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CI는 애당초 전산과에서 시작한 분야이고, UI라는 용어도 시스템 공학에서 기원했으니 원래 공학의 일종이라고 하는 게 타당할 것이다. 단지 그게 인간 사용자와 깊은 관련이 있는지라 인간공학이나 산업공학에서도 거들기 시작했고, 양산되는 제품의 외형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다보니 제품 디자이너들이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전산과에서 HCI는 전혀 공학적이지 않은 주제로 그외에 해결해야 할 보다 심각한 연구주제에 밀릴 수 밖에 없었고, 그러다보니 새로운 주제에 보다 목말라 있던 다른 학과, 특히 학문으로서 자리를 잡지 못했던 디자인 학과에서는 외형 설계에 일부나마 객관적인 논리를 부여하는 UI가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게 당연했다. 특히 이전의 논리성 부여 시도가 - 전통, 기술, 공정, 문화 등 - 모두 무위로 돌아간 다음이었으니까.

결국 우는 아이가 젖 먹은 셈인데, 요즘 아무래도 딴애가 울기 시작하는 것 같다.

Slides from Foley's Plenary Speech at CHI 2007

지난 해 CHI 2007에서의 plenary speech 중에서 James Foley라는, 은퇴를 앞둔 유명한 전산학 교수의 강의가 있었다. 아마도 일반적으로 UI 분야에서 유명한 분은 아닌 듯 하지만, 전산학 쪽에서는 꽤 유명한지 사회자의 소개는 매우 거창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발표 내용은, 시큰둥했던 나에게는 꽤 충격적이었다. 상당히 에둘러 말하기는 했지만, 직설적으로 한마디 요약하자면 "애당초 전산학이 시작한 HCI가 다른 분야와의 교류로 원래의 균형을 잃었으니, HCC (Human-Centered Computing)로 이름을 바꿔서 다시 균형잡힌 연구를 하자."는 얘기였다. (... 혹시 틀렸다면 정정해 주시길. 제대로 들었는지 자신이 없으니 -_- )

말이 균형잡자는 거지, 결국 인문학적 접근이 위주가 되어있는 HCI 연구경향을 보다 원래의 전산학적 접근으로 되돌리자는 이야기로 들렸다. 디자이너로서의 뿌리 깊은 피해의식이 또다시 발동한 걸지도 모르지만. ㅡ_ㅡa;;;


뭐, 그거야 피해의식이라고 치더라도...
요즘 걸리는 것은 한 할아버지의 푸념뿐만이 아니다.

최근 2~3년간 HCI 관련 학회를 모두 참석했던 건 아니지만, 그래도 프로그램과 논문 목록만으로도 느낄 수 있는 뚜렷한 변화가 있었다. 매년 그만그만한 주제들만 다루던 학회들에, 갑자기 입출력 기술에 대한 논문의 비율이 늘어나고 있다. 한동안 HCI 학회들이 전통적 발산~수렴을 위한 각 방법론의 사례연구 위주였다면, 최근 등장한 연구들은 이 blog에서 주구장창 우기고 있는 HTI 분야의 논문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앞에서 Foley가 말하는 HCC의 교육과정도 주로 기술의 적용과 실제 prototyping을 통한 기술연구 사례를 위주로 하고 있다.
Slide from Panel Discussion at CHI 2007

한편 같은 학회의 패널 토의에서도, 단순히 좋은 아이디어를 prototype으로 만들고 주변 사람 몇명을 대상으로 한 사용성 평가 - 잠깐 써본 사람이 좋아하더라 - 만으로 논문이 되는 것에 대해서도 통렬한 비판과 논란이 있었다. 즉 아이디어가 아닌 연구의 방법과 학술적인 논리를 좀더 보아야 한다는 취지로, 논문의 심사 기준을 강화하거나 실증과정에 대한 자세한 방법론을 명시해야 한다든가 하는 주장이 대부분의 참석자에 의해서 지지되었다.



흠... 그것과 큰 상관없이 본론으로 들어가서, (아주 대놓고... -_-;; )

UI 계의 대부라고 할 수 있는 Ben Shneiderman 할아버지가 최근 인터뷰를 하나 했는데, (사실은 이 할아버지도 전산과) 내용인즉 인터넷 - 특히 온갖 커뮤니티 사이트 - 이 널리 펴지면서 Info Viz (information visualization)를 통해서 알 수 있는 게 점점 많아진다는 코멘트가 재미있다.
 
