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시리즈 글이 아닐 뿐더러, Part 2 - 그 후의 이야기를 언젠가 쓰면 좋겠다 싶긴 했지만 이런 소재로 쓰게 될 줄은 몰랐다.

NTT Docomo의 ePaper 버튼 휴대폰

언제나 사실은 간단명료하다.
"키 탑은 투명한 수지로, 개개의 키아래에 전자 페이퍼가 설치되어 있다. 전원 오프 상태에서는, 전원 키만이 표시되고 있다. 전원 키를 눌러 대기 모드가 되면, 통상의 휴대전화와 같이 아이콘이나 숫자가 키에 표시된다. 메뉴 선택시에는 십자 키의 표시가 아이콘으로부터 화살표로 바뀌어, 계산기 모드에서는 십자 키가 사칙 연산용의 표시가 된다. 또, 메일 입력시에는, 히라가나, 카타카나, 영문자, 숫자의 각각의 모드에 응해 표시가 바뀐다. (중략) 「그 때 필요한 만큼의 버튼을 전자 페이퍼에 표시하므로, 헤매는 것이 없고 알기 쉽다. 편안한 폰과 같은 유니버설 휴대폰으로 하고 싶다」(기획 담당자)"
http://journal.mycom.co.jp/articles/2007/10/03/ceatec4/index.html

그리고 그 뒤의 이야기는 일일이 쓰자면 참 꾸적지근하다. 그래서 안 쓰련다.

어쨋든... 앞의 글에서 언급했던 pre-use와 in-use를 적당한 기술을 사용해서 잘 배합한 물건이 나왔다. 다음 몇가지 사진을 스크랩하는 걸로 힘들었던 하루 말미의 충격을 대충 흐려버리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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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색 2톤의 ePaper지만, 몸체 색상에 따라 색상을 달리 해서 일체감을 더했다.

기능 시마다 표시되는 내용이 바뀌어 총 4가지 표시가 가능하다.



클로즈업 샷 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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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071008 : 다른 소스 (몬스터 디자인) ----------------
사용자 삽입 이미지


키 덮개가 없는 상태의 사진을 봐서는, 돔키의 해결방안을 아직 못 찾은 디자인 목업일지도 모르겠다. 조금은 희망이 있는 건가...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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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할아버지의 행보가 나는 불안불안하기만 하다. 심리학자로서 나름대로 경력을 쌓다가 난데없이 일상의 물건들에 대한 소고를 정리해서 책으로 내면서 (the psychology of everyday things) 딱이 이론이 없던 UI 업계에 영웅으로 등장하더니, 그 후로도 잇달아 UI 업계를 효용성(things that make us smart)에서 기술(invisible computer)로, 다시 감성(emotional design)으로 뒤흔드는 저서를 연달아 발표했다. 그 와중에 심리학계에서는 다른 사람의 연구를 껍데기만 인용해서 민중을 현혹시키는 이단아로 불리고 있었고...

심리학자에서 UI 컨설턴트로의 변화에서 예측할 수 있었어야 하겠지만, 최근 KAIST에서 있었던 이 할아버지의 발언 - "사용하기 쉽게 만든 냉장고가, 그래서 더 많이 팔리더냐" - 은 결코 잔잔하지 않은 파문이 되고 있다. 기업 경영과 실무 현장에서의 관점으로 쓰고 있다는 그 책(만화로 된)이 언제쯤 출판될지는 모르지만, 그동안 UI 컨설턴트로 여기저기 불려다니면서 볼꼴 못볼꼴 다 본 입장에서 조금 시니컬해질 때도 됐다고 본다.

진짜 UI는 철학일 뿐일까.

뭐 여기까진 전체 맥락과 상관없는 서두일 뿐이고, -_- 이 할아버지가 요새 재미있는 컬럼 2편을 <Interactions>에 연달아 발표했다.

