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기념(?)으로 팀원들이 준 선물이 iPod인 덕택에, 지난 며칠간 iTunes-iPod ecosystem을 벤치마킹 하느라고 푹 빠져 살았다. (iTunes가 먼저 나오는 것에 주의. ㅎㅎ ) 그러다가 문득 요약 transcript만 읽고 넘어갔던 빌 게이츠와 스티브 잡스의 대화가 생각 나서 전체 동영상을 Podcast로 받아서 들어봤다.

지난 5월말 있었던 이 대화는 - 비록 이발소 의자에 앉아서 진행되기는 했지만 ^^; - 참... 여러가지로 의미가 있다. MS와 Apple.. 아니 각각의 대표주자인 게이츠와 잡스의 증의 관계와 서로 다른 관점이 드디어 어느 정도 수렴되는 모습을 보인 자리이기도 했고, 그 UI에 대한 특허분쟁이 적어도 법적으로는 마무리된 상태에서 최초로 만나는 자리이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함께 일을 하던 두 사람의 한 사람(잡스)은 아직 현역 엔지니어의 모습으로, 한 사람(게이츠)는 CEO의 모습으로 이야기하는 모습은 IT 분야의 커리어라는 것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장면이기도 했다.

하지만, 내가 transcrpt에서 가장 인상 깊게 읽은 부분은 28분쯤에 나오는 잡스 형님의 코멘트다.

"You know, what's really interesting is, if you look at the reason that the iPod exists and Apple's in that market place, It's because this really great Japanese consumer electronics company, who kinda owned the portable music market - invented it and owned it - couldn't do the appropriate software. Cause iPod is really just softwares; software in the iPod itself, software on the PC or Mac, and software in the cloud(=인터넷) for the store. And it's in the beautiful box, but it's software. If you look at what a Mac is; It's OS X. It's in the beautiful box, but it's OS X. And if you look at what an iPhone hopefully be; it's software. And, So, the big secret about Apple - of course, not so big secret maybe - is Apple views itself as software company."

그리고 사회자(Mossberg인 듯)가 "하지만 많은 고객들은 당신 회사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잘 조합시키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라고 하자.

"Alan Kay had a great quote back 70s, I think, he said; 'People that loves software, wanna do their own hardware'."

... A. Kay의 이 인용구는 전의 글에서도 언급하기도 했지만, 이 맥락에서는 얼마나 자신감이 충만해 보이는지...

어쨋든 MS와 Apple을 비교하면서 나온 이야기이지만, 나름대로 "software in the beautiful box"라는 표현은 이후 많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뭐 우선은 그 자리에 있던 Apple의 hardware designer들이 '때려칠까..'라는 생각을 했을 것 같고, 많은 consumer electronics company들이 '그럼 어쩌지...'라는 고민을 시작했(어야 한)다.

이전 회사에서 배운 것 중에 "업(業)의 개념"을 올바로 정의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있다. Xerox는 복사기 회사가 아니라 'Documentation 회사'로 스스로를 정의함으로써 광학적 문서보관 시스템이나 문서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식으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었고, Sony도 가전기기 제조업체가 아니라 entertainment 업체로 재정의하면서 컨텐트(영화/음악) 분야로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 비록 두 회사가 모두 그 이후에 큰 빛을 못 보고 있다는 문제는 있지만 ㅠ.ㅠ ) "업의 개념"이라는 말의 유행은 상당히 오래전에 지나간 듯 하지만, 그런 유행과 상관없이 수십년 전부터 몸소 입증하고 있는 회사가 있다.

어쨋든, 이 대화(panel discussion?)를 듣다보니 오히려 MS는 hardware에 집착을 보이고, Apple은 software & service에 중심을 두고 있어 각각 그쪽으로 움직이지 않을까..싶은 생각이 든다. 이 분야의 다른 key player들은 각각 무엇을 중심으로 어떤 회사가 되어갈지 꽤 흥미진진하게 생각하고 있다.



P.S. 동영상에서 하나 더 재미있는 대목... 50분쯤. 사회자가 앞으로 구체적으로
       어떤 서비스를 제공할 꺼냐고 물어보았을 때, 굉장히 곤란해 하면서 말을
       돌린 농담 한마디다. (Apple 직원들이 하는 이야기인 듯 ㅎㅎ)
       "Isn't it funny it ships that leaks from the top?"

P.S. 1시간이 지나면, 잠시동안 UI의 미래에 대한 두 사람의 비슷하지만 다른
       코멘트(그야말로 동전의 양면)가 나온다. 그동안 일하면서 생각한거랑
       과히 다르진 않지만.

Posted by Stan1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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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reep
    2007.11.04 14:17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저 위의 어구들은 저도 회사에서 당시에 꽤나 인용을 하긴 했었지요. 제품디자인이 상당한 파워를 갖고 있는 회사인지라.. 많은 반감을 살만한 어구이긴 했지만. 그런데, 말은 아름다운 곽.이라고 쉽게 하지만, 오히여 알란 K의 인용구가 애플의 하드웨어를 좀 더 잘 표현하는게 아닌가..라는 생각합니다. 저도 요즘들어서는, 노이즈를 '제대로' 일으킬 수 있는 상품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하드웨어를 건드리는 방향으로 나가는 것이 맞겠다..라는 생각 살짝 들기도 하구요.

    그나저나, 이 댓글 박스의 폰트 칼라.. 가독성이 너무 떨어지는.. 제 파워북의 색상 프로파일 탓일까요? -_-;; 글자 크기도 작고.. 댓글 인터페이스는 설정 변경이 안 되는 모양이지요??
  2. 2007.11.05 10:36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Apple의 (요즘) 제품디자인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좀 있지... 디자인이 아니라 un-design이라고 하기도 하고 -_-a;; 제품디자인의 종말의 징후이라는 표현도 나오고 있고. AK의 인용구가 애플의 HW를 잘 표현한다는 것에는 100% 동감하지만, 그건 제품디자인이 아니라 그야말로 HW engineering 부분을 지칭한 거라고 생각해요. 회사의 관점에서는. (아마도 ㅎㅎ)

    그리고... 댓글 인터페이스 변경..은 귀찮을 뿐. 다 되기는 하는데, 요즘은 html 코드를 보면 눈이 아려서... (톡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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