Info Viz는 HCI 분야 중에서 유독 아직까지도 전산과 중심으로 연구가 되고 있다. 한동안 침묵을 지키던 할아버지가 최신의 경향 - social network - 과 자신의 오랜 연구분야를 함께 말하는 모습에서, 이것도 human-centered computing의 역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게 전부다. 그냥 잊기 전에 써두고 싶었을 뿐이다. ㅡ_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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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tan1ey

Why NOT Design?

2007.12.06 18:29

2006년 말부터 2007년 초까지 디자인계에 새삼스런 논쟁을 불러일으킨 '디자인 무용론'을 기억하는지? 적지않은 철학적 담론(난 이 단어를 쓸 때마다 어느 교수님의 화난 목소리가 귀에 쟁쟁하다)을 불러일으킨 사건이었지만, 의외로 우리나라의 디자인계에서는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것 같다. 사실은 나도 후배가 가르쳐준 후에야 그런 논란이 있다는 걸 알게 되긴 했지만. -_-a;;

2004년부터 그 근원을 찾을 수 있는 '디자인'과 '디자이너'에 대한 일련의 논란은 Core77.com 에 기고된 Kevin McCullagh의 "Beware the Backlash: A rising tide of disaffection towards design"라는 글에 잘 정리되어 있다. 우리나라의 열정적인 디자인 커뮤니티에서 한글로 번역한 글도 있으니, 디자인 교육을 받은 사람이라면 꼭 한번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그나저나 core77.com 이라니... 정말 오래간만에 들어보는 웹사이트 이름이다. ㅎㅎ)



그 기사 이후 지난 수개월간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모르는 주제에 - 사실 이런 'styling'을 둘러싼 논쟁에는 관심도 없고 - 갑자기 이 글을 올리게 된 것은, 오늘 아침에 배달되어 온 이메일 때문이다.

지난 3월 필립 스탁이 TED에서 강연한 내용이 업데이트되어 있어 들어가보니, 제목은 "Why Design?"이지만 내용은 실로 "Why NOT Design?" 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디자인이라는 현대문명사회의 사생아에 대해서 통렬한 후회(?)를 하고 있다.

 ☞ 동영상 출처: http://www.ted.com/talks/view/id/197



... 솔직히, 나는 절반도 못 알아듣겠다. 프랑스인의 영어라니 ㅡ_ㅡ=3

사용자 삽입 이미지
위 'Backlash' 기사에도 언급되었듯이, 2006년 12월 ICON Magazine에 실린 인터뷰 기사에서 필립 스탁은 '스타 디자이너'로서의 자신의 업적에 대해서 많은 자조적인 발언을 했는데, 위 동영상에서도 몇가지가 나오는 것 같다.

"내가 디자인한 것은 쓸모없는 크리스마스 선물일 뿐이다."
"칫솔이 예뻐도, 입속에 넣고 있는데 무슨 소용인가."



참고로 원래 강연의 주제는 디자인 비판과 조금은 촛점이 다르다. 인간을 진화의 정점이 아니라 일련의 돌연변이의 중간단계로서 봐야한다든가, 지능이 어떻고, 신격화된 관점이 어떻고 하는 이야긴데, 정말 무슨 소린지 못 알아듣겠다. 관중들이 저 발음을 듣고 어떻게 이해해서 왜 웃는지도 전혀 -_- 모르겠다. OTL...

뭐 이런 반성(?) 덕택에 UI 라는 분야가 나타나고 디자인 전공자들이 styling 만큼이나 사용성이나 쓸모를 고민하게 된 것 같지만, 사실 "예쁜 게 다 무슨 소용"이라는 자아비판이 또 금새 "편한 게 다 무슨 소용"이라는 식으로 바뀌는 건 아닐지, 노심초사하게 되는 게 요즘 나의 사고방식이다.

수십년 전에 산업디자인(= 산업+디자인, 혹은 디자인 for 산업)이 그 이름을 갖게 되면서부터 Victor Papanek을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디자이너의 해악 - 디자인의 해악이 아니라, 그걸 전문적으로 만드는 직업이 있음으로써 생기는 사회주의적 관점의 해악 - 에 대해서 지적해왔다. (역사적인 측면도, 위의 'Backlash' 기사를 보면 개략적이지만 잘 정리되어 있다!) 그리고 지금, 아니 거의 1년 전에, 최고로 잘 나가는 스타 디자이너라는 양반이 글자 그대로 누워서 침뱉기를 하고 있는 거다.