UI Breakthrough Part 1. Command Line Interfaces (2007.5-6.)
http://www.jnd.org/dn.mss/ui_breakthroughcomma.html

Don Norman - UI Breakthrough 1 Command Line Interfaces.mht


UI Breakthrough Part 2. Physicality (2007.7-8.)
http://www.jnd.org/dn.mss/ui_breakthroughs2phy.html

Don Norman - UI Breakthrough 2 Physicality.mht


대충 성의없게 요약하자면, 다음으로 닥쳐올 UI 혁명은 오히려 기본으로 돌아가는 방향이 될 것이며, 그 첫번째는 예전 DOS와 같이 명령어를 직접 입력하는 방식이지만 검색 기술과 속도의 향상에 힘입어 훨씬 강력해진 형태가 될 것이며, 두번째는 물리적인 행위를 통해 제품을 조작하되 강화된 제품의 지능으로 세세한 조작은 제품이 알아서 하는 것을 뜻하는 것이다.

흠... 이 두가지가 차세대 UI Breakthrough라고? 몇가지는 알면서 이야기하지 않은 것 같고, 몇가지는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 같은... 그런 느낌의 글이다.


1. Command Line Interfaces

  • 이미 타이핑되는 입력 중 문자입력이 아닌 것을 잡아서 특정 명령을 수행하는 프로그램은 나와있다. (이미 컬럼에 쓴 후 Norman도 제보를 받은 듯)
  • 애당초 DOS 시절에 문법이 어려워 못 쓰던 것은 여전히 문제로 남아있는데, 자연어 처리보다 독특한 검색 문법을 강조한 이유는 뭘까?
  • 기왕 제한적인 문법이라면 Voice UI 좀 언급해 주시지... (굽신굽신)
  • 어쩌면 이게 pseudo natural language와 연결될지도 모르겠다.

2. Physicality

  • Tangible UI 구먼 -_-;
  • Physical Computing 이구먼... -_-;;;
  • Haptic/Tactile input/feedback에 대해서는 수많은 특장점과 제한점이 있는데, 어째 하나도 언급하지 않고 서문만 읊으시나...



뭐 결국 이 할아버지 또 점 하나 찍으시는구나... 하는 마음에 감히 샘나서 몇마디 섞어보지만, 결국 이 두 컬럼은 여기저기서 인용하게 될 것 같다.

쩝.

완전 닭 쫓던 개 신세네 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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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0.07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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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성 인식 쪽 하시나 봐요? KAIST에서의 발언은 참 신선하군요 ^^;; command line interface 글에 대한 저의 글이 있어서 트랙백 걸고 신고합니다.
    • 2009.10.08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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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I쟁이인데, 어쩌다보니 음성인식이나 다른 이런저런 기술을 개발하는 분들과 같이 일하게 돼서 어깨너머로 배우고 고민하고 했더랬습니다.

      UI 분야가 처음에는 꽤 구체적이고 수치화된 목표가 있어서 디자인에서 관심을 갖게 되더니, 점점 emotional이나 최근에는 또 sociable을 내세우면서 결국 디자인의 본원(느낌?아트?)으로 돌아가는 것 같습니다. 이제는 공공연히 그렇게 말하는 사람도 있고 말이죠. UX라는 표현도 그 일환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결국 노먼할배가 말했듯이 "팔리지 않으면" 의미가 없으니 그런 거겠죠...

      왠지 수십년전 Victor Papanek의 입장이 떠오르네요...

UI의 역사는 버튼과 레버와 밸브에서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껏해야 빤히 보이는 작대기 하나 바퀴 한두쌍이 대부분 도구의 모습이었던 인류에게 맨손으로는 통제할 수 없는 무언가의 힘 - 증기, 가스, 기름, 전기 - 을 버튼과 레버와 밸브로 조작할 수 있게 한 게 화근이었으니까. 이런 걸 조작은 해야 쓰것는데 직접 어쩔 수 없으니 중간에 '조작장치'를 넣었고, 그게 이전처럼 빤히 보이는 방식이 아닌지라 슬슬 인생들이 피곤해진 거다.

그 이후 나왔던 다양한 (결국은 비슷한 원리지만) 조작장치들 중에서 특히 전기적인 흐름을 잇거나 차단하는 버튼 - 스위치가 좀더 올바른 표현이겠지만, 이 글도 사용자 중심으로 쓰여졌다..고 치자. 응? - 은 가장 최근의 휴대폰에서조차 수십개나 정렬해서 그 위용와 정정함을 자랑하고 있다. 무려 100년이 넘도록 PUI 분야를 점령하다시피 해 왔고, Zog Shuttle 처럼 한두번의 반란시도가 있었으나 결국은 대세를 넘겨주지는 않았다. 심지어 GUI라는 놈이 나왔을 때에도 그 이름을 강요해서 화면 상의 '버튼'들이 나오지 않았나.

