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올라온 것 같은 이 MS Office 2010 홍보 동영상을 이제서야 보게 됐다.



비교적 열성과 전문성이 보이는 홈페이지 내용에 비해서, 이 동영상은 마치 고등학생들이 만든 프로젝트 영상 같달까... 어중간한 프로의식에 일단 흉내는 냈지만 도통 공감이 가지 않는 재치있는(?) 내용들이 거슬린다. 게다가 실제로 의미있는 장면이나 대사는 없고, 그냥 헐리웃 영화 예고편에 대해서 순수하게 풍자하고자 만든 영상이라면 오히려 수긍이 가겠다.


... 사실대로 말하자면, 내 입장에서는 내용이 아주 없지도 않았다.

Rest In Peace, Clippy (1997-2004)
Rest In Peace, Clippy (1997-2004)

비록 실패했지만, 개인적으로 대화형 Human Interface Agent를 적용한 Social UI의 의미있는 시도로 기억하고 있는 Clippy가 주인공(?)의 죽어버린 친구로 나온다. 여기에 따라붙는 대사는 "이제는 그만 잊고 보내줘야해!"라는, 무려 '아픈 과거를 가진 캐릭터' 패턴. 아놔. ㅡ"ㅡ

이건 뭐 한두번도 아니고, 뭔가 울궈먹을 일이 있을 때마다 부관참시하고 있으니 좀비가 되어서 살아나고 싶어도 무서워서 그냥 누워있을 듯.

이러다가 나중에 대화모델링이나 음성인식이나 준자연어 분야의 연구가 갑자기 발전해서 다시 에이전트를 하게 되면 면목 없어서 어쩌려고들 이러는지 모르겠다. 진짜 그쪽은 결국 다다르게 되어 있다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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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tan1ey
Project NATAL - Sensor Module
미국에서는 E3가 한창이다. 그거 준비한다고 우리 회사에서도 몇명 고생한 것 같고 (UX팀은 그런 신나는 일에서는 아무래도 거리가 있다). E3의 press conference에서 Microsoft가 일전에 인수한 3DV Systems의 2.5D 동작인식 카메라를 넣은 시스템을 "Project NATAL"이라는 이름으로 발표했다. 그런데, 이게 단지 동작인식 뿐만 아니라, 얼굴을 통한 사용자 인증과 음성인식까지 넣어서 "컨트롤러가 필요없음"을 강조하고 있다.



... 이게 이렇게 잘 될 것 같으면 그동안 수많은 영상인식 연구원들이 왜 그 고생을 했게. ㅡ_ㅡ;;;;; 기가 막히게 잘 되는 음성인식은 오히려 그렇다 치고, 장애물이 있어서 카메라에서 보이지 않는데도 동작인식이 되는 모습 같은 건 모델이 된 꼬마가 불쌍할 지경이다.

아니나 다를까, 실제 구동되는 동영상은 이거다.



이런이런. 망신도 이런 망신이 없지 말입니다. *-_-*

뭐, 기술은 분명히 개선의 여지가 있는 것 같고, HTI를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게임에 훌륭하게 적용될 가능성도 높은 기술인 건 사실이다. 그렇지만 그 수많은 화려한 영상인식 기술데모에도 불구하고 Sony EyeToy가 "특정영역에서 손을 흔들고 있으면 선택됩니다" 라든가 "미친듯이 움직이면 그 움직이는 정도가 플레이에 반영됩니다" 따위의 유치한 방식 밖에 쓰지 못한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는 거다.

Sony EyeToy Gestural Interaction: SelectionSony EyeToy Gestural Interaction: Activity

2.5D 동작인식은 분명 여기에 깊이 정보를 더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여전히 영상인식이 가지고 있는 단점 - 시야각이라든가, 시야각 내의 장애물이라든가, 신호처리에 걸리는 속도라든가, 물체인지의 오류 가능성 등등 - 은 그대로 지니고 있다. 오히려 이론적으로는, 처리해야 할 정보가 늘어나면서 인식 오류의 가능성은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지게 된다. 위 두번째 동영상에서 보여주는 모습이 바로 그런 현상에 대한 증거가 아닐까.