이제 Don Norman 할배가 비슷한 발언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UI 라는 분야도 소수의 필요악 - 그러니까 디자인에 있어서 스타일링이 필요하다면 UI 에 있어서는 기능정리 작업(그걸 IA라고 부를 수도 있겠다) 정도 - 만 남기고 조만간 자멸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그런 생각이 들어 심란한 마음이다.



P.S. 다음다음을 위한, 2004년 IKEA 광고의 스크린샷 (Backlash 기사 참조)
Elite Designers Against IKEA,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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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tan1ey

UI 라는 분야를 배운 이후에, 많은 "____UI" 라는 용어들을 만났다. "제품UI", "S/W UI"(이게 특별했던 시절이 있었다. 진짜루), "Web UI", "Mobile UI", "Voice UI", "Gesture UI", ... 심지어 "Robot UI", "VR UI"까지. 대부분의 용어들은 유행처럼 왔다가 사라졌고, 바로 그 다음 용어로 대치되어 학교의 교과과정과 구직목표를 바꿔댔으며, 항상 트렌드니 대세라는 말을 가까이 하고 다녔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그 각각의 UI들이 의미를 가졌던 것은 그나마 맞는 application을 만나서 였던 것 같다.


가까이 "Web UI"라는 용어는 page view나 다른 객관적인 가치기준으로 측정가능한 방법을 찾다보니 대부분 J. Nielsen과 그 일당;;;들에 의해 처음에는 "쇼핑몰" - 뭐 일단 usable 하지 않으면 구매가 이뤄지지 못한다는 측면에서 - 을 통해 Web UI의 중요성을 강조하다가 그게 대체로 표준화되어 이슈가 되지 않으니 기업 "인트라넷"에서 클릭을 줄임으로써 얼마나 내부 인건비를 감소시킬 수 있는지 - 그리고 그럼으로써 그 남는 시간을 보다 생산적인 일에 활용할 수 있는지 - 를 주장하곤 했다. (사실 그 남는 시간에 뭘 할지를 누가 알겠냐만)


Nielsen 일당도 그렇지만 '대세'는 이후 "Mobile UI"로 넘어갔고, Mobile UI에서는 문자입력이나 menu navigation이니 하는 그야말로 사용자 이슈의 새로운 장이 열린다고 생각되었다. (기기 설계상의 특성이니 통신사 맞춤이니 하는 소리는 하지 말자. 그건 UI 이슈가 아니라 각각의 직업 선택에 따라오는 collateral damage일 뿐이다) 하지만 요즘 시장을 보면 사용자는 '만일 가능하다면' 기존에 익숙했던 QWERTY 자판을 선택하고 있고 (그게 말그대로 코딱지만하더라도), menu navigation의 차이는 그야말로 미미한 문제일 뿐이다. Don Norman 할배의 말처럼 "그거 바꾼다고 물건이 더 팔리더냐?" 요즘 유행하는 모바일 기기 상에서의 web site의 full browsing도 마찬가지 이슈가 될 것이다. 물론 훌륭한 기능이지만, 맞는 application이 나와주지 않으면, 사용자가 쓰건 안 쓰건 구매유도 (및 가격상승을 통한 이윤 증대)를 위해 탑재되는 DMB 기능과 다를 게 뭔가?

물론 화면 상의 "Mobile UI"가 아니라 제품(hardware)의 UI라면 여러가지 고려되어야 할 점이 있다고 생각하고, 실제로 많은 이슈가 매일 같이 논의되고 있다. 논의에서 실현까지의 길이 좀 험해서 그렇지: 환경이 안 따라주고, 무엇보다 유행이 안 도와준다.

하지만 뭐 "Mobile UI"라는 것도 맞는 application을 못 만난 것은 아니다. 바로 통신사 관점의 UI라는 것이 그것이다. Web UI와 마찬가지로 돈이 연결되어 있다보니, "휴대폰 버튼에 인터넷 바로가기 기능를 할당했더니 접속율이 늘어나더라" 든가, "메뉴 사이사이에 인터넷 접속 메뉴를 끼워넣었더니 쓰는 사람이 늘어나더라" 라든가 "첫 접속화면에서 글자 크기와 디폴트 커서 위치를 조정했더니 경고/안내를 안 보고 바로 들어오는 사람이 늘어나더라"는 식이다. 사실 이걸 UI 라고 부르는 것에 대해서는 꽤나 반감을 가지고 있지만, 어쨋든 사용편의성을 위해 노력하면서 쌓아온 그간의 지식을 용의주도하게 실무에 적용시켜 자리잡은 사례가 되겠다.


