의식만큼은 이제까지 내가 '들여다 본' 어떤 사이트 - BBC나 NYT를 포함해서 - 에도 뒤지지 않는 듯 해서 새삼 고개가 숙여진다.
Posted by Stan1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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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9.15 12:2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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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동의 도가니탕인데요 ㅠㅠ 왜 닭살이;
    • 2008.09.15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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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큰 회사에서는 큰 돈을 들여서 이런 노력을 해서 욕을 안 먹으려고 한다고 하지만, 작은 도시에서 이런 노력을 하도록 만드는 이 사회의 시스템이 궁금해집니다. :)

장애인을 위한 디자인에 관심을 가져본 사람이라면 이런저런 선진국의 사례와 우리나라를 비교할 일이 많다. 장애인들을 일컫는 호칭의 발전사에서 시작해서 온갖 법규와 공공시설물들, 공식적으로 자리잡은 사람들의 배려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다양한 사례가 있을 것이다.

에딘버러로 가는 기차 안에서 본 장애인의 기차이용에 대한 안내서는, 장애인에 대한 배려가 아는 사람만 아는 구석진 이슈가 아니라 대대적으로 홍보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이 정도로 배려받는 집단이 장애인이라면, 실제로 그에 속하지 않는 사람들을 '비장애인'이라고 불러도 될 것 같다.

<Disabled Persons Railcard> flyer by UK National Rail<Disabled Persons Railcard> flyer by UK National Rail<Disabled Persons Railcard> flyer by UK National Rail

그저 장애인을 위한 시설을 구석에 한두개 갖춰놓고는 할 일을 충분히 했다고 생각하기엔, 이 사람들은 또 한단계 더 앞서나가고 있는 것 같다. 장애인 배려에 대한 정치적인 관점에 대해서는 왠만하면 중립적인 입장을 지키고 싶긴 하지만.

Posted by Stan1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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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8.12 06:4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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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흠..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 장애인의 인권이 어떻고 평등이 어떻고 또 비장애인 장애인이 어떻다는것을 논하기에는 멀었다고 생각되네요.. 하지만 멀었다고 넋놓고 있으면 안되겠죠.. 언젠가는 꼭 우리가 꿈꾸는 그날이 올꺼라 믿습니다.^^
    글 잘보고 갑니다.
    • 2008.08.12 17:1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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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심있는 분을 만나서 반갑습니다.


      저는 장애인 인권[접근권] 운동이, 사람들의 마음을 바꾸는 것에서 시작했으면 좋겠습니다. 그게 시설이나 제도에서부터 시작해야 되는 거라면 어쩔 수 없겠지만, 사실 그보다 특히 대중매체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있지 않을까 싶어요. ('정부가 시켰어요'라고 써있는 듯한 공익광고 말고 말이죠) 대중들 사이에 장애에 대한 균형잡힌 인식이 자리잡히면 시설과 제도는 당연한 것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유니버설 디자인이라는 것이 참 듣기는 좋았지만, 아무래도 마케팅의 수단으로 쓰이는 것 외에는 그닥 좋은 사례가 없는 게 사실이다. 사실 모든 사용자 인터페이스의 목적은 유니버설한 것에 있고, 뭐 모든 디자인의 용도는 쓰이는 데에 있으니 UI와 무관하지 않고... 그렇게 따지자면 세상 디자이너라는 사람들 중에 UI 안 하는 사람이 없고, UD 안 하는 사람도 없는 셈이다.

그래도 UD 사례로 언급되는 제품들이 꽤 있는데, 그 중 유명한 것으로는 일본의 세탁기나 미국의 굿그립(OXO Good Grip) 같은 게 있다. 그리고 오늘 한가지를 더 추가할 수 있게 됐다.

Ketchup Bottle and Universal Design
Ketchup Bottle and Universal Design

 
Ketchup Bottle and Universal Design

 
Ketchup Bottle and Universal Design


바로 H모사(자료의 공정성을 위해서 병을 뒤집었다 -_- )의 플라스틱 튜브 병인데, 처음에 구입해서 떼어내야 하는 비닐마개를, 떼어내기 쉽도록 별도의 손잡이 처리를 해 두었다. 사실 생각해 보면 저 비닐마개가 안 떼어져서 손가락을 곤두세우면서 신경질을 내야 했던 게 몇번이나 있었던 일인데, 특히 나이드신 분들이라면 그 불편함은 더욱 심했을 거다. 저렇게 두 겹으로 만들어져 손잡이를 제공해준 덕택에, 속마개를 쉽게 뗄 수 있었다.

이건 마치 UD 사례 중 한가지인, 잡기 쉽도록 플라스틱 손잡이를 붙여놓은 수은전지를 떠올리게 했다. 아주 작은 불편을 해결해준 아주 작은 배려지만, 이걸 쓰는 사람은 당분간 (-_-; 익숙해지면 당연해지기 마련이다. 저 나사 방식의 뚜껑이나 짜서 쓰는 플라스틱 튜브가 그런 것처럼) 무척 고마와하게 될 것 같다.

