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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1.09 Authenticity on UX (3)

User eXperience design이라는 게 뭘까? 이 블로그에서도 몇번 언급할 기회가 있었지만, 사실 나는 UI와 UX의 차이점에 대해서 아무리 들어봐도 확신이 들지 않는다. 뭐 그 뿐만 아니라 디자인이라는 것 자체와 UI도 과연 전문화/분업화라는 것 외에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지만.

단지 제품의 사용성을 향상하는 것 뿐만 아니라 "제품과 관련된 사용자의 전반적인 경험을 다룬다"는 건 왠지 모호하게 들리기도 하고, 개인적으로 어떤 정의라는 것은 그것이 '___이다' 뿐만 아니라 '__은 아니다'까지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어 시장을 통해 판매하는 (혹은, 무료로 제공하는) 개인이나 단체가 하는 일 중에 소위 말하는 '넓은 의미의 디자인'에서 벗어나는 게 있으며, 같은 맥락에서 UI나 UX의 범주에 해당하지 않는 부분이 있을까?

단지 앞서 말한 전문화/분업화의 측면에서 디자인은 심미적인 조형이라는 범주에서 특화될 수 있고, UI는 사용성 향상이라는 측면에서 (특히 그게 심미적인 기준에 반할 수 있으므로) 차별화될 수 있다. 그럼 UX는 뭘까? 심미성도, 사용성도, 나아가 마케팅이나 경영에 특화된 다른 요소들까지도 모두 포괄해서 '구매에서 폐기까지'라고 정의해 버리면, UX는 다른 분야에 대해서 특화될 구심점이 없는 그냥 철학이 되어 버린다. (개인적으론 "유니버설 디자인 universal design"이 그런 사례라고 생각하는데, 뭔가 다른 것처럼 정의되고 설명됐지만 결국 디자인을 하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생각해야 할 많은 항목 중 하나라고 봐야 할 것이다. 즉 어떤 디자인은 유니버설 디자인이어야 하고, 어떤 디자인은 유니버설 디자인이 아니라고 말할 수는 없는 것이다.)

... 뭐 그렇게 UX와 UI를 구분해내는 데 나름대로 고심을 하고 있던 중에, 얼마 전에 아래 동영상을 보게 됐다.


(동영상을 넣으면서 보니 누군가 한글자막을 넣어놨다. 위 동영상을 클릭해서 원래의 웹페이지로 가면 자막을 선택해서 볼 수 있다.)

이 동영상은 1999년 <Mass Customization>이라는 책을 낸 Joseph Pine이 2004년 TED에서 한 강연인데, TED 웹사이트를 통해서 공개되면서 뒤늦게야 그 내용을 듣게 됐다. 아마존을 뒤져보니 experience economy라는 키워드로 몇차례 책을 더 냈고(흠 이 키워드는 UX 정의를 뒤져볼 때 나왔던 것 같기도 하다 -_-; ), 특히 2007년에는 위 동영상과 같은 제목인 <Authenticity: What Consumers Really Want>라는 책을 내기도 했다.

복습도 할 겸, 위 강연에서 제시된 그림을 중심으로 내용을 요약해 보자.



Progression of Economic Value - from Authenticity: What Consumers Really Want

사회와 산업의 발전에 따라 재화의 속성이 변화해 왔는데, 처음에는 농업, 광업 등 1차 산업을 통해서 만들어진(수집된) 상품 commodity 에서 대량생산된 공산품 goods, 공산품을 다양한 요구에 맞춰 전달하는 서비스 service, 그리고 서비스를 다시 특별하게 연출한 경험 experience 로 발전되어 왔다는 것이다. 각 단계의 발전에는 이전 단계의 재화를 당연하게 여기게 되는 commoditization 이 일어나게 되는데, 공산품을 개인에 맞춰 서비스로서 제공하는 게 당연해진 오늘날(혹은 2004년 당시), 이제 사회는 경험경제로 넘어가는 게 순서라고 말하고 있다.

What is Required for Experience - from Authenticity: What Consumers Really Want

각 단계에서 시장에 제공해야 할 것과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제시한 위의 그림에서는, 경험경제의 시대에는 서비스의 품질이 아니라 경험의 진실성 authenticity 을 가지고 경쟁하게 된다고 하고 있다. (진실성이라... 약간 '유일한, 나만의' 라는 뉘앙스가 부족한데 달리 해석할 말을 못찾겠다. 그냥 authenticity로 가자. -_-a ) 이에 따라서 경험경제 시대에는 진실한 경험을 표현 render 하는 것이 바로 기업의 역할이 되는 것이다.