오늘 만난 "Voice UI" 관련 기사도 그렇다. 그동안 나에게 날라온 VUI 관련 기사는 음성인식기술 개발/판매 업체의 홍보성 글(PR성 소개 기사를 포함해서)이거나 관련 학술지, 혹은 이 분야에 관심을 갖는 기특한 학생들의 글이었는데, 이번 기사는 "CRM Magazine"에 실린, 그것도 Voice UI에 대해서 매우 자세하게 다루고 있는 글이다. (출처: http://www.destinationcrm.com/articles/default.asp?ArticleID=7398 )


결국 Voice UI는 휴대기기에서의 'hands-busy, eyes-busy' 사용상황을 대상으로 열심히 마케팅했지만, 결국 인정받은 것은 call center로 나가는 인건비(돈!)를 대체하는 IVR 시스템의 효율성을 높이는 공로인가보다. 가상 인간과의 대화보다는 덜 섹시하지만 뭐 ㅡ_ㅡ 그 나름대로 심도깊은 대화가 이루어지는 공간이라는 측면에서 VUI 디자인을 하기에도 재미있긴 하겠다. (흑;;;) 어쩌면 기존에 음성대화라는 게 없던 분야보다 있는 (기존에 필요했던) 분야에 적용하는 것이 당연하긴 하다.

물론 IVR 시스템이 다른 VUI application보다 먼저 뜬 것은, 서버기반 음성인식기가 전화망의 온갖 기술적 어려움을 차치하고라도 더 좋은 성능을 보인다는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아직 다른 모바일 단말 - 네비게이션이나 휴대폰 같은 - 에 음성인식을 적용하기 위한 노력이 많이 이뤄지고 있고, 가뭄에 콩나듯 좋은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으니 기대를 놓지 말아야 할 거다. 모바일 기기임에도 distributed speech recognition을 적용해 우수한 서버기반 인식을 채용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고, 기술이야 어찌됐든 모바일 사용상황에 적용되고 있으니 반길만한 일이다.

하지만 '언제 어디서나' 음성으로 '나만의' 기기를 사용한다는 상황 자체가 좀 말이 안 된다는 사실은, VUI에서 어찌해 볼 수 없는 일일지도 모르겠다. ㅠ_ㅠ



... 그나저나, 그럼 이 다음의 "____UI"들... 그러니까 "Robot UI"(혹은 HRI)나 "VR UI" 같은 것들은 어떤 application을 잡아야 앉은 자리에서 돈을 벌 수 있는 걸까? 앞의 사례를 보면 분명히 그걸로 돈을 좌지우지할 수 있어야 할텐데, 청소로봇이나 게임같이 지금 나타나고 있는 각각의 killer app 들은 UI를 잘 활용할만한 (혹은 오용해서라도 돈벌이에 도움을 줄만한) 구석이 뚜렷하게 보이지는 않는 것 같다.




(2008.1.3 추가)
위 CRM Magazine에서 이후에 기사를 하나 더 추가했다. 스크랩을 겸해서 추가.
http://www.destinationcrm.com/articles/default.asp?ArticleID=74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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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tan1ey
점심 먹고 노곤함을 달래기 위해 웹서핑을 하다가, 그림체가 맘에 들어 자주 들어가는 웹툰 <골방환상곡>에서 아래 그림을 봤다. (저작권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로, 필요한 부분만 편집해서 넣었으니 원 출처를 따라가 읽어보시기를...)

골방환상곡 071126


요컨대, 만화의 결론은 "저 사람들 도대체 뭘 산거지.."라는 거 였다.

디지털 컨버전스라는 것이 시장을 넓힌 건 사실이고, 위와 같이 여러 기능의 제품을 하나의 몸체에 담긴 것을 샀으니 결국 사용자에게 도움을 줬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저 대사 중 "최근에" 라는 측면을 생각해 보면, 그게 오히려 더 많은 제품을 버리게 하는 이유가 되고있지는 않을까? 예전 같으면 하나의 제품을 사면 하나의 제품을 버리는 식의 소비조장이었는데, 이제 디지털 컨버전스로 하나를 사면 셋을 버리게 되는 현상이 생길 수 있을 것 같다.

