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에서 "앞으로 5년간 우리 생활을 바꿀 5가지 혁신"을 발표했다.
... 이런 걸 볼 때마다, UI 라는 건 (디자인도 그렇고) 그다지 세상을 바꾸지 않는구나~ 라는 생각이 우선 드는 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간접적으로나마 관련있는 주제가 있다는 건 주목해둬야 할 것 같다.
이미 Don Norman은 <The Design of Future Things>에서 자동운전 auto cruise control 차량의 UI 문제를 자주 언급하고 있는데, 사실 자동차는 여러가지 측면에서 Intelligent UI의 선진사례가 되어줄 것이다.
Intelligent UI의 상용화를 연구하다보면, 우리가 주변에서 사용하고 있는 물건들 - 그 중에 어떤 것은 사용자의 생명을 책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 이 얼마나 값싼 마이크로 칩을 이용한 단순한 알고리듬으로 운용되고 있는지를 알게 된다. PC에서는 당연하게 여겨지는 몇가지 계산만 더하려고 하더라도, 당장 제조 담당자로부터 그건 현재의 스펙에서 불가능합니다~라는 소리를 듣게 되는 것이다. 이런 문제는 소프트웨어의 문제(아직 개발이 안 되었고, 개발에는 시간과 돈이 필요하다는)일 수도 있지만, 많은 경우 하드웨어의 문제(극히 제한된 계산만 가능한 경우)여서 애초에 해결이 불가능하다. 이를테면 2년전쯤만 하더라도 대부분의 휴대폰에서는 Flash와 같은 vector graphic을 사용하는 것이 불가능했고, 대부분의 TV set에서는 반투명을 처리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일부 선진적인 제품을 만드는 회사에서는 이러한 것들이 가능한 (상대적으로) 비싼 소자를 넣은 제품을 만들어 멋진 GUI를 선보일 수 있었지만, 후발주자의 입장에서는 그보다 값싼 소자를 써서 단가경쟁력을 높이는 데에 주력했던 것이다.
Intelligent UI (귀찮네. 이하 IUI) 상용화의 또 다른 문제라면, 역시 기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그 기술이 적용된 모습이 사용자의 인내를 벗어나는 경우에 있다. 이를테면 L모사에서 나왔던 일명 '당뇨폰'의 경우, 사용자의 피를 적신 -_- 시험지를 휴대폰에 꼽으면 혈당량이 체크되어 나오는 제품이었는데, 주기적인 혈당량 체크의 중요성과 그것을 항상 들고다니는 휴대폰에서 할 수 있다는 편의성, 그리고 의료 서비스와 바로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다는 훌륭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그 커다란 배터리팩과 측정장치는 구매를 거부하기에 충분했던 것이다.
그런데, 자동차는 휴대폰이나 TV보다 일단 비싸고 크기 때문에, 실무자 입장에서는 위에서 말한 IUI의 상용화 장벽을 비교적 쉽게 뛰어넘을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물론 자동차의 경우에도 IUI를 적용하려면 어느 정도의 단가 상승과 외형에의 영향을 피할 수 없다. 하지만 자동차 시장은 고급제품 시장의 비중이 크게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워낙 비싸고 큰 물건"으로 인식하고 있는 구매자 층도 그만큼 두껍다. 카오디오와 같이 온갖 옵션에 넣어두면 제조자의 입장에서도 부담이 적다. (사용자가 원하면 넣고, 사용자가 원치 않으면 안 넣으면 되니까) 게다가 특히, 자동차를 사는 사람은 이 시대에 거의 유일하게, 기술이 갖는 가치를 과대평가하는 사람들이다. 이제 PC도 TV도 심지어 휴대폰도 그만그만한 기술력으로 감성가치를 중시하는 마당에, 자동차를 구매할 때에는 거기 적용된 기술들이 자신을 위해서 뭔가 해주리라는 것을 - 그리고 그렇게 산 더 비싼 차가 자신의 더 높은 지위를 대변해 주리라는 것을 - 믿어 의심치 않는 것이다. (물론 자동차 디자인의 스타일이 구매에 미치는 영향을 폄하하려는 게 아니라, 단지 기술이 여전히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얘기다.)
미국 시장을 필두로 자동차에 들어간 자동운전이나 자동주차 시스템의 상용화 소식이 속속 들어오고 있는 요즘, IBM에서 발표한 향후 5년간의 운전 혁명은 IUI.. 혹은 그걸 만들어야 할 HTI 디자이너의 관점에서는 가장 관심을 가져야 할 주제라고 생각한다.
P.S.
사실 위의 IUI와 자동차의 이야기는, UI를 하다가 작년초쯤 자동차 업체에 네비게이션 UI를 하러 (아마도) 들어갔던 한 후배에게 들려준 이야기였다. 그때만 해도 모 회사에서 사람을 뽑고 있기도 해서 관심을 갖고 있었는데, 이제 그런 이야기가 소강상태인 걸로 봐서는 곧 가시적인 효과가 나올 차례인 듯 하다. 모쪼록 우리나라의 자동차 회사에서도 외국 따라하기가 아닌 새로운 IUI를 탑재한 자동차를 출시해 줬으면 좋겠다. 이를테면 오피러스에 탑재된 전방카메라처럼... 이거 넣은 사람에게는 정말 마음 깊이 박수를 보내고 싶다!!! 완벽하진 않아도 훌륭한 IUI의 독자적 적용사례 아닌가 말이다.