그리고 무엇보다도 아무 것도 쥐지 않은 빈 손으로 저렇게 손짓발짓하는 것이 플레이어에게 얼마나 허망할지도 큰 문제가 될 것이다. 이미 손에 쥘 컨트롤러를 가지고 있는 Nintendo Wii의 경우에도 그 즉물성(?)을 더하기 위해서 단순한 플라스틱 껍데기에 지나지 않지만 골프채, 테니스채, 운전대, 거기에 총 모양의 모형까지 더하고 있는 걸 봐도 알 수 있지 않을까? 나중에 추가적인 물건을 더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면 "YOU are the controller"라고 장담했던 게 우스워질게다.

말은 이렇게 하지만... 그래도 마이크로소프트의 자본력과 연구원들, 그리고 꿈만 같은 동작인식과 음성인식의 조합인 multimodal interaction이다. 첫번째 동영상에서 게임 캐릭터와의 대화가 그만큼 자연스럽게 가능하리라 생각하진 않지만, 투자가 없던 이 분야에 저만한 회사가 공공연하게 뛰어든다니 그래도 조금은 기대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 이하 다음 날 추가 ---

Lionhead에서도 이 기술을 이용해서 Project Milo라는 것을 발표했다. ... 이건 한 술 더 떠서 인공지능 에이전트까지 추가. 비슷한 데모를 만들어봤던 2001년과 현재 사이에 UFO를 주운 게 아니라면, 이것도 솔직히 조금 실눈을 뜨고 보게 된다. =_= 저만큼 자유도를 주고 나면, 그 다음에 그 뒷감당을 어떻게 하려고...



뭐 일단 캐릭터는 완성된 모양이고(화면은 줄창 3D 모델링 소프트웨어 -_-;; ), 대부분의 시간은 데모 시나리오의 애니메이션에 시간을 썼을 듯. 이제는 인공지능 부분을 개발해야 할텐데, 대화 설계를 무지 잘 해야 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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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nocent Drinks: Website.

Innocent Drinks
언젠가 한번은 적어보고 싶었던 회사의 이야기다. 인터넷을 찾아보면 꽤 많은 블로그에 등장하는 이 <Innocent Drinks>라는 영국의 음료수 회사는, 장난스러운 웹사이트 구석구석에서 보이듯이 고객과의 새로운 관계를 모색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월급쟁이로 회사에 잘 다니다가 제대로 만든 스무디를 만들어서 제 값을 받고 팔 수 있을까를 고민한 끝에 대대적인 설문을 해보고나서 이 회사를 차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세한 설립배경은 웹사이트 한켠에 잘 설명되어 있다.

신선한 자연 재료로만 만든 좋은 음료수를 소비자에게 공급하겠다는, 사실상 모든 업체가 나불대고 있는 약속을 실제로 더할 수 없이 투명하게 이행하고 있다는 점도 충분히 감동적이고 언급할 만하지만, UX 관점에서 재미있는 점은 따로 있다. 저 홈페이지에서 보이는 친숙한 분위기가 제품 포장과 설명문구의 구석구석에까지 똑같이 적용되어 있다는 점이다. 매번 슈퍼마켓에서 포장만 들여다보면서 재미있어 하다가, 엊그제 기차여행에서 한 병을 사마시면서 포장 구석구석을 찾아 보았다.

Smoothie Label from Innocent DrinksSmoothie Label from Innocent DrinksSmoothie Label from Innocent Drinks

언뜻 보면 일반 음료수병과 똑같은 내용이 눈에 띄지 않는 글꼴로 적혀있지만, 구석구석 숨어있는 이 회사의 구애를 찾아보는 것은 참 즐거운 일이다. 왼쪽 사진에서부터 하나씩 재미있는 부분은 다음과 같다.

An innocent promise
We promise that anything innocent will always taste good and do you good. We promise that we'll never use concentrates, preservatives, stabilisers, or any weird stuff in our drinks. And we promise to return our library books.