  1. 디지털 컨버전스 / digital convergence
  2. 인위적 폐기처분 / artificial obsolescence
전혀 다른 context에서 배운 이 두가지 개념이 요즘 같은 시장에서는 서로 꽤 관련되어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앞으로 몇 단계의 convergence가 더 일어나고 결국 wearable computer 나 (그 반대로) ubicomp 의 세상이 열리게 되면, 이제까지 인류가 각각 소유해야만 했던 모든 제품들을 자연으로 돌리고 더이상 인위적 폐기처분을 고려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작은 제품만을 지니고 살게 될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누군가는 그 '돌려진' 쓰레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있겠지 ㅡ_ㅡ )


11.29 추가.
어제 술 마시다가, 바로 옆에 같은 소재를 한번 더 생각하게 하는 웹툰이 막 올라왔다는 걸 들었다. (역시 '최소한의 예의'가 포함되어 있다.)

트라우마 071128

웹투니스트들의 이런 식의 아이디어 주고받기에 대해서는 UI 외적인 주제치고는 꽤 관심이 있는데, - 특히 그 아마도 유명한 '빨간 밥통' 사건을 포함해서 - 언젠가 한번 정리할 수 있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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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tan1ey

제목의 'TTT' 라는 문구는 MIT Media Lab.의 유명한 (아마도 가장 유명한) 연구 컨소시엄의 이름이다. 웹사이트를 찾아보면 이 프로젝트는 1995년에 시작되었으며, "디지털로 인해서 기능이 강화된 물건과 환경을 만드는" 데에 그 목적을 두고 있다.

Hiroshi Ishii (Tangible Media Group), Roz Picard (Affective Computing Group) 등 UI 하는 입장에서 유난히 관심이 가는 교수들이 director를 하고 있고, 그 외에도 내가 이름을 알 법한 MIT의 교수들은 모두 참여하고 있는 것 같다. (내가 이름을 알 정도라는 것은, 그만큼 UI design에 가깝거나, 아니면 대외활동에 열을 올리고 있는 교수라는 뜻이니.. 각각 어느 쪽으로 해석할지는 각자 알아서 -_-;; )


어쨋든, (아슬아슬하게 삼천포를 피했다..고 생각한다)

며칠 전에 올라온 한 일간지의 기사에서, 이 TTT consortium을 연상하게 하는 내용을 발견할 수 있었다. "눈치 빨라진 디지털" 이라는 제하의 이 기사에서는 최근 발매된 몇가지 제품들을 대상으로 그 '자동화' 기능을 언급하고 있다.

Intelligent_Appliance_Chosun071119.pdf

눈치 빨라진 디지털 (조선일보 2007.11.19)


제품의 기능에 '인공지능 AI', '똑똑한 smart' 등의 표현을 사용한 것은 거의 디지털 정보처리 칩셋 - 한때 모든 제품의 광고문구에 첨단의 의미로 쓰였던 "마이컴"을 기억하는가 - 이 적용된 바로 그 시점부터라고 생각이 되지만, 이제야 비로서 눈에 띌 정도로 지능적인 기능들이 된 것일까. 여전히 '자동화'라는 용어를 적용한 것은 다소 섭섭하지만, 가까스로 꽃피기 시작한 Intelligent 제품, 그리고 당연히 따라붙어야 할 Intelligent UI에 대해서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겠다.

스스로 지능을 갖고 판단하는 제품에 대해서, 어떻게 그 UI를... 이래라 저래라를 설계할 수 있을 것인가? 이제까지 몇가지 시도해 봤지만, 두마리 토끼 - AI의 이상과 UI의 현실이랄까 - 를 모두 잡아본 적이 없다. Screen-by-screen의 UI에서 벗어난... 새로운 UI의 개념과 (무엇보다도) 방법론의 재정립이 글자 그대로 '발등의 불'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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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tan1ey
우리나라의 폰 케이스 업체 중 가장 내게 점수를 따고있는 Cozip 에서, 아이폰 폰케이스를 출시해서 수출(only) 한단다. 열심히 잘 하시는구나....라고 생각하면서 그림을 본 순간 눈에 들어온 것은 다음과 같다.

