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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rtuality & Fun

User Interface Legacy in Games

by Stan1ey 2008. 7. 21.

역시 E3 덕택에, 재미있는 게임들이 속속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늘 그렇지만, 많은 게임들이 전에 본 게임 플레이의 패턴을 답습한 것 같은 느낌이지만, 일부 재미있어 보이는 것도 있었다. 하지만 보면 볼수록 그 게임들 중에서 UI가 무슨 역할을 하는지가 오히려 궁금해진다. 인터넷을 통해서 접해지는 많은 동영상들은 UI가 없는 소위 '인트로' 혹은 '데모' 동영상이어서 더욱 그런 생각이 들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던 중에 눈길을 끈 것이 새로운 모습으로 재탄생할 예정인 <Prince of Persia: New Gen>의 제작자 인터뷰였다. 최근 출시한 <Street Fighter IV>와 마찬가지로, 마치 2D로 그린 듯한 느낌의 3D 렌더링이 우선 눈길을 끈다.



Elika Character from New <Prince of Persia>

위 동영상에서 설명되었듯이, Elika는 주인공이 데리고 다니는 보조 캐릭터다. 그냥 끌고만 데리는 거라면
Screenshot of ICO
PlayStation용 게임으로 나왔던 <ICO>의 여주인공과 비슷하게 생각될 수도 있지만, 그냥 수동적으로 끌려다니는 <ICO>의 여주인공과는 완전히 반대로(물론, ICO에서는 또 그게 게임 플레이의 핵심이자 매력이다), Elika는 마법과 물리공격을 하는 무기이자 적극적인 파트너로서 플레이에 도움을 주는 듯 하다. 무기와 Elika의 콤보공격도 가능하다고 하니 꽤 흥미롭고 새로운 조합이 가능하겠다.

Game Play Using Elika ... from New <Prince of Persia> Game Play Using Elika ... from New <Prince of Persia>

그런데, 위 동영상의 2분쯤부터 시작되는 "Save Me" 시스템이라는 것은 그냥 새로운 플레이 방식이 아닌 새로운 UI적 접근을 보여주고 있다.

"Save Me" Mechanism by Elika... from New <Prince of Persia>

이 '시스템'은 기존의 콘솔/PC 게임들에서 캐릭터가 '죽었을 때' 수시로 등장하는 "계속 하시겠습니까?" 라는 화면을 대체한다. 제작자에 따르면, 캐릭터가 죽었을 때 등장하는 "Game Over" 화면은 동전을 넣어야 플레이를 계속할 수 있는 아케이드 게임에서 콘솔 게임으로 잘못 전해진 유산 같은 것으로, 실제로 플레이 중에 "Do you want to continue?" 화면을 보고 싶어하는 사람도 없다는 것이다. 결국 주인공이 죽으려고 하는 순간마다 Elika가 그 마법의 힘을 이용해서 주인공에 손을 뻗어주어서, 주인공을 이전의 안전한 상태 및 위치로 되돌려 주는 것이다. 결국 익숙한 'check point' 개념은 그대로 존재하지만, 그것이 게임의 세계와 별도로 존재하는 초월적인 시스템이 아니라 게임 스토리와 융합되도록 설계되어 있는 것이다.

사실 어차피 게임을 계속하고자 하는 플레이어는 "계속 하시겠습니까?' 라는 질문에 항상 "예"를 누를테고, 그렇지 않다면 언제든 조이스틱을 던져 버릴 것이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듯한 화면이지만, 이런 측면에서 보면 전혀 불필요한 UI 단계로서 오랜 시간동안 이어져 온 셈이다.



게임에 있어서의 UI의 역할에 대한 해묵은 논쟁 - 도전적이어야 하는, 즉 어려워야 하는 게임의 태생적인 특성과 쉽고 간편한 것을 추구하는 UI의 상식의 충돌 - 에서는, 일반적으로 "어려워야 하는 것은 게임이지 조작이 아니고, UI가 쉽게 만드는 것은 '조작'에 해당하는 것이다" 라는 식의 결론이 내려지곤 한다. 하지만 이 결론이 나로선 석연치 않은 것이, 그렇다면 UI 디자이너가 할 수 있는 일은 게임 화면의 HUD나 팝업들을 잘 배치하는 것 뿐인가? 하는 생각이 가시질 않는 것이다.

Hardware 제품 개발에 있어서 UI가 시작된 것이 소위 "그래픽스", 즉 버튼에 대한 설명 및 아이콘을 얼마만한 크기로 어떻게 인쇄하느냐에 대한 것이었지만 이제 그보다 더 넓은 영역 - 어쩌면 제품기획까지도 - 에서 활약하고 있는 것처럼, Game UI에 대해서도 그렇게 활동 영역을 넓힐 수 있을까?

이번의 유비소프트 Ubisoft 의 새로운 Game UI 시도가 어떤 결과를 낳게 될지는 잘 모르겠다. 아무래도 익숙하지 않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겠고, 게임이 잘 풀리지 않을 때 "CONTINUE?" 화면을 띄운 채로 한숨 돌리는 여유가 사라지면서 지나친 몰입감과 긴장에 되려 재미를 낮추는 요인이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느 쪽이든, Game UI에 있어서 늘 이야기되는 화두 - 게임 UI가 게임에 미치는 영향은 있는가 - 에 대해서 뭔가 한마디 거들 소재는 하나 생긴 것 같다. 나를 이 분야에 뛰어들게 한 10년 넘은 화두 - narrative - 에 대해서도 뭔가 방향성을 제시해 줄 것 같기도 하고.



정말 좋은 UI는 익숙한 나쁜 UI를 제치고 사용자의 선택을 받는다. 그걸 알고 있으면서도 기존의 나쁜 UI를 '사용자들한테 익숙하니까'라는 비겁한 변명으로 넘어가는 건 (특히 새로운 경험을 주어야 하는 제품에 있어서는) UI 설계자의 직무유기일지 모른다. 어떤 대목에 UI가 필요하고 어떤 대목에 일관성이, 반응속도가, 스토리텔링이 필요한가를 정리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이 분야에는 가장 간단히 그저 직무유기가 되지 않기 위해서 조차도, 아직 해야 할 게 너무나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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