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에 나와 7년이 넘도록 소위 "미래의 UI"라는 것을 만드는 業으로 살아오면서, 몇번인가 내가 하는 일이 옳은 방향인가 고민했던 시기가 있었다.

디자인 분야에서 교육을 받고 디자이너라는 직함을 가지고 기술 연구소에 입사했을 때에는, 나름대로 기존의 UI 디자인이 가지고 있는 바닥이 보인다 싶었다. 졸업하던 1999년에는 웹디자이너로서 나름 커리어를 가지고 있었지만, 웹에 대해서 그 수많은 가능성과 장미빛 미래에도 불구하고, 웹 '디자인'에 대한 장미빛 미래는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었던 것이다.

특히 Jacob Nielsen을 위시한 미국의 선구자들이 만든 UI Design Guideline을 들여다보면 뭔가 좀 석연치 않은 점이 있었다. 우리나라에 웹과 GUI가 거의 동시에 퍼지기 직전에, 소프트웨어의 UI라는 분야가 주목을 받은 적이 있다. 처음에는 소프트웨어 공학(S/W Engineering)의 일부 분야로서 등장해서, 몇몇 디자인 배경의 사람들이 그 일을 하면서 "느낀 점"을 정리한 것이 초기 가이드라인이었는데, 그런 내용을 처음으로 접했던 1995년에도 그 내용이 과연 '가이드라인'으로서의 깊이를 가지고 있느냐에 대한 논란이 많았다. 실무적으로 따를 수 있는 지침이라기보다 디자인을 하는 데 염두에 두어야 할 원칙(principle), 혹은 그냥 철학(philosophy)의 수준에서 보아야 한다는 주장이 많았던 것이다. 처음 접했던 Web UI [Design] Guideline은, 그 깊이가 의심받았던 SW GUI Design Guideline을 그대로 답습한 것이었다.

그리고 그보다 더 큰 문제는, 그 이후 몇년간 웹디자이너로서 10여개의 웹사이트를 만들면서 나름 열의를 갖고 찾아보았지만, 디자인 분야에서 그 이상의 논점을 찾지 못했다는 데 있다. 입력은 버튼이나 마우스, 출력은 백날 화면의 아이콘. 왠만큼 머리좋은 사람들이 모인 자리를 가봐도 주제는 메뉴가 위에 있는 게 좋으냐 왼쪽에 있는 게 좋으냐. ... 이게 뭐냐 싶었던 거다.

그래도, Apple이나 Microsoft의 SW GUI Design Guideline과 J. Nielsen의 Web Design Guideline에서 굳이 차이점을 찾는다면, 그건 웹이라는 특정한 기술로 인해서 생기는 특수성에 대한 것이었다. 이 특수성은 웹을 접하면서 사람..혹은 사람들이 갖게 되는 '모델'에 대한 것("사람들은 웹을 페이지 단위로 항행한다")과, 사용하는 '행위'에 대한 것("각 페이지의 왼쪽 위부터 빠르게 훑으면서 키워드만 본다")과, 기술의 한계로 인한 '제약'에 대한 것("페이지 로딩시간은 2초를 넘지 않도록 해야한다")이었다.

그렇다면 차라리, 기존의 UI 분야인 GUI를 벗어나서, 새로 등장할 UI를 탐색하는 편이 더 재미있지 않을까? (어차피 시각적인 디자인에는 재능이 별로 없기도 하고 -_- ) ... 뭐 이런 생각에 GUI 담당자로서 벤처회사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포기하고 기술 연구소로 방향을 잡은 것이다.

(서설이 길었다 -_-;; 그냥 다음 글로 넘겨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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