Cozip iPhone Case
Cozip iPhone Case

Cozip iPhone Case
Cozip iPhone Case

아주 깔끔하게 잘 디자인된, 훌륭한 케이스라고 생각하는 바로 다음 순간, 애플 로고를 보여주기 위해서 뚫어놓은 저 구멍은 도대체 무슨 의미일까. 애플의 iPod이나 iPhone은 그냥 '디자인'이 최소화된 '기능' 부분일 뿐이고, 나머지 '외양', '성능' 부분은 다른 제조회사에서 케이스나 스피커 등을 부가해줌으로써 완성되는 구도를 지향해 왔지만, 역시 애플의 사과 로고는 과거 "디자인=브랜드"라는 걸 추구했던 때와 달리 디자인 이상의 브랜드를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이 대목에서 NY Times의 Pogue 동영상에서 다음 장면에 나왔던 "Ah... Is there an apple logo?" 이라는 촌철살인의 대사를 기억해 본다면, 요즘 세상에 진정한 브랜드 파워라는 것이 어디에서 나와서 어떻게 커가는지를 좀 곱씹어 고민해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

Okay then with apple logo

Pogue 동영상 리뷰로는 특이하게도 YouTube에 올라오지 않은 이 동영상은 원 출처를 링크해 두었으니 재미삼아 한번 보시기를.
The iPhone Challenge: Keep It Qui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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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tan1ey

지난번 CHI에서 있었던 "Who killed design?" 이라는 패널 토론에서, 디자인이라는 개념의 2가지 잘 알려진 해석이 "design"과 "Design"이라는 식으로 구분된 적이 있다. (물론 디자이너들은 대문자 "D"로 시작하는 쪽을 추구한다는 식이다.)

  • design: styling / cosmetic / decoration / product of designing
  • Design: designing / communication / process of designing

잘은 기억나지 않지만 (요약본을 전 회사에 두고왔... OTL...) 대충 이런 식의 오만하고 비논리적인 구분이었던 것 같다. 뭐 이런 식의 현상이야 디자인 외에도 예체능계나 인문계나 이공계나 늘상 이루어지고 있는 일이니까 딱이 어느 그룹만 힐난받는 건 불공평하다 하겠다. (일례로, 전산학과 졸업생에서 프로그래머와 개발자의 차이에 대해서 질문해보면 된다. 가끔은 개발자와 developer의 차이에 대해서도 모종의 구분이 있는 듯 하지만, 그건 다른 이야기 되겠다.)

얘기가 아예 삼천포에서 출발한 듯. 어쨋든 제목에서 말하고 싶었던 것은 소위 "D"esign, 즉 디자인 행위 자체에 대해서 였다.

그리고, 기왕 삼천포에 온 김에 덧붙이자면, Web 2.0은 웹으로 인한 시대조류의 변화일 뿐 웹 그 자체의 뭔가가 아니므로, 이 글도 웹디자인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 그건 마치 플러스펜이 출시되어 인기를 끌자 '플러스펜 디자인' 같은 말이 생기는 것과 비슷한 느낌일 것 같다. Web 2.0은 대세지만, 웹디자인이 그것과 관련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어쨋든.

Web 2.0이 나오기 훨씬 전에도, 디자인 계에서는 '사용자 중심' 디자인, '사용자 참여적' 디자인 등의 개념이 있어왔다. 한동안 주부평가단을 만들어보고, 설문지를 돌리고, 의견을 묻고 하다가, 그게 또 아닌가 싶어 사용자를 회의실에 앉히고, 관찰할 수 있는 방에 앉히고 그러다가, 요즘 유행은 역시 나가서 사용자의 서식지 -_- 에서 그들을 관찰하는 방법인 것 같다.

하지만 그런 개념의 다소 급진적인 움직임으로 등장했던 것 중에는, 사용자가 직접 디자인하게 한다..는 개념이 있었다. 수많은 디자인 학과에서 학생들에 의해서 제안되었던 부질없는 아이디어들은 건너뛰고, 몇년전부터 성공적으로(추측이다. 여하튼 계속 운영하고 있는 걸 보면) 실제 사용자 중심..이 아닌 그냥 '사용자의 디자인'을 허용하고 있는 사례들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Nike ID. (http://nikeid.nike.com/)

Nike ID Studio

그리고 Mini Cooper. (http://www.miniusa.com/#/build/configurator/mini-m)
Mini Cooper Configurator
 

그리고 오늘 하나를 더 발견했다. 참으로 Web 2.0 시대... Wikinomics 혹은 Crowd-sourcing 개념에 부합되는 '디자인' 웹사이트랄까.