PLEASE KEEP ME COLD
This is a fresh product and must be kept refrigerated 0-5℃before and after opening. Once opened consume within 2 days. For use-by date see cap. Shake it up baby.

ENJOY BY(D)
30 JAN (04:17)

저 아무렇지도 않게 써있는 엉뚱한 문장이라니. ㅋㅋ -_-a;; 다른 부분에서는 점잖게 할 말만 하는 것 같다가 군데군데 이렇게 장난질을 쳐놨다.

웹사이트를 보나 제품포장의 설명을 보나, 이 회사는 정말 대량생산과 대량유통이 판을 치기 전, 동네에서 음료수를 만들어 팔던 장사와 동네 사람들 간의 친밀한 관계를 추구하고 있는 것 같다.



이노센트 제품들이 제공하는 이 경험은, 몇년 전에는 거의 모든 PC마다 깔려있던 WinAmp라는 프로그램을 떠올리게 한다. 한때 무료로 쓸 수 있는 대표적인 MP3 재생 소프트웨어였던 이 프로그램을 쓰다보면, 종종 재치있는 오류 메시지를 접하게 되곤 했다. 프로그래머가 도대체 누군지 궁금해질 정도였는데, 인터넷에는 의외로 여기에 대한 언급이 없다. 가까스로 찾아낸 화면은 딱 하나.

WinAmp Error Message

그리고 문구만 남아있는 오류메시지도 하나 찾았다.

Danger! Danger! The user interface did not load.
Oouch! What Should i do? Well, good luck!

ㅋㅎㅎ 이 메시지는 둘 다 종종 봤던 내용인데, 정말 아직도 이 프로그래머와는 한번 이야기해 보고 싶다. 어차피 모든 사용자가 짜증내거나, 대체로 무덤덤하게 넘어갈만한 특별할 거 없는 오류메시지임에도 불구하고, WinAmp은 단지 도구 이상으로, 그걸 만든 사람과 사용자 사이에 뭔가 개인적인 연관을 만들어 주었던 것이다.



하나는 과일쥬스, 하나는 소프트웨어... 전혀 다른 제품들이 주는 이런 느낌을 보면서, 제품... 혹은 브랜드... 혹은 어떤 사용자 경험에 대한 충성도나 선호도는 어쩌면 제품이 주는 기능이나 서비스가 얼마나 잘 만들어져 있는가에 대한 것보다, 그것이 사용자와 얼마나 적극적으로 개인적인 관계를 구축하는가에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2월 2일, 아래 girin님의 댓글을 보고 구글 크롬의 오류메시지를 검색했더니 재미있는게 많이 나온다.
Google Chrome Error Message: Korean 헉Google Chrome Error Message: Korean 앗 이런Google Chrome Error Message: Aw Snap
게다가 이 오류메시지를 다룬 블로거 분을 발견했는데, 몇가지 재미있는 오류메시지를 모아놓았다. 관심있으신 분들은 한번 방문해 보시기를. :)

2월 6일. 내친 김에 모아야 하나... 자꾸 눈에 띈다. 이번에는 Flickr의 서버가 바쁠 때 (아마도) 나오는 메시지. 플리커가 딸꾹질을 한단다. ㅡ_ㅡa;;;
Flickr.com Error Message - Hickup hu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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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VUI Born Evil?

2008.11.22 12:30
도시바에서 새로 나오는 프로젝터에서, 메뉴를 읽어주는 기능을 넣는다고 한다. 좀 생뚱맞기는 하지만, 가끔 화면이 나오지 않는 순간이 있다거나 메뉴가 상하좌우 뒤바뀌어 있는 경우에는 조금 유용할지도 모르겠다. "전구 좀 갈라니까!" 라는 오류메시지도 화면에 출력하는 것보다 주목을 끌 수 있을지도.

