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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I in General

UI Technology: an Outbreak

by Stan1ey 2008. 6. 23.

"UI 기술" 혹은 "HCI 기술" 이라는 말은 사실 일반적으로는 안 쓰이는 단어의 조합이다. 디자인을 배우기 시작하던 무렵 "디자인은 공학과 예술의 만남"이라든가 하는 경구와 함께 종종 등장하는 '기술'이라는 것은 종종 technology가 아닌 technique의 의미로 혼용될 정도로 개념조차 정립되어 있지 않았으니까.

그러다가 다소 수동적인 사용성 향상을 꾀하는 GUI가 아니라 아예 사용 방식 자체를 바꿔버리는 적극적인 사용성 향상 방법으로 언급된 것이 소위 "UI 기술"이라고 뭉뚱그려진 다양한 입출력 기술이었고, 그저 회사에서 그런 접근방법의 정당성을 주장하면서 없는 자리를 만들어 살아남으려고 여러 사람들과 함께 발버둥치다보니, 이 이상한 단어 조합이 어느새 제법 쓰이게 되었다.

이 "UI 기술"이라는 단어는 디자이너는 디자이너대로 싫어하고, 엔지니어는 엔지니어대로 싫어하는 표현이긴 했지만, 사실 디자이너에게는 상품기획에서 만든 모호한 글자와 도형 -_- 을 시키는대로 구체화/시각화 시키는 것 외에 뭔가 주도권을 잡고 싶은 빌미(그렇다고 발명을 하겠다고 한다는 오명?을 뒤집어 쓸 수는 없고...)가 필요했고, 엔지니어는 또 나름대로 복잡한 알고리듬 문제(더이상 백날 파봐야 결론도 안나고, 하드웨어가 더 빨리 좋아지니 알아주는 사람도 없고...)보다 현실세계에서 주목받고 환영받는 응용기술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었던, 아마도 상호보완적인 개념이었다. (이제와서 보면, 그건 아무래도 한시적인 휴전이었던 듯. -_- )



그로부터 5년이 넘게 지난 지금, 지난 주에 한국디자인진흥원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실무디자이너를 대상으로 교육을 하는데, 그 중 "UI 기술"에 대한 한 꼭지를 맡아보겠냐는 거 였다. 핑계김에 한번 머릿속이나 정리해 볼까 했다가, 결국 다른 일정과 겹칠 듯 해서 사양하고 말았다. (사실 요새 회사가 좀 바빠서... 한다고 했더라면 주말은 고스란히 반납했을 꺼다. -_-;;; )

그런데 그 과정에서 받은 커리큘럼은, 개인적으로 무척 인상적이었다.

과목: UI & HCI 구현 기술 현황
내용: Interaction I/O 및 HCI 최신 기술 이해 및 구현 사례 소개
개요:
본 강의를 통해 최근 UI 및 HCI 기술의 발전 현황 및 국내외 기업의 제품 적용 사례와 향후 발전 가능한 UI 및 HCI 기술이 어떤 것이 있는지 파악하게 된다. 특히 감성적 UI의 접근 방법으로 Muli-Modal UI가 제품에 많이 사용되고 있는데 각 적용된 사례 들과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Touch 및 Haptic UI에 적용되고 있는 다양한 센서기반의 UI도 파악하게 된다. 또한 GUI 디자인 구현 기술이 어디까지 와 있는지 파악한다 (2D, 3D 구현 방식) 위와같은 HCI 기술의 기본적인 이해와 각기술에 따른 Interaction이 어떻게 다르게 나타나는 지를 파악함으로써 성공적인 UI를 만들 수 있는 기본적인 지식을 갖추도록 한다.

물론 교과과정을 잡는 데에 이전 직장의 분이 자문해 주셨다고는 하지만, 어느새 "UI 기술"이라는 단어가 이렇게까지 자리잡고 들어있다니 정말 반갑기 그지 없다. (감성적 UI라든가, "이슈가 되어 있는 Touch 및 Haptic UI" 라든가 하는 부분은 좀 생각이 다르지만 ㅎㅎ ) 예전에 회사 내에서도 최근 UI 관련 학회의 움직임을 모니터링하며 HTI로의 흐름이 심상치 않다고 외치곤 했는데, 이렇게 외부의 교육에 - 6~7일 교육에 딱 2시간 뿐이긴 하지만 - UI 기술, 혹은 HTI 분야가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니 분명 기념할만한 시작이다.

우리나라도 이제 자신들(학과/부서/개인)이 추구하는 "디자인"이 "그림"인지 "개발"인지 "기획"인지를 명확히 해야 할 때가 오고 있다. 무엇을 하던 그 사람은 "디자이너"라고 불릴 수 있지만, 이도저도 아니라면 "디자이너"라고 하더라도 "월급쟁이"에 불과할 것이다. 나도 확신이 없고 누구한데 어느 쪽이 맞다고 말할 수도 없지만, 적어도 우리가 UI 디자인을 시작하던 때의 꿈은 "개발"에 가깝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고 있다.


P.S. 사실은 홍보를 부탁받기도 한 -_- 위 교육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KIDP 홈페이지에 있는 공지를 보면 찾아볼 수 있다. 관심있는 분들의 많은 참여를.. 쿨럭 ;ㅁ;



(다음날 아침에 추가)
Curriculum for UI-Friendly Sensor Seminars

ㅎㅎ 이런 일은 늘 재미있다. 하필이면 오늘 새벽에 도착한 메일 중에, 미래기술교육연구원에서 주관하는 "친 UI 대응 터치센서 및 센서응용현황 세미나" 라는 교육 안내 메일이 있다. 정작 들어가보니 딱이 "親UI" 라는 표현이 없는데, 굳이 그렇게 온 건 아마도 UI 업계의 목록을 통해서 메일을 보낸 것 같다. 그나저나 "親UI" 라니! 영어로 하면 "UI-Friendly" 아닌가! ㅋㅎㅎ

기술 측면에서의 접근답게, 이 교육의 커리큘럼(오른쪽 그림)은 좀더 공학적인 깊이가 있다. 비록 UI 기술을 제한된 종류의 센서로만 국한하고 있기는 하지만, 다양한 터치 센서와 관련 기술인 투명전극 이외에도 (아마도 다음 UI 혁신을 주도할) 이미지 센서에서부터 MEMS, 나노 기술을 이용한 센서, 환경 센서, 심지어 바이오칩 이야기까지 할 모양이다. 게다가 '자동차용 센서'라는 모호한 이름이긴 하지만, 일전에 말했듯이 역시 IUI를 적용할 수 있는 최적의 플랫폼은 자동차라는 생각에 관심이 가는 강의도 있다. 아무래도 UI 디자이너를 대상으로 한 강의는 아닌 것 같지만, 그래도 HTI 분야에 관심이 있는 디자이너라면 한번 참여해 봄직하지 않을까 싶다. (이 정도로 다채로운 구성을 돈과 시간을 투자해 들을 수 있는 실무자가 과연 있을까 싶기는 하지만 OTL...)

어쨌든, 소위 '미래기술'을 연구한다는 곳에서도 역시 UI에의 응용을 하나의 중요 시장으로 보고 "UI-Friendly Technology" 라는 소리를 하는 걸 보니 뭔가 변화가 있기는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것도 매우 빠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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