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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rtuality & Fun

Where Business is Not Too Serious

by Stan1ey 2008. 9. 14.

작년 이맘때, EA Sports가 <Tiger Woods PGA Tour>의 2008년판이 발매되었다. 물론 이때는 이런 게임이 있다는 광고나 봤을까, 아직도 무슨 게임인지는 정확히 모른다. 그냥 <모두의 골프>보다는 좀더 현실에 기반한 골프 게임이려니 하고 짐작할 뿐이지. 뭐 어쨌든. -_-;

물론 EA에서는 출시 전에 버그를 잡으려고 많은 QA 절차를 거쳤겠지만, 왠지 결정적인 걸 하나 놓친 모양이다. 출시 직후 한 네티즌이 YouTube에 다음과 같은 동영상을 올렸다.



즉 엉뚱하게도 플레이어가 조작하기에 따라 타이거 우즈를 수면 위에서 걷고 심지어 스윙을 하게 할 수 있다는 거다. 기독교 성서에 나오는 장면에 빗대어 "Jesus Shot"이라고 불리는 이 동영상이 YouTube에서 유명해지니까, EA에서 YouTube의 'video response' 기능을 이용해서 다음과 같은 동영상을 올렸다.



쿠하하하... 한바탕 웃고 나서 든 생각은, 도대체 자기네들이 만든 버그를 수정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거기에 대한 (누가 봐도 이렇게 우스꽝스러운) 동영상을 만들기 위해서 타이거 우즈에게 모델료를 지불했다는 사실이다.

실로 게임 산업에서만 일어날 수 있는 일이 아닐까. 돈을 내는 사람도 돈을 받는 사람도 놀이를 목적으로 하기에 회의를 하든 테스트를 하든 개발을 하든 가장 심각한 순간 동안에도 즐기는 자세를 잃지 않는다. 아무리 뭐가 어째도 만드는 사람이 플레이하는 사람만큼 즐겁지 않으면 게임으로서 가치가 있을 수 없는 거다. 그러자니 제품에 '하자'가 있다고 공격하는 사람도 그걸 농담으로 받아치는 회사도 즐겁기 그지 없다. 서로 이 시스템을 즐기고 있으니 요즘 유행하는 대로 Game "Play" 2.0 이라고 해야 할지도. -_-a

이걸 뭐라고 하든 간에, EA Sports는 왜 1년이나 지난 지금에서야 왜 동영상 답변을 올린 걸까? 동영상이 유명해지는데 걸리는 시간이나 타이거 우즈를 섭외하는 데 걸리는 시간도 있었겠지만, 동영상 끄트머리의 URL을 참고한다면 이 게임의 2009년 버전(역시 출시는 올해 했다 =_=;;;)을 홍보하기 위한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러니까 일종의 입소문 마케팅 viral marketing 이라는 건데, 아무리 봐도 TV 광고 같지는 않고, YouTube 동영상만을 위해서 이런 짓을 했다면 정말 대단히 존경스러운 비지니즈 세계와 그 소비자들이라고 할 수 있겠다. 물론 언뜻 생각하기에도 TV 광고 이상의 집중 효과를 가져오긴 하겠지만. (그래도 맨 뒤의 URL이 너무 후딱 지나간다든가, 2009년 버전에 대한 직접 홍보가 전혀 없는 건 내 감성으로는 역시 조금 무리;)



그나저나 이런 동영상을 찍는데 참여한 타이거 우즈도 참 즐거운 인간이다. 한국에서 보고 푸학~ 하고 터지는 웃음을 참을 수 없었던 나이키 Nike 광고도 다시 생각이 나고. (사실은 위 동영상을 소개한 글에서 같이 보고 원본을 찾아봤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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