Toshiba X200U Projector with VUI

그런데 이 제품의 Voice UI 기능 탑재를 전하는 포털의 자세는 정말 악마의 재래를 전하는 듯 하다. 아직 음성이 어떤 순간에 어떤 어조로 쓰일지가 전혀 알려지지 않은 상황인데, 음성이 들어간다는 것만으로도 MS Office Assistant였던 Clippy와 비교당하고 있는 거다. 게다가 사실 Clippy는 음성UI가 아니다! 화면을 가리고 서서 당당히(?) 대화를 요구한 게 무엇보다 거슬리는 점이었던 건데, 오히려 화면이 아닌 음성을 사용하겠다는 데 이 부당한 처사는 무엇인지 원.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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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atlas with daylight indication
이 동네는 낮이 길다. ... 아니, 사실은 밤이 돼도 도대체 해가 안 진다는 표현이 더 적당하겠다. 세계지도에 '일광시간'을 표시한 지도는 많이 봤어도 지도 맨 위와 아래에서 무슨 일이 벌어진다는 건지에 주의를 기울인 적은 한번도 없었는데, 여기에 와서 밤 10시에 해가 지고 4시에 해가 뜨는 모습을 보니 그동안 지구의 구석진 곳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무심했던 나 자신에 대해서 깊이 반성하게 됐달까. ㅋㅋ 아마 겨울이 되어 오후 4시면 해가 지고 다음 날 10시가 되어야 해가 뜨는 때가 오면 머리를 방구석에 쳐박고 반성할 듯 하다. 쿠하하.

[O] 다음날 추가

어쨌든, 칼퇴근이 당연하다못해 왠지 책임감까지 느껴지는 근무환경 덕택에 남아도는 늦은 낮시간을 견디다 못해서, 게임을 하나 시작했다. (사실 2개를 샀지만, 하나만 먼저 뜯었다. ㅡ_ㅡ ) 바로 Grand Theft Auto IV (혹은 GTA4).

Cover image of GTA4, or Grand Theft Auto 4

이 게임은 사실 우리 회사에 다니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아니 그럼, 아직도 GTA4를 안 해봤단 말이야?" 라고 반문하는 게임이다. 그나마 딱 하나 있는 회사의 상품이 GTA를 그 전신으로 삼고 있는 데다가, 요새 참여하고 있는 플젝 중 하나가 많은 유사한 점을 가지고 - 물론 더 많은 개선점과 차별점을 포함하지만 - 개발되고 있기 때문에 암암리에 필독서(?) 같은 느낌의 작품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듯 하다.

뭐 어쨌든 늦깍이 게임 UI 디자이너로서는 굳이 턱없이 긴 일광시간을 핑계대지 않더라도 조만간 해봐야 하는 게임이었다.




근데 이 게임, 이게 뭐야. 몰라. 무서워. ㅡ_ㅡ;;;

동유럽에서 미국으로 건너온 전직군인(?) 니코 Niko 라는 사람이 되어서,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기 위해서 처음에는 무슨 조직의 똘마니인 듯한 사촌의 부탁으로 사람들을 이곳에서 저곳으로 나르고, 그러다가 혹은 싸움에 말려들기도 하고, 혹은 누구를 잡아다 죽을 정도로 패야 하기도 하고, 아예 죽여야 할 때도 있고, 주먹이나 칼은 물론 총싸움도 다반사다. 나중에는 기관총으로 무장하고 헬기를 조정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최종 목적은 이 도시(Liberty City라는 가상의 도시인데, 뉴욕을 모델로 했다고 알려져 있다)의 갱단을 장악하는 거라고 한다. 그러려면 도대체 무슨 짓을 얼마나 해야 하는 건지 원. ㅡ_ㅡa;;

GTA4 Screenshot - Daily life as a street gangGTA4 Screenshots - a collageGTA4 Screenshot - Street deal with hookers

GTA 시리즈는 소위 말하는 'Sandbox'류 게임의 대표작이기도 한데, 몇가지 기능의 조합일 뿐이긴 하지만 그 기능에 한해서 만큼은 어떠한 조작도 가능하도록 되어 있어서, 실제로 어떤 결론을 향해서 미션들을 받아서 진행해 갈 수도 있지만 그냥 닥치는 대로 막장인생을 살 수도 있다.

