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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grading UI of Human Body

by Stan1ey 2008. 4. 26.

남자는 서서 오줌을 누고, 여자는 앉아서 오줌을 눈다. -_-;; 이것도 UI 일까?

인간-컴퓨터 상호작용(HCI)에서는 human information processor 모델을 통해, 인간을 컴퓨터와 유사한 하나의 정보처리 시스템으로 보고 인간-컴퓨터 관계를 분석하고, 규정하고, 설계한다. HCI가 컴퓨터와 정보가전의 등장과 함께 사용자의 정보처리와 인지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인간공학에 중심을 둔 전통적인 UI 분야에서 독립되었다는 걸 생각해 보자. 그렇다면 예전의 UI 모델에서 human information processor 모델에 해당하는 게 뭘까? 아마도 인간의 몸이 가지고 있는 물리적인 입출력 시스템이 될 것이다. 대체로 인간공학이 다루고 있는 항목들이 모두 포함되리라 생각한다.

오줌은, 아마도 인간공학에서 다루고 있지 않은 물리적 입출력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사실 생각해 보면 팔이 어떤 각도로 얼마나 멀리 움직인다는 것이 인간공학 연구와 UI 설계의 고려 범위 안에 들어가는데, 오줌이 어떤 위치에서 어떤 각도로 나온다는 게 그렇지 않다는 것도 말이 안 된다. 문화적인 (혹은, 문명적인?) 이유로 터부시되는 소재이긴 하겠지만, 사실 이 오줌 누기라는 것에 대해서는 의외로 이야기할 게 많다. UI와의 직접적인 연관관계는 약하지만.

Shit-to-Pee sign in German restroom

위 그림은 독일 화장실에서 촬영했다는 사진이다. (인터넷을 떠돌던 사진이라 출처는 없다.) 페미니스트의 주장에 따라 남녀 화장실을 공용으로 똑같이 사용하게 되면서, "오래된 습관에 따라" 서서 좌변기를 사용해서 시트를 더럽히는 - 그래서 여성들이 앉아서 사용할 수 없게 만드는 - 남자들을 위한 경고문이 생기게 된 것이라고 한다. (한가지 부연하자면, 오줌 줄기라는 것이 호스에서 나오듯이 깔끔한 물줄기가 아니기 때문에, 아무래도 거리가 멀어지면 정확률?이 떨어지게 마련이다.) 한편으론 페미니즘과 상관없이 청소를 쉽게 하기 위해서 붙였다는 주장도 있기는 하지만, 제대로 플라스틱 판에 인쇄된 걸 보면 전자의 주장이 더 신빙성이 있지 싶다.

뭐 어쨋든 이건, '오줌 누기'라는 기능을 위한 인간의 UI를 보완하려는 노력이라고 볼 수 있겠다. 애당초 인간이 하지 않은 UI 설계에 대해서 보완을 한다는 건 좀 과격한 발상일 수 있겠지만, 앞서 말한 human information processor 모델을 고려해 본다면 뭐 가능하지 않을까 싶긴 하다.


사실 최근에, 좀 더 과격한 발상으로 이 기능의 UI를 향상시키고자 한 새로운 사례를 보게 됐다. (출처: 몬스터 디자인)


위 제품 - Whiz Freedom - 은 일종의 부드러운 깔대기로, "여성에게 남성과 같이 어디에서나 오줌을 눌 수 있는 자유를 주기 위한 목적(홈페이지의 글을 그대로 옮김)"으로 호주의 회사에서 판매하고 있는 제품이다. 역시 호주라 그런지 야외에서의 캠핑이나 과격한 스포츠 중에도 쉽게 볼 일을 볼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Whiz Freedom - from website

사실 페미니즘의 영향이든 아니든 자신의 '오줌 누기' 신체 UI에 대해서 개선하려는 니즈는 여성 사용자(?) 쪽이 좀더 강력한 것 같다. 위의 플라스틱 제품이 나오기 전에도, 종이로 만들어져 1회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같은 목적의 제품이 몇번이나 있었다. 내가 스크랩해 놓은 것만 해도 다음과 같다. (이런 사례들을 모아두었던 것은 순전히 '인간 신체라는 UI'에 대한 관심 때문이다. 믿어주라.)

P-mate from Dutch company, 1999
Package of P-mate

위 제품은 네델란드의 P-company라는 곳에서 1999년부터 만들어 현재도 팔고 있는 P-mate라는 제품이다. 종이로 만들어진 1회용 제품으로, 접혀진 상태로 여러개를 동봉한 패키지 형태로 판매되고 있다.

Magic Cone from Canadian company, 200?
Magic Cone

위 제품은 Magic Cone 이라는 캐나다 제품으로, 웹사이트는 많이 달라졌지만 여전히 제품은 판매하고 있는 듯 하다. 웹사이트에서 제공되고 있는 애니메이션 사용설명서를 보면(노골적인 노출?에도 불구하고 야하진 않지만, 좀 적나라 하다), 어떤 의미에선 P-mate보다 늦게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더 잘 설계된, 역시 종이로 만들어진 1회용 제품이다.


이런 제품들을 보면서 인간에 의한 인간 스스로의 UI 업그레이드를 떠올리는 것은, 좀 도착적인 발상이라는 건 인정할 수 밖에 없겠다.
Chamber pot for female, 18c
하지만 지난 1994년 떠났던 유럽여행에서, 한 박물관을 가득 메운 빅토리아 시대의 요강 -_- 중 남성용과 여성용이 확실히 구분되는 걸 보면서 생각했던... 극단적으로 신체적인 UI 라는 주제는 여전히 중요한 화두 중의 하나가 아닐까 생각한다. 의학기기라든가 하는 한정된 영역에서는 가장 중요한 주제이기도 할 테고.
Chamber pot for male & female astronauts

(게다가 이 글을 쓰다가, 뜻밖에도 최근의 글에서 그때 박물관에 봤던 '요강'과 동일한 디자인을 발견했다. 남성용/여성용 요강이 우주선에서도 사용된다고 한다. 우주시대에 수세기 전에 디자인된 물건을 사용하는 셈이다!!!)


무엇보다도 UI 라는 걸 양산된 제품에 한정해서 생각하다가 이렇게 생각해 보면, 의외로 혁신적인 UI를 설계하는 데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 비겁한 변명입니까. OTL.. )




P.S. 참 물음표"(?)"가 많은, 쓰기 어려운 글이었다. 에효. 내가 이런 구석진 소재까지 털어 놓는 걸 보면 이제 할 이야기가 떨어진 걸까... -_-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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