This is not a button.

그냥 재미있는 사례지만, 아프리카에서 GUI를 처음 접한 사용자는 화면 상의 '버튼 모양 그림'에 "버튼이 아니다"라고 반응했다고 한다. 사진은 ACM SIGCHI 2007 기조연설 중에 촬영한 것.



그런데, 이제 이런 버튼의 시대도 슬슬 저물어 가나보다.

아마도 탁상용 스탠드의 전원에서 시작해서 B&O의 오디오에서 볼륨 조절로 가능성을 높이고, 분명히 아이팟 시리즈(1세대를 제외한)에서 대중화된 "터치감지" 방식의 역적모의가 이전의 시도들과 달리 제대로 먹혀들고 있는 것이다.

물론 그 대표주자는 아이팟과 아이폰을 언급해야 하겠으나, 슬슬 식상하다. 그 이전에 수많았던 터치 제품들은 대부분 실패했으나 (음.. 탁상용 스탠드는 예외로 하자), Apple이 iPod에 터치센서를 적용 - 2002년 7월 발표된 2세대 iPod - 한 이후로, 눈에 띈 몇가지 '탈 버튼' 제품을 골라보자면 다음과 같다.


(1) BeoCenter 2 by Bang & Olufsen (2004.3)
BeoCenter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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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ng & Olufsen 에서 나온 BeoCenter 2에는 iPod ClickWheel의 쌍동이라고 볼 수 있는 'soft touch control pad'가 보인다. 이 제품에서는 금속판에서 터치를 감지하기 위해서 열센서가 쓰였으므로, iPod의 capacity 방식과는 기술적으로 차이가 있지만, 결국 사용자 입장에선 마찬가지라고 본다.



(2) SCH-S310 by 삼성전자 (2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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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비트박스 폰'으로 많이 홍보된 3차원 동작인식 폰이다. 이 제품이 비싼 광고모델(덕택에 결국은 '에릭 폰'으로 가장 흔히 불렸다 ㄷㄷ)에도 불구하고 크게 히트치지 못한 이유 중 하나는 바로 터치 버튼을 기용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상품기획을 하는 입장에서는 이것도 센서 저것도 센서니 같이 넣자는 식이었을지 몰라도, 결국 이쪽에서 나온 문제점과 저쪽에서 나온 문제점이 시너지(?)를 일으켰으리라는 것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내 기억이 맞다면, 휴대폰의 주요 버튼에 대거 터치 방식을 기용한 것은 이 모델이 처음이다. 요컨대 지나친 모험이었다는 거겠지. (삼성으로선 이례적인 일이었고, 이 모델이 두드러지지 못한 것은 예전 '본부 폰'에서의 경험과 같이 소위 '요요현상'을 가져왔다. -_-a;; )


(3) IM-R200 by 팬텍계열 (2007.5)
IM-R200
이 모델에 대해서는 정말 할 말이 많지만, 일단은 간략하게?만 하자면... 여하튼 휴대폰의 슬라이드 아래쪽에 또 하나의 터치방식 LCD를 넣는다는 것은 상용화 수준에서 매우 획기적인 일이었다. 회사에서 정한 'active touch keypad'가 광고에서 "매직키패드"로 지칭되고, 게다가 편리성은 내팽겨쳐지고 바람피다 들킨 현장을 모면하려면 현혹수단으로 변질되면서 이 좋은 제품 역시 내팽개쳐진 감이 있다.