게다가 게임 구석구석에 일종의 미니게임들이 상당한 완성도로 포함되어 있어서, 완벽한 3D의 당구게임이나 다트게임, 볼링게임 등을 즐길 수 있다. 미국인 여자친구를 사귈 수도 있는데 이것도 하나의 연애 시뮬레이션 같은 느낌으로, 적당한 줄다리기를 할 줄 알아야 계속 사귈 수 있다. 나중에는 다른 여자를 사귈 수도 있는 것 같고. 그 외에도 극장에 가면 다양한 쇼(코메디, 마술 등)을 볼 수가 있고, 도시의 후미진 거리에는 스트립 클럽이 있어서 스트립 클럽에서 볼 수 있는 쇼-_-를 보거나 거리의 여자들을 만날(?) 수 있다. 돈이 필요하다면 지나가는 행인한테 돈을 뺐을 수 있지만, 경찰한테 들키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경찰한테 들키면 차를 뺐거나 해서 줄행랑을 쳐야 하는데, 관할구역이나 경찰차의 시야를 잘 이용하고 중간에 다른 차를 훔쳐 타거나 하는 방법을 사용하면 보다 쉽게 수사망에서 벗어날 수 있다.

현실세계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최대한 많이 넣은 게임이다보니, YouTube에서 GTA4를 검색하면 이 게임 안에서 이런 것도 되더라...는 류의 동영상이 많이 올라와 있다. 오토바이와 자동차, 헬기 등을 이용한 다양한 스턴트는 물론이고, 다양한 자살방법과 경찰 많이 죽이기 등등...

그 중에서도 눈에 띈 동영상은 이것.



... 참으로 유구무언. 이게 내가 요즘 하고 있는 일의 역할모델이란다. ㅡ_ㅜ;;




바로 얼마전, 미국의 십대 몇이 자동차들에 폭탄을 설치해서 폭파시켰는데, "GTA4에서 폭탄에 대해서 배웠다"고 하는 바람에 해묵은 '게임과 폭력성'에 대한 논란을 일으킨 적이 있다. 태국에서는 GTA 게임 속의 car jacking을 흉내내다가 택시기사를 죽인 사건 이후로 아예 GTA의 판매를 금지시키기도 했고. 회사 내의 다른 사람들은 이 주제에 대해서 이젠 그냥 그러려니 하는 것 같지만, 아직 익숙하지 않은 나로서는 꽤 민감한 이슈다 싶었다. 폭탄 건에 대해서 사장과 이야기할 일이 있어서 넌지시 찔러보니, 게임에서 'Molotov cocktail'(결국 화염병이다 -_-; )이 언급된 거야 사실이지만 그 제조법 자체가 나오지는 않는다. 그 제조법은 인터넷을 뒤져보면 얼마든지 나오는데, 왜 게임을 비난하는지 모르겠다는 입장이다. 분명 그것도 일리가 있지만, 이 게임이 아니라면 뭘 찾아야 할지 몰랐을 사람들이 게임으로 인해 그 계기를 찾게 됐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상당한 책임감을 느껴야 하는 게 아닐까. 그 논리라면 총을 쥐어준 사람에게는 죄가 없고 방아쇠 당긴 놈만 나쁘다는 거 아니냐고 하려다가, 짤릴까봐 참았다. ㅡ_ㅡ;;;;;

실제로도 직접 GTA4 게임을 해보니 사람을 때리고 차로 치고 하는 행위에 익숙해지는 자신에 놀라고 있는 중이다. 아무리 "게임은 게임일 뿐이고, 그걸 현실과 구분 못하는 사람이 문제다"라고 해봐야, 사실 어느 한 게임에 빠져있다 보면 현실에 그 행위가 겹쳐지는 것은 강의실에서 앞사람 머리가 당구공으로 보인 적이 있다거나, 레이저 포인터 빛만 보면 긴장하는 스타크래프트 폐인의 증상이라든가, 굽어진 골목길에서는 안쪽 벽에 붙어서 가야 안심이 되는 게이머의 우스갯소리에 동의한 적이 있다면 이미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GTA 시리즈를 플레이한 후에는 또 뭐가 달라졌는지에 대해서, 심각하게 자문해봐야 할 일이다.