... 이런 걸 볼 때마다, UI 라는 건 (디자인도 그렇고) 그다지 세상을 바꾸지 않는구나~ 라는 생각이 우선 드는 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간접적으로나마 관련있는 주제가 있다는 건 주목해둬야 할 것 같다.
이미 Don Norman은 <The Design of Future Things>에서 자동운전 auto cruise control 차량의 UI 문제를 자주 언급하고 있는데, 사실 자동차는 여러가지 측면에서 Intelligent UI의 선진사례가 되어줄 것이다.
Intelligent UI의 상용화를 연구하다보면, 우리가 주변에서 사용하고 있는 물건들 - 그 중에 어떤 것은 사용자의 생명을 책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 이 얼마나 값싼 마이크로 칩을 이용한 단순한 알고리듬으로 운용되고 있는지를 알게 된다. PC에서는 당연하게 여겨지는 몇가지 계산만 더하려고 하더라도, 당장 제조 담당자로부터 그건 현재의 스펙에서 불가능합니다~라는 소리를 듣게 되는 것이다. 이런 문제는 소프트웨어의 문제(아직 개발이 안 되었고, 개발에는 시간과 돈이 필요하다는)일 수도 있지만, 많은 경우 하드웨어의 문제(극히 제한된 계산만 가능한 경우)여서 애초에 해결이 불가능하다. 이를테면 2년전쯤만 하더라도 대부분의 휴대폰에서는 Flash와 같은 vector graphic을 사용하는 것이 불가능했고, 대부분의 TV set에서는 반투명을 처리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일부 선진적인 제품을 만드는 회사에서는 이러한 것들이 가능한 (상대적으로) 비싼 소자를 넣은 제품을 만들어 멋진 GUI를 선보일 수 있었지만, 후발주자의 입장에서는 그보다 값싼 소자를 써서 단가경쟁력을 높이는 데에 주력했던 것이다.
Intelligent UI (귀찮네. 이하 IUI) 상용화의 또 다른 문제라면, 역시 기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그 기술이 적용된 모습이 사용자의 인내를 벗어나는 경우에 있다. 이를테면 L모사에서 나왔던 일명 '당뇨폰'의 경우, 사용자의 피를 적신 -_- 시험지를 휴대폰에 꼽으면 혈당량이 체크되어 나오는 제품이었는데, 주기적인 혈당량 체크의 중요성과 그것을 항상 들고다니는 휴대폰에서 할 수 있다는 편의성, 그리고 의료 서비스와 바로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다는 훌륭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그 커다란 배터리팩과 측정장치는 구매를 거부하기에 충분했던 것이다.
그런데, 자동차는 휴대폰이나 TV보다 일단 비싸고 크기 때문에, 실무자 입장에서는 위에서 말한 IUI의 상용화 장벽을 비교적 쉽게 뛰어넘을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물론 자동차의 경우에도 IUI를 적용하려면 어느 정도의 단가 상승과 외형에의 영향을 피할 수 없다. 하지만 자동차 시장은 고급제품 시장의 비중이 크게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워낙 비싸고 큰 물건"으로 인식하고 있는 구매자 층도 그만큼 두껍다. 카오디오와 같이 온갖 옵션에 넣어두면 제조자의 입장에서도 부담이 적다. (사용자가 원하면 넣고, 사용자가 원치 않으면 안 넣으면 되니까) 게다가 특히, 자동차를 사는 사람은 이 시대에 거의 유일하게, 기술이 갖는 가치를 과대평가하는 사람들이다. 이제 PC도 TV도 심지어 휴대폰도 그만그만한 기술력으로 감성가치를 중시하는 마당에, 자동차를 구매할 때에는 거기 적용된 기술들이 자신을 위해서 뭔가 해주리라는 것을 - 그리고 그렇게 산 더 비싼 차가 자신의 더 높은 지위를 대변해 주리라는 것을 - 믿어 의심치 않는 것이다. (물론 자동차 디자인의 스타일이 구매에 미치는 영향을 폄하하려는 게 아니라, 단지 기술이 여전히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얘기다.)
미국 시장을 필두로 자동차에 들어간 자동운전이나 자동주차 시스템의 상용화 소식이 속속 들어오고 있는 요즘, IBM에서 발표한 향후 5년간의 운전 혁명은 IUI.. 혹은 그걸 만들어야 할 HTI 디자이너의 관점에서는 가장 관심을 가져야 할 주제라고 생각한다.
P.S.
사실 위의 IUI와 자동차의 이야기는, UI를 하다가 작년초쯤 자동차 업체에 네비게이션 UI를 하러 (아마도) 들어갔던 한 후배에게 들려준 이야기였다. 그때만 해도 모 회사에서 사람을 뽑고 있기도 해서 관심을 갖고 있었는데, 이제 그런 이야기가 소강상태인 걸로 봐서는 곧 가시적인 효과가 나올 차례인 듯 하다. 모쪼록 우리나라의 자동차 회사에서도 외국 따라하기가 아닌 새로운 IUI를 탑재한 자동차를 출시해 줬으면 좋겠다. 이를테면 오피러스에 탑재된 전방카메라처럼... 이거 넣은 사람에게는 정말 마음 깊이 박수를 보내고 싶다!!! 완벽하진 않아도 훌륭한 IUI의 독자적 적용사례 아닌가 말이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