정작 크게 돈을 벌어들였다든가 하는, 자랑할만한 사례가 없는 유니버설 디자인 분야지만, 뭐 그건 사실 UI도 디자인도 마찬가지고 ㅡ_ㅡ ... (디자인 덕택에 제품이 잘 팔렸다는 사례를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마음을 가라앉히고 찬찬히 생각해 보시길) 그래도 이렇게 UD 본래의 정신을 계승하고 있는 사례를 본다는 것은 훈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뭐 이제 누누히 변명할 거 없지만, 이 글 역시 스크랩일 뿐이다. -_-;;;

사흘간의 경험을 더 쌓은 후에 추가:
알고보니, 여기는 슈퍼에서 파는 우유나 쥬스 등 '속뚜껑'이 있는 물건들은 죄다 저 방식을 취하고 있다. 그냥 일반적인 방식인 모양이니 H사에 대한 호감은 조금 감소. 그래도 모든 속뚜껑을 이렇게 통일시킨 것도 참 대단하다면 대단하다. 누군지 돈 좀 벌었겠네... 발명한 사람이든 양산기계 만든 사람이든.
Posted by Stan1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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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영현
    2008.08.05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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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은전지에 손잡이를 붙여놓은건 전지가 작을때 절실하게 필요하더라구요.
    보청기용 수은전지는 진짜 수은이 몇방울이나 들었나 싶게(-_-) 작은데, 보통 보청기를 사용하시는 분들은 나이든 분들이 많잖아요. 쓰고나서 따로 보관할 때도 좋구요~
  2. Stan1ey
    2008.08.06 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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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죠? 좋은 UD 사례를 보는 건 참 훈훈해지게 만드는데, 정작 뭐 하나 만들어 끼워넣으려고 하면 왜 이렇게 힘든지 모르겠습니다. ㅎㅎㅎ

영국에서 첫세탁을 위해 세탁기를 돌리려고 세제통을 집어들었다가, 한국에서는 보지 못한 표시가 있는 걸 발견했다.

Laundry Instruction with Water Hardness

물의 성질이 연수(漣水; soft water)인지 경수(硬水; hard water)인지에 따라 세제를 얼마나 넣어야 하는 지가, 영국 지도에 표시된 지역별 물의 성질(대체적인)과 함께 표시되어 있는 거다. 땅덩어리가 우리나라보다 넓어봐야 얼마나 넓은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땅덩어리에 비해서 사는 사람은 우리보다 적으면서 이런 걸 다 신경썼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사실 저 위에 soft water 지역에는 사람이 영국인구의 1/10 정도나 살고 있을까? ... 내가 살고 있으니 그저 감사할 따름이지만. ( _ _ )

세탁기를 돌려두고 길을 나섰다가 눈에 띈 또 하나의 간판.

Sign for Diabled Person on Small, Small Store

이곳 시내에서 좀 벗어난 곳에 있는, 테이블 RPG 카드게임을 주로 취급하는 듯한 가게에 붙어있는 안내문이다. 외국에서 장애인을 위한 시설을 꼼꼼하게 설치해 놓는 것은 물론 친절하고 명확하게 표시해 놓은 것은 여러번 보고 감명받은 적이 있지만, 좀 커다란 테이블 하나 들여놓으면 꽉 차는 조그마한 가게에서 보게 된 안내문이라 더욱 감명이 깊었달까.

이런 종류의 가게는 진짜 매니아들과 호기심 많은 입문자 몇명, 그리고 무엇보다 그저 이 일이 좋은 주인의 열정으로 운영되는 곳이고, 규모로 보나 뭘로 보나 장애인을 위한 별도의 시설을 갖출 수가 없는 형편일 것이다. 그런데 - 그게 법적인 제재가 있어서든 자발적이었던 간에 - 이렇게 "어쨌든 도움이 필요하면 staff한테 문의하세요"라는 안내문을 올려놓을 정도의 개념이 있다는 것은 참 대단하다 싶었다.



물의 성질과 같이 일반인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고 감으로나 알 수 있는 내용이 사실은 제품의 역할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면 꼼꼼히 설명해 준다거나, 장애인을 위한 안내문과 같이 가게가 작다거나 어차피 주고객이 아니고 시설도 없다던가 하는 핑계를 대지 않고 안내문을 붙여놓은 것을 보면서, 사회의 다양한 측면들을 되도록 많이 포괄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할 때에 이런저런 핑계를 대면서 대충 뭉뚱그려 넘어가거나 관련 법을 회피하거나 가급적 최소한도로만 적용하려는 데에 급급하는 업무자세와는 많이 다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P.S. 저녁부터 비가 좍좍 오는 바람에 빨래가 잘 안 마른다. 젠장. ㅡ_ㅡ;

Posted by Stan1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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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영현
    2008.08.04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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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조기하나 사세요(영업中 -_-)
    그나저나 벌써 가셨군요 인사도 못드렸네요-
  2. 2008.08.04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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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사야 이렇게 자주 하죠 뭐. ㅎㅎㅎ 그리고 건조기 정말 필요합니다. -_- 이 동네에서는 아예 기초적인 생활가전으로 자리잡은 듯 하던데, 어떤 모델이 좋은가 보고 있어요. 그 회사 제품은 본 적이 없는뎅. ㅋ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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