GTA4 Screenshot - How to use a batGTA4 Screenshot - How to do with people you don't likeGTA4 Screenshot - How to use a gun as threat

이제 게임은 분명 대중적인 엔터테인먼트 매체일텐데, 대중매체로서 게임이 가져야 할 책임과, 대중매체로 살아남기 위한 상품성을 어떻게 잘 맞출 수 있을까? 만일 유명한 게임 디자이너인 라프 코스터 Raph Koster 가 <Theory of Fun>에서 말했듯이 게임 디자인이라는 게 재미를 주는 패턴의 변형을 만드는 거고 그 스토리는 차별화를 위한 장식요소라면, 얼마든지 가능할 것처럼 보이는 데 말이다.




그나저나, 예전에 게임 별로 폐인증상들을 모아놓은 재미있는 글이 돌아다녔더랬는데, 찾을 수가 없다... -_-;;;

... 뭐 뭣, 끝이냐! 결론은!? 아니 그보다 뭐야 이 리뷰도 아니고 감상문도 논설문도 아닌 내용은!?!@#@$#@%?$#!?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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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tan1ey
이 블로그 최초의, 해외 특파원 소식이다. -_-;;;

출장 와서 동료들과 함께 아침을 먹으면서 (1인당 하나씩 시키기엔 양이 너무 많았다 -_-a ) 영국 TV를 보는데, 재미있는 걸 발견해서 이야깃꺼리가 됐다. BBC UK TV 와 Channel 4+1, E4+1 채널 중 몇 군데에서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화를 뉴스나 드라마, 심지어 쇼프로에 이르기까지 제공해 주는데, 우리나라처럼 화면 한쪽에 동그란 영역을 따로 설정한 게 아니라 수화 narrator가 화면에 포함되어 있는 형태인 것이다. 게다가 특이한 것은, 대사가 없을 경우에도 배꼽에 손을 얹고 정면을 바라보고 있는 '차례' 자세가 아니라 아래와 같이 "같이 TV를 보는" 자세를 취하고 있는 게 이채롭다.

Watching TV Show ALONG WITH Sign Language Narrator

위와 같이 시청자와 같이 TV를 보다가, 대사가 나오면 아래와 같이 수화로 대사와 내용을 - 수화는 모르지만, 대사의 양과 수화의 양을 비교해 보면 가끔은 내용을 요약하기도 하는 것 같다 - 전달해 준다.

Sign Language Narrator of BBC, UK

그런데, 더욱 재미있는 건, 우리나라의 수화자(이 narrator를 뭐라고 하는지 모르겠다)처럼 시종일관 무표정한 표정으로 전달하는 게 아니라, 매우 다양한 표정을 함께 '연기'하면서 실감 있게 극을 전달하고 있다는 거다.

Nice Face Acting Screen Shot of Sign Language Narrator

이런 표정 연기는 드라마에만 국한되는 게 아니라, TV show는 물론 뉴스를 전달할 때에도 슬픈 소식에는 슬픈 표정과 추가적인 감정표현을, 좋은 소식에는 좋은 표정을 더해기 때문에 단지 시선을 공유하는 게 아닌 실제로 해당 방송 컨텐트를 함께 보고 있다는 느낌을 주고 있었다. 같이 TV를 보던 사람들이 말했듯이 "이건 마치 (수화를 쓰는) '변사'잖아!" 라는 것이 매우 적합한 묘사인 듯 하다.


Robot을 Hardware Agent라고 부르며 Software Agent와의 공통점을 찾던 시절에, 로봇이나 on-screen agent의 시선 처리는 중요한 디자인 요소 중 하나였다. 특히 로봇은 3차원에 있기 때문에 시선이 더욱 중요했는데, 동시에 3차원이기 때문에 시선처리의 자유도가 사용성에 반하는 경우 - 로봇이 뒤돌아 있으면, 사용자는 로봇이 어딜 보는지 알 수 없다 - 도 발생하기 때문에 여러가지 방식의 실험연구가 보고되기도 했다.