IM-R200의 키패드 모음

터치 스크린을 사용함으로써 단순한 숫자패드외에 문자입력시엔 문자키패드, 이모티콘 입력시엔 이모티콘 키패드 등을 크기와 배치에 어느 정도 자유도를 주면서 배치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도 훌륭했지만, 그 와중에 터치 피드백을 넣어 (그 진동의 품질은 논외 -_- ) 버튼의 클릭감을 대체하려고 했으며, OLED를 사용함으로써 배터리 소모를 최소화하려고 노력한 점은 정말 높이 살 만하다. 시각적인 피드백에도 (다소 그래픽에 치우치긴 했지만) 신경을 많이 썼다. (위에서 키패드 이미지가 안 좋은 것은 회사가 욕을 먹어야 한다. 명색이 제품 컨셉인데 웹사이트에 제대로 된 이미지 하나 없어서 플래쉬 애니메이션에서 하나하나 캡춰해야 했다! -_-+=3 )

결국 야외에서 버튼이 -_-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치명적인 단점이 된 모양이지만, 그래도 이런 제품이 많이 나와줘야 UI 하는 사람들이 신나지 않을까. 아니, 물건이 많이 팔려 회사에 보탬이 된다는 뜻이었다. ㅡ_ㅡa;;


(4) MotoROKR E8 by Motorola (2007.9)
MotoROKR E8 휴대폰
마지막으로 이 글을 쓰는 계기가 된 ROKR의 후속모델이다. 뭔가 진일보한 모습이 보이는가? 앞의 팬텍 휴대폰이 터치의 탈버튼성(물리적인 배치과 표시의 제약이 없음)을 어필하기 위해서 OLED 화면이라는 최의은(=극단적인) 방법을 채택한 데 비해서, 이 제품은 back light의 on/off를 조절해서 필요할 때마다 필요한 버튼만을 (시각적으로) 활성화시키는 방법을 쓰고 있다. 상당히 경제적인 방법이랄까...

여기에 적용된 터치 휠 방식이 'Omega Wheel'이라고 하는데, 모양이 "Ω"라는 것 외에 뭐가 다른지는 차차 알아볼 생각이다.
Kameleon Universal Remote by Kameleon Technology

잘 보면 같은 공간 안에 어떻게 하면 여러가지 조작버튼을 넣을 수 있을지 고민한 흔적이 보이는데, 이렇게 제품 표면 상에 여러 버튼의 설계를 우겨넣는 방식은 과거 Kameleon 리모컨에도 있었고, 앞으로 e-Paper를 적용한 제품에서도 자주 볼 수 있는 트렌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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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tan1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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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hone의 UI는 훌륭하다.
멀티터치를 모바일 기기로 바로 적용하다니 기발하다.
역사와 전통의 GUI는 관록에서 우러나는 아우라가 뭔가를 보여준다.
순간순간 '훗~ 이건 어때?' 하는 듯한 화면 효과들은 감탄을 자아낸다.

하지만, 내가 iPhone을 직접 보고 느낀 것은 그런 감탄이 아니라, "이런 거라면 우리는 절대로 만들 수 없어!" 라는 좌절에 가까왔다. 그냥 훌륭한 작업에 대해서 경의를 표하기 위한 은유적인 표현이 아니라, 정말 우리는 못 만든다. iPhone을 해킹해서 이미지들을 가지고 와서 '똑같이 만들어 주세요'라며 들어와도 못 만든다.

왜냐구? 지겹지만 iPhone 동영상 하나 보자.



그냥 물 흐르듯 지나가는 동영상이지만, UI 설계를 해본 사람이라면 왠지 모를 위화감이 느껴질 것이다. 뭔가 내가 만드는 UI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참고로 우리나라 대부분의 회사에서 UI는 다음과 같은 형식의 수백쪽짜리 문서를 UI팀과 개발팀이 공유함으로써 이루어진다. (적어도 아직은 그렇다. 다른 협업방식이 몇가지 제안되고 있기는 하지만...)

일반적인 UI 설계문서의 형식

여기 질문이 있다: 이 방식으로 iPhone의 UI를 설계할 수 있을까?

다시 한번 위의 iPhone 동영상을 보자. 손가락에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는 GUI widget들이 보이는가? Slide to unlock의 슬라이드 버튼은 중간에 손가락이 떨어지면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다. 목록들은 상하좌우 어느 쪽이든 손가락이 움직이기 시작한 순간 함께 움직이며, 멈추면 함께 멈추고, 손가락으로 튕겨주면 어느 정도 흘러가다가 멈춘다. 매순간 애니메이션은 어느 하나 건조하게 크기만 바꿔주지 않고, 애니메이션의 기본이라는 "Squash & Stretch" 원칙에 충실하게 움직이고 있다.