ReDesignMe.org
redesignme.org screenshot


물론 예전에도 나쁜 디자인(정확하게는 불편한 디자인)에 대해서 불평을 늘어놓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사이트가 있었지만 - 대표적인 사례가 Bad Human Factors Design 이 되겠다 - 이 경우엔, 동영상 리뷰를 올릴 수 있다는 것 외에도, 사이트 제목처럼 'Redesign'을 유도하는 것이 목적이다. 아직 활성화되어 있는 부분은 이전의 사례와 별반 다르지 않지만, 만일 오른쪽 단의 재디자인 제안..부분을 활성화하고, 그 내용을 직접 의사결정의 소재로 삼을 수 있다면... 그렇다면, 많은 바보같은 디자인이 이런저런 핑계로 채택되지 않고 대중이 원하는 디자인은 선택.. 아니, 그야말로 스스로 디자인될 수 있지 않을까? 만일 어느 회사든 한쪽 구석에 이런 웹사이트를 운영하면서, 그 재디자인을 직접 채용하지는 않더라도 (법적인 문제가 복잡할게다) 다음 제품을 만드는 데에 발판으로 삼거나 하는 식으로 사람들의 참여와 나아가 신뢰를 얻어낼 수 있을꺼다.

Web 2.0 시대는, 소위 전문가들에게는 진정한 용기가 필요한 시기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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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tan1ey

퇴직기념(?)으로 팀원들이 준 선물이 iPod인 덕택에, 지난 며칠간 iTunes-iPod ecosystem을 벤치마킹 하느라고 푹 빠져 살았다. (iTunes가 먼저 나오는 것에 주의. ㅎㅎ ) 그러다가 문득 요약 transcript만 읽고 넘어갔던 빌 게이츠와 스티브 잡스의 대화가 생각 나서 전체 동영상을 Podcast로 받아서 들어봤다.

지난 5월말 있었던 이 대화는 - 비록 이발소 의자에 앉아서 진행되기는 했지만 ^^; - 참... 여러가지로 의미가 있다. MS와 Apple.. 아니 각각의 대표주자인 게이츠와 잡스의 증의 관계와 서로 다른 관점이 드디어 어느 정도 수렴되는 모습을 보인 자리이기도 했고, 그 UI에 대한 특허분쟁이 적어도 법적으로는 마무리된 상태에서 최초로 만나는 자리이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함께 일을 하던 두 사람의 한 사람(잡스)은 아직 현역 엔지니어의 모습으로, 한 사람(게이츠)는 CEO의 모습으로 이야기하는 모습은 IT 분야의 커리어라는 것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장면이기도 했다.

하지만, 내가 transcrpt에서 가장 인상 깊게 읽은 부분은 28분쯤에 나오는 잡스 형님의 코멘트다.

"You know, what's really interesting is, if you look at the reason that the iPod exists and Apple's in that market place, It's because this really great Japanese consumer electronics company, who kinda owned the portable music market - invented it and owned it - couldn't do the appropriate software. Cause iPod is really just softwares; software in the iPod itself, software on the PC or Mac, and software in the cloud(=인터넷) for the store. And it's in the beautiful box, but it's software. If you look at what a Mac is; It's OS X. It's in the beautiful box, but it's OS X. And if you look at what an iPhone hopefully be; it's software. And, So, the big secret about Apple - of course, not so big secret maybe - is Apple views itself as software company."

그리고 사회자(Mossberg인 듯)가 "하지만 많은 고객들은 당신 회사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잘 조합시키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라고 하자.

"Alan Kay had a great quote back 70s, I think, he said; 'People that loves software, wanna do their own hardware'."

... A. Kay의 이 인용구는 전의 글에서도 언급하기도 했지만, 이 맥락에서는 얼마나 자신감이 충만해 보이는지...

어쨋든 MS와 Apple을 비교하면서 나온 이야기이지만, 나름대로 "software in the beautiful box"라는 표현은 이후 많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뭐 우선은 그 자리에 있던 Apple의 hardware designer들이 '때려칠까..'라는 생각을 했을 것 같고, 많은 consumer electronics company들이 '그럼 어쩌지...'라는 고민을 시작했(어야 한)다.

이전 회사에서 배운 것 중에 "업(業)의 개념"을 올바로 정의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있다. Xerox는 복사기 회사가 아니라 'Documentation 회사'로 스스로를 정의함으로써 광학적 문서보관 시스템이나 문서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식으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었고, Sony도 가전기기 제조업체가 아니라 entertainment 업체로 재정의하면서 컨텐트(영화/음악) 분야로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 비록 두 회사가 모두 그 이후에 큰 빛을 못 보고 있다는 문제는 있지만 ㅠ.ㅠ ) "업의 개념"이라는 말의 유행은 상당히 오래전에 지나간 듯 하지만, 그런 유행과 상관없이 수십년 전부터 몸소 입증하고 있는 회사가 있다.

