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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sual Language

Why NOT Design?

by Stan1ey 2007. 12. 6.

2006년 말부터 2007년 초까지 디자인계에 새삼스런 논쟁을 불러일으킨 '디자인 무용론'을 기억하는지? 적지않은 철학적 담론(난 이 단어를 쓸 때마다 어느 교수님의 화난 목소리가 귀에 쟁쟁하다)을 불러일으킨 사건이었지만, 의외로 우리나라의 디자인계에서는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것 같다. 사실은 나도 후배가 가르쳐준 후에야 그런 논란이 있다는 걸 알게 되긴 했지만. -_-a;;

2004년부터 그 근원을 찾을 수 있는 '디자인'과 '디자이너'에 대한 일련의 논란은 Core77.com 에 기고된 Kevin McCullagh의 "Beware the Backlash: A rising tide of disaffection towards design"라는 글에 잘 정리되어 있다. 우리나라의 열정적인 디자인 커뮤니티에서 한글로 번역한 글도 있으니, 디자인 교육을 받은 사람이라면 꼭 한번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그나저나 core77.com 이라니... 정말 오래간만에 들어보는 웹사이트 이름이다. ㅎㅎ)



그 기사 이후 지난 수개월간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모르는 주제에 - 사실 이런 'styling'을 둘러싼 논쟁에는 관심도 없고 - 갑자기 이 글을 올리게 된 것은, 오늘 아침에 배달되어 온 이메일 때문이다.

지난 3월 필립 스탁이 TED에서 강연한 내용이 업데이트되어 있어 들어가보니, 제목은 "Why Design?"이지만 내용은 실로 "Why NOT Design?" 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디자인이라는 현대문명사회의 사생아에 대해서 통렬한 후회(?)를 하고 있다.

 ☞ 동영상 출처: http://www.ted.com/talks/view/id/197



... 솔직히, 나는 절반도 못 알아듣겠다. 프랑스인의 영어라니 ㅡ_ㅡ=3

사용자 삽입 이미지
위 'Backlash' 기사에도 언급되었듯이, 2006년 12월 ICON Magazine에 실린 인터뷰 기사에서 필립 스탁은 '스타 디자이너'로서의 자신의 업적에 대해서 많은 자조적인 발언을 했는데, 위 동영상에서도 몇가지가 나오는 것 같다.

"내가 디자인한 것은 쓸모없는 크리스마스 선물일 뿐이다."
"칫솔이 예뻐도, 입속에 넣고 있는데 무슨 소용인가."



참고로 원래 강연의 주제는 디자인 비판과 조금은 촛점이 다르다. 인간을 진화의 정점이 아니라 일련의 돌연변이의 중간단계로서 봐야한다든가, 지능이 어떻고, 신격화된 관점이 어떻고 하는 이야긴데, 정말 무슨 소린지 못 알아듣겠다. 관중들이 저 발음을 듣고 어떻게 이해해서 왜 웃는지도 전혀 -_- 모르겠다. OTL...

뭐 이런 반성(?) 덕택에 UI 라는 분야가 나타나고 디자인 전공자들이 styling 만큼이나 사용성이나 쓸모를 고민하게 된 것 같지만, 사실 "예쁜 게 다 무슨 소용"이라는 자아비판이 또 금새 "편한 게 다 무슨 소용"이라는 식으로 바뀌는 건 아닐지, 노심초사하게 되는 게 요즘 나의 사고방식이다.

수십년 전에 산업디자인(= 산업+디자인, 혹은 디자인 for 산업)이 그 이름을 갖게 되면서부터 Victor Papanek을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디자이너의 해악 - 디자인의 해악이 아니라, 그걸 전문적으로 만드는 직업이 있음으로써 생기는 사회주의적 관점의 해악 - 에 대해서 지적해왔다. (역사적인 측면도, 위의 'Backlash' 기사를 보면 개략적이지만 잘 정리되어 있다!) 그리고 지금, 아니 거의 1년 전에, 최고로 잘 나가는 스타 디자이너라는 양반이 글자 그대로 누워서 침뱉기를 하고 있는 거다.

이제 Don Norman 할배가 비슷한 발언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UI 라는 분야도 소수의 필요악 - 그러니까 디자인에 있어서 스타일링이 필요하다면 UI 에 있어서는 기능정리 작업(그걸 IA라고 부를 수도 있겠다) 정도 - 만 남기고 조만간 자멸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그런 생각이 들어 심란한 마음이다.



P.S. 다음다음을 위한, 2004년 IKEA 광고의 스크린샷 (Backlash 기사 참조)
Elite Designers Against IKEA,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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