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통신사 O2에서 O2 Joggler라는 디지털 액자를 내놓았다.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시도가 여러번 있었으니 뭐 새롭다할 건 없지만, 그래도 하도 광고를 해주는 덕택에 궁금해져서 한번 들여다 봤다.

O2 Joggler

통신사에서 만들었다길래 당연히 휴대폰 망을 쓰는 줄 알았더니, 의외로 WiFi나 유선 랜에 연결해서 쓰는 웹 기반의 서비스다. O2 웹사이트에서 서비스하는 O2 Calendar에서, 가족/친구들끼리 일정을 공유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그 공유된 일정을 Joggler 장치에 다운로드 받아 보여주는 듯. 공유 일정이라면 Google Calendar에서 해주던 거지만, 무슨 생각인지 저 위에서 보이듯이 "Your New Fridge Door"라는 카피를 중심으로 그 일정공유 기능을 가장 앞세워 열심히 홍보를 하고 있다.



물론 PC와 연결해서 사진, 동영상, 음악을 다운로드/재생할 수 있는 건 기본이고, 일반/스포츠 뉴스(이 동네에선 스포츠 뉴스가 세상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를 알려주고 날씨와 교통상황도 알려준다. 간단한 게임도 들어가 있고, 문자 송수신과 인터넷 라디오도 넣을 예정이라고 한다. 요컨대 인터넷에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정보를 이것저것 집어넣었다는 건 이제까지 나온 물건들과 하나도 다를 게 없는데, 단지 그 중심을 사진 재생(디지털 액자)이나 최신정보 제공(대쉬보드)으로 잡지 않고 가족 간의 일정정보 공유로 잡았다는 것이 가장 큰 차별점이 되겠다.

[O] 참고: O2 Calendar 사용 동영상


개인적으로 디지털 액자에 대한 애정도 있고 해서 아쉽기도 하고, 솔직히 저렇게 냉장고 문에 붙여놓은 온갖 맥락의 정보들을 작은 화면에 건조하게 나열한다는 게 좋은 생각이라는 생각은 안 든다. 하지만 이 기기(혹은 서비스)가 통신사에서 만들었다는 느낌이 드는 유일한 점 - 일정알림이 휴대폰 문자메시지로 도착한다 - 을 최대한 살린다고 생각하면 뭐 나름의 고충은 이해가 간달까.

O2 Joggler
지난 십여년간 실패를 거듭해온 컨셉에 작은 (7인치) 화면, 기껏 휴대폰 망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전원선에 랜선(WiFi가 없다면)까지 꼽아야 하는 물건을 만들어 내다니. 솔직히 유용할 것 같지도 성공할 것 같지도 않은 물건이지만, 그래도 GUI를 보면 구석구석 공들인 흔적이 보이니 '행운'을 빌어주는 수 밖에.

YouTube에 위 광고가 올라왔나...하고 검색하다가, 재미있는 동영상을 발견했다. 동영상간 링크 기능을 활용한 Walkthrough가 올라와있다. O2에서 공식적으로 만들어 올린 것 같기는 하지만, 이 링크 기능이 동영상 미연시 게임을 만드는 데만 유용한 게 아니었구나... ㅎㅎ



... 결국 터치스크린을 쓰고 있다는 것일 뿐, 터치 UI에 대한 재미있는 점은 하나도 없었다. 이거 블로그 성격에 안 맞는 글이 되어 버렸지만, 그래도 모처럼 썼으니 올리자. ㅡ_ㅡ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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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tan1ey

디지털 액자가 등장한 건 벌써 식상할 정도로 오래된 일이다. 벤치마킹을 핑계로 (어쩌면 최초의 상용화됐던 물건을) 구매했던 게 2003년이니까 최소한 5년은 됐겠다. 그 당시의 장미빛 시장전망에 비해서, 그 시장규모는 지난 5년간 그다지 변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여기저기 전자상점에는 빠지지 않고 디지털 액자가 세워져 있지만, 실제로 그걸 세워놓은 걸 본 것은 광고용으로 쇼윈도우에서 쓰고 있는 것 뿐이니까.

그런데 그건 내 개인적인 경험에 의한 편견이고, 시장에서는 여전히 긍정적인 관점으로 접근하는 사람이 있는 모양이다.

1.5 inch Colour Digital Photo Keyring ... for 12 pounds

지난달 언젠가 -_-;;; 집에 날라온 광고용지를 버리러 가다가, 저 12파운드짜리 물건을 보고 눈이 휘둥그레 졌다. 여기저기서 헐값에 떼어온 물건을 창고에 쌓아놓고 파는 가게에서, 24,000원짜리 휴대용 디지털 액자가 팔리고 있는 거다. 헐. 비록 1.5인치라는 작은 크기이긴 하지만, 물론 칼라화면에 140개까지 이미지를 저장할 수 있고 슬라이드쇼 기능도 갖추고 있어서 디지털 액자의 기본기능은 모두 갖추고 있었다. 게다가 작은 놈 답게, "열쇠고리" 디지털 액자로 명명되어 있었다.

... 우와. 이 물건이 언제 이렇게까지 시장을 넓힌 거냐.

그 시장, 잠재력은 있는데 딱이 니즈가 없어서 그냥 망하지 않았나? 하고 몇년 덮어둔 사이에 이런 물건까지 나오면서 슬금슬금 자리를 잡고 있었다. iRobot Roomba가 자리를 잡았듯이 그렇게 언제 없었냐는 듯이 집안에 떡하니 앉아있을 날도 멀지 않은 듯.



"All truth passes through three stages. First, it is ridiculed. Second, it is violently opposed. Third, it is accepted as being self-evident."
- Arthur Schopenhauer

전에 모셨던 팀장님의 이메일 말미에 늘 붙어있던 말이다. 팀장님이야 한 회사의 UI 체계를 잡아주다 보니까 이런저런 생각에 저 글귀를 걸어두신 거겠지만, 새로운 기술이 세상에 어떻게 퍼지는지도 역시 같은 개념이라는 생각을 했더랬다.

아무래도 HTI 분야를 생각하며 일하다 보면 기술에 대한 세상의 수용도(?)라는 걸 고민하게 마련이라 소위 "hype curve"라는 것도 자꾸 인용하게 되고 그러는데, 그러다보면 내가 노력해서 세상을 바꾸는 게 아니라 세상이 바뀌고 나서 내가 한 일이 정당화 되는데, 그때가 되면 남들도 다 하고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사실은 수많은 물방울이 부딪혀서 마침내 물레방아를 놀리기 시작하는 걸텐데, 일단 물레방아가 돌기 시작하면 물이 물레방아를 돌리는지 물레방아가 물을 퍼나르는지 모르게 되는 것처럼. 거 물방울 입장에선 섭섭한 소리지. -_-a

세상을 바꾼다는 것, 혹은 진실을 추구한다는 것 자체가 개인이 욕심내기엔 너무 큰 일일지 모른다. 하지만 뭐 그 추구하는 과정 자체가 행복한 사람들도 왠지 있는 게 또 이 세상이고, 각자 자기 행복한대로 살다가 대체로 세상 살기가 좋아지만 그게 또 문명의 발전이라는 거 아닐까나.


... 아놔. 생각나서 괜히 어려운 말 인용했다가 빼도박도 못하게 됐다.

그냥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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