Authenticity Matrix - from Authenticity: What Consumers Really Want

진실한 경험 authentic experience 란 무엇일까? 아마 Joseph Pine의 결론을 들어보려면 책을 사봐야 할 것 같다. 이 강연에서는 일단 간단한 모델을 제시함으로써 그 가닥을 잡고 있는데, authenticity를 처음 언급했다는 세익스피어의 말을 인용하면서 경험의 정체성에 대해서 "실제로 진실한지", 그리고 "대외적으로 표방하는 바와 일치하는지" 여부를 이야기하고 있다.

이를테면 유니버설 스튜디오에서 운영하는 Universal CityWalk에서 영화를 보고 쇼핑을 하고 게임을 즐기는 것은 꾸며진 경험이지만 애당초 그런 목적으로 만들어진 시설이므로 "진실한 가짜 real fake" 경험이라고 할 수 있으며, 디즈니에서 운영하는 Disney World에서 경험하는 것은 꾸며진 것을 전혀 드러내지 않는 몰입할 수 있는 경험 환경이지만 사실은 마법이 존재하는 가짜 세상이므로 "진실하지 않은 진짜 fake real" 경험이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 뭔가 헷갈리지만 -_-a;;

그렇다면 진실한 진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 그 공급자(기업)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일단 이 강연에서 소개된 지침은 다음과 같다.
  1. 실제로 진짜가 아니라면 진짜라고 말하지 말라. 소비자는 과장된 광고와는 다른 경험을 하면서 당신을 사기꾼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Don't say you are authenticity, unless you really are authentic.
  2. 진짜라고 떠들지 않는다면, 진짜가 되기는 오히려 쉽다. 스타벅스는 광고를 하지 않고 커피를 즐기는 독특한 진짜 경험을 제공한다. It's easier to be authentic, if you don't say you are authentic.
  3. 만일 진짜라고 하고싶다면, 실제로도 진짜 경험을 제공해야 할 것이다. If you say you are authentic, you'd better be authentic
흠... 약간은 덜 정리된 말장난일 수도 있지만, 그래도 특히 기업의 이미지 광고와 실제 상품/서비스/경험 사이의 괴리감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내용이라고 생각한다. 말이야 얼마든지 그럴 듯하게 할 수 있지만, 실제로 제공하는 내용에서 본색이 드러난다면 소비자가 정떨어진 표정을 짓더라도 어쩔 수 없는 게 아닐까.



아마도 이 진실성 authenticity 이라는 건 UX라는 전문적인 활동이 다른 분야(디자인, UI, 상품기획, 마케팅, 경영 등)와 차별되기 위해서 어떤 구심점을 가져야 하는가에 대한 단편적인 화두가 되어줄 것 같다. 단지 기업 이미지라든가 브랜딩이라든가 하는 것보다 조금 더 방향성이 있어 보이고, 왠지 사업분야에 따라서 구체적인 실행전략도 세울 수 있을 것 같다. 무엇보다 "전체 경험"을 담당하겠다고 하는 것보다 훨씬 뭐하겠다는 건지가 잘 드러나지 않을까.

순전히 개인적인 소감이지만. :-)


... 이게 개인적인 소감이 아니었나보다. ㅡ_ㅡa;;; 오늘(11/24) ACM에서 뒤늦게 Interactions지의 온라인 본을 받았는데, Authenticity가 특집으로 다뤄져 있다. 이 주제로 무려 5편의 기사가 묶여 있는데, 그 중 두 편은 위에 적은 글과 비슷한 관점을 조금 덜 정치적인 접근으로 담고 있다. (다른 글 중에서 한 편은 후기 정도의 느낌이고, 나머지 두 편은 솔직히 왜 Authenticity라는 주제로 묶였는지 잘 모르겠다. -_-a )

ACM Interactions 2009 11/12 - CoverACM Interactions 2009 11/12 - Authenticity

내 감은 틀리지 않았어! 왕창 늦기는 했지만. ㅡ_ㅡ;;; 뭐 종종 체념하듯 말하지만, 그래도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이 많은 편이 없는 것보다 덜 외롭고 일할 맛도 나는 법이다. Authenticity... 이게 과연 UX의 대표 화두가 되어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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