그 중 약간은 유연한 연구에서는, Agent의 시선처리를 사용자와 직접 대화를 할 경우 적절한 눈맞춤 eye contact 을 갖거나(mutual gaze), Agent가 사용자와 같은 사물이나 방향을 함께 봄(shared looking)으로써 함께 대화를 하고 있다는 감각을 주기 위해서 활용하고 있다. 위의 수화자가 화면에 등장하는 방식이나 그 시선처리와 표정연기는 모두 그 연구에서와 같이 그 경험을 Agent가 사용자와 공유하고 공감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함으로써 UI가 컨텐트와 분리된 것이 아니라 하나로 융합된 경험이 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UI와 컨텐트가 융합되어 하나의 완성된 경험을 이룬다는 것은, 멀티미디어 정보기기의 개념이 처음 나왔을 때 H/W와 S/W가 하나의 컨셉 하에 디자인되어야 한다는 것과 궤를 같이 하는 것 같다. 게임 <Call of Duty>가 보여준 것 - Storytelling에 있어서 autonomy와 control의 다양한 혼합 비중 - 도 좋은 모델이 되겠지만, Agent가 등장할 경우 그 역할모델이 무엇이어야 할지에 대한 것도 하나의 재미있는 연구 주제가 될 것 같다.

(외국에서 현장 르포 한번 올려보고 싶어서 주절 거리긴 했지만, 이거 주제도 없고~ 재미도 없고~ 교훈도 없고~ ㅋㅋ 나 뭐한 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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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tan1ey

이번 CES 2008 행사는 왠지 큰 UI 이슈 없이 지나가는 것 같다. 전례없이 크고 얇은 디스플레이 장치가 등장하기도 하고, 온갖 규약의 온갖 네트워크 장비가 등장해서 Ubicomp 세상을 비로서 당당하게 열어젖히고 있기는 하지만, 딱이 UI라고 할 수 있는 건 그다지... 자주 가는 웹사이트들에서 파악하기로는, 일전에도 언급했던 Motorola E8공식 발표되었다는 것 정도가 그나마 관심이 있달까.

[○] 참고 동영상: MotoROKR E8


그러다가, 며칠 전 있었던 Bill Gates의 기조연설이 Microsoft에서 은퇴하는 그의 마지막 기조연설이었고, 그걸 나름 기념하기 위해서 아주 재미있는 동영상이 하나 소개된 걸 알게 됐다.



ㅋㅋㅋ... 재미있는 동영상이다. 이제까지는 좀처럼 스스로를 우스개꺼리로 삼지 않던 빌 게이츠답지 않은, 구석구석 장난끼가 가득한 동영상이다. (물론 잡스가 만들었다면 더 지능적으로 재미있었겠고, 이렇게 보란듯이 화려한 캐스팅을 하지는 않았겠지만;;;) 그런데 이 웃기는 동영상에, 아주 잠깐 눈물이 핑 도는 순간이 있었다. ... 조금 과장하자면. ㅡ_ㅡ;;

빌 게이츠가 늘 창조적인 자세를 강조했다는 것을 반어적으로 비아냥 거리는 인터뷰 내용이다:
   "[7:00] Oh, absolutely. Microsoft Bob? His idea, all his."
젠장. 이건 두고두고 욕 먹는구나. -_-;;;

Microsoft Bob이라는, 1995년 영국에서만 발매되었다가 순식간에 사라져버린 소프트웨어를 아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을 거다. UI 수준에서 (사실은 중간에 삽입된 shell 개념이었지만) 대화형 에이전트(conversational agent; 사실은 클릭과 검색으로 이루어진 대화였지만)를 구현한 최초의 상용화 사례이고, Microsoft의 대표적인 실패 사례이며, 무엇보다 그 이후에 의인화된 에이전트 캐릭터를 이용한 Social UI (CSCW와의 선긋기는 다음 기회에) 연구를 완전히 고사시켜 버린 계기가 되었다.

