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출시한 SPORE라는 독창적인 게임이 상당한 관심과 인기를 얻고 있다. 이 게임은 하나의 생명체를 "Cell Stage"의 단순한 생명체(거의 단세포 생물처럼 보인다)에서 세대를 발전시키면서 점차 진화시켜서 부족사회와 도시국가를 거쳐 급기야 우주정복에 나서도록 발전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특정하게 설계된 조건과 상관관계 속에서 발전의 조건을 찾아내는 게임은 이전에도 충분히 많았지만, 이 게임은 단세포 생물에서 우주정복까지의 진화라는 방대한 스케일을 다루면서 각 단계의 진화에 필요한 설계를 사용자가 직접 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독창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즉 처음에는 개체가 진화할 때마다 점점 더 좋은 body part들을 많이 가질 수 있게 되다가, 이후에는 건물을 설계하고 부족의 상징을 조합해서 만들고 부족의 구성과 주변 부족과의 관계를 정할 수 있다. 이후 문명이 발전하면 많은 탈 것을 직접 설계할 수 있고, 심지어 우주선까지 직접 설계할 수 있는 것이다.

Screenshot of SPORE Creature Creator
... 주제와 상관없으므로 (= 오늘은 왠지 귀찮아서) 게임에서 볼 수 있는 다른 화면들은 구글에서 찾아보면 잔뜩 나온다..고 하고 패쓰. ^^;

그런데, 이 게임을 개발하는 동안 만들었던 프로토타입들이 웹사이트에 공개되어 있는 게 회사에서 화제가 됐다. 아마도 게임회사니까 가능한 관심이겠지만, 이 정도 규모의 참신한 게임을 만드는데 필요했던 중간과정이 뭐였고 어떤 프로토타입을 만들어서 그 게임으로서의 가치를 증명했는지를 훔쳐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큰 회사에서 이렇게 좋은 교재를 준다는 건 뭐 고마운 일이다. ㅎㅎㅎ




그렇긴 하지만, 사실 이 게임을 플레이해 본 나의 감상은 "기대이하"다. 첫번째 cell stage는 모든 면에서 Sony의 <flOw>라는 게임을 그대로 베낀 것 같은 시스템이고, 육상으로 올라와서 부족을 이루는 과정은 Blizzard의 <WarCraft>를, 도시 수준이 되면서는 Microsoft의 <Age of Empire>을, 도시 간의 전쟁은 EA의 <Command & Conquer>를 그대로 좀더 캐주얼하게 만든 듯한 느낌인 것이다. 다른 점은 이러한 게임들에서 사용되는 캐릭터나 탈것, 무기, 건물(일부)들의 3D 모델링을 각 해당 단계에서 직접 설계해서 만들 수 있게 했다는 건데, 뭐 그런 의미에서는 굉장히 '잘 착안한' 게임이라고 할 수는 있겠다.

하지만 역시 각 단계의 원형이 된 게임이 보여준 완성도에 비교할 수 밖에 없고, 게임으로서 각각의 깊이나 완성도가 부족하다 보니 아무래도 충족감을 느끼기는 힘든 게임이었다.

게다가 UI 디자인의 입장에서도, 각 스테이지의 조작방법이 마치 서로 다른 사람이 만든 다른 게임인 것처럼 되어 있다는 건 거의 용서할 수 없는 사실이다. 처음 2D 화면인 (혹은 2.5D 화면인) cell stage에서 그냥 클릭을 따라 움직이던 단세포가 3D 화면으로 변하면서 일반적인 3D 게임의 컨트롤(왼쪽 클릭하면 이동, 오른쪽 클릭하면 공격 등, 오른쪽 드래그하면 화면 회전)을 따르는 건 견딜만 하다. 하지만 그 다음 부족단계로 이동하면 이유 없이 오른쪽 드래그가 수평이동으로 바뀌고, 화면 회전은 마우스의 좌우버튼을 동시에 눌러야 하는 것으로 바뀐다. 주요 단축키에도 변화가 있어서 엄청나게 헷갈리게 해 놓았는데, 아무리 비교해도 굳이 그렇게 바꿀 이유가 없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에 그냥 아무 생각이 없었다고 짐작하게 되는 것이다. 우주시대에서는 심지어 오른쪽 드래그를 하면 우주선을 궤도 상에서 움직이게 하는 조작이 되고, 상하조작을 키보드 +/- 버튼으로 하게 한 대목에서는 (그것도 +가 아래로 내려가는 조작이고, -가 위로 올라가는 조작이다! Zooming이라는 의미에서는 맞겠지만, 아무래도 훌륭한 매핑은 아니라고 하겠다.) 분통이 터질 지경이었다.

혹시 UI가 나쁘면 게임의 플레이 경험이 얼마나 끔찍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려는 시도였을까? 실제로 그런 사례가 없었던 것도 아니니까 말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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