어쨋든, 이 대화(panel discussion?)를 듣다보니 오히려 MS는 hardware에 집착을 보이고, Apple은 software & service에 중심을 두고 있어 각각 그쪽으로 움직이지 않을까..싶은 생각이 든다. 이 분야의 다른 key player들은 각각 무엇을 중심으로 어떤 회사가 되어갈지 꽤 흥미진진하게 생각하고 있다.



P.S. 동영상에서 하나 더 재미있는 대목... 50분쯤. 사회자가 앞으로 구체적으로
       어떤 서비스를 제공할 꺼냐고 물어보았을 때, 굉장히 곤란해 하면서 말을
       돌린 농담 한마디다. (Apple 직원들이 하는 이야기인 듯 ㅎㅎ)
       "Isn't it funny it ships that leaks from the top?"

P.S. 1시간이 지나면, 잠시동안 UI의 미래에 대한 두 사람의 비슷하지만 다른
       코멘트(그야말로 동전의 양면)가 나온다. 그동안 일하면서 생각한거랑
       과히 다르진 않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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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tan1ey

Voice UI의 Keystone

2007.10.20 18:17

기계를 '조작'하지 않고, 손짓이나 음성만으로 뭔가를 시킬 수 있다는 것은 분명히 매력적이다. 이건 아마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Voice UI를 제대로 적용한 제품을 만들기는 왜 이렇게 힘든 걸까?

Virtual Assistant에 대한 글을 하나 읽으면서, 인용되어 있는 촌티 풀풀 나는 Apple의 미래 시나리오 동영상(아래)을 보면서, Voice Ui에 중요한 것은 혹시 Voice가 아닌 게 아닌 걸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동영상 내용은 중요하지 않으니 따분하면 - 실제로 그렇다 - 넘어가자)

음성입력(인식)과 음성출력(합성)이라는 두가지 기술로 뭔가를 만든다고 하자. 확률적인 오류를 항상 내포한 이 불안불안한 기술들로 뭔가 견고한 구조를 만드는 것은,마치 약간씩 찌그러진 돌로 만들어지는 아치를 짓는 것과 같다. 하나하나의 돌은 구조물에 사용되기엔 뭔가 불안하지만, 그 순서와 강약을 조절하고, 특정한 방향에 맞게 잘 정렬해서 모은 다음에, 결정적으로 아치의 꼭대기에 keystone을 꼽으면 하나의 훌륭한 - 안정적인 - 구조물이 되는 것이다.

Keystone and Voice UI

앞에서 링크한 기사에서는 Ray  Kurzweil의 다음 인터뷰 기사를 인용하며 'Intelligence of Software'를 논하고 있는데, 어쩌면 virtual assistant 뿐만 아니라 voice ui 의 keystone도 결국은 기계의 지능이라는 AI 본연의 질문으로 회귀하는지 모르겠다.


 
쓸모있는 지능을 갖지 못하면, Voice UI 라는 분야 자체만으로는 큰 의미를 갖지 못한다는 것은 사실 쓸만한 기능이 없으면 UI 잘 해봐야 별 소용이 없다는 것과 비슷한 맥락으로 보인다. 구닥다리 시녀론 - "디자인은 마케팅의 시녀인가?"였던가 - 을 끄집어 내는 건 의미없어 보이고, 그냥 아직도 한참 기다려야 하겠구나.. 싶을 뿐이다.

물론, 이 와중에도 누군가는 주어진 조건과 기능과 환경에서 그럴듯한 Voice UI를 만들어내서 내 뒤통수를 치겠지만 말이지. ㅡ_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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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tan1ey
The X-Files Logo
드라마 오프닝에 나왔던 'The Truth is Out There' 캡춰 이미지
 
드라마 <The X-Files>에 나왔던 "진실은 저 너머에"라는 이 문구는, 이런저런 용도에 묘하게 시니컬한 뉘앙스로 사용될 수 있기 때문에 국내외를 막론하고 많이 인용되는 것 같다. 나도 자주 인용하는 편인데, 언제나 제목과 같은 한마디를 덧붙인다. "진실은 저 너머에 있기에,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다." ... 나름의 시니컬함을 더한 거랄까. 10대에나 있을 법한 치기일지 몰라도, 난 자꾸 저 말이 진실에 대한 갈구보다는 좌절과 체념이 느껴지는 것 같다.

하지만, 아마 같은 작품에 나온 다음 그림...이, 이런 시니컬함과 균형을 맞출 수 있게 하는 해주는 것 같다. 자문자답인 걸까.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실 진실 따위, 어디있든 무슨 상관이랴.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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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tan1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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