요컨대 화면-입력-화면이라는 방식으로는 도대체 설명이 되지 않는다. 개발자가 그래픽 능력과 애니메이션 센스를 갖춰서 혼자 만들지 않았다면 이건 대체 어떤 팀웍을 거쳐서 만들어진 것일까? iPhone의 UI를 처음 본 순간부터 지금까지 이런 UI는 어떻게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일지 고민해 보지만, 지금까지는 딱이 해답을 모르겠다.



iPhone을 보면서, 만일 우리가 멀티터치 입력을 가지고 같은 물건을 만들었다면 우리는 화면-입력-화면의 순서를 지켜서 멀티터치 입력이 들어오면, 즉 입력이 끝나면 다음 화면을 뿌리는 천편일률적인 모습이 됐을 꺼라고 생각했었는데, 엊그제 등장한 동영상이 나의 이런 가설(?)을 확인시켜주고 말았다.



같은 터치스크린을 적용한 휴대폰이라지만, 이건 사용자와 기계 간의 탁구에 가깝고, iPhone의 그것은 사용자와 기계가 함께 주는 (그것도 사용자의 리드를 통해서) 댄스에 가깝다. 핑퐁과 땐스라... HTI 설계를 생각하면서 기계를 사용자의 적(상대방?)으로 생각할지 파트너로 생각할지에 대한 차이인가? 흠.. 어쨋든.

열심히 보고 함께 고민해 주었으면 좋겠다. 이 작은 찰나의 차이가 얼마나 뒤따라가기 힘든 능력의 차이이고, 또 얼마나 큰 품질의 차이를 만들어내는지...

... 아. 어쩐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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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의 기사 전문

관련글1: "만약 아이폰(iPhone)이 성공을 거둔다면 최대의 희생자는 제품 디자이너들이 될 것이다.
http://news.hankooki.com/lpage/health/200707/h2007071918012584530.htm

관련글2: 임근준(이정우)님의 블로그에 올려진 글
http://chungwoo.egloos.com/1605540

(글을 다 쓰고나서야, 위의 원작자 블로그를 찾아 원래 의도한 제목이 'iPhone과 제품 디자이너의 종말'이었음을 알았다. 한가지 이슈에 대해서라도 비슷한 관점을 가진 사람을 조우하는 것은 참 즐거운 일이다)

위 글에서 인용하고 있는 잭슨 홍의 관점은, iPod 이후로 제품디자인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마다 주장되어온 내용이다. 그냥 깔끔한 상자일 뿐인 iPod나 iPhone. 디자인의 승리라고 하지만 사실 디자이너는 스크린 상의 그래픽을 그린 사람뿐이다. (애플 로고를 디자인한 사람도 나름 상당한 기여를 하기는 했겠으나. ㅋㅋ)

아니, 이건 굳이 애플의 일부 제품에서 보이는 현상이 아니다.

TV나 PMP와 같이 '온통 스크린'인 제품디자인은 이미 그 등장에서부터 그 제품디자인에 종사하는 사람들로 하여금 왠지 모를 무기력감을 느끼게 했으며, 특히 LCD 같은 평판 디스플레이가 나오면서 앞면도 뒷면도 "그냥 좀 깔끔했으면 좋겠어요"라는 사용자의 의견에 따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반대로 스크린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인) 에어콘이나 냉장고의 경우에도 제품디자이너로서의 공간적인 창의를 기대하기보다 정체불명의 패턴을 인쇄하고, 거기에 구매자가 동할만한 이름을 붙여 광고하는 데에 급급하고 있다.

학생시절, 교수님은 "앞으로는 제품에 화면이 탑재된 것이 당연시되는 시대이므로, 제품 디자인과 GUI 디자인은 하나의 디자인적 접근을 취해야 한다"는 요지를 말을 종종 하셨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 말씀은, 조금은 낙관적인 전망이 아니었을까.


다시 위의 기사로 돌아가서... 여기서 말하는 '스크린 파괴 운동'이, 윌리엄 모리스 때만큼 크게 일어나게 될까? 당위성은 충분하지만, 디자이너들의 자존심이 그걸 허락할 것 같지는 않다. 이 중간자적인 입장의 디자이너 제군들이 디지털 중심의 제품디자인 분야에서 어떻게 자리잡을지 궁금하다.

