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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I in General

제품 디자이너의 종말: iPhone

by Stan1ey 2007. 7.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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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의 기사 전문

관련글1: "만약 아이폰(iPhone)이 성공을 거둔다면 최대의 희생자는 제품 디자이너들이 될 것이다.
http://news.hankooki.com/lpage/health/200707/h2007071918012584530.htm

관련글2: 임근준(이정우)님의 블로그에 올려진 글
http://chungwoo.egloos.com/1605540

(글을 다 쓰고나서야, 위의 원작자 블로그를 찾아 원래 의도한 제목이 'iPhone과 제품 디자이너의 종말'이었음을 알았다. 한가지 이슈에 대해서라도 비슷한 관점을 가진 사람을 조우하는 것은 참 즐거운 일이다)

위 글에서 인용하고 있는 잭슨 홍의 관점은, iPod 이후로 제품디자인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마다 주장되어온 내용이다. 그냥 깔끔한 상자일 뿐인 iPod나 iPhone. 디자인의 승리라고 하지만 사실 디자이너는 스크린 상의 그래픽을 그린 사람뿐이다. (애플 로고를 디자인한 사람도 나름 상당한 기여를 하기는 했겠으나. ㅋㅋ)

아니, 이건 굳이 애플의 일부 제품에서 보이는 현상이 아니다.

TV나 PMP와 같이 '온통 스크린'인 제품디자인은 이미 그 등장에서부터 그 제품디자인에 종사하는 사람들로 하여금 왠지 모를 무기력감을 느끼게 했으며, 특히 LCD 같은 평판 디스플레이가 나오면서 앞면도 뒷면도 "그냥 좀 깔끔했으면 좋겠어요"라는 사용자의 의견에 따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반대로 스크린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인) 에어콘이나 냉장고의 경우에도 제품디자이너로서의 공간적인 창의를 기대하기보다 정체불명의 패턴을 인쇄하고, 거기에 구매자가 동할만한 이름을 붙여 광고하는 데에 급급하고 있다.

학생시절, 교수님은 "앞으로는 제품에 화면이 탑재된 것이 당연시되는 시대이므로, 제품 디자인과 GUI 디자인은 하나의 디자인적 접근을 취해야 한다"는 요지를 말을 종종 하셨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 말씀은, 조금은 낙관적인 전망이 아니었을까.


다시 위의 기사로 돌아가서... 여기서 말하는 '스크린 파괴 운동'이, 윌리엄 모리스 때만큼 크게 일어나게 될까? 당위성은 충분하지만, 디자이너들의 자존심이 그걸 허락할 것 같지는 않다. 이 중간자적인 입장의 디자이너 제군들이 디지털 중심의 제품디자인 분야에서 어떻게 자리잡을지 궁금하다.

그리고 스스로 디자이너(=styling expert)임을 거부한 소위 'UI 디자이너' 중 한 명으로서, 나는 또 어떻게 적응해야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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