Home Screen of Microsoft Bob

Microsoft Bob (1995)


언젠가 조사했던 바로는 빌 게이츠보다는 그 부인의 아이디어와 사업이었다고 들었지만, 뭐 그거야 이런 상황에서 좀 뒤집어 쓸 수도 있는 문제니까 넘어가기로 하고, 그동안 실패했던 그 수많은 아이템 - Windows ME 라든가 -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삑사리 창의성'의 사례가 잘 알려지지도 않은 MS Bob이라니 정말 Social UI를 두번 죽이는 짓이다. 에흉. MS Bob을 아는 사람들은 그 다음부터는 절대 대화형 에이전트나 의인화된 에이전트 캐릭터를 UI에 적용하는 것에 대해서 "사례를 들어" 반대하기 시작했으니까.
Microsoft Office Assistant - Clippy

물론 Bob 이후에도 Microsoft 제품에는 Office Assistant 라든가 (속칭 Clippy로 알려진) 하는 꾸준한(?) Social UI 시도가 있었지만, 불행히도 꼬박꼬박 실패하고 욕까지 챙겨먹는 성실함을 보여왔다. 그런 시도 하나하나가 죄다 나쁜 사례가 되어서 오히려 '나름대로 UI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는 어떤 확신같은 걸 심어주게 됐고.

심지어...

1998년 어느 소프트웨어 개발자 회의에서 Clippy를 공개적으로 처형시키는 행사가 있기도 했고,

2001년 발매된 MS Office XP는 eX-Paperclip 이라는 '일련의' 플래쉬 동영상 광고 (1, 2, 3)를 별도의 웹사이트에 올려 office assistant가 없음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기도 했으며,

심지어 2007년 MS Office 2007의 발매 후에는 Clippy를 흔적마저 없애버린 Office 2007가 얼마나 좋은가에 대한 인터뷰가 이루어지기도 했다.



... 이건 마치 '공공의 적'과 같은 취급이라고 하겠다. MS Bob과 Clippy는 오늘날 우리가 보는 Robot에 대한 vision과 같이 누구나 생각하고 꿈꾸고 있는 vision을 선도적으로 구현한 사례이고, 그에 대한 credit은 충분히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앞서나간 대화형 에이전트의 공공연한 실패는 그 개념이 잘못 되었다기보다 당시의 기술(검색, 언어처리, 연산/기억장치의 역량 등)에 기인했다고 볼 수도 있을텐데, '나름대로 UI에 관심 있는 사람들'과 가끔은 UI 전문가들조차도 대화형 에이전트는 실패라고 말하는 것을 종종 듣게 된다.

그렇다면, 대화형 에이전트(S/W)보다 훨씬 더 기술적으로 구현이 어려운 로봇(H/W)의 실패사례가 매년 수십건씩 등장하고 있는 지금, 왜 로봇은 UI적으로 실패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하지 않는가? 로봇은 Clippy가 가지고 있었던 모든 나쁜 습성을 가지고 있고, 게다가 물리적인 공간을 차지하고 움직여대는 통에 그 정도는 훨씬 심각할 게 분명하다. 게다가 그 다양한 사용맥락 하에서 수많은 사용 상의 변수에 모두 대응할 수 없을테니, 오판단이나 오작동이 S/W보다 많을 거라는 건 뻔한 일 아닌가. "대세"가 그렇기 때문이라는 것 외에 어떤 설명으로 이 로봇에의 열정(?)을 설명할 수 있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참고로 나도 사실은 로봇이 가져올 세상의 변화와, UI 전문가로서 Robot UI 혹은 HRI가 열어줄 새로운 시각에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아마도 로봇은, 당분간은, 여러번 실패하고 몇가지 작은 성공을 거두어 새로운 세상을 열지도 모른다. 하지만 적어도 대화형 에이전트가 겪었던 것처럼 아는 자들의 '대세'에 휩쓸려 혐오스러운 실패사례로 몰아붙여져 다시는 기회를 갖게되지 않는 사태는 없기를 바란다.


그리고 이왕이면, 대화형 에이전트를 연구하는 사람들 중에서 앞서 간 사람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대화형 에이전트의 올바른 짝을 찾는 사람이 있어 이제는 정말 죽어버렸다고 말할 수 있는 Social UI 연구를 다시 볼 수 있도록 해준다면 그건 정말 더할 나위가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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