그리고 스스로 디자이너(=styling expert)임을 거부한 소위 'UI 디자이너' 중 한 명으로서, 나는 또 어떻게 적응해야 하는 걸까.

Posted by Stan1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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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asktog.com/columns/070iPhoneFirstLook.html

위 Tog 본인의 글에 따르면, pinching gesture 자체를 자기가 Sun Microsystems에서 일하던 시절 고안해서 동영상으로 만들었다가 영상의 길이 때문에 짤리고(Starfire Project, 1992), 몇년 후 자기 책에서 아래와 같은 그림으로 제시했다고 한다. (Tog on Software Design, 1996, p.78)

Pinching Gesture
Hiroshi pops up the display on his notebook and pinches his workspace, shrinking it by 20 percent to reveal an abstract map of the room with an icon for each system in it. He slides the icon representing the new data onto Julie's computer.

이 사람이 Apple에서 일했던 것이 1978~1992년이니까, 아이디어가 먼저든 뭐든 특허도 안 냈다고 하고... 사실 동영상 만들어서 특허를 낼 수 있었던 시절이 있었는지도 모르겠고, 저 그림도 gesture를 말할 뿐 multi-touch를 염두에 두었던 것 같지는 않다.

여하튼 위 원글에서 Tog도 결론내리듯이, 이 모든 UI 상의 발전들이 다양한 fidelity를 갖고 분야 내에서 발전되어 왔다는 것은 여러 관점의 의미가 있는 일이다. 한편으로는 어느 정도 closed circle인 UI 분야에서의 public UI라는 생각도 들고 뭐 그렇지만(머릿속에 정리가 안 되고 있음), 다른 한편으로는 뭐 아이디어 먼저 내는 것에 집착하기보다 있는 아이디어 잘 조합해서 실용화를 위한 특허를 내고 상품화하는 게 훨씬 생산적이라는 생각도 들고... 그렇다. (역시 정리가...)



P.S. 저기 책에 나왔다는 문구의 'Hiroshi'가 혹시 그 Ishii 교수인가 해서 찾아보니, Ishii 교수는 1992년 박사학위를 받을 때까지 일본에 쭈~욱 있었던 것 같다. NTT Human Interface Lab.에서 뭔가 tangible UI 관련 작업도 한 것 같고... 그렇다면 학회에서 만났을지도 모르겠으나, 그런 인연으로 이름을 싣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 그럼에도 이런 UI의 사용자가 Hiroshi라는 것은 우연같지 않은 일이다.
Posted by Stan1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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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기응
    2007.03.29 0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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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ill Buxton선생께서 작년에 KAIST에서 세미나하셨잖아요.
    그때 Ishii 교수가 자기 제자라고 얘기했었던 것 같은데.
  2. 2007.03.29 08:1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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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랬나요? 흐음.. 그럼 Buxton쪽이 일본에 온 걸까나 -_-
    여하튼 오셔서 반갑습니다. ^_^

움직임 센싱을 이용한 조작방법은 1990년대 초반부터 시작되지만,
이를 명확히 스크롤에 적용한 것은 1997년 다음 논문입니다.
 
Design of Spatially Aware Graspable Displays
   David Small, Hiroshi Ishii  
   March 1997    CHI '97

눈문에 포함된 아래 그림을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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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Ishii라니, 그럼 Tangible인가?라는 생각 잠깐. -_-a;;
Posted by Stan1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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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의 iPhone 발표

2007.01.11 11:39

어떻게 이 사람은... 이 회사는 이런 일을 할 수 있고, 나는 그렇지 않을까? 패배주의라고 해도 좋지만 어제는 24시간 내내 그 생각을 하면서 지냈다. (내 월급을 주는 '사람'한테 뒤늦게 미안하다) 친구들과 이 사람 저 사람을 blame해 가면서 여러 관점에서 이야기해 봤지만, 결국 나는 조직의 문화..를 만든 사람들에게 그 영광??을 돌리고 싶다.

iPhone에 적용된 많은 기술들... 첫번째 키워드였던 'Revolutionary UI'를 만든 Multi-touch, 폰에 적용될 수 있는 대표적인 센서(근접/광량/중력), 인터넷과의 연동, ... 이 모든 게 우리가 지난 몇년동안 만들어서 사업부에 보냈다가 거부당한 아이템들이다. 사업부의 담당자는 자신의 '업'의 관점에서, 그리고 그 부서를 책임지는 '윗분'의 관점에서 이런저런 이유를 든다. UI 실무자는 거기에다가 '통신사'의 제약조건들을 모른다며 면박을 준다. 이런 문화를 만든 사람들은 - 그게 최고경영자가 됐든 중간관리자가 됐든 일하기 싫어하는 사원들이 됐든 - 이런 조직 문화가 자신의 회사를 부품회사로 전락시키고 있음을 알아야 할 거다.

이번 기조연설에서 잡스가 한 이야기 중에서, iPhone의 소개 자체 외에, 몇가지는 UI를 하는 사람으로서 굉장히 감동..혹은 부러운 장면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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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년 마우스라는 혁신적 UI를 탑재한 매킨토시를 만듦으로써 개인용 컴퓨팅에 기여했고, 2001년 ClickWheel(엄밀한 의미로는 ScrollWheel이라고 해야..)을 탑재한 iPod(와 iTunes)를 만들어 음악 산업을 바꿨으며, 이번 2007년에는 Multi-Touch를 탑재한 iPhone을 만들어 휴대폰 쪽을 바꾸겠다는 거다. 이 이야기를 하기 전에 인용한 Alan Kay의 한마디, "People who are really serious about software should make their own hardware."

... 나의 오랜 컴플렉스를 아주 지대로 염장 질렸다. -_ㅠ

뭐, iPhone에 대한 내용이야 앞으로도 꽤 회자될테고... 인터넷에 자료도 있을테니 굳이 그 '기기'에 대해서는 글로 주절거리지 않기로 하고, 발표의 마지막을 장식한 슬라이드나 언급해 보련다. 역시 인용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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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 Wayne Gretzky은 유명한 하키선수라는데 뭐 나야 알 리 없고, 마케팅 쪽에서도 종종 인용되는 말인 것 같다(구글에게 경배를!); "I skate to where the puck is going to be, not where it has been."



나는 시내버스가 올 때에 그쪽으로 뛰어가는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한다. 대충 버스의 속도와 가속도를 고려하고, 앞의 다른 버스의 움직임과 정류장의 위치를 생각하면 저 기사 아저씨가 어디쯤 멈추겠구나..라는 것을 생각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사람들 대부분은 일단 버스가 보이면 맹렬하게 버스를 향해서 돌진하는 거다.

'단세포 생물들 같으니...' 그런 사람들을 맘 속으로 비웃으면서, 나는 제법 높은 확률로 버스가 멈출 곳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1등으로 버스에 오르곤 한다.

... 아마도, 그게 내 '퍽을 볼 수 있는' 시야의 한계인 것 같다.

적어도 아직까지는.

Posted by Stan1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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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tan1ey
    2007.01.11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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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훌륭한 선수가 된 비결이 무엇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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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9년 은퇴하기 전까지 20여 년 동안 아이스하키의 모든 역사를 바꿔 놓은 웨인 그레츠키에게 기자가 이렇게 물었다. 캐나다 출신의 그는 정규 리그에서 894골을 넣어 최대 득점을 올렸고, 1,963개의최다 어시스트를 기록했으며, 9번이나 최우수 선수로 뽑혔던 것이다.
    |
    그는 누구나 알고 있지만, 아무나 하지 못하는 대답을 했다.
    |
    "대부분의 선수는 퍽이 있는 곳으로 달려갑니다.
    하지만 저는 바로 다음 순간 퍽이 뛸 곳으로 갑니다."
    |
    <행복한동행>중에서
    |
    ... 이런 글이 방금 사내공지로 돌았다. 이건 또 무슨 우연일까나.
  2. 보노보노
    2007.01.11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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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 그 단세포 동물이 댓글 인사드립니다 -.-;;
  3. 김기응
    2007.03.29 01:47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이것도 한번 보세요!

    http://www.wired.com/news/technology/0,72905-0.html?tw=wn_index_24
  4. 2007.03.29 08:13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오오.... ↑이거, 실용적인 Multitouch 기술과 데모 동영상으로 유명해진 Jefferson Han의 근황 인터뷰입니다. 관심있으신 분들 꼭 보세요. 땡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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